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35)
제135화. 돌연변이 신좌 (2)
이건의 태연한 말에 황소좌가 경악했다.
하지만 경악한 건 황소좌뿐이 아니었다.
“저, 저거!”
마왕성으로 변한 성역에 화를 내던 휴고도, 케빈도 완전히 얼어붙어 있었다.
붉은 눈을 난생 처음 보는 신궁좌 막내 성도들은 아예 오줌까지 지릴 안색이었다.
비록 신체의 일부분이지만 확실했던 것이다.
사람보다 훨씬 큰 붉은 발톱, 마치 용암을 머금은 듯한 검은 신체!
“붉은 눈!”
케빈도 드물게 경악했고, 휴고는 아예 입에서 거품을 물었다.
물론 이건의 성격상 붉은 눈을 내버려두고 이곳에 왔을 리도 없었다. 그러니 붉은 눈은 당연히 이건 손에 죽거나, 붙잡았거나 했는데.
뭐? 애완동물? 펫?
“저 미친 새끼가 진짜 미쳐 돌았나!”
이젠 친구라고도 하지 않는 휴고는 정신줄을 놓을 지경이었다.
케빈이야 어떻게 저걸 잡아왔느냐는 시선이었지만 휴고에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저걸 잡아온 이상, 이건이 무슨 짓을 할지 머리로 그려졌기 때문이다.
“건이 너 이 새끼! 너 저거 성역에 놓고 기를 셈인 거지! 미쳤어?!”
휴고의 질책에 이건이 비웃었다.
“왜? 집 잘 지킬 것 같지 않냐? 번견으로는 최적일 것 같은데.”
휴고는 어처구니가 없었다.
“붉은 눈을 고작 집 지키는 개로 쓰려고 잡아온 거냐!”
하지만 뭐라고 타박할 틈도 없었다.
허공에 생긴 좁은 틈.
그리고 그 틈으로 뻗어 나온 괴물손이 또다시 지면을 내리쳤다.
[키에에엑!!!]쾅!!!
“아악!!”
땅이 뒤흔들렸다.
사람보다 훨씬 큰 발톱이 바닥을 긁고, 건물만 한 손이 미친 듯이 황소좌를 잡아먹으려 했다.
그야말로 두더지 잡기라도 하는 듯한 광경이었다.
쾅! 쾅!
황소좌는 가까스로 피했지만, 상대는 무려 170미터에 달하는 괴물.
피하는 일이 보통이 아니다.
그나마 놈이 감으로 손을 휘젓는 것이기에 망정이지, 아니었으면 발톱에 찢어졌을 것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쿵!
왜 안 잡히냐는 듯 두꺼운 손이 구멍 안으로 들어가고.
쾅!
굶주린 붉은 눈이 좁은 틈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었다.
[키에에엑!]마치 심장마저 찢을 듯한 음성이 하늘에 울려 퍼졌다. 동시에 붉은 눈이 주둥이를 틈 밖으로 뺐다.
그리고 험악한 주둥이로 입을 쩍 벌릴 그때였다.
“야씨, 입 안 다물어!”
이건이 붉은 눈의 얼굴을 걷어찼다.
“입 냄새 나잖아 뱀 새끼가!”
콰직!
걷어차인 붉은 눈은 오열했다.
그리고 인류를 위험했던 재앙이 낑낑 대는 광경에 모두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이쯤 되면 붉은 눈이 아니라, 이건이 재앙급이 아닌가 싶을 지경이다.
물론 악마의 탑에서 잡고 또 잡았던 녀석이니까 이건에게는 귀여운 강아지로 보였을 수도 있지만.
“이건은 어떻게 저걸 사역했지? 괴수가 인간에게 충성할 리 없는데.”
당황한 케빈의 말에 휴고가 분노했다.
“넌 저게 사역하는 걸로 보이냐! 그냥 주먹으로 줘 패고 있는 거잖아!”
아무래야 좋았다.
중요한 것은 저 괴물을 이건이 잡아들였다는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죽을 공포를 마저 느꼈던 황소좌가 이건을 노려보았다.
말로는 번견 삼을 거라곤 하지만, 설마 저만한 괴수를 고작 집지킴이 따위로 삼을 리도 없고.
“설마 저걸로 협박할 셈이냐?”
“!”
이건과 두 성인이 황소좌를 보았다.
덜덜 떠는 황소좌가 이를 갈았다. 이건의 계획을 눈치챈 듯했다.
“저놈을 잡아서 되려 우리를 협박할 생각이지?”
“협박?”
“그래! 붉은 눈을 왜 사역했겠어! 네 말을 듣지 않으면 붉은 눈을 앞세워서 도시를 파괴하겠다고 하려는 거겠지!”
틀림없었다.
자신들이 성도를 늘리기 위해, 신좌의 힘을 공고히 하기 위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붉은 눈이면 그만한 힘이 있다.’
아마 붉은 눈만 봐도 모두가 쫄아서 이건의 밑으로 가겠다고 할 것이다.
