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75)
제174화. 간만에 모여서 회포는 개뿔이 (3)
“이건이요?”
처음부터 눈에 띄는 남자였다.
그도 그럴게 이건은 생긴 것부터 상종 못할 괴물이었으니까.
사실 신궁좌가 저런 놈과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는 것부터 이해가 안 갈 정도라고 해야 하나.
‘거 미남과 야수 수준이로군.’
그래서 처음엔 장루이도 이건을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돌연변이.
12성신이 내뿜는 힘에 노출되어 운 좋게 힘을 띠게 된 놈.
그땐 다들 그렇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궁좌 성신의 힘에라도 노출된 거겠지.’
신의 힘을 버티지 못해 몸이 저렇게 망가진 걸 보면 답이 나왔다.
물론 휴고는 ‘이건은 신궁좌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았다, 도리어 자신을 구해줬을 정도로 강하다.’고 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다.
눈으로 그 힘을 보기 전까지는.
다들 티는 내지 않지만 이건이 뛰어나다는 걸 인지했다.
그 고약하고 더러운 성격으로도 최강이지만, 그 담력, 판단력, 전술, 무기 제작 능력까지.
모든 것이 12명을 압도했다.
그리고 장루이는 다른 의미로 이건이 싫었다.
“예? 사람 목숨 가지고 장사질을 하지 말라고요?”
“어. 게수작 부리지 말라고.”
“왜요? 어차피 모든 사람을 구할 수 없어요. 기왕 결과가 그렇다면 이득이 될 만한 쪽을 구하는 게 낫지 않습니까?”
“아, 게새끼. 진짜 말이 안 통하네.”
“말이 안 통하는 건 당신 쪽이죠? 신좌의 이미지는 생각도 안하고 날 뛰는 게 누군데 착한 척 하기는.”
“야.”
“할 수 있으면 댁이 다 구해보든가. 난 돈 될 사람만 구하면 그만이니.”
할 수 있으면 해봐라. 자신은 그렇게 비웃었지만, 이게 웬걸.
[이건, 포로로 잡혀간 사람들을 전원 해방시켜] [이건의 기막힌 탈환 작전 “역시 신궁좌와의 콤비는 대단해”]이건은 매번 불가능할 것 같은 것을 해내며 자신을 물 먹이는 사내였다.
그래서 불쾌했다.
무엇을 해도 이건은 눈에 띄었다.
결정적으로 이건은 자신의 계획을 매번 감지해냈다.
범죄를 위해 능력을 깔아두면 뭘 하나, 매번 이건에게 방해를 당하고 와해되고.
당시 뒷세계를 하나씩 섭렵해 나가고 있는 자신에게는 큰 수치였다.
‘성신이 있는 우리들한테는 손도 댈 수 없는 주제에.’
뭐, 그래서 죽일까 싶었지만 성신들이 이건을 좋게 평가했다.
자신들이 움직이지 않아도 이건이 괴수를 다 잡아버리니까.
그래서 천칭에게 의뢰를 받았을 때 상당히 의외였다.
“악마의 탑에서 이건을 죽인다는 말씀이십니까? 그걸 제게 맡기신다고요?”
“그래. 물론 넌 스페어키야. 혹시 실패할 때를 대비한 키.”
지젤은 웃으면서 칼 하나를 내밀었다.
군주의 인장이 찍힌 검.
이것이라면 이건의 감각을 마비 시켜 등 뒤를 쉽게 잡을 수 있을 거라 했다.
“이건의 몸 상태는 지금 심각해. 그 고통은 말기 암 환자 수준일거고. 오히려 탑 꼭대기에 가기도 전에 죽을 수도 있어.”
“!”
“그러니까 그럴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사람 일은 혹시 모르니까.”
“즉, 이건이 붉은 눈을 잡으면 직접 찔러 죽이라는 거군요.”
“그래. 물론 위험부담이 크니 처녀좌의 모습을 한 분신이 이건을 찌르게….”
“아닙니다. 제가 직접하죠.”
“뭐?”
