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282)
제281화. 해보자는 거지? (5)
“꿇어라.”
쿵!
그 음성에 셀비아는 자신도 모르게 무릎이 꿇렸다.
덕분에 셀비아는 식은땀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 무릎을 꿇으려고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헤일리의 그 음성에, 그 눈빛에, 그 위압에.
몸을 꼿꼿이 세우고 있을 수가 없었다.
때문에 누구보다도 셀비아는 당황스러운 것이었다.
‘지금의 내가 누군가에게 두려움 느낄 리가 없는데…!’
그래서 셀비아는 이를 갈며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지만.
“학습 능력이 전혀 없구나.”
“커헉!!”
그 기세에, 그 위압에. 셀비아는 자신도 모르게 고개까지 숙여졌다.
마치 거인이 자신을 위에서 짓누르는 느낌마저 들었던 것이다.
때문에 셀비아는 몸이 덜덜 떨수 밖에 없었다.
‘미친.’
물론 헤일리는 아무것도 안 했다.
그건 단순한 마력의 기백.
하지만 보통의 마력이 아니었다.
‘군주급의…!’
그랬다.
가까스로 고개를 들어 확인한 헤일리의 몸에서는 흉흉한 마력이 치솟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다른 인간들의 눈에는 저게 보이지 않겠지만, 괴수들의 힘을 조금 빌려 쓰게 된 지금은 달랐다.
자신도 이 힘을 얻고 성인급이 되었다고 판단했건만.
‘뭐, 뭐야…! 저 여자!’
괴수들은 자신보다 서열이 높은 자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공포를 느낀다.
그 예민함은 야생동물보다 날카로운 수준.
때문에 괴수의 힘을 빌려온 게 오히려 독이 된 것일까.
헤일리의 힘을 더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된 셀비아가 몸을 떨었다.
머리는 더 내려갔다.
하지만 정작 헤일리는 굉장히 열받은 기색이었다.
“어떻게 네가 그 힘을 쓰게 되었지?”
“!”
방금 전에 셀비아가 쓴 힘은 분명 의 힘이었다.
그리고 그 힘을 이놈들이 쓴다는 건.
‘시간이 직접 개입했다는 의미다.’
지금까지 시간의 방랑자 마냥 떠돌던 놈이 왜?
하물며 그놈은 기이하게도 13번째 자리, 에 집착하고 있었다.
물론 이 옛날부터 그렇게 집착하던 게 였다는 사실을 깨달은 건 불과 최근이지만.
‘이건의 의뢰로 재생된 악마의 탑을 조사할 때 알았지.’
거기 남겨져 있던 탑 관리자의 기록을 보고 알아챈 것이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었다.
‘이건이 위험하다.’
때문에 헤일리의 눈빛이 사납게 물들었다.
“말해라. 누가 그 힘을 주었지?”
그 말에 괴로워하던 셀비아가 히죽 웃었다.
“아 진짜. 도둑 신좌의 수장이니까 같잖은 재주로 미지문명 쪽 힘까지 훔쳐서 쓰게 된 모양인데.”
“!”
“네 대책은 당연히 세워뒀지.”
바로 그 순간이었다.
번쩍!
빛과 함께 셀비아의 마력이 갑자기 증폭하듯 거칠게 치솟았다.
쾅!
“헤일리 님!”
그리고 그 힘에 십성들 모두가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아까와는 차원이 다른 힘!
“뭐야, 저 힘! 큭!”
“마력이 증폭됐어!”
이정도면 성신급!
그래서 그들은 납득이 가지 않았다.
‘성신이 강림한 것도 아닌데, 어떻게 저런 힘이!’
하지만 놀랄 시간도 없었다.
바닥에서 거대한 물고기들이 뿜어져 나왔다.
“헉!”
그리고 그 투명한 물고기들은 일차적으로 헤일리를 집어 삼키자 깜짝 놀랄 일이 벌어졌다.
“헤일리 님!”
