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gressed sword demon changed the future RAW novel - Chapter 22
022. 금현아가 불러온 변화
금현아가 유현문의 속가제자로 들어오고 유현문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첫 번째는 바로 밥이 맛있어지는 것이었다.
단순한 이야기였다.
사천 제일의 거부인 금조상단이 맨입으로 딸을 속가제자로 들여보냈을 리가 없었다.
아마 사천제일이라는 이름에 어울릴 재물을 쥐어 주었을 터이고 그 덕분에 자금상황이 윤택해진 유현문의 사정이 가장 먼저 매일 먹는 음식에서 드러난 것이었다.
“사형 오늘도 밥 맛있어!”
“그래, 확실히 요즘 계속 밥이 잘 나오는구나.”
서투른 솜씨로 젓가락질을 하는 소현이의 웃는 얼굴을 흐뭇하게 보면서 장백서도 한층 풍성해진 아침식사에 기분 좋게 식사를 이어 갔다.
“유한아 편식하지 말고 골고루 먹어야지.”
“……알겠습니다 사형.”
진중해 보이는 행동과는 달리 편식이 상당한 유한이에게 주의를 준 장백서는 자신의 옆에 오도카니 앉아 웃는 낯으로 함께 식사를 하고 있는 은발의 소녀를 바라보았다.
“……금현아 소저”
“네 사형?”
“…….”
속가와 적제자의 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유현문이라도 원칙대로라면 금현아는 대사형인 장백서에게는 사매였다. 하지만 어디 금현아가 보통 사람이던가?
대금조상단의 금지옥엽이자 장차 금조상단을 물려받을 후계자!
강정현에서조차 확실한 최고가 되지 못한 유현문의 대사형이 함부로 대하기에는 영 어색한 사람이었다.
물론…….
‘쩝 막 하대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상전취급 해 주기도 그렇구만…….’
검마 장백서에게는 아니었지만.
금현아가 유현문에 처음 온 날 이후로 그녀는 마치 당연하다는 듯이 장백서의 옆에 붙어 다녔다.
무슨 생각으로 금현아가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아름다운 소녀가 자신을 따른다는 것이 썩 기분이 나쁜 일은 아니었다.
“……밥 많이 드십쇼, 그렇게 적게 먹으면 수련중에 힘들 수 있습니다”
“걱정해 주시는 건가요 사형? 고마워요”
빙그레 웃어 보이는 그 미소가 너무 눈부셔서 장백서는 눈을 돌렸다.
겉은 십 사세의 소년이었지만 속은 사십을 넘은 중년인이다 보니 어린 소녀의 미소에 얼굴을 붉히기라도 했다가는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장백서는 자신의 걱정이 새삼 쓸데없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것이…….
***
“합!”
“큭!”
우직!
“그만!”
대련용의 목검이 휘둘러지고 상대방은 그 검을 적절히 막아 내려 했다, 그러나 막아 내려고 했던 목검은 상대의 일격을 견디지 못하고 맥없이 부러져 버렸다.
그러자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서 대련을 지켜보던 이결배의 교두가 튀어나와 목검을 멈추게 했다.
“이번 대련은 금현아의 승리다”
“하아, 하아 한 수 배웠습니다”
“윽…… 한 수 배웠습니다”
대련에 승리한 금현아와 패배한 삼결배의 제자가 인사를 주고받았다.
그것을 지켜보고 있던 청무와 그의 사제 청도가 혀를 내둘렀다.
“아니, 진짜 저 아가씨 정말 여태 무공을 안 배운 게 사실이랍니까?”
“……청도, 아가씨가 아니라 금현아라 불러라, 삼결배의 제자들을 공평하게 가르쳐야 하는 우리 이결배의 교두들이 한 명 만 콕 집어 아가씨라고 부르며 편애하면 어쩌겠다는 거냐?”
“아니, 뭐 그거야…… 에이 알겠습니다, 그래서 금현아 저 아이 어떻게 저렇게 강한 겁니까?”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런 의문을 가지는 것은 비단 청도만이 아니었다.
청무도 지금 금현아가 보여 주는 강함에 놀라고 있는 중이었으니까.
금현아가 유현문에 들어오고 한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즉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지 이제 한 달의 시간이 흘렀단 말이다.
