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05)
제105화. 공개처형 (2)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입을 벌렸다.
아니 이 새끼가 자신을 버리고 제 아내가 있는 쪽으로 튀어?
‘성재가 위험하다고, 빨리 가 보라고 한 게 누군데!’
이 고얀 놈.
일부러 그런 것이 틀림없었다. 하지만 휴고는 병실 쪽을 노려볼 시간도 없었다.
“아빠! 뒤요!”
아들의 다급한 외침과 함께 휴고가 고개를 돌렸다.
“!”
제 폭격에 날아갔던 여자였다. 정신을 잃어야 정상일 여자는 휴고를 노리고 달려들었다.
심지어 손에는 기묘한 빛을 띠면서.
번쩍!
그 빛에 휴고는 불길함을 느꼈다.
왠지 닿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었다.
실제로 여자가 가까이 다가오자 휴고의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
신궁좌의 마력이 사라진 것이다.
‘젠장, 성신의 힘이…!’
하물며 신의 가호까지 순식간에 사라졌다.
그야말로 완전 무방비 상태!
그리고 순식간에 휴고의 품까지 파고 들어온 여자가 히죽 웃었다.
“……!”
그리고는 휴고의 심장을 터치!
이에 휴고가 아차 싶었던 순간.
다시 한번 폭발이 일어났다.
쾅!!
마치 전차가 충돌하는 듯한 엄청난 폭발이었다.
오렌지빛 섬광과 함께 화마가 주변을 집어삼켰다.
콰과과광!
숲일대가 폭발에 쓸려나가고, 기이한 광선에 새들까지 녹아내렸다.
“성주님!”
성도들의 경악한 목소리가 크게 퍼졌다.
마치 휴고와 함께 자폭하려고 하는 듯한 움직임이었다.
바닥은 싱크홀마냥 깊게 파였고, 크게 자란 침엽수림까지 한순간에 재가 되었다.
폭발력만 보면 그야말로 육신이 산산조각 분해될 정도의 위력.
그 광경을 보던 이재원도 고트도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았다.
그건 당연했다.
‘성주님의 가호가 사라졌다.’
성도들은 성인을 매개로 성신에게 가호를 받는다.
그런데 그게 사라진 것이다.
성인이 죽지 않으면 절대 사라지지 않을 가호가!
그렇다면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겠는가.
“성주님!”
그리고 감지 능력이 뛰어난 천성재 역시 얼굴도 굳었다.
폭발과 함께 아빠의 기운이 완전히 사라졌기 때문이다.
자신도 모르게 다리가 풀리고, 손이 떨렸다.
“아빠!”
그리고 그때였다.
“커헉!”
뿌연 연기 속에서 검은 물체가 튕겨져 나갔다.
“콜록! 콜록!”
튕겨져 나온 건 여자였다. 여자는 배를 움켜쥐고 구역질을 했다.
그리고 뒤이어 연기 속에서 휴고가 걸어 나왔다.
“아무리 그래도 아직 어린애가 자폭은 아니지.”
“성주님!”
“아빠!”
한 손에는 활을, 한 손에는 손목시계를 들고 있었다.
필시 그게 폭발을 일으킨 원흉이리라.
아무래도 휴고는 자폭하려는 여자를 구하려 했던 모양이었다.
곧 고트와 이재원이 안도하며 다가갔다.
“괜찮으십니까? 폭발 위력이 보통이 아니었는데요.”
“게다가 가호까지 사라지셔서 걱정했습니다.”
그러자 휴고는 뭔 개소리냐는 듯 엉망이 된 옷을 벗어던졌다.
“이 정도로는 안 죽어.”
무려 태양의 신을 몸에 담는 성인이었다. 용암에 뛰어들어도 멀쩡한 신체였다.
그리고 그 말에 고트는 역시 성주님이라며 감격했지만.
“뭐래. 그래봐야 삼촌한테는 한주먹감이면서.”
“?!”
휴고가 기가 막혀 돌아보니 천성재가 입을 삐죽거렸다.
“멋있는 척하지 마. 아빠 주제에 무슨.”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너 진짜 아빠한테…!”
