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internation Students makes good money RAW novel - Chapter 105
105화 제임스 황의 정체
차현식이 스토커를 쫓고 난 직후.
“무, 무슨 일이죠?”
오웬은 갑자기 달리기 시작한 차현식 때문에 많이 놀란 듯했다.
그리고 정시아 또한 딱히 설명이 없었기에 더 답답할 노릇이었다.
“저라도 쫓을까요?”
“아니요. 아마 여기서 기다리면 될 거예요.”
그녀와 오웬이 쫓아간다 한들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생각한 정시아는 냉정하게 생각했다.
차라리 여기서 기다리는 게 차현식을 도와주는 거라고.
그리 생각했다.
“후… 진짜 이게 무슨 일인지.”
“괜찮아요. 곧 올 거예요. 그나저나 제임스 황 일은 어떻게 됐나요?”
정시아는 불안해하는 오웬을 안심시키기 위해서 주제를 바꿨다.
“아차! 현식 씨가 오기 전이긴 한데… 먼저 말씀드릴게요. 다음 주쯤에 보자고 하더라고요.”
“좋은 소식이네요?”
“그렇죠? 아마 불프 푸드트럭을 인수하고 싶은 눈치였으니까요. 진짜 잘됐죠.”
“인수… 요?”
“네. 제임스 황은 불프 푸드트럭을 인수해서 프랜차이즈화 시키고 싶은 모양이에요. 회사에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원래 프랜차이즈 한식 레스토랑을 준비 중이었거든요.”
“…….”
분명 좋은 소식이긴 했다.
하지만 정시아는 그리 기쁜 표정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녀는 차현식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그가 불프를 하는 게 그저 돈을 벌기 위함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제임스 황이 불프를 인수해서 자기 사업에 이용하려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기에.
그래서 걱정이 되었다.
차현식이 원하는 건 이게 분명 아닐 것이기 때문에.
“왜… 그러시죠?”
그리고 정시아의 표정과 분위기가 그리 기쁘지 않은 것을 깨달은 오웬은 의아했다.
분명 좋아하리라 생각했으니까.
제임스 황이지 않은가?
그가 손대는 일은 무조건 성공한다는 업계에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가 있다.
한탕을 원하는 사업가들은 제임스 황의 눈에 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차현식은 지금 그런 엄청난 기회를 가졌다는 뜻이었을 터인데.
그의 여자친구인 정시아는 그리 기뻐하지 않는 걸까 싶었다.
“아니요. 그냥….”
“뭐… 어쨌든 더 자세한 건 차현식 씨가 오면 얘기하죠.”
“네….”
스윽.
그때, 뒤에서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
오웬은 전혀 기척을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정시아는 무언가 다가오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그러나 그것도 이미 늦었을 때였다.
“읍! 읍읍!”
“어? 어어!”
오웬은 눈앞에 나타난 의문의 괴한을 보고 뒷걸음질 쳤다.
애초에 그는 용감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는 먹여 살려야 할 가정이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래서 가능하면, 위험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이었다.
그에게 괴한을 물리칠 능력 따위는 없었다.
정시아의 입을 막고 버둥대는 몸을 움켜쥔 채 위협하듯 오웬을 바라보았다.
무슨 짓이라도 하는 날에는 이 괴한은 당장에라도 오웬을 물어뜯을 것 같은 그런 눈빛이었다.
그래서 오웬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저 정시아가 눈앞에서 납치당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오웬은 속으로 자기 자신을 정당화했다.
자기가 나섰다고 나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안 그래도 왜소한 몸인데 괴한은 그런 오웬보다 두 배는 더 커 보였다.
그래서 괜히 가망도 없이 덤비기보다는 차현식을 기다리거나 경찰에 신고하는 게 더 도움이 되리라 확신했다.
어쨌든 그는 유일한 목격자이지 않은가.
여기서 허무하게 죽는 것보다는 그게 훨씬 이득이라 생각했다.
“그래… 난 잘한 거야… 잘했어. 후… 그래… 흐흑.”
*
“무, 무슨 일이죠?”
오웬은 옆에서 불안한 듯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그를 챙길 여유 따위는 없었다.
“오웬 씨. 일단 오늘은 돌아가 주실래요?”
“네?”
“그래 주시겠어요?”
“경찰에… 신고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오웬 씨께서 생각하는 그런 심각한 상황은 아니에요.”
나는 애써 웃어 보였다.
웃을 수가 없음에도 오웬을 어떻게든 안심시켜야 하니까.
