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76)
제275화. 누구였지? (3)
망각을 가둔 결계.
그 안에서 뭔가가 튀어나왔다.
휘오오!
그리고 마침내 하늘에서 떨어진 거대한 물건에 모두가 놀랐다.
“뭐, 뭐야 저건?”
흉흉한 마력이 도는 이상한 덩어리였다.
“뭐가 떨어진거지?”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표정이 굳은 건 다름 아닌 프레이였다.
‘미쳤어? 저게 왜 떨어져!’
프레이는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도 그럴 게 저건 군주의 육신.
‘망각의 살점이잖아!’
실제로 바닥에서 꿈틀거리는 것은 고기덩어리로 보였다.
곱창처럼 보이는 덩어리였다.
물론 평범한 괴수의 살점이라기엔 느낌이 약간 다르다.
‘금빛.’
보통 괴수들의 사체들과는 다른 색을 띄고 있었다.
하지만 그래서 프레이는 침을 삼킬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도대체 저 안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냐.’
은 와 과는 전혀 달랐다.
놈은 미지문명 침공의 총수라 할 수 있는 이 아끼는 괴물이었다.
침공을 좀 더 수월하게 하기 위해 와 을 꼬셔 불러오긴 했지만, 그들은 과 앙숙지간.
같은 군주지만 군세의 차이가 몹시 큰 듯 했다.
역시 그 둘이 인간에게 당하든 말든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고.
하지만 은 다르다.
‘시간이 아끼는 괴물의 몸체에 흠집이 나?’
하지만 프레이가 당황하거나 말거나, 같은 것을 본 휴고가 번쩍 만세를 했다.
“그래!! 역시 있었어!”
“아빠?!”
휴고는 히어로를 보듯 환호했다.
“분명 있었다고, 완전 멋있던 놈이! 어… 싸가지는 없었지만 아무튼 그 멋있던 히어로가 저 안개 안에 있어! 진짜 엄청 쎈 놈이야!”
“????”
남매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런 휴고의 말에 반응하듯, 그들의 몸에서 녹색 빛이 번쩍였다.
뱀주인의 힘이 돌아오려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프레이는 눈을 번득였다.
‘기껏 없애버린 13번째 신좌가!’
저놈 때문에!
살의를 띤 프레이는 다급해졌다.
‘성도가 성신의 존재를 기억하는 순간, 신은 다시 힘을 되찾는다.’
신은 믿음과 전승으로 생겨난다.
숭배자가 존재하는 한, 이건이 다시 망각 안에서 힘을 되찾을 것이었다.
서둘러 저지해야만 했다.
[기다려라! 의지할 대상이 필요한 인간의 심리는 이해하나, 있지도 않은 우상숭배는 좋지 않다! 근본도 모를 놈의 신격화는 우리 성신들의 힘을 방해할ㅃ…]“아뇨, 있었어요. 니ㄷ…성신들보다 훨씬 뛰어난 존재가 있었다니까요!”
[아오. 없었다니까!!!]“아 있었다니까요! 누군지 모르지만, 아무튼 인류 최강이 있었다니까!”
프레이는 빡친 듯 눈을 부라렸다.
‘저 빠돌이 놈이!’
이거는 뭐 아예 없던 신도 만들어낼 수준인 것도 아니고!
결국 위기를 느낀 프레이가 눈을 번득였다.
[쌍둥이 남신에게는 그의 말에 충성하는 충직한 하인이 있으니]바이블이었다.
그리고 바이블이 발동하면서 바닥에서 푸른 빛을 내는 인영이 소환되었다.
그리고 그건 프레이의 하인으로 그려지는 종.
[두얼굴주인의 강탈 스킬이 발동합니다] [경고. 빛나는 자(스키르니르)가 위협해옵니다] [원하는 건 무엇이든 빼앗아올 수 있습니다]스키르니르는 프레이가 아내를 맞이할 때 신부를 데려오게 된 전령.
프레이의 요청으로 제일의 미녀를 신부를 데려오는 데 성공하지만, 그 과정은 사실 마법을 활용한 협박이었다.
강제로 신부를 갈취해 주인에게 바친 는 프레이의 권능으로서 발현되었다.
[달란트 100%를 활용하게 됩니다] [사용하시겠습니까?]백양좌의 권능만큼 상당히 강한 권능이었다.
그리고 프레이가 대가를 지불한 순간!
번쩍!
정령이 휴고 일가에게 작렬했다.
그리고.
[뱀주인좌 신앙심 0%] [쌍아좌 신앙심 600%] [쌍아좌 신앙심 300%] [쌍아좌 신앙심 400%] [강제로 신좌 이동이 이루어집니다]마법이 작렬하자 프레이가 흐뭇하게 웃었다.
이 마법은 리스크가 커도 절대 회피할 수 없는 강탈 마법이었다.
그래서일까.
휴고 일가의 눈빛이 바뀌고, 프레이가 웃었다.
[자, 이제부터 너희 성신의 말을 따르라. 일단 그 휘장. 우상숭배의 증거부터 버리…]그런데 그때였다.
