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69)
제268화. 망각 (2)
한편 그 무렵이었다.
의 안개가 동아시아를 덮기 조금 전, 호주.
구 마갈좌의 성역인 에 들리게 된 칼리는 눈살을 찌푸렸다.
“지금 뭐라고 그랬어?”
“이건 님을 우리에게 넘겨라.”
“뭐?”
칼리는 헛웃음을 흘렸다.
사실 그녀는 이건의 명령으로 거해좌의 권좌를 찬탈한 후, 무기 수리를 위해 장인들을 찾아온 것이었다.
물론 무기 수리야 이건에게 맡기면 되지만, 이건에게 누가 될까 차마 말도 꺼내지 못하는 그녀였다.
이건이 거둬 주긴 했지만, 그래도 자신의 존재가 이건에게 달가울 리 없기 때문에.
사소한 것으로 폐를 끼치긴 싫었다.
아무튼 그런 이유로 평소 친한 장인을 찾아온 건 좋은데.
“뱀주인좌! 이건 님을 넘겨! 금손을 가지신 이건 님은 우리 장인들이 모실 것이다!”
“그래! 천박한 전투광들 따위에게 이건 님을 맡길 수 있을 것 같냐!”
이것들이?
그랬다.
물건을 고치러 온 건 좋은데, 인류 최고 장인들이 뜻밖의 말을 꺼낸 것이다.
“니들 알고는 있는 거야? 이건 님의 본 직업은 제작성신이시라고! 맞지도 않은 신좌에 계시면 그 권능이 퇴화 하셔!”
“맞다! 마갈좌의 성신으로 오셔야 제작 관련 권능을 얻으시지!”
“그래! 천박한 전투성도들은 가라! 이건 님의 권능을 퇴화 시키지 마!”
결국 장인들의 시달림에 참다 못한 칼리가 버럭 화를 냈다.
“야, 테일러! 너 애들 관리 똑바로 안 해?!”
칼리가 언성을 높인 곳은 다름 아닌 가마솥 앞.
거기엔 이건과 제작 대결을 하다가 깨지고, 이건에게 반해버린 스타장인 테일러가 있었다.
동시에 그는 칼리와 유하, 고트하고 한솥밥을 먹은 인류 최강 십성 (SS급)중 하나.
칼리는 자신의 칼을 고쳐주고 있는 그를 보며 핏대를 세웠다.
“야. 듣고 있어? 니네 애들이 자꾸 헛소리하잖아!”
“헛소리는 아니지?”
“뭐?!”
“성신들도 소속된 신좌가 어디냐에 따라 생성되는 스킬이 다르잖아. 그럼 이건 님도 마찬가지지.”
“……!”
칼리는 움찔했다.
그의 말대로였다.
12성신들은 성도를 통해 성장하고, 속한 의 성향에 맞는 스킬들을 개방한다.
예로 들면 치유신좌인 성신은 치유계통 스킬만 개방할 수 있고, 전투관련 스킬은 개방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이건 님은 특별한 제작 권능 없이도 그 정도 실력이셔. 그럼 만약 마갈좌에 소속되셔서 쪽 권능을 얻으시면?”
“!”
“아마 상상을 초월하시겠지. 그런데 그런 보물 같은 분을 전투신좌 따위에 둘 수 있을 것 같냐? 재능을 진흙에 묻히게 하는 거라고.”
아무래야 좋았다.
“아무튼 이건 님을 모시는 성인은 내가 된다.”
“야! 너 그게 목적이지! 성인은 나야! 이 멍청아!”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스물 스물.
백층이 넘는 세계 공방 탑이 수상한 안개에 휩싸였다.
그리고 내부로 들어온 안개에 성도들이 술렁거릴 때였다.
“야. 방금 우리 무슨 이야기 중이었지?”
“무슨 이야기긴…그분은 우리가 모시겠…”
“그 분?”
“우리 누구 이야기를 하고 있었지?”
* * *
‘성재랑 유하의 문자랑 SNS에서 건이 이름이 완전히 사라졌어.’
휴고는 심각하게 자신의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안개가 전 세계를 덮은 거야.’