장루이는 웃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입니다. 분신 따위로는 그자의 등은 못 찌릅니다. 워낙 귀신같은 자라.”
뭐 그 말도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이건만큼은 자신이 직접 죽이고 싶었다.
“그리고 그 탑에는 제가 연결고리가 있습니다.”
애초에 지젤은 이건이 붉은 눈에게 죽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지만 글쎄.
‘그렇게 쉽게 죽여줄 순 없지.’
늘 자신만만한 얼굴로 괴수를 전부 끝장내왔지만 글쎄.
무한으로 반복되는 함정에서도 과연 그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끝이 안 나는 지옥 속에서 절망을 맛 봐라.’
그리고 그 절망 속에서 홀로 외롭게 죽어라.
그렇게 악마의 탑에 들어가기 직전이었을 것이다.
“뭐야, 이 거지깽깽이 새끼들. 아직도 다 안 모였어? 내가 연락을 언제 돌렸다고 생각하는 거야??”
“건아, 참아. 아직 한 시간 남았잖아. 누가 이 시간에 온다고.”
“왜! 전갈은 왔잖아! 저기! 제일 먼저 왔구만!”
“그래, 니가 싫은지 수풀에 숨어 있긴 하지만.”
“……!!”
“아무튼 건이 너 절대 탑에 들어갈 생각하지 마라. 붉은 눈은 너 대신 내가 잡아줄 테니….”
“꺼져! 어디서 기어올라! 니가 잡을 수 있을 것 같냐!”
“커헉!”
이건은 화를 냈지만, 사실 그 자리엔 장루이와 케빈, 물고기좌 성인도 있었다.
5시간 전에 온 케빈과 바꿔치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방법은 어렵지 않았다.
원래부터 거해좌 은 성신의 힘을 약화 시키는 게 특기니까.
그리고 물고기좌 성인은 장루이를 변신시켜주었다.
“성신 레벨의 변신 능력이야. 그거면 잠깐이지만 케빈의 능력까지 카피해서 쓸 수 있어. 절대 눈치도 못 채겠지.”
그러나 물고기좌 성인은 불안한 듯했다.
“하지만 정말 이래도 돼? 들키면 끝이라고.”
장루이는 그 불안함을 비웃었다.
“그렇게 무서우면 또 변신해서 탑 어딘가에 숨어 계시든가요.”
“……!”
그렇게 탑 위로 올라갔다.
장루이 본인은 처녀좌 케빈으로 변신해서, 분신체는 장루이를 연기한 채.
그리고 올라가면서 성신들이 왜 이건을 죽이라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이건은 강했다.
압도적이었다. 단순히 힘의 강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었다.
“키에에엑!!!”
한 번도 본 적 없는 괴수들의 패턴을 한순간에 파악해서 처리하고. 위험도 순식간에 감지해서 도망치게 하고.
“그놈들은 건들지 마! 본체는 그 뒤다!”
“키에에엑!”
이건이 리더가 아니었으면, 그의 작전이 아니었으면 12명 모두 탑에서 몇 번이나 죽었을 것이었다.
정말 몸 상태만 아니었으면 성신의 권위조차도 위협하겠구나 싶을 느낌.
뭐 아무래야 좋았다.
‘어차피 저놈은 여기서 죽는다.’
장루이는 탑 안에서 작전을 시행했다.
[괴수 소환]눈엣가시인 전갈좌와 치료능력이 있는 소피를 사고로 가장해 밑에 층에 쳐 박아놓은 상태.
휴고는 90층쯤에서 계획대로 내보냈다.
하물며 여러 성신들이 이건을 죽이는데 적극적이었다.
[상처 증폭] [고통 증폭] [움직임 둔화] [정력 저하] [발기부전] [탈모] [체력 저하]그 외, 몰래 걸린 성신들의 저주만 수십 가지였다. 그런 저주에도 불구하고 100층까지 올라온 것이 존경스러울 정도였다.
하지만 그것도 곧 끝이었다.
100층에 오자마자 겁 많은 성인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도망쳐! 저놈은 절대 못 잡아!”
