The regressed Commander RAW novel - Chapter 60
사령관이 돌아왔다 060화
060 진군(1)
일을 끝낸 후에 백두산 부대로 귀환하였다.
저녁을 먹기에는 약간 늦은 시간이었지만 화령회 회원들에게는 식사를 하라고 지시하였다.
연대장 사무실에 도착하였는데, 이번에 진급한 이슬기 소령이 들어왔다.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
“고생은 무슨. 별일 아니었다.”
그녀는 크라켄을 토벌한 일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었다.
나를 비롯한 화령회 회원들은 별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크라켄을 토벌한 일은 대단한 공로였다.
이번 일로 인하여 서해 함대 전력이 무사하게 보존되었고 다친 사람도 없었다. 만약 내가 그곳에 없었다면 어찌 되었을까.
서해 함대는 어마어마한 타격을 입었을 것이 틀림없었다.
“별일 없었나?”
“군단장님께서 걱정이 많아요.”
“언데드 몬스터 때문인가?”
“정확해요.”
지금 백두산 부대는 비상경계령을 발효한 상태였다.
사라진 언데드들을 발견하였는데 놈들이 한곳에 모여서 움직이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려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
보스를 잃었다면 보통은 뿔뿔이 흩어져야 정상이었는데 그리하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보스의 탄생인가.”
“아마도 그렇지 않을까요?”
“내일 회의에 참석해야겠군.”
“그 전에 군단장님이 식사에 초대하셨어요.”
“지금?”
“연대장님이 오시기를 기다리고 계세요.”
“그럼 바로 가 보아야겠군.”
어쩌면 생각보다 상황이 심각할지도 모른다.
백두산은 몬스터의 발원지였고 그곳에서 무엇이 튀어나온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었던 것이다.
군단장 집무실에 도착하였다.
이미 이곳에 도착하기도 전에 맛있는 냄새가 솔솔 풍기고 있었다.
군단장 직속 요리사가 솜씨를 발휘한 모양이다.
테이블 위에는 잘 구운 고기가 올려져 있었다.
“왔나? 마침 시간을 잘 맞추었군. 지금 막 요리가 올라오기 시작했거든.”
“신고합니다!”
“됐네. 우리 사이에 무슨.”
신고는 생략하기로 했다.
맥키엄 대장은 자리를 권하였고 그의 맞은편에 앉았다.
이슬기를 비롯한 부관들은 뒤에서 호위를 하듯 서 있었다. 앞으로 하는 이야기는 부관들도 알아야 했다.
“일단 들게.”
“아닙니다. 뭔가 심각한 일이 터진 것 같은 예감이군요. 이야기를 듣고 먹겠습니다.”
“그냥 걱정 때문이지. 일단 들게. 나도 시장하군.”
“잘 먹겠습니다.”
가볍게 고기를 썰어서 입에 넣어 본다.
입에 사르르 녹는 것이, 주방장이 꽤 신경을 쓴 것 같다.
“몬스터들이 멈춰 있는 이유, 무엇 때문이겠나?”
“보스의 탄생 때문이겠죠.”
“군단 참모부에서도 그런 결정을 내렸지. 해서, 지금도 면밀하게 그 주변을 살피고 있는 중이라네.”
“뭔가 발견한 것이라도 있습니까?”
“무시무시한 마기.”
“으음.”
침음이 절로 흘러나온다.
마기가 방출되기 시작하였다면 이건 예사롭게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서해에 나타난 크라켄은 우연이 겹쳐서 일어난 일이었다. 하지만 마기가 이렇게 방출되고 있다는 것은 놈들의 본거지에서 누군가 강력한 보스를 내려 보내기 위하여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보아도 무방하였다.
만약 서큐버스 퀸보다 강력한 놈이 나타난다면?
물론 상대는 할 수 있겠지만 이다음이 문제였다.
‘더 강해져야 하나.’
