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62)
제261화. 똑바로 말해 (2)
서걱!
눈 앞에서 펼쳐진 건 살해 광경이었다.
그것도 12성신 중 하나가 13번째의 주인을 죽이는 광경.
덕분에 천 남매는 그 광경을 처음 봤을 때 깜짝 놀랐었다.
‘삼촌.’
뱀주인좌의 성도라서 확신할 수 있었다.
여자가 칼로 내리치는 남자는 뱀주인자리의 주인.
‘우리들의 성신이다.’
하물며 이건과 기운이 판박이였다.
영혼으로 상대를 파악하는 권속신들이라면 동일 인물이라고 판단할 수준.
그리고 13번째를 죽인 건 짧은 갈색머리의 여자였다.
하지만.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성신이니, 지젤에게 잡아먹혔던 천칭좌의 원래 성신일지도.’
결국 13번째 원주인이 죽고 나서 멀리서 환호성이 들려왔다.
[찬탈에 성공했어! 우리가 정말 그 사람들을 쓰러트렸어! 성공했다고!]그렇게 외친 건 다름 아닌 백양좌의 주인이었다.
물론 지금과는 다르게 날씬한 모습에 노예 복장을 입고 있었지만, 그가 확실했다.
뒤이어 낯익은 얼굴들이 더 나왔다.
그들은 13번째를 죽인 성신을 보며 감탄했다.
[주인님들 중에서는 가장 강한 놈이라 가장 복병이었는데. 역시 너라면 해낼 줄 알았어.]그렇게 말하며 웃는 건 물병좌의 주인이었다. 지금과 다르게 작은 꼬마 정령 같은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그 옆에는 반인반수의 새끼 송아지도, 쌍둥이 자매도, 쌍둥이 남매도 있었다.
그리고 쌍둥이 남매가 말했다.
[그래도 군주들의 힘을 빌려온 게 큰 도움이 되었군. 주인들을 정말 미치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었는데.] [내 말이 맞지? 주인님들도 군주들한테는 이상하게 힘을 발휘하지 못하셨으니까. 약점일 거라고 생각했지.]모두 어린 모습이지만, 틀림없는 지금의 황소좌, 물고기좌, 쌍둥이좌이리라.
[아무튼 다들 각자 주인들의 핵은 뽑아왔겠지?] [당연하지.] [좋아, 그럼… 뭐야 그런데 신궁좌 쪽이 안 보이는 군. 작열사자리 쪽은 어떻게 되었지? 실패했나?] [아니. 성공했다고 들었다.] [그런데 왜 모습을 안 보이지?] [그쪽은 주인이 저항을 심하게 했는지, 부상이 상당히 큰 모양이야. 죽지는 않았는데 아직 움직이지를 못해. 이유는 모르겠군.] [뭐, 그 겁쟁이치곤 잘한 거지.]아무래야 좋다는 듯, 그들이 말했다.
[각자 주인들의 시신 처리는 잘했나?] [저 13번째만 빼고는 순조롭지. 그 방법을 써서 다 처리했다.]그 말에 그들은 기다렸다는 듯 웃음을 터트렸다.
[좋아, 주인님들의 권능과 권좌는 손에 넣었다!] [이제 권좌의 힘으로 성도를 모으기만 하면 우리도 성신이 될 수 있다! 노예 생활 끝이야!]백양좌의 주인이 만세를 질렀지만, 바로 딴지가 걸려왔다.
[축배를 들기엔 너무 이르다.]미래에 물고기좌가 되는 자매 중 표독스럽게 생긴 쪽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13명의 주인님들은 신계 최고의 영웅으로 추대받는 창조일족. 다른 신들에게 의심을 살수도 있어.] [!] [마무리는 제대로 해야지.]그들은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그 다음에 나온 장면은 백양좌의 주인 등, 몇몇 낯익은 성신들이 울면서 성토하는 장면이었다.
[이 모든 것은 군주들의 짓이었습니다. 하여 비록 위대한 주인들께서도 병에 걸려 미치셨지만, 마지막 순간 정신을 차리셨습니다.] [그리고 주인들께서는 책임을 통탄하시며, 스스로 희생하시어 신계의 위험을 막아주셨나이다.] [그리고 그 직후 권좌를 저희에게 물려주셨나이다. 이것이 그 증거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주인님들의 의지를 받아 신계의 재건에 힘을 다할 것을 맹세합니다.] [오오오오!]그래서 그걸 보는 천 남매는 환멸을 느꼈었다.
분명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는 광경이었기 때문이다.