붉은 눈을 마주한 성인들은 흩어졌다.
물론 성신의 마법 탓에 성인들이 평소보다 더 무서워하며 도망친 것도 있지만 말이다.
아무튼 마법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스티븐이 겁에 질려 제일 먼저 도망친 건 코미디였다.
그렇게 붉은 눈의 먹이가 되어 죽을 줄 알았다.
하지만.
“키에에에엑!!!”
도리어 이건이 붉은 눈의 목을 날려버린 순간. 지젤과 성신들이 경악했다.
‘미쳤어! 성신들의 저주를 받고도 붉은 눈의 목을 따버리다니!’
하지만 장루이는 웃었다.
뭐, 붉은 눈한테 잡아 먹혔으면 오히려 이건에게 실망했겠지.
그렇게 장루이는 웃으면서 계획 실행했다.
붉은 눈의 목을 따고, 금방이라도 기절할 듯 지친 이건이 도시 쪽에 피해가 없나 살피러 가던 그 순간.
푸욱!
“컥!”
찔렀다.
동시에 탑 관리자와 이야기했던 대로 함정을 발동시켰다.
그렇게 이건이 서있던 지면이 사라지며 이건은 추락했던 것이다.
그 뒤로 두 번 다시 이건을 볼 일은 없었다.
그렇게 이건의 업적도 거짓으로 꾸미고, 그 존재를 지워버리려 했었는데.
분명 그랬는데.
콰직!
“커헉!”
지금 이 순간.
천공의 단죄가 장루이의 손을 내리 찍었다.
순식간에 손목이 잘린 장루이가 비명을 질렀다.
“아악!”
엄청난 피가 치솟았다. 그리고 핏대 선 눈으로 이건을 봤지만 글쎄.
“거짓말도 정도껏 쳐야지. 뻔뻔한 새끼가.”
이건은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는 듯 눈을 번득이고 있었다.
하지만 정작 그 상황에서 케빈은 당황스러워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게 뭔 소리냐는 것이다.
장루이는 고통을 삼키며 욕을 읊조렸다.
“또 잘난 척 하느라고 헛다리짚고 있는 것 같은데. 저 아닙니다. 처녀좌 성인이 당신을… 큭!!”
콰직!
장루이는 다른 쪽 손도 잘렸다.
마치 게의 집게발을 잘라내듯, 자신을 찌른 그 손모가지부터 쳐낸 것이다.
그리고 이건이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끝까지 어디서 구라야. 저놈은 애초에 탑에 들어간 적도 없잖아.”
“……!!”
케빈이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장루이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졌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미간을 좁혔다.
“왜. 내 말 틀려? 아, 처녀좌 성신한테 물어보면 되겠네. 성도한테는 거짓말 못할 테니까 물어봐.”
이에 처녀좌 성신이 굉장히 당황한듯 했다.
[성신이라고 뭐든 대답할 의무는 없다고 합니다. 거절권을 사용했습니다.]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웃었다.
“머리 굴리지 마라.”
그의 눈이 붉은색으로 변했다.
[뱀주인좌의 권능이 발동되었습니다] [처녀좌는 뱀주인좌의 산하입니다. 계약에 의해 산하신좌는 우두머리 신좌의 명령을 이행해야 합니다]“자, 이제 물어봐.”
동시에 케빈이 빡친 듯 외쳤다.
“여신이여. 제가 탑에 들어간 적이 없습니까?”
[만월의 주인이 이러지 말라며 난처해합니다]“아, 뭐래 콱 신좌 나가버린다!”
[기겁한 만월의 주인이 통탄하며 맞다고 합니다. 공격을 받아 탑 밖에 쓰러져 있었다고 증언합니다]이에 케빈이 핏대를 세웠다.
이 망할 성신이!?
“왜 안 깨웠는데? 죽여 패서라도 탑에 들여보냈어야지!”
[만월의 주인이 자신의 힘으로 깨울 수 없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안에서 뭔가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길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자신의 성인의 안위가 우선이었다고 합니다]동시에 케빈이 울컥했다.
아니 뭐가 어쩌고 저째!