그래서 휴고는 일부러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녀석들한테 연락을 해보았지만.
[건이스토커: 이건? 그게 누군데?] [고양이집사놈: 뱀주인좌? 거기 그런 사람은 없었잖아. 참 너 좋은 무기 얻었다며?] [사이비성녀: 아아악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누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잘못했어요] [건이랑결혼해라: (응답없음)]“……!”
휴고는 심각해졌다.
확실했다.
‘벌써 안개가 전 세계적으로 퍼졌다.’
미국이나 유럽에 있는 놈들까지 이건에 대해 잊어버린 것이다.
마법 성신들의 짓이 틀림없었다.
‘건이를 없애려 작정한 것이다.’
아니 건이 뿐 아니라, 12성신의 과거까지!
물론 그들이 이렇게 나오는 이유도 알만했다.
실제로 자신들은 언론에 의혹을 터트릴 생각이었으니까.
[12성신들은 인류의 영웅인 이건을 죽이려했다] [12성신들은 미지문명을 이용해 원주인의 자리를 찬탈해 신이 되었다] [그때 사용했던 방법 그대로 지구에 적용시켜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걸지도 모른다] [즉 미지문명과 일부 12성신들은 이미 협조관계일지도 모른다] [침공 자체가 성신들의 계략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 진실과 연관 있는 이건을 죽이려 한 것이다]그리고 과거 서기관들이 살해당한 것도 그 탓이리라.
때문에 성신들은 서기관 때처럼 자신들의 정보를 알고 있는 자들을 처리하고 싶겠지만, 글쎄.
‘건이가 만만할 리 없지.’
어차피 이건의 존재를 없애려 하는 그들이었다.
때문에 성신에게도 치명적이고, 직접 손도 안 댈 수 있는 방법으로 선택한 게 .
그 존재를 아예 지워 다른 의미로 죽이려는 것이다.
‘뭐, 아직 건이 신변에 이상이 생긴 건 아니지만.’
신은 누군가에게 숭배 받아야 그 존재를 유지하고 강해질 수 있는 존재.
아는 사람이 없어 곧 잊혀질 마이너 신과, 국교로 지정될 정도의 메이저 신의 종교 파워가 같을 리 없다.
즉 으로 대상이 사라지면 당연히 믿음 자체가 성립할 수도 없고, 결국 숭배로 먹고 사는 신은 힘을 잃고 사라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어서 이 마법을 깨서 건이에 대한 기억들을 되살려놓아야 한다.’
하지만 그럼에도 휴고는 살짝 갈등에 빠질 뻔했다.
왜?
“아빠 최고야! 너무 멋있어!”
“아빠, 결혼해주세요…!”
그랬다.
평소 애정표현을 않는 딸까지 아빠에게 폭 안겨 애정공세를 펼쳤다.
이유는 아직 모르겠지만, 원인은 이건의 존재가 잊혀진 탓이겠지.
어쩌면 이건을 향하던 신앙심이 자신에게 옮겨진 것인지도 몰랐다.
아니나 다를까.
“아빠, 진짜 세상에서 제일 멋져.”
“아빠, 사랑해요.”
그리고 평소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을 겪은 탓일까.
“그래, 건이 새끼 기억을 왜 찾아. 그냥 이대로도 충분…컥!!”
휴고는 이건에게 두대 얻어맞았다.
덕분에 휴고가 핏대를 세웠다.
“왜 때려!!! 우리가 친구야?!”
“히죽거리는 게 배알 꼴려.”
“역시 너 나 기억하는 거 맞지?!”
이건은 귀를 후볐다.
그리고 그때였다.
부르르!
핸드폰이 울리자 휴고는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익숙한 번호에 기다렸다는 듯 급하게 받았다.
“헤일리!”
-이건은 거기에 있나?
낯익은 이름에 휴고는 안도했다.
“역시 너는 건이를 기억할 줄 알았어!”
-그래. 아마 놈과 동료 관계인 으로 인식해서 피해갈 수 있던 모양이지만.
“시간이라니?”
헤일리는 침묵했다.
-아무것도 아니다. 그보다 내가 군주로 인식되다보니 오히려 난 그 안개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뭐? 왜?”