투명 물고기에 들어간 헤일리의 모습이 어린 모습으로 변한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해당 인물의 육체를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린 것이다.
그리고 되돌린 시간대는 전갈좌 성신과 계약을 맺기 전의 나이.
당연히 어떤 스킬도 쓸 수 없었다.
“하하하! 이걸로 한 놈은 아웃!”
투명 물고기의 일격은 다른 십성들에게도 이어졌다.
그 속도가 몹시 빨랐다.
“누나! 고트!”
그곳에 있던 모두가 순식간에 5살, 8살 어린 아이로 변했다.
그리고 천성재 역시 마법을 발동했지만, 까다로운 의 힘에 3살짜리 어린애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아악!”
결국 뱀주인좌 성도가 되기 전으로 되돌아간 그들은 평범한 인간이 된 것이다.
심지어 점점 더 어려져서 천성재는 아예 갓난아이로 돌아갔다.
“썽째야!”
“아부우우!!”
6살이 된 천유하는 다급히 젖먹이 동생을 안았다.
“너!”
셀비아는 꼴좋다는 듯이 웃었다.
자신들이 잘났다고 구는 최강 십성들과 성인들이 갓난아이가 되어 엉엉 우는 꼴이 아주 좋았다.
“잘난 척하더니. 어때 이제 능력을 쓸 수 없지? 걱정 마. 너희는 바로 알프스에 처넣어 줄게. 어디 엄마 아빠 부르면서 맘마 찾으며 굶어 죽어보렴.”
그런데 그때였다.
“꺄아아악!!!”
셀비아의 몸에서 검붉은 불꽃이 치솟아 올랐다.
그 불길에 잡혀 있던 이들이 모두 테이블 밑으로 들어갔다.
동시에 들려오는 셀비아의 비명소리!
“아아아악!”
거친 불꽃이 셀비아의 피부를 벗겼다. 그리고 벗겨진 피부에서 지방이 흘러나왔다.
그래서 셀비아는 당황스러웠다.
“누구야!”
신궁좌의 화살은 아니다.
그리고 이중에서 이만한 불을 쓸 수 있는 건 대장장이인 테일러와 천성재 뿐.
그러나 모두 힘을 쓸 수 없었고, 가장 복병인 헤일리도 힘을 쓸 수 없었다.
‘그런데…!’
그런데 그때였다.
“어리석은 놈. 하필 시간을 되돌려도 이때로 돌리다니.”
“……!!”
고개를 돌린 셀비아는 기겁했다.
검붉은 불꽃을 뿜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어린 헤일리였기 때문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헤일리가 손짓하자 3살이었던 그녀의 모습이 8살까지 돌아갔다.
그래서 셀비아는 공포에 질릴 수밖에 없었다.
‘뭐지? 전갈좌의 힘이 없으면 아무런 힘도 못 쓰는 게 아니었나?!’
헤일리가 성신과 계약한 건 10대 후반 때.
유아기 때면 당연히 성신의 힘도 사용하지 못할 텐데!
‘그런데 어떻게 힘을!’
하지만 그걸 비웃기라도 하듯 어린 헤일리가 번득였다.
“그러고 보니 알려준 적이 없구나.”
“……!”
“내 어린 시절 이름은 군주의 13나이트. 적색 군주의 장군이었단다.”
“?!!”
그랬다.
헤일리의 몸을 휘감은 검붉은 불꽃은 그녀의 본래 힘이었다.
어린 나이에 군주의 장군을 맡을 정도의 실력자였다.
물론 장군급이라 해도 학대받고, 시궁쥐 공주라 불리던 어린 시절의 일.
영문도 모른 채 전장을 누볐다.
때문에 기억나는 건 별로 없었고, 미지문명 침공하고도 전혀 연관이 없었지만 말이다.
아무튼 이 불꽃의 힘은 이 헤일리의 모친인 적색군주를 죽일 때 봉인 당했던 힘.
그리고 자신의 힘을 봉인한 은 말했다.