제대로 무공을 배우는 데 있어서 한 달은 내가기공의 입문은 커녕 가장 기초적인 몸 만들기를 끝내기에도 한참 부족한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그녀가 입문과 동시에 무공을 배우기 시작한 것은 금조상단의 단주 금가동의 특별한 부탁 때문이었다.
금가동의 말에 따르면 금현아가 여태껏 병을 앓았던 이유는 금현아가 가진 특별한 체질 때문이었고 정체를 알 수 없는 고인의 도움으로 병상에서 회복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금현아가 병을 앓는 원인이 되었던 체질이 바뀐 것은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앞으로 다시 병을 앓는 일이 없도록 내가기공을 배워야 한다고.
그렇기에 금현아는 기초적인 몸 만들기를 뛰어넘고 내가기공을 먼저 배우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금현아는 유현문의 기본공인 현원청공을 배우고 단 하루만에 기를 느꼈고 단 삼 일 만에 축기와 운기를 해냈다.
보통은 기초적인 몸을 만들고 여러 과정을 거친 뒤 내가기공에 입문하고 대략 한 달에서 석 달 정도를 수행한 끝에 기를 느끼기 마련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달에서 석 달 정도의 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축기와 운기를 해내게 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하지만 금현아는 그 모든 과정을 생략하고 단 사일 만에 그것을 모두 해낸 것이다.
누가 보아도 경이로운 결과이고 믿을 수 없는 결과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유현문 내에서 금현아가 천재라는 이야기가 급속도로 퍼졌다.
하지만 그런 말이 쏙 들어가는 데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금현아가 내가기공을 제외한 다른 무공의 숙달에서는 너무 평범한 모습을 보여 준 것이었다.
그렇다 보니 그녀의 재능에 대한 기대는 다시 순식간에 수그러들었고 이내 금조상단에서 보내 준 귀한 아가씨로 취급이 이어질 줄 알았더니…….
다시 한 번 평가가 백 팔십도 바뀌는 것에는 그리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대략 그녀가 유현문에 들어오고 보름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금현아는 처음으로 대련을 하게 되었다, 상대는 금현아와 비슷한 체격의 삼결배의 여제자였고.
그리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금현아가 대련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던 것이다.
이결배의 교두들은 처음에는 그저 운이 좋았구나 생각하고 시험 삼아 다른 사람과 대련을 시켜 보았는데 놀랍게도 금현아는 계속해서 승리를 이어 나갔다!
이결배의 교두들이 보기에 금현아의 움직임은 평범했다, 기초 몸 만들기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 치고는 이상하게 근력과 체력이 좋기는 했지만 그저 그것뿐.
보법도 검법도 그저 그런 정도였다.
그런데도 자신들이 긴 시간 공들여 가르쳐 온 삼결배의 제자들이 계속 패배하자 이결배의 교두들은 대련에 패배한 제자들을 한곳에 모아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런데…….
그런데 돌아온 대답들이 모두 황당한 것들이었다.
그들의 의견을 모아 보면…….
“힘이 너무 쎄요!!”
“검을 한 번 맞댔을 뿐인데 팔이 저려서 제대로 안 움직였어요…….”
등등, 표현의 방법은 달랐지만 결국 그것이 의미하는 것은 간단했다.
금현아의 힘이 너무 강하다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고 이결배의 교두들은 황당해했다,
금현아는 결코 체격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오히려 한창 성장기에 중병에 시달리다 보니 또래 아이들에 비해서도 상당히 체격이 가녀린 편이었다.
그런데 힘이 너무 강하다니?
저런 체격임에도 삼결배의 제자들이 하나같이 힘이 강하다고 할 정도면 그 원인은 하나밖에 없었다.
내공!
원인을 유추한 이결배의 교두들은 급하게 금현아의 내공을 확인해 보았고 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다.
금현아의 내공이 상당했던 것이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몇몇 내공이 적은 이결배의 교두들 보다도 내공이 많을 정도였다.
이것에 대해서는 이결배만이 아닌 일결배의 어른들도 모여서 회의를 했고 결과적으로 아마 금가동이 긴 시간 먹여 온 영약에 의한 결과…… 라는 반은 맞고 반은 틀린 결론을 내게 된다.
