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19)
제218화. 생명과 죽음 (3)
“연우가 누구야?”
“!”
그 이름에 이건의 눈이 동그랗게 변했다.
동시에 이건이 눈빛이 살짝 바뀌었다. 그리고 그 눈빛에 휴고는 아차 싶었다.
아니나 다를까.
“내가 너한테 말 한 적이 있었나?”
“어? 어어? 아니 그…!”
뜻밖의 질문에 당황한 휴고는 눈알을 굴렸다.
‘젠장, 너무 깜빡이도 안 켜고 물어봤어.’
천하의 이건의 일이니 너무 궁금하기도 했고, 신경이 쓰여서 묻긴 했지만 역시 건드리면 안 되는 역린이었던 걸까.
‘풍요 때도 그랬고.’
그래서 지레 겁먹은 휴고가 미안하다고 하려 했다.
하지만.
“아. 장군 새끼들 바이블 뜯어낼 때구만.”
“……!”
말하지 않아도 이건은 바로 짐작한 듯 했다.
최근에 그 사람과 연관된 일이라면 장군의 몸을 통해서 봤던 24년 전 일밖에 없었으니까.
그리고 이건의 쿨한 반응에 휴고가 의외라는 듯 이건을 보았다.
‘물어도 상관없었던 건가?’
그러고 보면 눈빛이 변하긴 했어도, 화가 났기보단 그런 게 궁금했었느냐는 표정이다.
그래서 휴고는 기회라 생각했다.
“연우 씨가 누구야? 네 친구일 리는 절대 없잖아.”
그 말에 이건은 굉장히 어처구니가 없는 모양이었다.
“친구일 수도 있지? 니 새끼는 모르는 친구?”
“뭐래. 건이 너한테 친구가 어딨어? 나 정도 되니까 너 같은 새끼랑 어울려주는 거지… 컥!”
휴고는 한 대 얻어맞았다.
“아, 왜! 사실만 말했는데! 아무튼 연우 씨가 누군데? 분명 그 사람이지? 풍요가 변했던 그 미인! 역시 연인이야?”
“!”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지만, 휴고는 거의 100% 확신했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얼굴을 보고 그렇게 화를 낼 리가 없을 테니까.
“아 그랬구나. 연인이었….”
그러나 말을 잇던 휴고의 표정이 변했다.
바로 이건의 표정 때문이었다.
그래서 휴고가 풉 웃음을 터트리려는 찰나, 휴고는 정강이를 걷어차였다.
덕분에 휴고는 억울했다.
“왜! 나 아직 아무런 말도 안했는데!”
“닥쳐. 뭔 생각하려는지 니 얼굴에 다 쓰여 있거든? 이 새끼한테 애인이 있었을 리 없다는 표정이었거든?”
그 말에 휴고는 충격을 받은 듯했다.
“그럼 정말 연인이었니?!”
뭐, 이 자식 나이가 몇인데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지만, 글쎄.
휴고는 조금 실망한 기색이었다.
“그래도 좀 서운하다. 그렇게 중요한 걸 나한테 말도 안 해주….”
“연인 아니야.”
“뭐? 아니야? 진짜?”
“네가 생각하는 그런 단순한 관계는 아니야.”
이건은 새삼 떠오르는 기억에 착잡해졌다.
‘건아!’
연우는 고아원에서 함께 자란 아이였다.
“아마도 선천적으로 귀가 안 좋아서 부모한테 버려졌던 것 같아.”
“귀가?”
“어. 그리고 고아원 선생한테 같이 학대받던 기억이 있어서 더 끈끈해졌고.”
“학대에에?”
이 자식, 피학적 특성을 가지게 된 건 그 탓인 거 아냐?
“아, 물론 그 새끼는 내가 알아서 잘 처리했지.”
그 눈빛에 휴고는 더더욱 무서워졌다.
이 새끼. 떡잎부터 남달랐구만?
