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199)
제198화. 지금 뭐라 했냐? (1)
서기관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이건이 강제로 자신을 뱀주인좌에 처넣었을 때의 일을.
‘좋네. 이거 오늘부터 우리 노예.’
그리고 그렇게 마구간에 처넣으며 웃던 이건의 얼굴을.
어디 그뿐인가.
툭하면 이상한 만년필을 부려 자신의 손을 뚫어버리고, 하루 24시간씩 가둬놓고 밥도 굶겨가며 바이블 정리를 시키던 일까지.
때문에 서기관은 이건에게 불만이 없으려야 없을 수가 없었다.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
물론 이건의 그런 행동도 이해가 안가는 건 아니었다.
자신은 천성재를 죽이고 특전스킬을 얻으려 했었으니까.
이건으로서는 자신의 소중한 성도와 친구가 공격 받을 뻔했으니, 자신에게 좋게 대해줄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오히려 이건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을 죽이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라고 해야 하나.
물론 이건이 마음이 넓은 게 아니라, 오로지 서기관의 능력을 탐내기 때문이겠지만.
어쨌거나 서기관은 뱀주인좌를 떠날 기회만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애초에 성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자신이 성단에 소속된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으니까.
그리고.
‘만년필만 박살내면 어떻게든 도망칠 순 있다.’
자신에게 집착하는 개떡 같은 만년필만 아니면, 바이블을 수정해서 뱀주인좌를 초토화시킬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만년필을 박살내줄 사람을 찾기 위해 아군을 물색했었지만.
[삼촌 결혼해주세요 결혼해주세요결혼해주세요결혼해주세요결혼해주세요결혼해주세요 결혼해주세요] [삼촌 멋져 핰핰 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삼촌 멋져 핰핰]서기관은 좌절했다.
서기관의 피가 흐르기 때문일까. 자신이 따로 페이지를 만들지 않아도 천 남매의 바이블 페이지가 자동으로 만들어졌지만….
‘그 멍청이들은 애초에 글러 먹었어.’
정말 여러 의미로 글러먹었다.
그래서 미치겠는 것이었다.
애초에 뱀주인좌와 연관된 사람이 아니면 만년필은 박살낼 수 없었으니까.
왜?
만년필이 제 부모의 기운을 품지 않은 자는 가까이 오는 것만으로도 경계해서 사정없이 폭주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상대도 공격받고, 자신까지 공격을 받았다.
부모가 허락한 사람이 아니면 같이 있지도 말라는 의미인 것이리라.
그리고 천 남매는 말할 가치도 없으니 빼고, 천지우도 이건의 팬.
자신을 구속하고 있는 만년필을 박살 내주려 할 것 같지도 않았다.
물론 남은 뱀주인좌 성도는 하나 더 있었다.
칼리다.
세례를 받지 않아 비정식 성도지만, 칼리의 힘이라면 이 평범하지 않은 만년필도 박살 낼 수 있겠지.
하지만.
‘걔도 안 돼.’
사실 서기관은 칼리의 속셈을 알아보기 위해 만년필로 테스트를 했었었다.
칼리가 입단 신청서를 쓸 때 은근슬쩍 다가가 만년필과 질문지를 건넸던 것이다.
[Q. 이건 님을 어떻게 생각하나요?] [Q. 왜 뱀주인좌에 지원하셨나요?]물론 질문지를 받았던 칼리는 굉장히 심드렁해 했었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입단에 왜 이런 질문지가 필요하지?’
괜히 1위 신좌 총대장이 아닌지, 또 괜히 짬밥을 먹은 게 아닌지.
칼리는 왜 이런 걸 적게 하나 미심쩍은 표정을 보냈지만, 면접관 흉내를 내는 서기관은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사기를 쳤다.
‘이건 님이 직접 알아오라고 저를 보내셔서요. 성도들에 대해 알고 싶으시다고.’
그 말에 칼리는 화들짝 놀라 빠릿 빠릿하게 써내려갔다.
‘바, 바로 쓰겠습니다! 선생님!’
[Q. 이건 님을 어떻게 생각 하나요?]-> 존경합니다. 처음 뵀을 때부터…
내용은 평범했다.
하지만 실제로 드러났던 속마음은 글쎄.
