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338)
외전 11화. 내 거야 (2)
“아. 신님 같다는 거 취소.”
이재원은 질색하며, 눈앞의 광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그야말로 눈 뜨고 보지 못할 고문판.
“아악! 그마아안!”
“커헉!! 살려줘!”
그랬다.
어린 이재원의 앞에는 거꾸로 매달린 채 얻어터지고 있는 갱단이 있었다. 자신을 괴롭히던 바로 그놈들이었다.
물론 어린애를 부려먹었다며 정의의 심판을 내리고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들을 죽어라 패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영웅….
분명 엊그제 뉴스에 새롭게 나타났다는 인류를 구할 새 희망….
하물며 방금 자신이 신님 같다고 생각했던….
“하하하! 돈 내놔! 병신 새끼들아!”
“…신님 같다고 한 거 진짜 취소.”
이재원이 하얗게 질려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밧줄에 거꾸로 묶은 놈들을 걷어차며 체력 회복제를 뜯어냈다.
뭐, 그중에는 나와서는 안 되는 물건까지 있었지만.
“아씨, 새끼들이 마약에 누드집은 왜 가지고 있는데!”
“아악!!”
“그 와중에 취향도 병신 같은 새끼들! 이거는 압수다!”
“안 돼!”
결국 이재원은 자신이 사람을 잘못 잡아와도 미친놈으로 골라 왔구나 싶었다.
그래서 그는 이건의 시선을 피해 슬그머니 창고 밖으로 빠져나가려고 했다.
‘어차피 이 갱단의 금고는 다 털어낸 지 오래다.’
그리고 오늘 일을 마지막으로, 여기에서도 도망칠 생각이었다.
아무튼 그랬는데 하필 이건한테 잡혀가지고는.
‘뭐, 아직은 괜찮아.’
이건의 시선도 다른 곳으로 쏠려 있고, 도망치기엔 좋은 기회가 아니던가.
그렇게 이재원이 이건 몰래 밖으로 나가려 할 때였다.
콱!
“!?”
이재원은 날아온 올가미형의 밧줄에 순식간에 잡혀버렸다.
“가긴 어딜 가!!”
“컥!!”
신궁좌는 사냥의 신좌.
목표 추적과 포획은 끝내주는 만큼 절대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갱들을 털 만큼 턴 이건은 휴고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뭐야. 그 더러운 건 왜 끌고 와. 버려. 이제 쓸모없어.”
“쓸모없긴요! 스승님은 물건을 되찾으셨겠지만! 전 아직입니다!”
“아. 지갑 빼앗겼다고 했지.”
“아무튼 이 애가 가져간 돈도 돌려받아야 합니다! 그러니까 내놔!”
붙잡힌 이재원이 콧방귀를 뀌었다.
“언제 훔쳤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이미 지갑 채로 팔아버린 지 오래죠. 돈도 딸랑 30달러밖에 없던데.”
뭐, 지갑 자체는 명품이라 괜찮게 팔렸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말에 휴고가 이재원의 멱살을 잡았다.
“이 자식이 누구 멋대로 그걸 팔아 팔기는! 집안 물건 다 팔았어도 끝까지 남겨뒀던 몇 안 되는 물건이었는데!”
“그러게 관리를 잘하시지 그랬어요…”
“뭐가 어쩌고 저째!”
결국 그런 휴고의 절규에, 이건이 병신이라며 비웃었다.
“맞아 자업자득이지. 그러게 누가 지갑 관리도 못 하고 뺏기래? 그러니까 호구….”
“그 지갑 안에는 스승님의 소중한 신분증도 들어 있었는데!!”
“??!!!”
비웃던 이건의 고개가 기계처럼 끼리릭 돌아갔다.
그리고 제 빈 지갑을 확인했던 이건이 이재원의 멱살을 잡았다.
“이 못된 새끼! 왜 가만히 있는 새끼 지갑은 훔치고 지랄이야!”