붉은 눈의 힘이라면 이미 20년 전, 전 인류가 확인했으니까.
그리고 자신들은 붉은 눈을 붙잡을 길까진 없었지만, 저걸 붙잡은 이건은 다르다.
이미 이건은 거대한 핵무기를 쥐고 있는 셈이었다.
그랬기에 황소좌가 다 알겠다는 듯 치를 떨었다.
“그래. 그걸로 시민들과 다른 나라들을 협박해서 너네 신좌를 키울 생각이지!!”
그때였다.
“뭐래, 병신이.”
기가 차다는 비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당황한 황소좌가 이건을 올려다보자 이건이 험악하게 눈을 뜨고 있었다.
그야말로 사람으로도 보지 않는 시선. 벌레를 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니들 대가리엔 그것밖에 안 들어있지?”
“!”
정색하는 목소리엔 혐오의 감정이 실려 있었다.
“니들은 옛날부터 바뀐 게 없어. 사람 목숨으로 장사질 할 생각밖에 못해. 개새끼들.”
“……!”
이건은 12성인들을 증오하듯 노려보았다.
“뭐, 니들이 아니었으면 나도 각성할 일도 없었겠지.”
그 말에 황소좌와 케빈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동시에 케빈이 휴고에게 속삭였다.
“저놈들 때문에 이건이 각성했다니, 무슨 소리야?”
그러나 휴고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몰라.”
“뭐? 넌 이건과 가장 오래 알고 지냈잖아.”
“각성하기 전의 건이는 나도 만난 적 없으니까.”
이건과 만난 건 각성후의 이건이었다. 즉 이미 얼굴이 망가졌을 때의 이건.
괴수에게 잡혀 죽을 뻔할 때, 이건에게 구해졌으니까.
때문에 이건의 각성에 대해서는 베일에 싸여 있다.
물론 원래는 12명밖에 없어야 할 사도의 존재가 왜 13명인가에 대해서는 세상이 의아해했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세계 3대 미스터리에 들어갈 초미의 관심사.
휴고 역시도 궁금했기에 도대체 어느 성신의 선택을 받았느냐, 어떻게 각성했느냐 물었었다.
물론 본인은 별로 말하고 싶지 않은지, 끝까지 말해주진 않았지만.
확실한 건 자신과 만나기 전. 제 친구에겐 동거인이 있었던 것 같다는 것 정도?
‘보아하니 신에게 선택받은 것 같진 않은데.’
성인들은 모두 신과 조우해 계약자로 선택 받았다.
모두 계기와 이유는 달랐지만.
아무래야 좋았다.
이건의 말에 황소좌는 무척이나 당황한 듯 했다.
이건이 자신들 때문에 각성했다는 것도 그렇지만.
‘붉은 눈을 그렇게 쓸 생각이 없다고?’
아니나 다를까 이건이 험악하게 웃었다.
“뭐 하러 그딴 복잡한 짓을 해. 더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 있는데.”
“!”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고개를 까닥거렸다.
“야, 뱀순이. 고개 내밀어.”
[!]그러자 험악하게 손을 뻗어대던 붉은 눈이 손을 집어넣고.
얼굴을 쭈욱 내밀었다.
그리고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걸까 당황하던 그 순간.
빠각!
이건이 황소좌의 멱살을 잡아 하늘로 내던졌다.
“?!”
이건에게 내 던져진 황소좌가 순식간에 하늘로 올라가고.
붉은 눈이 기다렸다는 듯, 악어처럼 입을 쩌억 벌렸다.
마치 먹이를 기다리는 아기새와 같았다.
그리고 100m, 50m. 10m.
떨어지는 황소좌가 비명을 질렀다.
“아아악!”
쩌억 입을 벌린 붉은 눈은 제법 신이 나 보였다.
황소좌는 재빨리 스킬을 발동해 주먹을 휘둘렀다.
하지만 붉은 눈에게 황소좌의 공격은 콧김에 불과한 모양이었다.
“젠장!”
결국 발악이 무색하게 황소좌가 붉은 눈의 입으로 골인했다.
그리고 순식간에 닫혀지는 입!
콰직!
모두가 기겁했다.
물론 그래도 성인이라고 금방 죽지는 않았다.
“크으윽!”
굳게 닫힌 붉은 눈의 입이 조금씩 벌어졌다.
“!”
입에 들어간 황소좌가 붉은 눈의 아가리를 벌리고 있었던 것이다.
괴물에게 씹히지 않기 위해 입천장을 미는 황소좌가 힘겨워보였다.
“크으으윽!”
황소좌의 근육팔이 후들거리고, 악력과 치악력이 부딪쳤다.
붉은 눈은 먹이를 먹지 못하자 거칠게 몸부림쳤다.
[키에에에엑!!]그 괴성에 핏대를 세우는 황소좌가 눈을 부라렸다.