그리고 내가 한 말은 사실이었다.
처음 왔을 때 느꼈던 그런 공포와는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
물론 지금 일어난 일이 그리 달갑지는 않았지만.
“저, 정말이죠?”
“네.”
“그, 그럼… 제가 나중에 다시… 연락드릴게요.”
“그래요.”
오웬은 의아했지만, 꾹 참는 듯했다.
더 묻고 싶은 게 있는 듯했지만 입을 다문 채 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사라졌다.
“하아….”
착잡했다.
왜 이런 일이 갑자기 일어난 건지.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시아의 목소리는 조금 슬퍼 보였다.
그리고 그녀가 한 말.
“오빠. 아빠랑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그리 어려운 말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는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까지 하지 않았는가.
“곧 돌아올게. 너무 걱정하지 마.”
하지만 그 목소리에는 그 어떤 확신도 없었다.
아니, 오히려 불안과 초조함이 느껴졌다.
그래서였을까?
시아를 영영 잃은 것 같은 공허함이 몰려왔다.
어쩌면 정말 별일이 아닐 수도 있었다.
원래 시아의 아버지와 그녀는 해결해야 할 일이 있었지 않은가.
미루고 있었을 뿐.
가족의 문제다.
그리고 그 문제는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쉽게 해결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불안하지?
왜 돌아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드는 걸까?
그런 걱정을 계속하며 호텔로 향했다.
원래라면 오웬뿐만 아니라 시아와 함께 와서 술 파티를 벌였어야 할 호텔 방이었다.
그런데 아무도 없었다.
오직 그의 손에 들린 따끈따끈한 불고기뿐이었다.
오늘 안에 돌아올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런 생각으로 불고기는 포장도 뜯지 않은 채로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침대에 누웠다.
오늘 정말 피곤한 하루였기에 눕자마자 곯아떨어져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였지만.
이상하리만치 잠이 오지 않았다.
피곤은 했다.
그런데 잠은 안 온다.
괜히 커튼을 치고 밖을 바라보았다.
LA의 야경이 보인다.
아름답게 수 놓인 LA 도시의 야경은 서울 야경에 비할 바는 못 되었지만, 그 나름대로 볼 만은 했다.
여기에 와인과 시아만 있으면 완벽할 거 같은데.
내 바람과는 달리.
시아는 오늘 돌아오지 않았다.
*
다음 날.
햇살이 내 눈에 닿자마자 눈을 떴다.
그래도 몸뚱아리는 솔직했다.
너무 피곤한 나머지 침대에 누워 한숨만 푹푹 쉬다가 잠들었던 모양이다.
언제 잠들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잠들었다.
개운하다.
어제 쌓였던 피로가 다 풀리는 기분이었다.
테이블에는 어제 포장해 온 불고기가 차갑게 식은 채로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그리고 호텔 방을 둘러보았다.
그녀가 온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혹시 날 놀라게 해 주려고 그런 건 아닐까?
기대하는 마음으로 화장실을 가봐도 그녀는 숨어있지 않았다.
간혹 이런 장난을 치던 아이였는데.
하지만 되려 나보다 그녀가 더 놀라곤 했다.
그 모습조차 너무 사랑스러운 그런 아이인데.
전화해 볼까?
하지만 그녀의 목소리에서는 자기가 돌아올 때까지 전화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이 있었다.
난 그걸 느낄 수 있었다.
난처한 듯한 목소리였으니까.
내가 시아를 붙잡거나 고집을 피우면 그녀는 굉장히 난처해할 것 같았다.
그래서 쿨한 듯 알겠다고 했던 거다.
속은 전혀 쿨하지 않았음에도.
이렇게 온종일 시아 생각만 하다가는 미쳐버릴 것만 같았다.
그래서 오웬에게 연락했다.
그에게 받아둔 연락처가 있어서 다행이다.
“오웬 씨. 어제는 죄송했어요. 오늘 만날 수 있을까요?”
– 물론이죠! 제가 그쪽으로 갈까요?
“아니요. 제가 가겠습니다.”
호텔 방에서 얘기하면 계속 시아가 떠오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밖으로 나가기로 했다.
바쁘게 살다 보면 분명 시아가 어느 순간에 내 옆에 있을 것만 같아서.
옷을 챙겨입고 호텔 밖으로 나왔다.
오웬과는 푸드트럭 축제가 열렸던 곳에서 만나기로 했다.
그에게 푸드트럭을 보여주고도 싶었고.