원인이 뭐가 되었던, 덕분에 금현아는 삼결배의 제자들 사이에서 승승장구하게 되었다.
한 명 두 명, 삼결배의 실력 좋은 제자들을 꺾고 이내는 장유한과 대련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성사된 장유한과 금현아의 대결은 매우 치열했다.
금현아가 자신과는 비교도 안되게 강력한 내공을 가지고 있음을 이미 알고 있던 장유한은 그녀의 공격을 무조건 피했고 최대한 빈틈을 노렸다.
금현아도 이미 자신의 내공이 다른 삼결배의 제자들에 비해서 압도적인 것을 깨닫고는 최대한 저돌적으로 상대의 품으로 파고 들어서 한 방을 날리는 것에 집중했다.
하지만 한 쪽은 최대한 피하려고 하고 한 쪽은 노골적으로 파고들려고 하니 결국 승부가 나지 않았고 그렇게 대련이 늘어지자 이결배의 교두들이 끼어들어서 무승부를 내 버렸다.
그렇게 삼결배 최상위권 실력이라 여겨지는 장유한 마저 금현아를 쓰러트리지 못하자 유현문의 삼결배 제자들의 자존감이 바닥을 치기 시작했다.
결국 그 모습을 보다 못한 청무가 장백서에게 부탁을 했고 처음에는 ‘뭘 그렇게까지 합니까…….’하고 거부하려던 장백서도 사부의 간곡한 부탁에 어쩔 수 없이 금현아와 대련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결과는 뭔 결과인가.
당연히 장백서가 압도적으로 이겼다.
당장 보통의 삼결배 제자들에 비하면 금현아의 내공이 어마어마할지 몰라도 장백서와 비교하면 그렇게 큰 차이가 없었다.
그렇게 힘의 차이가 얼마 없다면 당연히 승패는 기술에서 갈리기 마련이었고 당연하게도 기술에서 금현아가 장백서를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당장 이류의 경지에 머무르던 때, 축골공으로 몸의 움직임이 제한된 상태에서도 일류의 경지인 청성의 제자를 가지고 놀다시피 하며 쓰러트린 장백서였다.
그냥 내공만 강한 초보자를 상대로 장백서가 지는 일은 만약에도 없었다.
덕분에 유현문의 삼대제자들은 다시 자부심을 되찾을 수 있었고 문에는 평화가 돌아왔다.
“그래도 다행입니다, 갑자기 들어온 속가제자가 자기들을 그냥 내공으로 다 찍어 눌러서 이겼는데 딱히 금현아를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애들이 없어서, 역시 우리 애들이 실력은 좀 그래도 성격은 좋단 말입니다.”
“…….”
그 말에 무언가 반문을 하려했던 청무였지만 이내 입을 다물었다, 괜히 훈훈한 말에 초 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사제 청도는 금현아가 다른 제자들과 잘 지내는 이유가 애들이 착해서라고 하지만 청무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가 생각하기에 금현아가 다른 아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
유현문 삼결배의 제자들은 교현각이라는 전각에서 이인 일실을 쓰면서 지내고 있었다.
대사형인 장백서를 제외하고는 거의 둘이서 한 방을 쓰는 만큼 나름의 다툼과 고충이 있었다.
“장양! 내가 발 좀 깨끗하게 씻으라고 했지!! 냄새 나잖아!!”
“장호!! 잘 때 이 갈지 좀 말라고!!!”
“장유…… 방에서 알몸으로 다니지 말라고 내가 몇 번을 말해?”
……같은 일은 애교로 느껴질 정도로 별별 일이 다 생긴다.
하지만 그런 문제가 금현아의 입문으로 인해 단 한 번에 해결되었다.
어떻게 해결했냐 하면 유현문 근처 토지를 사서 그냥 교현각을 하나 더 세워 버린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교현각이 하나 늘어났으니 방도 하나 더 늘어났고 당연히 이렇게 되니 괜히 좁은 방에 둘이 들어가서 다툴 필요가 없어진 것!
그럼 그렇게 돈으로 삼결배 제자들의 고충을 해결해 준 금현아는 어디서 지내는가 하면…….
***
“이거…… 너무 큰 거 아니냐?”
“……혼자 쓰기에는 크죠…….”
“와! 금조상단에서 본 건물처럼 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