“아빠가 어릴 때부터 말해줬지! 완전 멋진 영웅이 있다고!”
[?!]휘장을 부수고, 프레이에게 충성하려던 남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맞아!”
“우리 삼촌…!”
마침내 그들을 감싼 녹색의 빛이 아까보다 더욱 커졌다.
동시에 자신의 주머니에서 휘장을 발견한 휴고가 허탈하게 웃었다.
“맞네. 나도 그놈 성도였어.”
동시에 달란트에 신좌에너지까지 모두 소비한 프레이는 쌍욕 섞인 비명을 질렀다.
[저 버러지가!]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녹빛이 터져 나왔다.
[신앙심이 돌아갑니다]바닥에서 낯익은 녹빛의 마법진이 떠올랐다.
세상에서 사라졌던 뱀의 문양이었다.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헤일리는 눈앞의 광경에 놀라고 있었다.
“마, 망각의 몸이.”
마치 뻥 뚫린 터널이라고 해야 할까.
안개로 가득 찼던 하늘의 일부가 구멍이라도 난 듯, 뻥 뚫려 있었던 것이다.
다른 이유가 아니었다.
[원주인의 힘이 깨어납니다]그 목소리와 함께 이건의 몸에서 금빛이 치솟았고, 그 금빛이 망각의 몸을 뚫어버린 것이다.
덕분에 망각은 꽤나 당황한 기색이었다.
고오오오!
그 울음소리에는 분노와 고통이 어려 있었다.
그리고 그런 이건을 보는 헤일리는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말도 안 돼. 저 힘은.’
그랬다.
저건 뱀주인의 힘이 아니었다.
하지만 헤일리는 그 힘을 모를 것 같지도 않았다.
‘분명 이 눈여겨보던 힘.’
그땐 몰랐지만 일련의 일을 거치고 난 지금은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원주인의 힘이다.’
창조 일족이라고 불렸다는 권좌의 원주인들 말이다.
물론 그게 왜 이건에게서 느껴지는 건가 싶었지만.
‘그러고 보니 원래부터 이건에게 있긴 있었지. 뱀주인좌와 연관이 적어 보이는 능력이.’
그건 다른 게 아니었다.
[만물을 두드리는 자]데이터를 뽑아내고, 세상의 모든 만물을 만들어낸다는 능력.
물론 당시엔 단순히 이건의 각성명이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갔지만.
‘이건은 본래 제작사다.’
그리고 그게 창조 일족의 본래 권능인 것은 아닐까.
동시에 그 권능이 왜 새삼 지금 등장하는 건가 싶었지만 헤일리는 곧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설마 때문에 뱀주인좌의 힘이 사라졌기 때문에?’
가능성은 컸다.
의 힘은 마치 주인을 지키듯 이건을 보호하던 힘인 것이다.
그리고 그게 사라진 지금. 몸을 지키기 위해 원래 가지고 있던 힘이 눈을 뜬 것이다.
그리고 24년 전, 이 이건을 삼켰다가 도로 뱉은 이유는 분명 저 힘과 연관이 있는 것이리라.
하지만 그 생각도 잠시였다.
고오오!!
“!!”
괴로워하던 이 열 받은 듯 크게 울부짖었다.
동시에 거대한 안개의 폭풍이 일어났다. 헤일리가 휘말리려 하자, 이건이 그런 그녀를 한 팔로 꽉 안았다.
잘 잡고 있으라는 듯 팔을 움켜쥐자 헤일리는 심장이 떨려 죽을 뻔했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망각이라는 걸까.
“이건! 이걸 써라!”
헤일리가 품속에서 물건을 꺼냈다.
그건 헤일리가 지젤의 구역에서 빼돌려온 군주의 약점 물건들.
그중에서 헤일리가 내민 것은 뼈였다.
“망각의 약점이다!”
“땡큐.”
그걸 받은 이건이 스킬을 발동했다.
[창조공방]마침내 이건의 발밑에 창조공방의 마법진이 떠오르고.
[분해] [데이터를 얻었습니다] [살해당한 자(원주인)의 뼈]이건은 분해스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를 천공의 단죄에 때려 박았다.
번쩍!
그리고 천공의 단죄가 포효하기 시작하자 망각이 심하게 괴로워하기 시작했다.
[천공의 단죄가 울부짖습니다] [천공의 단죄가 주인님과 비슷한 자의 뼈라며 슬퍼합니다]이건은 미간을 좁혔다.
‘나랑 비슷한 자?’
뭐 아무래야 좋았다. 이건의 눈가와 눈동자에서 특이한 문양이 떠올랐다.
동시에 피어오르는 금빛이 하늘에 작렬했다.
고오오오오!
망각이 가시 넝쿨을 보내 왔지만 소용없었다.
이건이 날린 금빛과 메마른 가시넝쿨이 부딪치는 순간!
쾅!!
가시넝쿨에 잎사귀가 돋고, 넝쿨은 한순간에 하나로 합쳐지면서 나무로 변했다.
그리고 그건 거대한 세계수!
동시에 나무 꼭대기에서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번쩍!
빛과 함께 가장 꼭대기에서 이름 모를 열매가 열렸다.
