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4)
제14화. 내놔 자식아
이건의 미소에 순간 사람들의 표정이 바뀌었다.
내 성물?
성물은 말 그대로 아이템이었다.
하지만 정작 주목을 받은 민성훈 쪽은 헛웃음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왜 네 물건을 가지고 있는데?”
“아마 이런 각인이 새겨져 있을 텐데.”
“뭐?”
곧 사람들의 시선이 이건의 손끝을 따라갔다.
위로 휘어지고, 아래로 그어지는 직선. 그것이 두 번 정도 반복되었을 때 사람들의 표정이 점점 일그러졌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 모양은 마치 숫자 2 두 개를 거꾸로 그린 듯한 특이한 모양.
그리고 그건 세상 사람들이 모를 리가 없는….
“야, 잠깐만! 그거 이건의 성물 말하는 거 아니야?”
“그래, 그거.”
“야!”
결국 가장 먼저 외친 건 천성재였다.
아니, 이게 진지하게 무슨 소리를 하나 했더니.
“이건 님의 성물이 왜 네 물건인데!”
물론 그의 검술을 보고 한순간 움찔하긴 했지만, 이건 본인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모두를 무시한 이건은 뻔뻔하게 손을 내밀었다.
“가지고 있지? 내 물건. 빨리 내놔.”
이건은 같은 건물 범위라면 자신이 만든 것들의 기운들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정작 민성훈은 기가 막힐 따름이었다.
‘이 자식이 돌았나.’
물론 놈이 말하는 대로 자신은 지금 이건의 성물을 가지고 있었다.
‘이건의 성물이면 유명세도 장난 아니고, 커리어에도 엄청난 도움이 되니까.’
하지만.
‘사용 방법을 몰라서 그냥 가지고만 있는 건데.’
사실 정체조차도 모른다. 그래서 쌍아좌 성인도 별 생각 없이 성단장에게 하사한 것인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게 자신의 진급 포상품으로 날아온 것이고.
하지만 이건이 검을 바짝 세웠다.
“됐고, 빨리 내 물건이나 내놔. 사내새끼 몸 뒤지는 취향은 없으니까.”
“……!”
순식간에 바뀐 이건의 눈빛에 민성훈은 몸을 떨 수밖에 없었다.
물론 처음엔 어디 정신병원에서 탈출이라도 했나 싶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눈으로 본 실력이 있는데 그럴 리는 없고.
무엇보다 제 목을 겨누는 이건의 눈빛이 신경 쓰였다.
웃고 있지만 묘하게 느껴지는 압박감.
‘…설마 진짜로 이건 본인?’
그러나 민성훈은 본인이 생각하고도 제 머리를 칠 뻔했다. 말도 안 되는 생각이었다.
‘그래. 나이부터 다르잖아.’
당시 이건의 사망 나이 25세. 초인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최소 마흔은 되어 보여야 정상일 나이였다.
‘게다가 액면가는 원래 60대였는데.’
물론 12성인은 각성자들 중에서도 가장 성신과 가까운 사도들이었다.
그리고 그 덕분인지, 성인들은 보통의 각성자들 보다도 훨씬 더 늙지 않았다.
덕분에 뱀파이어처럼 절대로 안 늙는 절세 미녀 성인도 있긴 했지만….
‘회춘하는 성인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아무리 그래도 액면가 오륙십 줄이 최소 10대 후반처럼 줄어드는 건 너무 하지 않나?
하물며 이건은 그 12명처럼 특별한 은총을 받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 키도 체격도, 목소리도 전혀 다르고.’
민성훈은 그렇게 계속 부정했지만, 그럼에도 계속 진짜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쿠구구궁!
갑자기 천장이 무너지고, 이건이 혀를 차며 재빨리 물러섰다.
쿵!
“아악!”
쿠구구궁!
사방에서 떨어지는 돌무더기들과 무너지는 기둥들.
건물이 뒤흔들리자 이건은 미간을 좁히며 바깥쪽을 보았다.
‘양웨이인가.’
그뿐이 아니었다. 건물 밖에는 각성자들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아니나 다를까.