이재원은 죽겠다는 듯 켁켁거렸다.
동시에 그는 휴고의 멱살도 함께 쥐었다.
“죽을래! 내 신분증을 왜 네가 들고 있어!”
“스승님이 저한테 맡기셨잖아요! 귀찮으니까 깨우지 말라고!”
이건은 움찔했다.
확실히 휴고와 싸우기 전. 술 먹고 기분 좋게 자고 있는데 표 예약을 한다며 귀찮게 깨우길래 그런 걸 준 것도 같았다.
그래서일까.
이건은 험악하게 이재원을 노려보았다.
“이 손버릇 나쁜 꼬맹이가!”
그러나 이재원이 이해할 수 없다는 듯 혀를 찼다.
“신분증 같은 건 그냥 재발급받으시면 되잖아요?”
이재원의 말에 이건의 눈에 분노의 불꽃이 튀겼다.
재발급이고 자시고, 그 신분증은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었다.
– 형! 이거 내가 붙여놨어!
셋이 찍은 스티커 사진이었다.
하나는 연우랑 단둘이, 하나는 셋이서. 그리고 그게 유일하게 남아 있는 연우와 준우의 사진.
준우가 잃어버리지 말라며 신분증 뒷면에 붙여 놓았던 것인데.
그래서일까.
이건은 이재원을 목을 흔들며 죽이려고(?) 했다.
“당장 어디다가 팔았는지 말해, 이 똥꾸녕 같은 자식아!”
이재원은 바로 방긋 웃었다.
“저를 풀어주시면 바로 안내해드…악!”
이건은 어디서 기어오르냐는 듯 이재원의 조막만 한 얼굴을 쥐었다.
“도망칠 거 누가 몰라서 그러냐. 보아하니 귀신처럼 기척을 숨기는 재능이 있는 것 같은데.”
“어, 어 그런 겁니까?”
“등신아, 우리가 이딴 꼬마한테 왜 물건을 도둑맞았다고 생각하는 거냐?”
“!”
그랬다.
자신들은 일반인이 아니었다.
오감이 인간보다 10배 이상 발달한 초인들.
하지만 이재원에게서는 사람의 냄새가 나지 않았다. 마치 죽은 사람처럼.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래서 자신조차도 이재원의 기척을 느끼긴 힘들었다.
이재원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눈빛에는 묘한 살의마저 느껴졌다.
하지만 이건은 바로 이재원을 끌고 갔다.
“됐으니까 어디다가 팔았는지 말해. 그리고 지갑 찾으면 넌 당장 경찰에 넘겨버린다.”
그런데 그때였다.
휘익!
하늘에서 뭔가가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졌다.
그리고 그 물건에 휴고는 깜짝 놀랐다.
“아! 내 지갑!!! 돈도 있어요!”
“!”
이에 이재원도, 이건도 놀랐다.
그리고 지갑이 날아온 쪽을 본 이건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도 그럴 게 지갑을 던진 건 다름 아닌 헤일리였기 때문이다.
필시 그녀가 지갑을 찾아준 것이리라.
그리고 그녀는 모자를 눌러쓴 채, 지갑을 안 던진 척 딴 척하며 뚱땡이 동상을 구경하고 있었다.
뭐, 이건에게 안 들키려는 듯 변장한 채 최대한 딴짓을 하고 있었지만 그래 봐야 이건의 눈을 피할 순 없었다.
그래서 의아한 것이었다.
‘쟨 왜 계속 졸졸 따라오지?’
뭐, 적의가 느껴지는 건 아니라 그냥 냅두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리고 이건과 눈이 마주친 헤일리는 화들짝 놀라 뚱땡이 동상을 뻑뻑 닦는 척을 했다.
그래서 어이없다는 듯 보던 이건은 고개를 저었다.
‘뭐, 상관은 없지만.’
“아무튼 찾았으면 됐어. 돈이 남아 있으면 그 안에 내 신분증도 있을….”