그리고 그 열매의 등장에 어째서인지 천지가 크게 울렸다.
[흩어진 신들이 해당 권능의 힘을 느꼈습니다] [신들이 큰 관심을 보입니다] [신들의 눈빛이 변합니다]뭐 아무래야 좋았다.
번쩍!
뻗어나간 금빛이 망각의 몸에 작렬했다.
효과는 몹시 컸다.
쾅!!
고오오오오!
망각은 몹시 괴로워했다.
이에 막타를 치겠다는 듯, 이건이 천공의 단죄를 들 때였다.
“큭!”
이건이 휘청거리며 천공의 단죄를 떨어트렸다.
그뿐이 아니었다.
천공의 단죄를 대신 받아든 헤일리는 깜짝 놀랐다.
“이건! 몸이!”
원래 숨겨져 있는 힘은 목숨에 위험을 끼칠 만큼 방대한 능력인 것일까.
이건은 호흡 곤란을 일으켰다.
그뿐이 아니었다.
‘피부가…!’
원주인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서 몸이 버티지 못하는 것일까.
이건의 피부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도저히 평범한 몸으로는 쓸 수 없는 힘이었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쿠궁!
휘청거리는 이건의 머리 위로 망각이 공격을 퍼부어왔다.
‘!’
이에 놀란 헤일리가 재빨리 이건의 앞을 가로막았다.
방패막이가 되려는 것이다.
그 광경에 이건은 다급하게 일어났다.
‘위험해.’
헤일리 역시 망각에 삼켜져 성신의 가호를 받지 않는 맨몸 상태였다.
스치기만 해도 죽을 것이었다.
하지만 조금 늦은 걸까.
“……!”
결국 망각의 공격이 헤일리의 몸을 찌르려는 순간!
번쩍!
이건의 몸에서 낯익은 녹색의 빛이 솟아올랐다.
[600%의 신앙심을 가진 성도가 뱀주인의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높은 신앙심으로 뱀주인의 힘이 돌아옵니다]낯익은 힘이 이건을 감쌌다.
그 힘은 이건의 상처를 모두 회복 시켰다.
그뿐이 아니었다.
[높은 신앙심으로 신위가 회복됩니다] [원주인의 힘을 일부 사용할 수 있습니다]이건은 섬뜩하게 웃으며 을 발동했다.
[신위 100% 개방]빛나는 섬광이 망각의 몸 전체에 퍼져나갔다.
* * *
그 무렵이었다.
“야! 안 멈춰?!”
휴고는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바로 이건의 존재를 잊고 멋대로 구는 붉은 눈을 굴복시키기 위해서였다.
물론 뱀주인좌의 힘은 돌아왔지만, 괴수인 붉은 눈의 기억까지는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일까.
난동을 부리는 붉은 눈을 말리려 휴고가 외쳤다.
“야! 내가 네 주인님의 성도야! 그러니까 내 말에 따르….”
그러나 휴고는 곧 붉은 눈의 꼬리에 차여 튕겨져 나갔다.
“커헉!”
“아빠!”
결국 빡친 휴고가 몸을 일으키며 눈을 번득였다.
“야! 너네 주인님이 얼마나 무서운 줄 몰라서 그러지! 네 주인 무서운 분이거ㄷ… 악!!”
“키에에에엑!!!”
“아씨!”
결국 휴고는 붉은 눈에게 잡아먹힐 뻔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붉은 눈에게 위협당하고 있는 프레이는 핏대를 세우고 있었다.
‘뱀주인좌가 소생했다.’
신좌에너지와 달란트까지 소모해서 끌어오려 했는데, 다 엉망이 된 것이다.
그래서일까.
[됐다. 성도 600%는 그냥 포기하지.]열받은 프레이는 휴고 가족을 의 육신에 처넣으려고 했다.
그런데 그 순간이었다.
쾅!!!
[!!]망각 안에서 낯익은 인영이 두 개가 나왔다.
그리고 그 인영에 프레이는 기겁했다.
‘서, 설마.’
그는 당황스러운 듯 얼어붙었지만, 휴고의 얼굴은 밝아졌다.
틀림없었다.
‘저 기운, 저 인영!’
틀림없는 자신들의 성신이었다.
아직 이름은 안 떠오르지만, 그 얼굴은 선명하게 기억났다.
괴물 같은 모습이긴 하나, 그 힘은 상상을 초월했던 영웅.
그리고 그때였다.
“택수야!”
“!”
이건이 헤일리를 공주님처럼 안은 채 지면에 떨어졌다.
이건에게 안겨 있는 헤일리는 고개를 숙인 채 파르르 떨고 있었다.
코피를 흘리는 걸지도 몰랐다.
뭐 아무래야 좋았다.
“택수야, 덕분에 저기서 나왔다. 땡큐.”
“……?”
“택수야?”
그러나 이건을 보는 휴고가 심각하게 고개를 갸웃거렸다.
“누구세요?”
“뭐?”
“이상하다, 우리 성신님 이렇게 안 잘생겼는데….”
“?!”
이건은 얼굴에 핏대를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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