삐삐-
민성훈의 품 안에서 무전 소리가 들려왔다.
-빙결, 빨리 거기서 탈출해라.
낯익은 목소리에 천성재의 눈이 커졌다.
목소리의 주인은 분명 쌍아좌의 성단장으로, 자신들의 상관이었다. 동시에 그는 건물 밖을 보았다.
‘설마 지금 밖에서 성도들을 지휘하고 있는 건가?’
하지만 곧 성단장이 말하는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어서 거기서 탈출해라. 백양좌 애들과 함께 거길 매장시킬거야.
그 말에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고, 천성재와 민성훈은 기겁했다.
“매장이라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었지만, 그들은 금방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쿠구구궁!
“크윽!”
갑자기 건물이 뒤흔들리면서 바닥이 갈라지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바닥에 거대한 싱크홀이 생겼다.
덕분에 천성재와 한지민도 그 싱크홀로 떨어질 뻔했지만.
“컥!”
이건이 재빨리 둘의 머리통을 붙잡고 뒤로 던져버렸다.
쾅!
“악!”
굉장히 우악스러운 힘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아파할 세도 없이 비명을 지를 수밖에 없었다.
갑자기 생긴 싱크홀 안에서 뭔가가 기어 나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저, 저건 뭐야!”
싱크홀 안에서는 검은 안개와 함께 거대한 다리가 기어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아직 다리만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숨이 막힐 정도의 위압감.
“저, 저건…!”
동시에 싱크홀 안에서 기어나오는 놈과 눈이 마주친 천성재는 기겁했다.
‘말도 안돼, 저게 왜 여기에 있어!’
그랬다.
싱크홀 안에 있는 건 상반신이 여자인 거대한 보라색 거미!
그리고 천성재와 민성훈은 저놈을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저건 분명 거미여왕…!’
저건 얼마 전.
분명 만주 땅이었나. 중국의 백양좌를 필두로 한 합동 공략전에서 만난 레드 존의 괴수였다.
간만에 12성인까지 나섰던 토벌전에서 만난 놈이었다.
그래서 그 토벌전에 참가했었던 천성재는 놀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럴 수 밖에 없었다.
‘저 거미여왕은 분명 처리했을 텐데…!’
분명 퇴치에 성공했다고 들었다.
물론 당시 저놈의 마무리를 한 건 백양좌 성인과 성인의 직속 보좌인 SS급들이었다.
때문에 그들을 빼곤 거미여왕이 잡히는 과정은 못 봤지만 말이다.
그리고 다른 거미들이야 잡몹들이 남아 있었다고 쳐도, 우두머리인 저놈만큼은 달랐다.
“분명 성인이 거미여왕의 목을 따 죽였다고….”
시체도 확인했고, 언론에서도 역시 성인이라며 대대로 크게 떠들어댔었다.
하지만 천성재와 다르게 민성훈은 진실을 알고 있긴 했다.
‘분명 저 거미여왕은 죽인 게 아니라, 봉인을 했다고 들었다.’
공식 인류 최강들조차도 상대하기 어려워서 중간에 포기했던 것이다.
그만한 놈이었다.
그런데 그게 왜 여기에?
‘설마 봉인이 풀려버렸나?’
그래서 민성훈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을 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도망치려던 민성훈은 흠칫 놀라고 말았다.
모두가 거미여왕을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질리고 있을 때, 이건만큼은 놈을 보며 웃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즐거운 표정으로!
그래서 저놈이 미친 것은 아닐까 싶을 그 순간.
이건이 돌연 사라졌다.
‘!’
깜짝 놀란 민성훈이 주변을 살폈지만, 그의 무전기에서 다시 목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 빙결, 듣고 있나? 알겠지만, 지금 거기 있는 놈은 아무도 잡지 못한다. 특별한 놈이야.
그 말에 민성훈의 얼굴이 굳었다.
하긴, 인류최강인 성인도 못 잡는 걸 누가 잡을 수 있겠는가.
만약 있다면 세상이 뒤집어 질 터.
그제야 민성훈은 모든 상황을 파악했다.
