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06)
제106화. 공개처형 (3)
휴고는 당황스러웠다.
여자의 기이한 빛과 함께 자신의 손가락이 차가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도대체 어떻게.’
그리고 그건 태양의 신을 섬기는 자로서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왜?
태양 성신을 받드는 자의 몸은 언제나 뜨거운 열기를 뿜어냈으니까.
때문에 남극에 떨어지지 않는 이상, 차가움도 잘 느끼지 못했다.
그런 만큼 자신이 손끝이 차갑다고 느낄 정도면 굉장히 심각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휴고는 바짝 경계할 수밖에 없었다.
‘역시 서기관의 능력이.’
확실했다.
의 능력이 신좌를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그 증거로 휴고의 귀에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태양을 질투한 구름이 그 자리를 대신 하니. 구름 아래의 인간들은 그 은총을 받지 못하더라.]“……!!”
틀림없었다.
조금 다르긴 하지만 휴고에게 낯익은 구절이었다.
‘바이블.’
모든 신좌엔 성경이라 할 수 있는 성전. 즉 바이블이 존재한다. 이미 완성된 바이블이었다.
하지만 12신좌 중 누구도 바이블을 열지도, 사용하지도 못했다.
이유는 모른다.
다만 휴고는 그걸 서기관의 저주라고 생각했다.
왜?
‘건이는 바이블을 열 수 있는 것 같으니.’
그도 그럴 게, 13번째 신좌는 서기관이 멸종한 뒤 등장한 햇병아리 신좌였다.
그러니 그들의 저주를 피할 수 있었고, 그 탓에 지금도 바이블을 자유롭게 열고 꺼낼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는 그렇게 단순하게 생각했다.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방금 그 구절, 분명 신궁좌의 바이블 구절이다.’
물론 자신도 바이블을 실제로 본 적은 없었다.
성신이 기억나는 구절을 적어 준 적이 있어서 대충 기억을 하고 있을 뿐.
성신의 업적 내용을 알아야 성도들에게 포교도 하고, 능력도 쓸 수 있으니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그런데 그 구절이 조금 달랐다.
원래 구절은 [태양이 구름 아래로 은혜의 빛을 내려 보내니, 구름 아래의 인간들이 그 은총을 받아 감사하더라.] 였다.
그런데 그게 [태양을 질투한 구름이 그 자리를 대신 하니. 구름 아래의 인간들은 그 은총을 받지 못하더라.] 로 바뀐 것이다.
그걸 눈치챈 휴고가 눈살을 찌푸렸다.
‘확실히 내용이 바뀌었어…!’
틀림없었다.
서기관의 편집 능력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자신이 섬기는 성신이 분노하는 게 느껴졌다.
[저 빌어먹을 족속들이 또다시.]그 음산한 목소리와 함께 휴고의 몸이 불타올랐다.
화륵!
동시에 엄청난 힘이 땅을 찍어 내렸다.
쿵!
마치 중력으로 몸을 찍어누르는 듯한 느낌!
콰광!
“큭!”
필시 성신이 성인을 좌푯값 삼아 직접 강림하려는 것이다.
[저 건방진 족속들을 직접 제거할 것이다.]이에 얼어붙은 휴고가 발작하듯 외쳤다.
“안 됩니다! 지금은!”
성신이 직접 강림하게 되면 반경 10km가 소멸하는 건 우스운 일이었다.
게다가 제 성신은 작열의 신.
말 그대로 불타는 태양이 지구에 직접 떨어진다고 보면 되었다.
그건 이미 재앙이었다.
하물며 성신이 직접 강림하는 것만으로도 신좌의 기여도와 경험치가 무지막지하게 떨어졌다.
그래서 보통은 성인의 몸을 빌려 빙의하는 것이 아닌가!
육체부담은 엄청날지라도 그것이 모두가 안전한 방법이었다.
그런데 상급신이 직접 강신이라니!
휴고는 다급히 제 성신을 진정시켰다.
“제발! 이 근방엔 병원이 있습니다!”
병원에 있는 사람들의 숫자가 천 명 이상을 넘어갔다.
거기엔 제 아내와 부하도 있었고 말이다.
‘성신이 직접 강림하면 전부 죽는다.’
목소리가 조금 떨렸다.
“제발.”
덕분에 성신의 분노는 잦아들었지만, 서기관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왔다.
[우매한 태양들이 태양 아래서 무릎을 꿇었노라. 이에 인간들이 환호하며 경배하더라.]이 자식이.
을 으로 바꿔 업적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
아니나 다를까, 그 구절과 함께 신궁좌 성도들 전원의 무릎이 꿇렸다.