내가 역사 전면에 등장하면서 보스 몬스터가 빠르게 죽어 가고 있었다. 그 덕분에 적들은 더욱 강력한 보스들을 내려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일단 걱정은 마십시오.”
“자네만 믿고 있네.”
“지금 당장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욱 강한 보스가 내려올 것이니 그 점이 문제지요.”
“공감하네.”
우리들은 잠시 식사에 열중하였다.
나 역시 생각을 집중하기로 했다.
어차피 이 문제는 내가 해결해야 할 것 같았다.
연대를 동원하여 내가 싸우는 동안 몬스터들을 처리한다. 그리고 보스가 죽으면 나 역시 토벌에 참여하는 것이다.
식사가 끝나 갈 즈음에 맥키엄이 입을 열었다.
“연합군 사령부에서 명령이 떨어졌네.”
“토벌 명령이로군요.”
“정확하게는 자네의 연대가 가서 토벌하라는 명령이지. 보상도 확실하네. 이번 일을 끝내면 자네를 준장으로 진급시키기로 했어.”
“빠르군요.”
“어쩌겠나? 자네가 너무 뛰어난 탓이겠지. 곧 군단장이 될 걸세.”
맥키엄 대장은 그리 확신하고 있었다.
아버지의 지인들이 나를 밀어주고 있다. 현 연합군 원수는 언젠가는 나를 쳐 낼 준비를 하고 있겠지만 그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내 힘은 더욱 강해진다.
개인적인 무력뿐만이 아니라 마교의 교주로 등극하여 군벌 세력을 끌어모을 것이다. 여기에 더불어 아버지의 인맥을 흡수한다. 그리된다면 어마어마한 세력이 형성된다.
군단장이 되는 것은 확실히 시간문제였다.
앞으로는 백두산 군단을 맡게 될 것이고 빠른 시일 안에 한국 자치령이 내 손안에 들어올 것이 확실했다.
‘그 정도가 되면 원수의 자리를 노려도 문제가 없겠지.’
“내일 출격할 수 있겠나?”
“그렇게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모은 정보를 부탁드립니다.”
“이 소령의 편에 전달하도록 하지.”
“감사합니다.”
식사는 끝났다.
군단장이 오늘 나를 부른 것은 괜한 노파심 때문이었다.
맥키엄 대장 역시 나이가 들어 가고 있었고 빠르게 노화가 진행되는 중이다. 머지않아 은퇴하게 될 수도 있었다.
원래 나이가 많아지면 걱정도 많아지지 않는다던가.
군단장에게 경례를 한 후에 집무실을 나왔다.
이슬기가 꽤나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까지 나타났던 보스보다 강한 놈이 튀어나오면 어떻게 하나요?”
“어떻게 하기는? 쓸어버리면 되지.”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최소한 아직까지는 말이다.
다음 날 아침.
이른 아침부터 연대 지휘관들을 소집하였다.
이미 그들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걱정보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작전에는 꽤 큰 인사고과 점수가 걸려 있었다.
성공하면 진급할 군인들이 꽤 되었다.
연합군 내에서는 내 휘하에 들어가면 빠르게 진급할 수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었다. 실제로 그건 맞는 말이었다. 이들을 팍팍 밀어줄 생각이니.
부하들이 진급하여 군사 요직을 차지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군벌로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공을 나누는 것에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그래 봤자 보스는 내가 사냥할 것이니 많은 공을 나누는 것도 아니었다.
“잘들 잤나?”
“안녕히 주무셨습니까.”
나는 간단하게 그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이번 목표는 말하지 않아도 잘 알겠지?”
“적들을 쓸어버리는 것이 목표이지요.”
“그래, 맞다. 그냥 쓸어버리면 되는 것이지.”
사실 몬스터를 상대하는 데 거창한 작전이 필요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인간끼리 벌이는 전쟁에서 머리가 사용되는 것이었지, 몬스터나 마족들은 엄청난 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고위급 마족이나 군단장급이라면 또 모르겠지만.