‘이곳을 건물채로 매장하려는 이유도 저 거미여왕 때문이구나.’
이 건물채로 땅속으로 쳐넣어 봉인하려는 것이다.
그야말로 생매장.
그리고 그 경우 이 일대는 생명이 살 수 없는 죽은 땅이 되겠지.
아니나 다를까, 무전기의 소리가 이어졌다.
– 그래서 말인데. 거기 생존자는 몇 명이나 되지?
“!”
민성훈의 눈이 떨렸다.
생존자?
그의 주변엔 죽어가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싱크홀에서 나오는 독가스 때문이었다.
자신들은 등급이 높아 좀 더 버틸 수 있지만, 그 이하들에겐 다르다.
– 듣고 있나? 생존자는 몇 명….
그러자 함께 듣고 있던 천성재가 다급히 나섰다.
“그게 안에 갇힌 사람이 많… 크윽!”
민성훈은 천성재를 걷어 차버렸다. 그리고 바로 외쳤다.
“생존자는 없습니다.”
“?!”
“곧 나가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민성훈은 무전을 끊어버렸다. 동시에 천성재가 무슨 짓이냐며 따졌지만, 민성훈이 외쳤다.
“너 등신이야? 지금 여길 매장한다는 소리가 무슨 의미인지 몰라서 그래!”
“!”
“입막음하려는 게 뻔하잖아! 성인들이 처리했다는 괴수가 다시 나오면! 언론이 어떻게 나올지 몰라서 그래?”
천성재는 어이가 없었다.
“이 새끼가 진짜 미쳤….”
“아무튼 저놈은 지금 아무도 못 죽여. 막말로, 네가 좋아라 빠는 이건이 나타나도 무리야! 알았어?”
“……!”
“그러니 닥치고 따라와. 마침 2인용 텔레포트 대여해놓은 게 있으니까. 건방진 새끼지만, 능력 하나는 쓸만하니 내가 너 한 명 정도는…”
그러자 천성재는 바로 쌍욕을 날렸다.
“그럼 죽어가는 내 친구는 어떻게 하라고요! 중독됐는데!”
“태워.”
“뭐라고요?”
“어차피 저 독기에 중독되면 죽어. 저 거미 여왕이 어떤 건지 모르는 거야? 그러니까 태워버리고 네 목숨이나 챙겨. 그런 놈들 살려서 뭐해? 우리 같은 상급이 살아야 인류에 더 도움이라고. ”
“……?!”
“뭐, 싫으면 너도 여기 남아서 같이 뒤지던지?”
그렇게 돌아선 민성훈이 자신의 핸드폰을 켰다.
미리 빌려둔 1회용 공간이동 스킬을 사용하려는 것이었다. 곧 민성훈이 허공에서 성호를 긋는 순간.
번쩍!
대여 스킬이 발동하고, 허공에서 출렁이는 공간이 생겼다.
민성훈은 그 안으로 손을 넣으며 비웃었다.
“그럼 혼자 잘 뒤져라 꼬맹아. 난 간ㄷ….”
“가긴 어딜 가. 새끼야.”
빠각!
“커헉!”
민성훈이 누군가에게 얻어맞고 날아가버렸다.
바로 잠시 사라졌었던 이건이었다.
동시에 민성훈이 들고 있던 핸드폰이 싱크홀 쪽으로 빠지고, 이동 포탈까지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들 앞에 나타난 이건은 빡친 듯 주먹을 우득거리고 있었다.
“이게 어딜 내빼려고?”
그 짜증 섞인 표정에 민성훈은 비명을 질렀다.
아니 지금 상황이 어느 때인데, 유일한 생존구가 사라지다니!
“너, 너 미쳤어?! 지금 네가 무슨 짓을 한 줄 알아?”
“뭐래. 너 내 물건 아직 안 내놨잖아. 어딜 슬쩍 튀려고. 내놔 새끼야.”
“?!”
민성훈은 기가 막혀서 말도 나오지 않았다.
“아니, 지금은 그딴 걸 이야기 할 때가…!”
아니나 다를까, 바로 그때였다.
쿠구궁!