쿵!
“큭!”
휴고는 몸에 힘이 빠지는 걸 느꼈다.
천성재가 깜짝 놀랐다.
“아빠!”
“오지마!”
“!”
확실히 서기관의 능력은 엄청났다.
하지만 그래서 이상한 것이었다.
‘아무리 서기관이라도 신궁좌의 바이블이 없으면 이렇게까지는…!’
그랬다.
아무리 서기관이 잘난 편집능력을 가졌으면 뭘 하나.
‘바이블의 원전이 없으면 능력을 쓰지도 못할 텐데!’
도대체 어떻게.
‘설마 놈한테 신궁좌의 바이블 원전이 있나.’
어떻게 된 일인가 이를 갈고 있을 틈도 없었다.
휴고가 자리에서 일어나려는 순간.
“!”
“성주님! 뒤에!”
뭔가가 지면을 뚫고 튀어 올랐다.
콰직!
그건 다름 아닌 사람의 손!
두더지처럼 튀어나온 남자의 손이 휴고의 몸을 붙잡았다.
콱!
“지금이야! 어서 없애!”
동시에 여자가 소리를 지르면서 휴고에게 달려들었다.
여자가 창을 소환하자 하늘에서 검은 구가 솟아올랐다.
그건 다름 아닌 독주머니.
[무형독 (SS)]그 검은 구를 본 성도들의 표정이 굳었다.
그도 그럴 게 저건 과거, 성단전에서 사상초유의 희생자들을 놓았던 독이었다.
그리고 저걸로 성단장급들이 몰살당한 사건은 아직도 두고두고 화자 되었던 것이다.
‘건물만 한 괴수들도 3초 만에 죽은 독인데…!’
아무래도 성인을 없애는 것이 그녀의 진정한 목적인 듯했다.
그리고 천성재가 아빠를 구하러 갈 틈도 없었다.
독의 구가 휴고에게 작렬했다.
“아빠!”
그리고 독을 뒤집어쓴 순간, 휴고의 피부가 검은 반점으로 물들었다.
휴고를 붙잡은 남자는 그 광경을 보며 환호했다.
“아하하! 죽였어! 성인을 죽였다고!”
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독을 뒤집어쓴 휴고가 어처구니없다는 듯 웃었다.
“성인을 우습게 봐도 유분수지.”
휴고의 눈에 살의가 어렸다.
그 순간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빠각!
휴고가 팔을 휘둘렀다.
동시에 목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지면에서 휴고를 잡았던 남자였다.
순식간에 목뼈가 부러진 남자가 축 늘어졌다.
이에 여자 쪽이 소스라치게 놀랐다.
어떻게 그 독을 맞고 멀쩡하느냐는 얼굴이었지만.
“!!!”
휴고가 눈 깜짝할 사이에 앞에 와 있었다.
동시에 휴고의 단검이 여자의 목을 찔렀다.
푸욱!
순식간에 상급 성도 두 명이 처리되었다.
원래 살생은 잘 안 하는 편이지만, 그 독을 썼다면 말은 달라진다.
무려 일반인 수만 명을 죽인 악질 독이기도 했다.
하물며 이 독은 대상을 죽인 뒤, 시체의 몸에서 포자처럼 사방으로 퍼지는 괴물 놈.
이미 그 독을 사용하려 한 시점에서 이들은 인간이 아니었다.
동시에 서기관의 힘이 끊겼는지, 힘을 되찾은 부하들이 다가왔다.
“성주님! 괜찮으십니까!”
그들은 피부색이 변한 휴고를 보며 기겁했다.
“왜 독을 피하지도 않으시고!”
“내가 피하면 니들이 죽었어. 그럴 순 없지.”
“……!”
그뿐이 아니다.
그 독이 땅에 떨어지면 거리는 있지만, 자칫 병원에 있는 사람들도 다칠지 몰랐다.
동물이나 곤충의 시체로 번져나가면 답이 없었으니까.
그나마 자신은 성인급의 육신이라 독에 대한 저항력이 높아서 이 정도로 끝난 것이다.
이에 천성재가 해독제를 던져주며 말했다.
“아파 뒤지겠는 주제에 멋있는 척은.”
천성재가 입을 삐죽였다.
“그래도 좀 멋있네.”
“!”
100만년 만에 듣는 듯한 아들의 칭찬에 휴고는 가슴이 뭉클해졌다.
“성ㅈ….”
“그래봤자 삼촌보다 못하지만.”
우이씨.