“아무튼 너랑 만나기 전에 같이 살았어. 셋이서.”
“세엣?? 서, 설마!!!”
애인이 있었다는 것 보다 더 충격 받은 듯한 표정에 이건은 혐오스러운 듯 보았다.
“이 새끼가 지금 뭔 생각 하는 거야. 연우 남매랑 같이 산거야.”
“아.”
“뭐, 남자형제 쪽은 괴수한테 죽어서 결국 연우와 둘이 살게 된 거지만….”
그러나 말하던 이건이 눈알을 부라렸다.
“야. 너 뭐 하냐?”
기쁜 듯이 주먹을 쥔 휴고가 만세를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도중부터 안 듣고 있던 건지, 휴고는 무척 감격하고 있었다.
‘건이한테 딱 하나는 이겼다.’
건이는 모쏠!
자신은 그래도 연애는 해봤다! 그리고 자식도 있었다.
‘내가 승리자….’
그러나 휴고는 이건에게 바로 걷어차였다.
“컥!!”
“아무튼 피는 안 이어졌지만, 유일한 가족인거지.”
“그래? 가족? 정말 그뿐이야?”
그 질문에 이건은 침묵했다.
자신에게 친구 이상으로 소중했던 사람.
하지만 그 사람이 죽은 지금, 더 이상 말해봐야 의미가 없었다.
뭐, 문제의 그 날이 없었으면 미래는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각성했던 그 날. 연우가 내 대신 죽었거든. 괴수새끼한테.”
“……!”
휴고는 화들짝 놀랐다.
그래서 제 친구가 유독 자신의 각성에 대해서 말하기 싫어했던 것인가.
남들은 위대한 영웅의 탄생날이라고 하겠지만, 이건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의 기일일 테니까.
‘그러고 보면 그때 다들 축하한다며 엄청 화제가 되었었는데, 표정이 전혀 안 좋았지.’
이건은 착잡한 얼굴로 말했다.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였고,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가족이었어.”
그날. 다른 사람들은 자신이 각성하면서 터져 나온 힘에 부활한 것일까.
그날 죽은 건 연우 하나였다.
그 이름은 신문에도 실리지 않았다.
그날, 세상에서 관심을 가진 건 13번째의 각성자의 소식 뿐.
연우의 이름은 자신의 이름에 세상에서 완전히 지워졌다.
시신조차 남지 않았으니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만.
“건아.”
“아냐, 어차피 니들이 잡을 수 있는 놈들도 아니었어.”
왔으면 오히려 전멸이었다.
그도 그럴게 얼마 전.
장군을 통해서 본 괴수들은 대다수가 군주들이 끌고 온 레드존급, 블랙존급이었으니까.
“나는 그 때 각성의 힘으로 운 좋게 다 처리한 것 같긴 하지만.”
때문에 남들은 각성을 축복이라 말했지만, 차라리 그딴 각성 대신 그 사람이 자신 대신 살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아무튼 그게 다야. 남동생도 괴수한테 죽었고.”
“괴수?”
“그래. 분명 괴수가 나타날 리 없는 곳이었는데 나타나서 죽었어. 뭐, 연우 쪽은 육신을 찾고 있지만.”
“육신이라면…”
“괴수한테 잡아먹혔거든. 분명 상당한 고위급인데, 찾지를 못해서.”
이건은 이제 답이 됐냐는 듯 치킨 닭다리를 냠냠 뜯었지만, 휴고는 착잡해졌다.
괜히 이야기를 꺼낸 듯했다.
동시에 휴고는 알 것 같았다.
왜 그렇게 이건이 성인들을 싫어했는지. 또 괴수들만 봤다하면 눈이 돌아가서 씨알도 안 남겨두는지.
그리고 왜 제 친구가 사람들의 죽음을 그냥 못 지나치는지도 알 것 같았다.
‘어쩌면 그쪽은 죄책감일지도 모르겠군.’