그에게 보여준다면 그가 고스란히 눈에 담아 제임스 황에게도 전달할 테니까.
그래서 푸드트럭에서 만나기로 했다.
어제까지만 해도 인산인해를 이루던 축제 장소는 한산하기 이를 데 없었다.
가끔 푸드트럭을 픽업하러 온 사람들만 드나들 뿐.
황량하기 이를 데 없었다.
내 마음처럼.
“차현식 씨!”
“아, 오웬 씨.”
“늦어서 죄송합니다.”
“음. 3분 늦으셨네요?”
“하하. 차가 막히느라.”
“농담입니다. 어차피 제가 너무 막무가내로 보자고 한 거니까요.”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들어가실까요?”
푸드트럭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한 실내.
어제의 전투 흔적들은 모두 깨끗하게 치운 뒤였다.
당장에라도 장사를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면서도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그런 푸드트럭의 실내를 보며 오웬은 감탄했다.
“이야. 푸드트럭 실내에 들어오는 건 또 처음이네요.”
“어떤가요?”
“너무 좋네요.”
“돈을 좀 들였어요.”
“그렇게 보이네요. 정말 깔끔하고… 이건 뭐죠?”
“저희 푸드트럭이 자랑하는 쿨링 시스템이죠. 아, 그걸로 샤워도 할 수 있어요.”
“이거요?”
“네. 그리고 이건….”
푸드트럭에 대해서 한참을 설명했다.
호텔 방에 있을 때보다는 훨씬 시간이 빨리 가는 느낌이었다.
“그나저나 어제 좋은 소식이 있다고 하셨죠?”
“아. 그렇죠. 그… 여자친구… 아, 죄송합니다. 얘기를 조금 하긴 했는데….”
“그런가요?”
“네. 제임스 황께서 관심이 있으십니다.”
“그거 정말 다행이네요. 저도 투자받을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거 같네요.”
“네, 뭐. 인수하면 그 돈으로 다른 투자도 하실 수 있고 좋을 거예요.”
“예?”
순간 내가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아, 제임스 황께서는 불프를 인수하고 싶어 하십니다.”
“인수요?”
“그의 자본력과 인지도라면 불프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투자가 아니라 인수인 건가요?”
투자와 인수는 큰 차이가 있다.
제임스 황이 불프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건, 말 그대로 돈을 투자해서 불프가 성장하게 도와주고 그 지분을 받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인수는 불프 자체를 제임스 황의 소유로 하고 그가 스스로 투자해 불프를 성장시키겠다는 뜻이다.
나는 그 인수 명목으로 돈을 좀 받는 것이고.
사실 내가 원하는 건 인수가 아니라 투자였다.
내 브랜드 불프를 팔 생각은 추호도 없다.
돈이야 나도 벌면 된다.
나는 오로지 돈을 위해서 사업을 벌인 게 아니니까.
“인수는 관심이 없습니다.”
“예? 아, 금액을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금액이요?”
사실 중요하지도 않았다.
팔지 않을 거니까.
하지만 제임스 황이 측정한 내 불프의 가치는 얼마인지 궁금하긴 했다.
“제임스 황께서도 불프에서 판매하시는 그 불고기 레시피에서 정성과 노력이 느껴졌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걸 다 감안해서 500만 달러에 거래하고 싶으십니다. 아, 물론 거래하면서 플러스마이너스는 되겠지만요.”
“500만 달러….”
회귀하기 전에는 분명 나와 엄동식이 벌이던 프랜차이즈 사업에 투자만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왜 투자가 아니라 인수인 걸까?
내가 호구로 보였던 걸까?
고작 500만 달러에 내 소중한 불프를 팔라고?
“하하, 전혀 만족스럽지 못한 표정이네요.”
“…….”
대답하지 않았다.
굳이 대답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해서.
“제임스 황께서는 한식 프랜차이즈 사업을 추진하고 계십니다. 회사 내에서도 그걸 계속 진행하고 있고요.”
“프랜차이즈… 회사요?”
제임스 황이 어디 소속인지 전생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저 개인 투자자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하지만 젊은 나이에 그 정도 영향력과 자본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기에 뒤에 누가 있거나 재벌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아, 모르시겠구나? 제임스 황께서는 현재….”
드디어 그의 정체를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는 도대체 무얼 하는 사람이길래 젊은 나이임에도 그리 돈이 많은 걸까?
“…본부장이십니다.”
“본부장이요?”
“네. 현 바바고푸드 미국 지사 본부장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