‘저희는 모두를 위해 희생한 이건의 숭고한 죽음을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건의 유지를 이어 받은 저희가 반드시! 남은 인류의 땅도 모두 찾아오겠습니다!’
이건이 악마의 탑에서 죽었다고 공표된 그때의 일이었다.
마치 성인들이 누구한테서 그런 못된 걸 배웠는지 알 것 같은 모습.
하지만 더 심각한 건 그 환영이 아니었다.
“삼촌. 각성 전에 죽은 가족이 두 분이 있다고 하셨었죠?”
그 말에 이건의 눈빛이 순식간에 살벌해졌다.
그랬다.
권좌가 보여준 환영은 기본적으로 12성신들의 과거.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건과 연관된 일도 보게 된 것이다.
[뭐야, 아직도 살아 있네?] [빨리 죽여. 그래야 우리 죄가 새어나가지 않는다]그들은 아마도 물고기좌와 쌍아좌의 성신들.
그리고 그들은 환생한 연우를 죽이고, 죽이고, 최후에 이르러서는 소년 하나를 죽였다.
[이걸로 끝이다]그리고 그 소년은 연우의 동생으로 이건이 친동생처럼 생각하던 가족.
자신을 무척 따르던 아이였다.
하지만.
[한때의 동료여. 원망하려거든 우리 죄를 밝히려고 한 행동을 원망하라.] [야, 안 돼. 걔 빨리 죽이지 마. 이번에도 찾느라 고생했는데, 우리를 고생하게 한 벌을 받아야지] [그건 그렇군?]이건의 가족은 성신들에게 잔인하게 살해당했다.
동시에 누나와 이건을 휘말리게 하지 않기 위해 끝까지 저항하다 죽었다.
범인은 물고기자리의 성신이었다.
케빈은 미간을 좁혔다.
쌍어좌(雙魚座). 물고기좌는 남유럽에 본진을 두고 있어 처녀좌와 종종 영토 분쟁이 벌어졌기 때문에 누구보다 잘 알았다.
‘물고기좌 성신은 성신들 중에서도 굉장히 강하다.’
정확히는 그들이 쓰는 수상한 마법이 문제였다.
쌍둥이 성신 중 특히 한 쪽이 골치 아팠는데, 물고기가 영토 확장에 관심이 없는 신좌라 망정이었지, 정체 모를 마법 탓에 2위인 처녀좌조차도 위험할 뻔했다.
‘그런 수상한 기술을 가지고도 순위가 낮은 건, 성도 모집에 흥미가 없기 때문.’
그리고 마지막 장면은 악마의 탑에 들어가기 직전이었다.
필시 케빈이 바꿔치기 당할 때로, 리브와 장루이, 여자 성신에게 쓰러지는 광경이리라.
‘뭐 리브는 물고기 성신이고, 여자 성신은 쌍아좌 성신이겠지만.’
동시에 그 광경에서 두 마법신좌, 물고기 성신과 쌍아좌 성신이 말했다.
[하여간, 이건이 문제야] [맞아. 13번째 성신들도 우리 마법신좌가 다 죽여놨는데 왜 뜬금없이 이건 같은 놈이 나타나. 재수없게.] [아무튼 이건은 반드시 죽여야 한다] [맞아. 그놈을 살려두면 이건이 미지문명의 괴수들을 정말 다 죽여버릴지도 몰라. 도움도 안 되는 놈.] [이건은 그만한 괴물이지] [칫, 괴수들이 있기에 인간들에게 신앙심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을.]아무튼 그것이 천 남매를 포함한, 케빈, 신궁좌 성도들 등, 산하 성도들이 본 광경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그게 보통의 광경이 아니란 걸 짐작했다.
하지만 정작 그 이야기를 들은 휴고는 놀란 듯했다.
“뭐야, 너희한테는 그런 광경까지 보였었니? 난 건이 닮은 사람만 보고, 그 뒤는 못 봤었는데.”
그 말에 이건이 비웃었다.
“등신아, 넌 바보처럼 기절해서 그런 거고. 난 다 봤어.”
휴고는 울컥했다.
[뱀주인좌 신앙심 450%] (-100%)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케빈이 미간을 좁혔다.
“그게 진짜라면 난리가 난다. 성신들이 본인들의 욕심을 위해 일부러 괴수를 불러들였다는 의미니까.”
일동이 침을 삼켰다.
어쩌면 자신들이 성신들에게 사기를 당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뭐, 그걸 누린 쪽도 있을 테니 반응은 반반이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만약 그 광경을 네가 보여준 거라면 당연히 진실이겠지만, 권좌가 보여준 거라면 이야기는 다르지 않나?”