압도적인 능력이 있긴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눈앞에서 구하지 못했다는 마음이 있지는 않을까.
‘뭐, 전부 내 추측일 뿐이지만.’
아무튼 이건은 아마 놈들을 전멸시킬 때까지 멈추지 않겠지.
그리고 그런 휴고의 표정에 이건은 깔깔 웃었다.
“왜 그런 표정이야. 지금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너인데.”
“……!”
그 말에 휴고가 새삼 감격했다.
하지만.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내 따까리지.”
이 새끼가???
왜 잘나가다가 그리 되냐는 듯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납득한다는 듯 했다.
‘건이가 수화를 엄청 잘한다 싶었더니, 그래서였나.’
함께 살던 가족이 청각이 안 좋았으니까.
지금이야 돔이 있고, 돔 안에서는 언어가 다르거나, 시력이나 청력이 나빠도 텔레파시로 언어가 통했지만 말이다.
‘아무튼 연우 씨가 소리를 못 들었다는 건 의외….’
하지만 멀어지는 이건을 보던 휴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뱀주인좌를 홍보하려는 듯, 뱀 모습으로 돌아다니는 슬라임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순간.
“그러고 보니 뱀은 소리를 못 듣지?”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서울 북쪽.
악마의 탑 일대를 지나 레드 존.
서울 침공의 실패와 함께 괴수들이 어디론가 급하게 달려가고 있었다.
두 마리였다.
[젠장, 주군의 영토가 뱀 성신에게 넘어갔다!] [주군께서 가지고 계시던 그 땅까지 권한을 잃었어!] [뭐 아직은 괜찮다, 군주님의 힘이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니 놈은 군주님의 영토를 가져갈 수 없어] [아무튼 정신을 차리시옵소서!] [풍요의 주군이시여!]그들은 자신들이 들고 가는 가죽을 향해 외쳤다.
그리고 그건 평범한 가죽으로 보이지만, 그것은 엄연히 의 몸 가죽.
물론 능력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이건에게 전부 빼앗겼으니까. 그리고 재료로서의 기능도 없었다.
남아 있는 것은 한줌뿐인 풍요의 영혼뿐.
아니나 다를까.
[어서.… 어서 에게 가자.]이라면 시간 회귀 능력으로 자신을 부활시켜줄 수 있을지 몰랐다.
물론 이정도로 당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갈지, 육신만 돌아갈 수 있을지. 혹은, 죽을 수도 있다.
워낙 복불복이 심한 능력이었으니까.
그리고 애초에 그 까다로운 이 자신의 요구를 순순히 들어줄지도 몰랐고.
하지만 밑져야 본전.
그리고 몸이 치료되면 자신의 진영에서 결코 나오지 않을 것이었다.
이건과는 두 번 다시 만나고 싶지 않았다.
단지 문제가 있다면.
‘이건, 그놈이 우리의 계획을 모조리 망가트릴 것이다. 얼마 전 일처럼.’
그랬다.
사실 얼마 전 재침공은 영토 확장 및 인간들에게 무력감을 새겨줄 목적의 맛보기 침공이었다.
인류는 아래 오만해졌으니까.
설령 영토 탈환은 불가능하더라도, 식량으로 잡혀갈 일은 절대 없다며 안도하고 있었으니까.
때문에 자신들은 그 철벽을 부수고, 인간들의 희망을 짓밟을 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건 그놈이.’
그 침공도 박살을 내더니, 이젠 기어이 자신까지 이 꼴로 만들다니.
‘틀림없어. 그놈은 군주도 신들도 모조리 없앨 놈이야.’
아무튼 곤란했다.
‘내가 완전히 소멸하면, 이건에게 넘어가버린 내 영토들도 소유권이 사라진다. 결계도 사라지고.’
아마 자신의 권능도 이건에게 완전히 넘어가버릴 게 분명했다.
그래서 골치가 아픈 것이었다.