[아빠랑 결혼할 거야 아빠랑 결혼할 거야아빠랑 결혼할 거야아빠랑 결혼할 거야아빠랑 결혼할 거야아빠랑 결혼할 거야아빠랑 결혼할거야]“????”
답지를 봤던 서기관은 그야말로 멘붕에 빠졌던 것이다.
아니 이 새끼도 빠순이야??
하물며 그 피도 눈물도 없다는 1위 신좌의 총대장이?
‘그전에 아빠????’
그렇게 칼리에 대해 조사를 하고 난 후, 그냥 주변에서 아군을 찾는 걸 포기하고 있던 그녀였다.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휴고라고?
‘아니 뭐, 확실히 불만이 많은 것 같긴 했어.’
오랜 친구로 보이기도 하고, 최근에는 뱀주인좌 임시 성인까지 되긴 했지만 글쎄.
‘죽어! 그냥 나가 죽어! 지금 당장 탑에 돌아가!!!’
어제도 이건하고 싸우는 그였다. 오죽하면 신은 뭘 하고 있길래 저딴 걸 안 데려가느냐며 투덜거렸다.
뭐 이해는 했다.
‘주변인들이 죄다 그 모양인걸.’
게다가 최근에 산하에 들어가면서는 더 불만이 쌓인 것 같았다.
‘임시 성인이 될 수 있었던 것도 다 친구의 우정이 있어서겠지.’
하지만 그것도 얼마 전에 끝났다.
실제로 서기관은 이건의 입을 통해 들었던 것이다.
‘어휴, 저 새끼 삐져가지고. 신앙심도 절반이나 깎였네.’
절반!
무려 절반이었다!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총 수치가 100% 이상일 리는 없고.
‘거기서 절반이 깎였다면, 아무리 못해도 50%!’
호구가 아니고서야 절반이나 깎였는데 그 이상일 리도 없고.
그리고 50% 수준이면 사실상 좋지도 싫지도 않은 무신앙의 수준!
뭐, 이건을 대하는 태도만 봐도 얼추 그럴 거 같긴 하지만.
아무튼 좋은 기회였다.
‘이건을 처리하면 헤일리 님도 구할 수 있다.’
헤일리야 지금 콩깍지가 껴서 이성 판단이 안 되는 것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서기관은 사적으로도 굉장히 이건을 싫어했다.
그도 그럴게 자신이 이건에게 납치당해 뱀주인좌에 들어온 직후였을까.
옷을 갈아입을 때 자신이 여자라는 것을 이건에게 들켰다.
뭐 이건은 이미 알고 있었는지 눈 하나도 깜짝 안 했지만.
‘뭘 놀래 새끼야. 니 여자인 건 처음 볼 때부터 알았는데 뭐.’
그래서 서기관은 당황스러울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왜지. 정보 왜곡이 왜 안 통하지!’
자신은 권속신들에게 쫓기고 있었다. 때문에 서기관의 스킬 중 하나인 스킬로 상대의 인지력을 둔화시킨 것이다.
이를테면 남장이나 여장을 하면 금방 티가 나기 마련이지만, 정보 왜곡 스킬을 쓰면 그런 의문을 크게 품지 않게 된다고 해야 하나.
마치 ‘지구는 네모다’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아 그렇구나 하고 의심 없이 받아들이게 되는 무서운 왜곡 스킬이었다.
물론 진실을 인지해버리면 왜곡이 풀려버린다는 단점이 있지만.
아무튼 그래서 성신들조차도 자신을 오랜 시간 동안 찾지 못했고, 검문도 쉽게 통과할 수 있었다.
심지어 이건의 성도들도, 성인들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유일하게 자신이 밝힌 헤일리를 빼고는!
그런데 이건은 어떻게!
‘설마 헤일리 님이 말씀하셨나.’
아니 그럴 리는 없었다. 애초에 타인의 비밀을 말하실 분이 아니었다.
‘뭐, 저놈은 귀신같은 놈이니까.’
아무튼 스킬만 믿고 너무 변장을 안일하게 했나 싶어 오버한다 싶을 정도로 변장 물건을 가득 사왔지만.
‘붕대는 또 왜?’
이건은 쯧쯧 혀를 차며 말했었다.
‘넌 내가 지켜줄 테니까 괜히 그런 거 하지 마. 건강에도 안 좋아.’
‘……!’
묘하게 따스한 말에 서기관은 내심 이건이 좋은 놈인가 싶었다.