-그건 나한테 방해만 될 뿐이니, 내 힘을 써라
뭐, 의 지령 때문에 자신의 봉인을 풀어줄 수 있는 사람도 아무도 없었다.
자신조차도 풀 수 없었다.
덕분에 자신을 알아챈 의 지젤조차도 비웃지 않았던가.
-어머 세상에, 힘이 너무 약해서 그 피비린내 나는 공주란 걸 전혀 눈치도 못 챘네.
그런데 하필 물고기좌가 자신을 봉인 전으로 돌려보내주다니.
“고작 시간의 먼지 만한 힘을 얻어놓고 신 행세라도 할 생각이었더냐.”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셀비아가 비명을 질렀다.
검붉은 불꽃이 셀비아의 눈까지 불태워버린 것이다.
“아악!! 내 눈!!!”
“그래도 그 힘은 이건의 성도들에게 아주 유용하게 쓰이겠구나.”
“아악!”
마침내 검붉은 불꽃이 셀비아를 휘감았다.
그 불꽃에 모두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비명소리와 함께 셀비아가 피를 토하면서 쓰러졌다.
“아악, 아악! 살려줘! 초재생! 초재생좀!”
허우적거리는 손이 다급하게 천남매를 향했다.
갓난 아기 천성재는 저리 꺼지라며 술잔을 던졌다.
“아부부! 부부부!! (빨리 원래대로 돌려놔!) 아바바부부! (이걸로는 삼촌 덕질도 못한다고!)”
애초에 그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어떻게 저렇게 생명력이 질기지?’
아까전 마력이 성신급으로 증폭했던 것과 연관이 있나?
‘도대체 무슨 원리지?’
그리고 그 의문은 금방 풀렸다.
천성재의 품에서 울린 전화 때문이었다.
소세지 같은 손으로 상대를 확인한 천성재는 바로 받았다.
-아악! 성재야! 큰일이야!
“아부부(지민아)??”
상대는 신궁좌 성도들과 함께 정찰을 보냈던 성재의 룸메이트 한지민이었다.
비록 지금은 C급 각성자지만, 성장의 기미도 있었고 무엇보다 마력의 기운을 읽는게 특출난 재능을 보였다.
삼촌한테서 나는 독특한 신의 냄새를 먼저 눈치챈 것도 녀석이었고.
그래서 이번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함께 보낸 것이었는데.
“아우부부부쁘아?!(왜그래, 무슨 일이야!)”
-성재야? 거기 누구 없어요? 나 여기 알프스 미궁 안에 들어왔는데! 뭔가 있어! 아마도 군주…!
-이건, 가만히 두지 않겠다!
-아악!
“아부우우(지민아)!!!”
그 목소리에 천유하가 미간을 좁혔다.
“누꾼지는 몰라도 꾼주급을 알프스에 가둬놓고 물꼬기좌가 힘을 빨아 먹는 거구나?”
“그걸 처리 안하면 쌈촌이…”
그리고 그럴 때였다.
“!”
천성재와 천유하가 가지고 있던 어전성물들이 낑낑 힘을 잃어갔다.
그걸 본 천 남매는 깜짝 놀랐다.
“아부부부부!!! (삼촌한테 무슨 일이 생겼어!)”
천성재가 울부짖으며 바닥을 탕탕 치자, 핸드폰으로 기사를 보던 고트가 식겁했다.
“물고기좌에요! 이건님이 벌써 스페인에서 물고기랑 만난 것 같아요.”
그들은 당황했다.
서둘러 물고기좌의 허파를 잘라내야 했다.
“아부부! 우부부부부!!! (어쩌지? 텔레포트는 안통하고, 지금부터 알프스에 가도 늦어!)”
그리고 그 혼란을 읽은 건지, 숯이 된 셀비아가 파르르 떨며 말했다.
“이, 이건은 어차피 우리 성신님께 죽게 되어 있어. 그리고 우리 성신께서…이건의 초재생 능력 권능을 빼앗아 오시기만 하면…나도…컥!!”