-그 안개는 마법 성신들이 를 이용해서 쓰고 있는 거야. 나와 전갈좌의 성신이 방해하지 못하도록 아예 이쪽 피는 출입금지로 설정했겠지.
휴고는 전갈좌 성신의 이야기가 나오자 움찔했다.
그도 그럴 게 다른 성신들과 다르게 전갈좌 성신은 알려진 게 전혀 없는 신이기 때문이다.
평소에도 헤일리가 나서기 때문에 전혀 정체를 알 수 없는 신.
‘미지문명 측의 인물을 성인으로 뽑을 정도면 분명 평범한 신은 아닌데.’
휴고는 미간을 좁혔다.
‘뭐, 그 성신은 어째서인지 날 상당히 싫어하는 것 같다만.’
이유는 자신도 몰랐다.
‘혹시 이건 때문인가? 뭐 아내의 일을 도와줬으니, 고마운 신이지만.’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쪽이 아니었다.
-이대로 사람들의 기억이 사라지면 이건이 위험하다. 하지만 의 힘은 이쪽의 힘이라 대충 어떻게 이용했을지 감이 와. 해결 방법을 알려주지.
“해결 방법?”
-이 안개는 망각의 육신 일부야. 이 안개를 끌어오고 있는 마법사들이 있을 거다. 높은 확률로 쌍아좌 요정들일 거고.
휴고의 눈빛이 바뀌었다.
그거라면 어렵지 않다.
-신격화되는 만큼 강해지는 성신들은 신격화해주는 이들의 영향을 꽤 받아. 즉 이건을 기억하는 인물들이 사라지면, 뱀주인좌의 힘도 약해져서 결국 힘을 쓸 수 없어질 거야.
때문에 신좌에는 성인들이 꼭 필요한 것이다.
가장 신앙심이 높은 이들로, 성신을 신격화 해줄 성도를 모아줄 교주로서.
“잠깐, 그럼 자식들이 날 뱀주인성신으로 인식하는데 왜지? 혹시 알아?”
-추측이지만.
“?”
-아마 13번째 성신의 존재까지 지우는 건 어렵지만, 이건이란 인물의 기억을 지우는 건 쉬울 것이다.
신은 지우기 힘들지만, 이건은 엄연히 영웅으로 활동하던 인간이다.
-하여 13번째 성신은 그들 기준으로 대충 보잘 것 없는 인간으로 왜곡하고, 힘을 못 쓰는 이건부터 처리하려 하는 거겠지.
“헤일리, 너 방금 나한테 보잘 없는 인간이라고 한 거…”
뭐 아무래야 좋았다.
“건이도 날 잊은 것 같은데, 그건 왜지?”
[신은 본인에 대한 신앙심이 없다. 때문에 0%일거고, 뱀주인성신은 너로 인식이 되었을 테니….]“그래서 날 잊었다고? 하지만 천하의 건이가 이런 술수에 먹힌다고?”
휴고는 말도 안 된다는 듯 이건을 보았다.
이건은 먼 곳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으며 늘어져라 하품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천하의 건이가?’
휴고는 이상하다는 듯 이건을 보았지만, 헤일리는 심각해졌다.
짐작가는 구석이 있어보였다.
-이건은 한테 이미 먹혀봤다고 했지?
“!!”
-이미 먹힌 전적이 있기에 의 힘이 듣는 걸지도 모른다.
“이런…!”
-아무튼 서둘러라. 지금도 전 세계에서 이건에 대한 기록이 사라지고 있어. 마법 성신이 이건을 죽이면, 그 다음은 13번째 성신으로 지정된 너일…
그런데 그때였다.
쿵!
갑자기 전화 너머로 들린 소리에 휴고가 미간을 좁혔다.
“헤일리?”
-왜 여기에 이…!
그말과 함께 함께 전화가 끊겼다.
“헤일리? 헤일리!”
헤일리는 다시 연결되지 않았다. 심지어 헤일리가 빌려주었던 전갈좌의 성물도 사라져 휴고는 움찔했다.
‘저쪽에 무슨 일이 생겼어.’