나는 지휘관들에게 작전을 하달했다.
“군단 사령부에서는 놈들이 보스를 소환하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그게 가능합니까?”
강철수가 살짝 인상을 쓰며 말했다.
그 역시 소령으로 임관을 했다. 실력이 있는 만큼이나 단숨에 지휘관이 된 것이다.
뛰어난 만큼이나 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마기가 방출되고 있다고 한다. 직접 가 봐야 알겠지만 하늘을 보니 예전보다 마기가 짙어졌다는 건 알 수 있다.”
화령회 소속 군인들은 모두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번에 마령단을 섭취하면서 한층 강해졌고 그만큼이나 마기에 민감해져서 당연히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일부 지휘관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 역시 전부 헌터 군인들이었다.
“생각해 보면 맞는 것 같습니다. 마기가 짙어졌습니다.”
“그래. 분명히 보스를 소환하는 것이다. 소환이라는 표현이 맞지 않는다 해도, 보스가 나타날 곳에 진을 치고 있는 것이겠지.”
“정확하신 설명입니다.”
“내가 보스를 처리한다. 그동안 귀관들은 몬스터를 처리한다. 내가 보스를 처리하면 합류할 것이다. 간단하지 않은가?”
“심플한 작전이로군요.”
“몬스터를 상대로는 오히려 복잡한 작전이 독이 되기 마련이다. 이번에도 최대한 화력전으로 간다.”
“예!”
지휘관들에게 작전을 전달하였다.
지형을 살피고 어느 쪽으로 진격해야 할지, 어떤 식으로 포위해야 할지만 결정하면 되었다.
그런 세부적인 일들은 참모들의 역할이었다.
나는 간단하게 식사를 한 후에 전투준비를 하기로 했다.
“…….”
연대 전체가 도열하고 있었다.
이번에 인력까지 보충되어 대략 1천 명 정도를 보유하고 있었다. 대부분은 헌터 병력이었다. 이 정도면 대한민국 최고의 전투력을 갖췄다고 볼 수 있었다.
연대원들은 약간의 긴장감과 함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다.
이번 전투에서도 상당한 공을 세울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원하는 대답을 들려주기로 하였다.
“우리는 승리한다! 그리고 귀관들은 진급한다!”
“와아아아아!”
병사들이 환호성을 내질렀다.
주변에서 우리들의 사열을 지켜보고 있던 타 부대 병사들은 부럽다는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지휘하는 연대에 들어오면 진급한다!
군인에게 이보다 더 강력한 사기 진작 방법은 없을 것이다. 그것으로 인하여 그들은 싸울 의지를 갖는 것이다.
“공과는 철저하게 기록될 것이다. 개인 카메라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하라. 물론 잃어버린다고 해도 동료들이 있으니 염려할 것 없다. 공평하게 공적을 배분할 것이니 너무 무리하지는 마라. 공적도 좋지만 개개인의 목숨이 더 중요하다. 알겠나?”
“예!”
“연대 출격한다!”
병사들은 진격을 시작하였다.
차를 타고 백두산 부근까지 이동할 것이다.
그 이후에는 도보로 전투가 벌어질 전장까지 이동한다. 본격적인 전투는 점심 식사 이후가 될 것이다.
나는 이슬기에게 부대를 맡겼다.
“귀관이 인솔하도록.”
“어디에 가시나요?”
“잠시 들를 곳이 있어서.”
“알겠습니다.”
팟!
나는 그대로 대열에서 이탈하였다.
어차피 진군만 하는 것이었기에 굳이 내가 없어도 된다. 다들 알아서 잘 지휘할 테니까.
내가 향하는 곳은 백두산 광산이다.
지금까지 레이첼은 그곳에서 광석을 캐고 있었는데 주변을 경계하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레이첼이라면 어느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