놈에게 넘어갈 자신의 영토들엔 자신이 다른 군주들 몰래 숨겨둔 것도 있었고 말이다.
‘이건 그놈이 그걸 발견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그래서 풍요는 겨우 정신을 유지하며 급히 서두르는 것이었다.
‘괜찮아. 에게만 가면 다 해결된다.’
놈이라면 로 자신을 원래대로 돌려줄 수 있을 테니까.
그리고 놈에게 말해줄 생각이었다.
‘이건에겐 약점이 있다. 확실한 공략법이 있어.’
이번에 놈에게 당하면서 깨달은 것이었다. 그리고 이라면 그 공략법을 실천할 수 있을 터.
안 그래도 은 24년 전, 뱀주인을 죽이려한 장본인이었고 말이다.
그래서일까.
부하의 말에 풍요가 웃었다.
‘이건, 기다려라. 네 약점을 이용해 반드시 공략해주마.’
그런데 그때였다.
가죽 모습의 풍요가 움찔했다.
주변에 자욱하게 깔린 안개 때문이었다.
‘이건 설마.’
틀림없었다.
이 느낌은 그놈이었다.
그리고 불길함을 느낀 풍요가 급히 외쳤다.
[멈춰라! 여기는 안 된다! 빨리 다른 길로 가야 해!]그러나 그 순간이었다.
풍요와 풍요를 들고 달리던 괴수가 순식간에 사라졌다.
동시에 망을 보며 달리던 다른 괴수가 우뚝 멈췄다.
[어? 내가 왜 여기에 있지?]괴수는 마치 제 주인에 대한 걸 잊은 듯, 멍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그 무렵.
안개에 삼켜진 껍데기 풍요는 비명을 질렀다.
[젠장, 이봐라, 뭐하는 게냐! 이쪽은 시간의 진영이 아니잖아! 어디로 가는 거야!] [예? 저희는 뱀주인에게 가고 있었잖습니까?] [뱀… 뭐?! 야! 거길 왜가!] [기다리십시오! 금방 건방진 뱀주인에게 향해서 뱀주인의 지갑이 되게 해드리겠습니다] [뭔 소리야! 야!!]하지만 곧 풍요는 아차 싶었다.
부하의 이 태도.
분명 군주 중 어떤 놈의 권능 중에 이게 있었다.
자신에 대한 충성심까지 잊어버리게 하는 놈이.
때문에 풍요는 몸을 떨었다.
‘역시 그놈이.’
아니나 다를까.
바로 뒤에서 무서울 정도로 시리고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이미 이건에게 다 뜯긴 몸뚱이인지라 온도조차 느낄 수도 없는 몸이건만 생생했다.
마치 영혼마저 먹을 것 같은 그 기운.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부하의 충심까지 잊어버리게 한 놈이 뒤에서 느껴졌다.
그리고 이놈이 바로 이 모든 사태의 범인.
놈이 입을 벌리고 자신을 잡아먹으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놈의 권능을 아는 풍요는 비명을 질렀다.
[아악! 난 이제 먹어도 소용없어! 권능도, 영토도, 권한도 뱀주인한테 다 빼앗겼다고! 정말이… 컥!]그러나 풍요는 순식간에 잡아먹히고 말았다.
콰직!
풍요의 완전한 소멸이었다.
동시에 땅이 뒤흔들렸다. 풍요가 지배하고 있던 이 청정한 으로 변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마침내 풍요도, 그 부하도 완전히 사라진 황무지.
안개 속에서 이 포효했다.
[아직 더 먹이가 필요하다.]가장 마음에 들었던 먹이는, 24년 전, 뱀주인과 함께 있던 어떤 여자였는데.
그러고 보니 풍요의 모든 것을 먹어치운 녀석….
뱀주인이라 했던가.
망각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다음 편에서 계속)
오피러브
늑대훈련소
TXT viewer control
재앙급 영웅님이 귀환하셨다-218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