동시에 핸드폰 기사를 살피던 휴고가 놀랐다.
‘건이 관련된 기사가 모두 사라졌다.’
아무래도 안개가 전 세계를 모두 덮은 것이 틀림없었다.
때문에 멀리 있는 이건을 본 휴고는 깜짝 놀랐다.
‘뱀주인의 힘이 사라졌어.’
이건에게서 느껴지고 있던 신격이 거의 미미해진 것이다.
20년 전, 사람들에게 기억되며 신격화된 영웅인 만큼 타격을 입은 것일까.
‘젠장, 위험해.’
그리고 그때였다.
마치 이건이 약해진 타이밍을 노린 것일까.
[오, 찾았노라.]“!”
먼 곳에 요정으로 보이는 이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들을 본 휴고는 다급해졌다.
‘신좌가 약해진 건이를 죽이러 온 거다.’
아니나 다를까, 그들이 말했다.
[저놈을 에게 던져주면 완벽한 뒤처리겠지.]이에 휴고는 다급하게 활을 뽑아 들었다.
건이가 약해진 지금, 지금은 자신이 처리를 해야 한다.
[빨리 처리하자.] [아. 잠깐. 그 전에 주인님을 부르….]그런데 바로 그 순간이었다.
[어?]요정 중 하나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들의 머리 위로 이건이 나타나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요정들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건은 분명 수백 미터나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하지만 그들은 비명도 지르지 못했다.
“언제 나타나나, 지루해 죽는 줄 알았다.”
[?!!]허공 위에 나타난 이건이 비명을 채 지르기도 전에 요정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기 때문이다.
쾅!!!!
순식간에 얼굴을 맞고 날아간 요정들이 고가도로를 무너트렸다.
[허, 허억!] [뭐야! 저거 으로 기억을 잃은 거 아니었어? 분명 주인님께서 에 기억을 먹혀서 힘을 쓰지 못할 거라고…!]하지만 당황할 틈도 없었다. 이건이 요정들에게 주먹을 우득거리며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 표정이 매우 악랄했다.
그래서 공포에 질린 요정들은 기겁해서 되물었다.
[너 우리 알아?!]“아니 전혀.”
[모르는데 이런다고?!]“어. 너희가 누군지 몰라. 그런데 때려야 할 것 같아.”
[뭐… 꺄아악!!]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요정들이 다시 얻어맞고 날아갔다.
결국 가벼운 마음으로 왔던 요정들은 상황의 심각을 깨닫고 소환마법을 썼다.
[공격해라!] [예? 괜찮습니까? 주인님께서는 기억도 잃었을 테니 산채로 망각에 넣으라고…!] [저놈은 기억을 잃었어도 미친놈이다!] [그리고 어차피 세상에 이건을 기억하는 인간은 하나도 없다. 신격이 떨어져서 전력도 절반으로 떨어졌겠지!] [어차피 쓸 수 있는 건 보다시피 저런 악력 뿐….]하지만 그 순간이었다.
그 말을 비웃기라도 하듯 땅에서 지진이 일어났다.
쿵!!!
마치 이들이 기어 나오길 기다린 듯, 이건의 몸에서 피어오르는 살벌한 마력!
[꺄악!]틀림없는 뱀주인의 힘이었다.
그 위협적인 광경에 주저앉을 뻔한 요정들은 기겁을 했다.
[뭐야?! 왜 힘이 그대로야!] [신격이 떨어져서 뱀주인의 힘은 쓸 수 없을 텐데!] [서, 설마 아직 성도가 남아 있는 거 아냐?!] [무슨 소리야! 신앙심 500%로 설정했… 읍!]요정들은 이건의 손에 얼굴이 잡혔다.
동시에 요정들의 두개골을 잡은 이건이 험악하게 웃었다.
“있단다, 택수라고. 내 성도 중에 600%가.”
푸학!!!
요정들의 두개골이 사정없이 터져나갔다.
동시에 휴고의 얼굴은 야차가 되었다.
“야! 너 기억 잃은 거 아니었어?!”
이건이 얄밉게 웃었다.
“어. 기억 안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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