그럴 때 고트가 걱정스럽게 보았다.
그건 당연했다.
“서기관하고 연관 있는 자들 같았습니다. 모두 없애면 정보를 알아낼 수가….”
이에 휴고가 같잖다는 듯 고트의 활을 뺏어갔다.
고트가 놀랄 틈도 없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뭔가가 고트의 얼굴 옆을 지나간 것이다.
탕!!!
창이었다.
휴고가 여자의 창을 화살처럼 걸어 내 쏜 것이었다.
그리고 창은 순식간에 나무 사이를 가르고 날아가고.
쇄애액!!!
무려 1,000미터를 날아가 나무 하나를 날려버렸다.
쾅!!
쓰러트린 것은 나무의 상단부.
동시에 멀리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휴고가 날려버린 나무 위에 사람 하나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가 진짜 서기관.
바로 지금까지 휴고를 괴롭힌 원흉이었다.
덕분에 나무에서 떨어진 표적은 얼이 빠진 듯했다.
분명 완벽하게 기척을 숨기고 있었는데!
신궁좌 성도들도 입을 벌렸다.
“혀, 형님. 눈치 채셨어요?”
“…아니 전혀.”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휴고가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새끼가. 저것도 숨은 거라고.”
마침내 당황한 표적이 급히 도망치려 하자 휴고가 뜻밖의 이름을 불렀다.
“라임이! 이리와!”
“?!”
그 부름에 돌에 붙어 있던 이끼가 움찔거렸다.
휴고가 빨리 오라는 듯 손을 뻗었다.
“건이가 보낸 거잖아! 빨리 이리 안 와?”
그러자 이끼는 매우 귀찮다는 듯 툴툴거렸다.
마치 왜 자신이 너딴 놈의 말에 따라야 하느냐는 듯한 모습.
휴고가 빡친 듯 손을 뻗었다.
“건이한테 이른다!”
그러자 슬라임이 화들짝 놀라 휴고에게 호다닥 날아왔다.
과거에도 이런 일은 흔했는지, 슬라임은 능숙하게 모습을 바꿨다.
그리고 허공에서 변한 것은 다름 아닌 화살!
과거, 신의 무기를 훔쳐먹다가 변신할 수 있게 된 물건이었다.
물론 단 한발이었지만 그런 건 전혀 상관없었다.
그리고 휴고가 화살을 받든 그 순간, 순식간에 활이 장전되고.
이에 당황한 듯, 서기관의 목소리가 다시 들렸다.
[우매한 태양들이 태양 아래서…]그러나 휴고가 활시위를 당기며 비웃었다.
“펜이 아무리 강해봤자 화살보단 느리지.”
콰직!!!
절대 명중의 화살이 박혔다.
* * *
“성주님! 잠시만요! 천천히 움직이셔야 합니다!”
“아직 해독이 안 돼서 그리 급히 움직이시면…!”
병원 안.
휴고는 부하들의 만류도 무시한 채 급히 달려가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게, 병원이 폐허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병원 곳곳에 있는 괴수들의 시체 때문이었다.
물론 원샷 원킬.
자신들이라면 상상도 못할 속도로 괴수를 처리한 게 눈에 보일 정도였다.
그야말로 순삭이었을 것이다. 그 증거로 잘려나간 목엔 표정까지 생생했다.
그리고 이건이 자신을 놓고 병원으로 사라졌던 이유는 이 탓이었던 걸까.
하지만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다.
‘건이 이 자식!’
슬라임을 보낼 정도면 상대가 누구였는지도 눈치챈 것 같은데.
‘이럴 거면 나를 병원으로 보내야지!’
그런데 자기는 쏙 아내가 있는 곳으로 가?
휴고의 얼굴이 야차로 변했다.
이건이 아니면 이만한 수를 처리할 수 없단 사실은 이미 잊었다.
이 기회에 아들과 친해져보라며 보냈던 이건의 말 따위는 더더욱 망각했다.
그리고 10층에 도착했을 때.
“아! 성주님!”
신궁좌의 막내 서지훈이 밝은 얼굴로 손을 흔들고 있었다.
막내는 코너 안쪽과 휴고를 번갈아 보며 손짓했다.
“이쪽이에요! 이쪽! 여기 계세요!”
휴고는 급하게 코너를 돌았다.
“지우ㅇ…!”
하지만 코너를 돈 순간, 휴고의 얼굴이 얼어붙었다.
제 아내가 이건에게 안겨있었던 것이다.
그 광경에 휴고가 외계어로 비명을 질렀다.
“야, 너 이새아랗#&*#$&#*!”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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