싱크홀 안에서 거미 여왕이 꿈틀거리며 올라오기 시작하자, 겁에 질린 민성훈은 쌍욕을 할 수밖에 없었다.
“봐, 새끼야, 저거 안보여? 너 때문에 도망도 못치게 됐잖아! 저걸 어쩌ㄹ…!”
“뭐가 문제야. 저까짓 거 잡으면 그만이지.”
민성훈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뭐? 야! 성인도 못 잡는 걸 무슨 수로 잡는다고!”
“됐으니까 너 1분만 쟤 보고 있어.”
“이 새끼가 뭔 개소리…!”
그러나 고개를 돌린 민성훈은 또 침을 튀길 수밖에 없었다.
“아씨, 이 새끼는 또 어디 갔어!”
하지만 그 순간, 민성훈의 얼굴이 굳어버렸다.
머리 위로 수상한 그림자가 드리워졌기 때문이었다.
* * *
“젠장, 죽여버릴 거야. 그 사이코패스 같은 새끼.”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천성재는 좌욱한 안개 속에서 죽어가는 친구를 지키고 있었다.
물론 안개 때문에 이건과 민성훈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그들의 위치는 천성재에 중요하지 않았다.
“지민아! 정신차려!”
쓰러진 친구가 숨을 쉬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천성재는 눈을 질끈 감을 수밖에 없었다.
‘젠장, 이럴 때 이건 님이 계셨다면…!’
옛날 영상으로만 볼 수 있었던 이건은 분명 독에 죽어가는 사람도 살렸던 대영웅이었다.
하지만 마음으로 빌어도 그 전설 속의 영웅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뭐야, 넌 아직 멀쩡하네?”
“!”
뒤에서 들려온 이건의 목소리에 천성재는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눈썹을 치켜뜰 수밖에 없었다.
그새 사라졌다 다시 나타난 이건이 개소리를 했기 때문이다.
“멀쩡하면 쓰러진 네 친구 가방이나 털어봐. 값진 게 있을 테니.”
결국 뒤를 돌아본 천성재는 울 것처럼 씩씩댔다.
“와, 이 짝퉁 진짜 어이없네. 누구는 태워버리라고 하더니, 이제 누구는 곧 죽을 목숨이니까 아주 삥까지 뜯어가는 것 보…!”
“뭐래. 돈 말고 마스크 말이야.”
엥? 마스크?
천성재는 급히 친구의 가방을 뒤져 뭔가를 꺼냈다. 그리고 안에서 발견된 마스크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 물건이 왜…!’
그랬다.
천성재가 꺼낸 건 이건이 탑에서 나올 때 쓰고 있던 그의 마스크.
지금도 이건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 모양은 지퍼가 달린 검은색 가죽 마스크로, 눈만 빼고 코 입.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형태.
곧 이건이 웃었다.
“누더기가 됐다고, 여기 세탁소에 수선 맡긴다고 어제 가져갔었어. 그렇게까지 안 해도 된댔는데, 기특한 놈.”
“허.”
하지만 이 마스크는 갑자기 왜?
그 의문에도 잠시, 마스크를 가져간 이건은 소년에게 마스크를 씌어주었다.
그리고 벨트 부분을 툭툭 치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어…!”
검은 마스크의 형태가 변한 것이다. 마치 하프 방독면 같은 형태였다.
동시에 보랏빛으로 변했던 친구의 얼굴 혈색이 바뀌었다.
필시 해독작용인 것이리라.
그래서 천성재가 놀란 듯 이건을 보자, 이건이 같잖다는 듯 웃었다.
“내가 멋으로 쓰고 다녔는줄 아냐.”
하지만 그는 바로 아차 싶었다.
‘아, 99%는 얼굴 탓이니 멋이네.’
그러나 정작 천성재는 그런 이건과 마스크를 멍하게 번갈아 보았다.
아니 물론 부친한테 듣기는 했었다.
이건이 쓰던 마스크엔 괴수들이 뿜는 특수 독을 해독할 수 있는 장치가 있었다고. 해독제를 직접 만들어썼던 이건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대다수는 모를 정보.