“그러다가 죽으면 어쩌려고.”
“……!”
휴고가 놀란 듯 보았다.
그러나 입을 꾹 다무는 아들이 한마디 했다.
“됐으니까 그 부러진 활이나 고치시지?”
“뭐? 활?”
뭔 소리냐는 듯, 고개를 돌렸던 휴고가 비명을 질렀다.
“악! 건이가 만들어준 활이!”
활이 두 동강이 나 있었다.
되는 대로 폭발을 활로 막 막았더니 이 사달이 난 모양이었다.
결국 부러진 활을 맞춰보는 휴고는 절망했다.
“아씨… 건이한테 죽었다.”
이건은 그래 보여도 완벽주의자였다.
본인은 아니라고 하지만, 심심풀이 작품조차 절대 대충 만들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제 물건에 대한 애착도 남달랐다. 이번에도 부수면 똑같이 척추를 분질러 버린다고 했었고.
그런데 이 정도로 깨부쉈다?
휴고는 얼굴을 짚었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이상한 것이었다.
왜?
‘아무리 임시용이라지만, 건이가 만든 게 이리 쉽게 망가질 리 없는데.’
무려 까다로운 제 성신도 만족시키는 실력이었다.
그 실력이 어느 정도였냐면, 신궁좌 권속신 중에는 외눈박이 대장장이가 있었는데, 신의 무기를 만든 그들마저 찬밥 신세가 될 지경이었다.
아무튼 활이 부서진 것도 그랬다. 확실하진 않지만 아마도 성신의 마력을 없애버린 힘 때문이리라.
이건이 만든 물건이 튼튼하기는 하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임시용이었으니까.
-급하게 만든 거라 내구도까지는 신경 못 썼다. 뭐, 성신의 마력이 담기면 내구도는 대충 보완되겠지.
필시 제 성신의 마력까지 계산해서 만든 것이 틀림없었다.
그야말로 0.00001mg,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이건이 그런 쪽으로는 완벽하니까.
그런데 그 성신의 마력이 사라지니 내구도가 이 꼴이 될 수밖에!
아니나 다를까.
“성주님!”
“!”
여자가 움직인 순간, 고트와 휴고가 식겁했다.
자신들의 마력이 사라진 것이다.
“!”
덕분에 장전하고 있던 마력화살이 사라졌다. 그들은 당황스러웠다.
“젠장, 이러면 활을 쏠 수가…!”
신궁좌의 화살은 마력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물리적인 화살이 없는 건 아니지만 꺼낼 수가 없었다.
성신의 마력으로만 불러낼 수 있는 가방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이쯤 되자 휴고는 착각이 아니었다는 듯 여자를 노려보았다.
“역시 저 여자는 성신의 마력을 지운다.”
“예?!”
“일단 칼 뽑아!”
당황한 성도들과 천성재가 다급하게 단검을 뽑아 들었다.
“그 다음은요!”
“없어!”
“예?!”
“성주님!”
“없지만 몸은 지켜야지!”
그러자 내심 기대했던 천성재는 기가 막힌 듯했다.
“아씨 그러니까 아빠 말고 삼촌이 왔어야지! 왜 아빠가 와 가지고!”
“뭐? 너 그게 아빠한테 할 말이야?”
“몰라! 아빠 구려! 진짜 개구려!”
아무래야 좋았다.
휴고가 방법이 없다고 한 이유는 있었다.
“저건 서기관이야.”
“서기관이요?”
휴고는 미간을 좁혔다.
.
그 존재는 휴고도 제 성신에게 들어 진즉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말해 그들은 편찬관으로, 신과 신좌의 서사를 담아내는 자였다.
과거 영웅사를 담아 전파했던 음유시인들처럼, 글로써 성신과 성도들의 역사를 편찬한다.
그것이 이었다.
그리고 구전보다 문자가 오래 남는 것처럼, 신과 성도들이 오랫동안 기억되도록.
그 어떤 상황이나 어떤 차원 속에서도 그 위대한 영웅담이 지워지지 않도록, 차원에 그들을 새겨놓는다.
그것이 사관이라 불리는 서기관.