셀비아는 헤일리에게 몸이 뚫렸다.
동시에 헤일리가 천성재에게 말했다.
“괜찮다. 너한테는 쌍아좌 성신에게서 얻은 권능이 있지 않느냐.”
“!”
쌍아좌는 본래 영혼을 다룰 수 있는 신좌.
이건이 프레이를 죽도록 패 마법 관련 권능은 성재에게 몰아주었다.
뭐, 갈아서 성물로 만들기 전까지 임시로 쓰라 한 것이었다.
아무튼 는 그때 받은 것 중 하나였다.
물론 쌍아좌 성인은 그걸로 피규어에 빙의했다가 그꼴이 되긴 했지만.
“네 친구에게 빙의하면, 알프스에 있다는 군주급도 처리할 수 있을 터.”
그러면 의 힘을 끌어다쓰고 있는 물고기의 힘을 자를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너라면 거기 마력원을 물고기가 아니라, 이건에게로 돌릴 수 있을 것 같은데.”
“!”
동시에 헤일리는 그녀의 몸에서 작은 보석 결정을 꺼냈다.
[의 힘이 담긴 결정]“하나씩 받아라. 필시 물고기가 이 십성한테 빌려준 힘일 것이다. 분명 을 상대할 때 요긴하게 쓰일테지.”
동시에 그 결정의 힘으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그들은 모두 감탄했다.
“와, 효과 죽인다!”
“이거면 오래된 삼촌 물건도 새걸로 만들 수 있겠어!”
천성재의 말에 천유하가 동생을 철썩 쳤다.
“넌 언제 철이 들래. 남아있는 힘을 봐선 최대 수십 번이 한계야. 오래 못 쓸테니, 꼭 방어에만 써.”
그런데 그때였다.
성물을 물끄러미 보던 테일러가 한마디 했다.
“…근데 이거면 이건님 어린 시절도 볼 수 있는거 아닌가?”
일동 침묵했다.
동시에 천성재가 눈을 번득이며 빙의 마법을 사용했고, 역시나 눈빛이 바뀐 이들이 급히 알프스로 향했다.
* * *
한편 그 무렵이었다.
[제안을 하나 하지. 이대로 물고기에게 죽겠는가. 아니면 나와 손을 잡겠는가?]시간의 말에 이건은 코웃음을 쳤다.
[자. 어떻게 하겠느냐?]그말에 이건이 씨익 웃었다.
“꺼져.”
[!]이건의 답에 옆에 있던 스티븐과 휴고는 왜 혼잣말을 하느냐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하지만 뜻 밖의 대답에 시간은 웃었다.
이건은 가증스럽다는 듯 비웃었다.
그리고 놈을 노려보았다.
‘꺼지라고. 애초에 니 새끼 말을 어찌 믿어.’
이건의 눈이 번득였다.
‘미래라고? 방금 보여준게 진짜 일어날 미래라는 법도 없잖아.’
그랬다.
자신을 회유하기 위해 시간이 보여준 가짜 미래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자 시간은 웃었다.
[그래. 죽음 뿐인 미래에서 잘 탈출해 보거라]더 이상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그럴 때였다.
“내말이 들리지 않는가.”
“!”
물고기좌 성신이 연우로 보이는 목걸이를 흔들며 웃어보였다.
“말해두지만, 이건 가짜가 아니다.”
필시 이 넘겨준 것이리라.
동시에 물고기 성신이 웃었다.
‘자, 어서 날 공격해라.’
13명 중에서도 가장 성격이 더러운 놈이었다.
이건의 성미라면 당장 날아와 자신들의 목을 날려도 이상하지 않다.
그러면 바로 모함을 해 놈들을 한꺼번에 죽인다.
그렇게 생각하면서 득의양양한 웃음을 지을 때였다.
“?!”
이건을 본 물고기 성신이 제 눈을 의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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