‘그런데 어떻게…’
설마.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어디론가 향했다.
‘이 근처 사람들은 물통을 던져주고 왔으니 괜찮을 거고.’
사실 그가 급하게 사라졌던 이유는 이 건물 안에 갇힌 사람들 때문이었다.
자신의 물건을 찾는 일도 급하긴 했지만, 당장 죽을 것 같은 사람들보다 급한 건 아니었으니까.
게다가 쌓인 경험이 경험인지라, 순식간에 조치를 끝내고 온 이건이 민성훈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이제 자신의 볼일을 보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때였다.
“아. 뭐야.”
민성훈과 거미여왕이 있는 곳으로 간 이건이 탄식했다.
“아 새끼. S급이니 뭐니, 뭔 대단한 스페셜 급이라더니 거 물 주고 오는 1분을 못 버텨.”
거기엔 민성훈은 온데간데없고, 찢어진 옷과 피 묻은 신발만 남겨져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거미 여왕한테 끌려가 벌써 먹혀버린 것이리라.
실제로 놈은 민성훈을 벌써 먹어치운 건지, 입가 주변에 피를 묻힌 채 이건을 노리고 있었다.
“내 물건은 저게 먹어버린 것 같고.”
그야말로 12성인급조차도 도망쳤을 정도로 엄청난 위압감.
히지만 이건은 위압을 느끼는 커녕 입꼬리를 올렸다.
“거참, 이러면 배 따야 하잖아.”
이건이 사납게 웃으면서 칼을 치켜세웠다.
성물 외에 특별 부산물은 덤이었다.
* * *
한편 그 무렵 마트 밖.
“뭐야, 왜 아직도 저러고 있어? 설마 매장이 아직도 안 끝난 거야?”
문제의 현장에 도착한 양웨이는 미간을 좁히고 있었다.
그의 눈 앞에 있는 대형마트는 붉게 물들어 있었다.
백화점 만한 건물도, 바닥도 전부 피 색.
전부 레드존급 괴수가 나타났다는 증거였다. 그리고 건물 바깥엔 구경꾼들로 인산인해.
물론 대부분이 자신의 부하들이었지만, 양웨이는 초조함에 입술을 깨물었다.
“하여간 건물 하나 하는데 얼마나 걸린다고….”
그렇게 양웨이가 이를 갈며 건물 쪽으로 차를 대던 순간이었다.
쾅!
“!”
마법 결계를 치던 건물이 순식간에 폭발했다.
깜짝 놀란 양웨이가 차 밖으로 뛰쳐나왔다.
“뭐야, 무슨 일이야!”
박살난 건물 천장의 모습에 양웨이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심지어 자기 성도들의 봉인도 무시한 채 아주 깔끔하게 박살이 났다.
하지만 더 경악스러운 일은 따로 있었다.
“꺄악! 안에서 거미가 나왔었어요!”
나오면 안 되는 건물 내부의 사람들이 우르르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심지어 그들은 충격적인 말을 외치고 있었다.
“안에 있던 거미는 다 죽었어요!”
“보라색 인간 거미도요!”
그 말에 양웨이의 얼굴이 창백해질 수밖에 없었다.
‘보라색 인간 거미?’
분명 그 거미여왕을 말하는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그 거미는 자신들도 죽일 수 없어 몰래 봉인하고, 자신이 가짜 시체도 만들라 지시했던 것.
‘그런데 다시 기어 나온 그게 죽었다고?’
동시에 멀지 않은 곳에서 기자들이 보이기 시작하자 양웨이는 다급해졌다.
“젠장!”
결국 양웨이가 건물에 다가가자 부하들이 급히 말렸다.
“성주님! 안에 들어가시면 안 됩니다!”
“약해지긴 했지만 아직 독기가…!”
‘닥쳐.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야!’
양웨이는 부하들을 밀치고 급하게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혼란스러웠다.
‘젠장, 어떻게 된 거야. 도대체 누가 그 거미를 죽일 수가 있다고!’
그런데 그때였다.
양웨이는 거기서 낯익은 목소리를 들었다.
“야. 오랜만이다?”
소름끼치는 목소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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