하지만.
‘어차피 넌 한 거랑 안 한 거랑 차이도 없거든.’
‘야!!!!!’
이건은 낄낄 웃어대며 말했다.
‘왜. 애초에 나 말고 아무도 눈치 못 챘잖아. 괜찮아. 애초에 정보 왜곡 안 써도 아무도 모른다니까.’
‘야, 이 개새끼ㅇ#$ㅑ&#$*!’
결국 서기관은 울부짖었다.
뭐 솔직히 헤일리가 압도적이기는 하지. 하물며 바로 근처에만 있는 유하만 봐도 넘사벽이긴 하지.
그렇게 서기관은 칼을 세웠다.
‘이딴 곳 떠나버릴 테다.’
아무튼 사적인 원한은 둘째치더라도, 나쁜 기회는 아니었다.
자신도 계기가 필요했을 뿐, 뱀주인좌에게 복수(?)를 하고 빠져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으니까.
‘애초에 성신은 인간에게 해악이다.’
그러니 처음 계획대로 성신들의 존재도 죽여 버릴 테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미지문명은 아직 자신들도 모르는 게 많은 놈들이었다. 때문에 그게 이건과 성신들에게 약점이 되리라.
서기관은 눈을 번득였다.
일단 놈을 찾아가는 게 우선이었다.
* * *
그리고 그 무렵 남반구, 천칭좌의 성역.
“뭐어어? 이건이 신궁좌 성도들의 맞춤 무기를 만들어줘?????”
심부름을 간 동자성도들에게 문자를 받았던 케빈은 대 분노를 했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아니, 이건은 왜 맨날 그놈의 신궁 것만 만들어주는데???”
그래도 산하가 되었으니 이건이 좀 더 대련 정도는 해주지 않을까 기대를 품었건만, 그것도 까맣게 잊고.
은근히 자신들도 이건의 무기를 바라긴 했지만, 괜히 방해하고 싶지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만들어줄 생각도 없는 것이라.
하지만 뭐, 납득이 안 가는 것도 아니었다.
“뭐 신궁은 뼈 빠지게 가난한 놈들이니까.”
[!]케빈은 그럴 수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신궁좌는 가난해서 거의 헐벗고 다니는 놈들이다. 천하의 이건도 동정심이 발동한 게지. 아무튼 좋은 일이야. 거, 전투신좌라는 놈들이 무기라도 좋은 걸 들어야 같은 산하로서 부끄럽지 않지. 그깟 놈들을 부러워하면 되려 이쪽의 수치….”
[참, 그러고 보니 새끼 뱀님이 신궁좌 성도들과 대련을 해줬대요.] [어머, 정말?]“이 더럽게 부러운 놈들이!!!”
케빈은 눈에서 불꽃을 튀겼다. 아니 어디서 감히 성도들 따위가 이건과 직접 겨뤄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단 말인가!
자신은 이건과 싸워보려고 최근에도 온갖 활력제와 고기들을 잡아서 공물로 바쳤거늘!
그래서 대련해준다고 약속 하지 않았느냐고 했지만, 이건은 이렇게 말했을 뿐이었다.
‘언제 해준다고는 말 안 했잖아.’
아니, 뭐 그도 그렇지.
결국 좌절하는 자신을 향해 이건이 말했었다.
‘천칭좌의 권속들을 빼앗아오면 해줄게.’
그리고 천칭좌의 권속들 중 일부는 천칭의 감옥에 있다고 들었다.
‘뭐 권속신을 빼앗아오면 신좌의 성장의 큰 원동력이 되니 이해는 된다만.’
권속신은 그만한 힘을 가졌다.
권속신은 신좌를 구성하는 3대 요소 중 하나로, 성신의 힘이라 봐도 좋았으니까.
하물며 케빈 개인적으로도 놈들에게 이용당하고 가만히 있을 자존심이 아니었다.
‘받은 만큼 되갚아주마.’
그러기 위해 이건과 손잡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건에게 빚도 갚을 겸, 천칭좌의 감옥을 털려고 숨어든 건 좋은데.
[내 종들을 훔쳐가려 하다니. 아주 겁을 상실했구나]“!”
감옥에서 들리는 낯익은 목소리에 케빈도, 권속신들도 모두 경계했다.
‘지젤!’
하지만 곧 그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감옥에 갇혀 있어?’