그리고 그런 서기관의 존재는 성신과 신좌를 유일무이한 존재로 만들어 주었다.
‘한마디로 신좌를 더 강하게 해주는 존재!’
때문에 12성신들은 자신들의 존재를 기록해줄 서기관을 탐냈다.
그뿐이 아니었다.
‘신은 인간의 믿음으로 탄생한 존재들이다.’
믿는 이가 많을수록 힘이 강력해지고, 믿는 사람이 없으면 성신은 소멸했다.
때문에 성도들이 이탈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흔들리는 게 신좌였다.
하지만 가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믿음은 공고해질 수 있는 법!
그처럼 서기관은 신의 옆에서 그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해 바이블을 편찬해주었다.
그 바이블은 특수한 힘으로 성신들을 완전무결한 존재로 만들어주었다.
때문에 성도가 적은 이건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러면 뭘 하나.
‘서기관은 양날의 검이다.’
서기관은 신좌의 역사를 담을 수 있지만, 동시에 삭제할 수도 있는 존재들.
그 특유의 편집과 삭제 능력은 성신의 마력과 업적까지 없앨 수 있었다.
때문에 서기관은 수많은 역할을 가진 성도들 중에서도 가장 무서운 존재들이었다.
업적과 믿음이 존재하지 않는 신좌는 소멸하니까.
실제로 과거에도 서기관들이 많이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되레 성신의 존재를 지워 버리려고 했다지.’
반골도 그런 반골들이 없었다.
성신들이 좋은 이야기를 써 달라 부탁했더니, 되레 성신들의 업적을 폄하고 조작했다고 했다나 뭐라나.
덕분에 신좌가 엉망이 되고, 하마터면 소멸까지 할 뻔해서 성신들이 특별한 감옥에 가두어 버렸다고 했다.
그리고 그게 성재가 발견했다던 쌍아좌의 서적이리라.
어쨌거나 서기관의 힘은 매우 탐나지만, 성향이 위험해 가두거나 죽여버린 이들.
그런데 20년도 더 전.
권속신들이 씨도 남기지 않고 전부 처리했다는 서기관의 존재가 눈앞에 있다?
‘어떻게 된 거지.’
하지만 당황하는 것도 잠시였다.
“성주님!”
휴고가 눈을 번득였다.
아까는 상대할 방법이 없다고 했지만, 가만히 손 놓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런데 그때였다.
“!”
여자가 눈을 번쩍이며 기이한 능력을 썼다.
휴고는 순간 공포를 느꼈다.
신좌가 소멸하는 소리가 들렸다.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뭐야, 숲에서 무슨 일이 생겼나 봐.”
“무슨 일이지?”
병원에서 사람들이 웅성거리고 있었다.
의사와 간호사들부터 환자들까지 모두 창가에 몰려 있었다.
병원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숲이었지만 틀림없었다.
“작긴 해도 분명 폭발 소리야!”
“상급 성도들이 붙은 것 같은데…!”
“아까 저쪽으로 천성재가 가는 거 봤어!”
“뭐? 천성재?”
그리고 창문가에 몰려와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초조해하는 사람이 있었다.
‘성재야.’
바로 천성재의 모친, 천지우였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신궁좌의 막내 서지훈이 붙잡았다.
“에이, 성재는 걱정 마세요. 성주님이 저쪽으로 가시는 걸 봤어요.”
아니 사실 그래서 더 걱정인 건데…!
그런데 그때였다.
쾅!
폭발 소리와 함께 병원의 벽이 부서졌다.
“꺄아악!”
벽을 뚫고 나타난 것은 다름 아닌 거대 짐승이었다.
“곰이다…!”
몸의 길이가 5미터는 넘어가는 짐승이었다. 거친 짐승이 나타나자 병원 내부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뭐야! 괴수가 어떻게 병원에…!”
“여기는 성신의 가호를 받고 있잖아!”
“가호가 사라졌어!”
사람들이 기겁했다. 서지훈은 급히 활을 뽑아 들었다.
그리고 활을 쏘려 했지만.
“어…?!”
화살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광경에 서지훈은 당황했다.
“뭐야! 마력이!”