이건도 동의했다.
“녹화해두라 했지만, 권좌가 우리를 혼란스럽게 할 목적일 수도 있지.”
황소좌의 권좌도 자신한테 개수작을 부리려 했으니까.
그래서일까.
“일남이, 이남이, 삼남이.”
이건의 부름에 이건의 그림자에서 눈이 번득였다.
[부르셨나이까.]“너희 꽤 높은 상급신들이지? 그럼 전대 13성신들의 이야기는 알아?”
[예?]“방금 전 환영, 너희도 봤을 것 아냐. 그거 전부 진실이냐고.”
이건의 험악한 눈빛에 권속신들은 굉장히 당황한 듯했다.
그도 그럴 게 그들은 본래 쌍아좌를 따르던 권속신들이었다.
[아니, 저 그게….]“그럼 니들도 알면서 놈들을 따른 거였나?”
칼로 목을 도려낼 것 같은 목소리에 전투 권속신들은 울부짖었다.
[허억, 절대 아니옵니다!] [저희도 방금 알게 된 일이옵니다!!!]“거짓말은 아니겠지.”
[맹세코! 주인님께 거짓을 고하지 않사옵니다!] [권속들조차도 몰랐던 일이기에…!]“그럼 권좌의 원주인에 대한 건 알고? 지금의 황도12궁 성신들이 죽인 원래 13명 말이야.”
그 말에 권속신들은 다른 의미로 놀랐다.
설마 그 이름을 다시 말하게 될지 몰랐다는 기색.
“귀 먹었어? 알아 몰라?”
[아, 죄송합니다!!! 그, 원주인은 크레아토르(creator)라고. 일단 창조일족이라 불리는 유명한 존재들이옵니다.]전설적인 존재들이라고 했다.
[날씨, 감정 등 만들어낼 수 있는 건 모두 다르지만, 무엇이든 만들어내는 제작 일족이온데, 만들어내는 것들은 그 누구도 따라할 수 없고, 하나같이 우주의 질서를 바꿀 정도로 특별한 힘을 가져 신계의 보물로 지정되었다고….] [하지만 어느 날, 갑자기 미쳐서 신들도 인간도 학살하기 시작했다고….] [아무튼 공적도 공적이고 명성도 높은 신들이시기에, 그 자리를 이으신 지금의 황도12성신들도 높게 평가받으셨는데….]“그럼 그 원주인들이 진짜 미친 게 아니었다면 가관이었겠네?”
이건의 살벌한 눈빛에 권속들은 흠칫 놀랐다.
“모의를 해서 자기 주인들을 죽이고 신이 된 놈들이야. 그런 놈들이 순수한 호의로 지구에 왔을 리가 없잖아?”
[……!!]그뿐이 아니었다.
“아까 환영에서 그랬잖아요. 성도들을 모으면 자신들도 신이 될 수 있다고. 그리고 괴수들이 있기에 인간들의 신앙심이 존재할 수 있다고.”
“!”
“어쩌면 인간들을 성도로 모집하기 위해 몇몇 성신들이 미지문명과 손을 잡은 걸 수도 있어요.”
천유하의 말에 케빈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방법이지. 신앙심, 종교를 부흥시키기 가장 쉬운 방법은 공포심을 이용하는 방법이니.”
그 말에 천 남매가 어이없다는 듯 케빈을 흘겨보았다.
생각해보면 이 인간은 허당 같이 보여도 20년간이나 신좌 2위를 지켜온 성인.
무려 10억 성도를 가진 대형 신좌의 교주였다.
때문에 그딴 식으로 신좌를 확장했느냐는 천 남매의 시선에 케빈이 억울한 듯 버럭 화를 냈다.
“야! 난 그렇게 안 늘렸거든! 공포심을 이용한 건 지젤 그 여자지!”
“아, 됐어요. 환영이 보여준 게 맞다면, 성인들이 누구한테 그렇게 못되먹은 걸 배웠는지 알겠구만.”
“?!”
천 남매의 말에 당황한 케빈이 뭐라 하려 했지만, 이건이 비웃었다.
“너무 그러지 마라. 쟨 알고 보니 악마의 탑에 들어간 적도 없었던 개허접이니까. 우리가 고생할 동안 밖에서 쿨쿨 잠만 쳐 잤지.”
뭐라 하려던 케빈은 좌절했다.
다른 놈들은 다 들어갔던 악마의 탑에 본인만 못 들어가고, 기절해 있었던 건 지금도 수치건만.