그랬다.
지젤은 다른 권속신들처럼 감옥에 갇혀 있었다.
하물며 지젤이 뜻밖의 모습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건에게 당한 피해 때문인지는 몰라도, 모습이 자신들이 알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성신? 그게 아니었다.
‘괴수?’
반은 성신이나, 반은 괴수로 보이는 모습이었다.
‘어떻게 된 거지?’
아무튼 누가 감옥에 가두어 둔 건가 싶었지만, 금방 범인을 알 수 있었다.
[동포여. 께 갇혔다는 말은 들었으나, 사실이었군.]“!”
반대쪽에서 남자가 나타났다.
놈은 염소의 얼굴을 한 반인 반수의 괴수.
케빈은 바로 경계했다. 동시에 미간을 좁혔다.
염소가 한 말 때문이었다.
‘시간의 군주라고?’
시간의 군주라면 분명 그 악마의 탑의 주인이었던가.
그리고.
‘분명 이건을 함정에 가두고 실험체로 삼았다는 장본인.’
분명 송장군주를 지하에 가둬놓고 있던 놈이라 들었다.
아니 그 전에 저놈이 지금 뭐라고 했지?
‘동포?’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케빈은 미간을 좁혔다.
지금 중요한 건 눈앞의 적.
“시간의 군주고 자시고, 우리 대신 저 여자를 감옥에 가둬주니 참으로 편하구나.”
케빈은 바로 어전성물, 서리겨울을 뽑아 들었다.
“좋다. 장루이는 처리했으니, 다음은 너희들 차례다. 둘 다 한 번에 처리해주….”
[장루이를 처리했다고?]“!”
지젤이 놀란 듯이 되물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지젤이 돌연 깔깔깔 웃어댔다.
그녀는 그 사실이 꽤나 믿기지 않은 듯 했다.
[그래! 시간의 군주의 혈육을 잘도 죽였구나! 뭐, 정녕 후환이 두렵지 않은 것인….]콰직!!!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한기가 지젤의 몸통을 꿰뚫었다.
“후환을 두려워해야 하는 건 네 쪽이겠지.”
“!”
“이건의 공물이나 되어라.”
마침내 케빈의 살벌한 한기가 둘에게 향했다.
하지만.
“!”
지젤을 찾아온 괴수의 몸이 흐릿해졌다. 덕분에 공격을 그냥 흘려보낸 괴수가 흥미로운 듯 비웃었다.
[이건이라면 24년 전, 그 잔인하신 시간의 군주가 특별히 지켜보셨다던 놈인가.]24년 전?
그때면 이건이 각성자가 되어 자신들 앞에 처음 나타났을 때다.
[뭐, 우리 군주님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지만.]동시에 소름 돋는 마력이 치솟아 올랐다. 그리고 그 힘은 가히 성신까지 집어 삼킬 기운!
‘보통의 놈이 아니다.’
놈은 지젤의 권속신을 노리고 온 것인지, 케빈과 지젤. 둘 모두에게 살의를 띄고 있었다.
동시에 케빈도 지젤도 피를 토했다.
괴수는 눈을 번득이면서 말했다.
[걱정 마라. 네가 말하는 그 이건도 곧 네 뒤를 따라 보내주마.]동시에 케빈이 헛웃음을 흘렸다.
“우리 성신을 무시해도 유분수지. 그게 쉽게 당할….”
[아. 상관없다. 이미 내부 배신자들을 포섭했으니.]“……!!”
케빈은 움찔했고, 지젤이 입꼬리를 올렸다.
저 괴수는 분명 소피를 납치했다는 풍요의 군주 측.
여러 군세 중에 의 진영이었다.
신생 군세지만 특유의 힘으로 무섭게 주변을 장악하는 놈들이었다.
그리고 지금도 분명 자신의 권속신들을 빼앗으려 온 것이겠지만, 이건을 공격한다는 말은 기뻤다.
그리고 저 정도로 말하는 걸 보면 확실한 상대를 물색한 것이겠지.
아니나 다를까.
케빈과 지젤의 얼굴에 희비가 갈렸다.
[콜록… 하하! 쓸데없이 잠만 자는 줄만 알았는데 놀지 않고 일은 했구나! 꼴좋다!]“젠….”
그 순간 케빈과 지젤의 표정이 볼만했다.
뭐? 누굴 포섭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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