“이 짐승 놈! 이 내가…!!! 먹힐 것 같냐!!”
하지만 그때였다.
“아 뭐래, 빨리 먹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붉은 눈이 입이 쾅 닫혔다.
날아오른 이건이 붉은 눈의 주둥이를 발로 내리 찍은 것이다.
콰직!
동시에 비명소리와 함께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가 들렸다.
우드득! 우드득!
“아악!”
그 광경에 보고 있던 황소좌 권속신들이 경악했다.
[저 천벌 받을 놈!]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그 권속신들을 보았다.
“우리 애가 배고프다고 해서. 먹이는 많을수록 좋을 것 같은데.”
[!]번득이는 뱀눈.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황소좌 권속신들이 비명을 지르며 뒷걸음질을 쳤다.
그도 그럴 게, 붉은 눈은 과거 미지문명을 움직였던 수령.
자신들도 마주하면 버거운 대상이 아닌가.
[주인님께 알려라!] [마침내 재앙이 도래했다고!]결국 황소좌 권속신들이 도망치자 이건이 쯧 혀를 찼다.
“뭐야. 저것들은 왜 도망가?”
휴고는 기가 막혔다.
이 새끼는 진짜 몰라서 묻는 건가?
휴고가 혀를 차며 주위를 살폈다. 주변에는 아까 케빈이 불렀던 처녀좌 권속신들이 있었다.
우락부락했던 황소좌의 권속신들과 달리 엘프 같은 생김새의 여신들로 가득했다.
그리고 수백 명이 이건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하자 휴고가 한소리 했다.
“봐. 얘네들도 어이없어 하잖아….”
그런데 그때였다.
그들이 우르르 한쪽 무릎을 꿇었다.
“?!”
무려 이건을 향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광경에 휴고는 깜짝 놀랐다.
아름다운 권속신들이 예를 올리는 광경이 장관이긴 했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다.
‘권속신이 한쪽 무릎을 꿇어?’
물론 충성의 의미는 아니다. 저건 엄연히 공경의 의미였다.
결국 보다 못한 휴고가 케빈을 보았다.
“뭐야. 너넨 성신까지 이건 빠돌이였니?”
시선을 받은 케빈은 말을 말자는 듯 혀를 찼다.
그는 권속신들이 이건에게 인사를 하는 이유를 모를 것 같지도 않았다.
왜?
‘반신화로도 천칭을 공격할 순 없었다.’
그리고 그건 지젤이 성신이기 때문에.
인간의 공격은 성신에게 먹히지 않아서였다.
하지만 이건의 공격은 먹혔다?
그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겠는가.
케빈은 이건에게 고개를 숙인 처녀좌 권속신들을 보며 침을 삼켰다.
그랬다.
‘저건 성신에 대한 예의 표시다.’
물론 저게 이건 본인을 향한 건지, 아니면 이건에게 빙의한 것일지 모르는 성신에게 향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케빈은 뭔가 눈치챈 듯 미간을 좁혔다.
그럴 때였다.
이건은 황소좌한테서 얻은 빛나는 뿔을 보며 웃음을 지었다.
붉은 눈의 배에서 꺼낸 듯한 사자좌의 팔 한 쪽은 덤이었다.
“좋아. 이걸로 무기 두 개는 만들 수 있겠네.”
“뭐야. 그 손은 뭐야?”
“뭐긴 뭐야, 괭이 팔이지. 붉은 눈의 위장에서 꺼낸 거.”
그 말에 휴고가 기겁했다.
아니, 사자좌가 아직 살아 있다는 건 뉴스 기사를 통해서 알았다.
그리고 이건이 붉은 눈의 뱃속에서 사자좌의 팔을 꺼냈다는 것도, 제 아들의 자랑문자로 이미 알고 있던 참이었다.
아마 자신이 본 스티븐의 머리는 변신술이 특기인 물고기좌 마법이었겠지. 그 성신의 기술은 보통이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뭐야! 너 그걸로 무기 만들려고 꺼낸 거였어?”
“왜. 그럼 왜 꺼냈다고 생각해?”
“아, 아니. 네 재생능력으로 사자좌한테 도로 붙여주려고 한 줄….”
이건이 정색했다.
“내가 돌았냐? 그런 아까운 짓을 왜해?”
두 전투신좌의 몸의 일부를 얻은 이건이 흉흉하게 웃었다.
누가 성신의 가호를 받는 놈들 아니랄까 봐, 잘려나간 신체조차도 썩지 않고 멀쩡했다.
거기에 황소의 뿔은 반신화를 한 상태의 뿔이기에 성신급의 힘을 뿜고 있었고 말이다.
아무튼 성인의 육신으로는 한 번도 장비를 안 만들어봤는데.
“이거 무슨 등급이 나올지 기대되네.”
휴고가 질색할 그때였다.
“!”
이건이 갑자기 배가 아픈 듯, 배를 움켜쥐었다.
[먹어치운 신의 일부 힘이 재창조됩니다](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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