그사이 짐승이 거칠게 포효했다.
쿵! 쿵!
짐승이 누군가를 찾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짐승이 노리는 게 누구인지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위험해요!”
서지훈이 급히 천지우의 앞으로 뛰어들었다.
동시에 짐승의 발이 머리 위로 떨어졌다.
콰직!
서지훈은 제 몸에 떨어지는 고통에 눈을 질끈 감았다.
“크윽!”
피가 허공에서 튀겼다. 서지훈은 입술을 깨물었다.
‘여기까지인가.’
원래부터 신궁좌는 원거리 신좌인 만큼 근거리 고통에는 취약하다.
당연히 이런 괴물한테 맞으면 아프다 못해 뒤질 것 같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런 걸 대수롭지 않게 맞고 다녔을 이건이 존경스러웠다.
“허억…! 아파! 아파 죽겠… 죽겠?”
곧 기이함을 느낀 그가 살그머니 한쪽 눈을 떴다.
“이, 이상하다. 나 죽어야 하는데…?”
어리둥절한 그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비명을 질렀다.
“악!”
서지훈의 눈앞에 이건이 서 있었다.
그는 한 손으로 곰의 모가지를 움켜쥐고 들고 있었던 것이다.
서지훈은 그 광경에 어리둥절해했다.
“뭐야. 그럼 피! 방금 피는 뭔데!”
동시에 그는 제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는 피에 비명을 질렀다.
“악!”
피는 곰의 머리에서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악! 머리에 피났어, 피!”
이건은 서지훈을 한심하게 보았다.
“신궁좌엔 바보놈들만 모였나.”
성신이 얼굴 보고 뽑는다더니 순 개그맨만 뽑은 모양이다.
하지만 혀를 차는 것도 잠시였다.
“쿠후억!”
곰이 살기를 뿜으며 꿈틀거리자 이건이 웃으면서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우드득.
“한주먹감도 안 되는 놈이 어디서.”
동시에 번득이는 뱀의 눈!
푸학!
곰의 머리가 순식간에 터져나갔다.
이건은 가볍게 곰을 내던졌다.
쿵!
놀란 서지훈은 주저앉아 덜덜 떨었다.
“저 덩치를 한 손으로… 한 손으로….”
그에겐 곰보다 이건이 괴수로 보였다.
하지만 곧 고개를 돌린 그는 더 기겁하고 말았다.
“악!”
이건이 걸어온 길로 괴수들이 줄줄이 시체가 되어 쓰러져 있었던 것이다.
마치 나 여기로 지나갔소 하는 듯한 광경에 서지훈은 덜덜 떨었다.
“서, 설마 여기 오시면서 저걸 다 처리하고 오신…! 아니 성재는요?”
“여기가 더 급했어.”
그는 도착 직후. 병원에 수상한 놈들이 잠입한 걸 눈치챘었다.
“성재한테는 택수가 갔으니까. 맨날 툴툴대는 주제에 지 아들도 못 지키면 나가 죽어야지.”
“그럼…!”
“됐고. 지우 씨는?”
“아아…! 괜찮아요! 저쪽에!”
이건이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고개를 돌리자마자 이건은 화들짝 놀랐다.
“꺄악!”
그리고 고개를 돌린 곳에는 굉장한 미인 한 명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하물며 굉장한 동안이라 환자복만 아니었으면, 이곳에서 일하는 젊은 간호사로 착각했으리라.
그녀는 이건을 보고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어머, 이렇게 갑자기. 아니 얼굴도 생얼인데…! 어머, 옷도 환자복. 아니 그전에 남편이… 아니 이건 님, 어머, 꺄악!”
이건과 눈이 마주친 천지우가 수줍은 듯, 문 뒤에 숨어 주저앉았다.
동시에 천지우를 본 이건이 갸웃거렸다.
[알 수 없는 강한 힘이 느껴집니다]그게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려 할 때였다.
이건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던 천지우가 걱정되듯 급히 물었다.
“저, 남편은…!”
그 말에 이건이 악랄하게 웃었다.
“괜찮아요. 믿을 만한 녀석을 보내놨으니.”
믿을 만한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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