“그럼 지금은 왜 말을 안 해주려고 했는데!”
[말하면 제 성인의 성질머리 상 신앙심이 떨어질 것 같았다고 합니다]“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졌다 이 바보 성신아!”
그와 함께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뱀주인좌 신앙심 올라갔습니다] [뱀주인좌의 신앙심이 처녀좌 신앙심을 뛰어 넘었습니다] [만월의 주인이 기겁하며 통곡합니다] [만월의 주인이 뭐든 부탁을 들어주겠다며 울부짖습니다]하지만 이건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성신이 자신의 성인을 우선시 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으니까.
만월의 주인으로서는 당연한 행동이었던 것이다.
오히려 지금 중요한 건, 장루이가 자신을 찌르고 그 함정에 처박았다는 것이다.
‘백프로 미지문명하고도 연관이 있고.’
안 그러면 거기 관리자가 그렇게 기다렸다는 듯이 나올 리도 없었고 말이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니 새끼는 바로 안 죽여. 나랑 똑같은 고통을 맛보게 해주지.”
천공의 단죄가 장루이의 어깨 밑을 잘랐다.
쾅!
“커헉!”
바로 이건이 함정에 떨어진 후, 똑같이 잘려나갔던 팔 부위였다.
이에 정신이 혼미해진 장루이가 이를 뿌득 갈았다.
성신의 가호가 안 먹히는 건 물론이요, 분열을 시도해도 전혀 먹히지 않았다.
‘도대체 왜!’
그리고 그 표정을 읽기라도 하듯, 이건이 뱀눈을 한 채 웃었다.
“왜 분열을 못하겠는지 궁금해?”
“……!!”
“내가 니네 성신 놈 핵을 씹어 먹었거든.”
“!”
장루이가 기겁하듯 이건을 보았다.
하다하다 그걸 먹고 어떻게 살아있느냐는 눈빛.
“뭐, 덕분에 특이한 독을 얻었거든.”
그건 바로 뱀주인좌 전용의 독. 이었다.
실험을 많이 해본 건 아니지만, 그 1차 효능은 마비.
스킬은 물론, 권능까지 쓸 수 없도록 일정시간 동안 마비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얼굴을 날린 순간, 이미 장루이는 이건의 독에 침식되어 있었던 것이다.
동시에 독을 품은 뱀이 험악하게 웃었다.
“아무튼 내 독 때문에 분열도 못할 걸? 뭐 2차 효능도 테스트 해봐야겠지만.”
“……!!”
장루이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실제로 그 독 때문인지, 숨쉬는 것은 괴로워지고 마력이 사라져갔다.
하지만 장루이의 눈빛은 죽지 않았다.
‘젠장, 이러면 신좌의 힘 자체를 붕괴시켜야 한다.’
어떻게든 빈틈만 만들면 되었다. 그러면 비장의 수단을 쓸 수 있다.
‘딱 1초만 눈을 떼게만 하면 된다.’
아니 1초도 필요 없었다.
정말 찰나의 순간만, 그의 시선을 돌리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일까.
“확실히 당신은 강합니다. 성신으로 각성했으니 더 강해졌겠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요?”
“뭐?”
“성도는 성신의 성장 요소이면서 동시에 약점입니다. 저희가 그걸 가만히 둘 것 같나요?”
하물며 이건이 뽑은 성인은 이제 막 SS급이 된 햇병아리들.
죽이면 신좌에너지를 깎을 수 있다.
“이미 부하들이 당신의 성인들을 죽이러 갔거든요.”
아니나 다를까.
“아악!”
“!”
먼 곳에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물론 그 비명소리가 누구의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에 장루이가 침을 삼켰다.
기회였기 때문이다.
‘지금이다.’
이제 이건이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그런데 그때였다.
“뭐? 누가 누굴 죽이러 가?”
이건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시선을 빼앗기기는커녕 가증스럽다는 듯 장루이의 목을 붙잡았다.
“내가 고른 애들을 우습게보지 마라.”
이건의 몸에서 녹빛과 검은빛이 솟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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