그러나 천 남매는 못 마땅한 듯 입을 삐죽였다.
“그래도 공범이지. 삼촌의 루머에 대해 의문을 1도 제기 안했으니까.”
그 말에 케빈도, 헤일리도 자신들이 죄인이라며 절망했다.
“우리는… 우리는.”
“변명의 여지가 없구나….”
그 모습에 이건은 웃었다.
뭐 칼리가 말해주길, 헤일리는 천칭좌한테 휴고도 죽일 거라고 협박당한 탓이라 했지만.
‘내 친구만큼은 지켜주고 싶었던 거겠지.’
천지우를 숨길 장소도 빌려주었고 말이다.
그리고 케빈과 스티븐?
‘뭐, 그 둘은 지젤 때문이겠지만.’
지젤은 천칭좌 성신을 잡아먹고 그 자리를 차지한 숨어든 군주, .
그 권능으로 성신들과 손을 잡고 말을 안 들어 처먹는 성인들을 공범으로 만든 거겠지.
뭐 그래봐야 입을 다물고 있던 건 팩트.
‘인류의 생존을 위해서 당연히 쓸 만한 놈들은 부려먹어야지.’
곡소리 나게끔 말이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연우를 찾을 단서도 얻었겠다,
‘물고기 성신이랑 쌍아좌 성신만큼은 똑같이 처리해주마.’
는 지구에 을 정착 시킨 존재들.
동시에 뱀주인의 힘을 약하게 하고, 다른 성신들을 공범으로 이끈 주동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동생이 살해당하는 광경을 본 이건의 눈빛이 흉악해졌다.
그리고 그때였다.
“어? 삼촌, 어디가세요?”
“우선 이 을 성역으로 지정하려고.”
그뿐이 아니었다.
[누군가가 뱀주인을 부르고 있습니다]이건은 흥미로운 듯 땅의 중심으로 향했다.
“아, 삼촌! 같이 가요!”
이건과 다른 일행들이 빛이 나오는 쪽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때였다.
좌절하고 있는 케빈에게 처녀좌 성신이 물었다.
[넌 안 쫓아가느냐?]“…….”
[케빈?]“여신님. 여신님은 알겠지만 난 이건한테 목숨을 빚졌어. 그래서 어떻게든 빚은 갚을 생각이야. 알지?”
[안다.]“그리고 나 원래 여신님 정말 싫어했어.”
[알지. 그래서 처음엔 날 죽이려 하지 않았던가. 신을 죽이는 방법도 알아내서는.]“그럼에도 받아들인 건 여신님이 내게 적의가 없다는 걸 알아서였고, 성신과의 계약으로 거짓말은 절대 안 한다는 걸 알아서였지.”
하물며 처녀좌는 엄격한 제한과 규율을 거는 대신 힘을 얻는 .
거짓말을 하는 즉시 표시가 날 뿐더러, 남들에겐 극비지만 사실 케빈은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순간 목이 날아간다는 조항이 걸려 있다.
뭐, 조건들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그 엄격한 조항은 성신에게도 해당된다.
그리고 지금은 그 조항이 발동할 수 있는 조건까지 갖췄다.
“그러니 여신님도 딴 말은 못할 거야.”
[무슨 말을 하려고 자꾸 그렇게 밑밥을 까는 것이냐?]“좀 다른 이야기지만.”
케빈은 이건 쪽을 보며 눈을 번득였다.
“13번째 죽인 거 너지?”
[!]만월의 주인은 당황한 듯했다.
“왜 모르는 척해. 당신이잖아. 13번째 원주인 죽인 거.”
[……!]“다른 놈들은 댁의 얼굴을 모르니까 그냥 넘어갔지만, 난 처녀좌 성인이야. 지금하고 좀 다르다고 해서 내가 당신의 얼굴을 모를 것 같아?”
처녀좌 성신은 몹시 당황한 듯했다.
그러나 케빈이 싸늘하게 웃었다.
“뭐, 댁이 자신이 죽인 놈의 산하가 될 정도로 멍청하다고는 생각 안 해.”
[……!]“그리고 이건한테 악의는 못 느껴서 지금도 잠시 말을 안한 것뿐이고.”
[케빈.]“그러니 대답은 잘하는 게 좋을 걸. 왜 이건을 지켜보고 있는 건지.”
[!]케빈이 칼을 겨누었다.
“의도에 따라, 지금 이 자리에서 처녀좌를 몰살시키고 뱀주인좌로 합병시킬 테니까.”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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