“없어요! 스승님 신분증만 없습니다!”
“뭐가 어째?!”
“어?? 돈이 왜 늘어났지??”
이건은 이재원의 목을 조르며 입에서 불꽃을 뿜어냈다.
“이 새끼, 역시 장기라도 뽑아서 팔아버려야겠어!”
“!!”
그렇게 빡친 이건이 이재원을 질질 끌고 가려 할 때였다.
“그 아이는 냅두시죠?”
“!!!”
낯선 목소리에 이건은 짜증 섞인 표정을 지었고, 이재원은 얼어붙었다.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건 다름 아닌 20대 청년.
장루이 모랭(26)이었다.
세련된 정장을 입고 있는 그는 이건을 보며 웃고 있었다.
반면 이건은 얼굴을 팍 구겼다.
“뭐야, 저 뺀질이 새끼는?”
“아! 장루이 씨라고, 저희와 같은 사도입니다! 거해좌의…!”
“뭐? 내가 아는 거해좌 사도는 저렇게 새파랗게 젊은 새끼가 아니었는데?”
“아, 언론에 내비치는 얼굴은 대부분 대리인이라….”
뭐 아무래야 좋았다.
이건은 굉장히 불쾌한 듯 장루이를 노려보았다.
그도 그럴 게 스티븐의 입에서 듣지 않았던가.
서울 침공 당시, 온다고 해놓고 자신들을 버리고, 뻔뻔하게 옆 나라 부자를 구하러 간 게 저놈이었다고.
뭐, 정말 연관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좋게 보일 리가 없었다.
그러나 정작 장루이 쪽은 이건에게 좋은 마음을 가진 듯, 활짝 웃어 보였다.
“처음 뵙겠습니다, 13번째 님. 저는 당신과 적이 될 생각이 추호도 없으니 경계하지 마시길.”
당시 장루이는 본인에 대한 것도 전혀 모른 채, 그저 명령대로 왔을 뿐이었다.
때문에 이건에게도 악감정은 없었다.
‘오히려 우리에게 도움이 될 인재다.’
그는 되려 이건과 친해지려 했다.
“그 아이가 곤란하게 해드렸다면 제가 대신 사과드리겠습니다. 피해 보상은 충분히 해드리고 뒤처리도 해드릴 테니 대신 제게 넘겨주시죠.”
그러나 장루이가 다가오자 이재원은 미친 듯이 떨었다.
동시에 장루이의 목소리가 이재원의 어깨에 떨어졌다.
“얘야. 돈을 버는 건 좋지만, 나쁜 짓을 하는 건 곤란하지?”
말에는 섬뜩한 살의가 어려 있었다.
그리고 그런 장루이의 존재에 이재원은 공포에 떨었다.
이 남자가 말하는 말의 의미를 모를 리 없기 때문이었다.
– 돈을 벌어오라고 했지만, 들키는 건 곤란하지?
곧 엄청난 공포에 이재원이 반사적으로 이건과 휴고의 옷자락을 잡으려 했지만, 그만두었다.
결국 그렇게 장루이가 이재원을 끌고 가려 할 때였다.
“안 됩니다! 못 보내요. 이 애는 스승님의 신분증을 찾아야 하거든요.”
휴고가 이재원을 잡아당기자, 장루이가 거슬린다는 표정을 지었다.
“어디로 도망가셨나 했더니, 여기 계셨군요? 하도 약해 빠져서 계신 줄도 몰랐습니다만.”
휴고는 울컥했지만, 장루이가 혐오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올렸다.
“쓸데없는 오지랖은 그만 부리시고, 본인 일이나 신경 쓰시는 건 어떠신지? 어서 레벨 5가 되셔야죠.”
“!”
“빨리 저희랑 동급이 되어야, 당신도 정부에 한자리 얻지 않겠습니까? 지금도 당신만 자리를 얻지 못한 것 같은데요. 너무 오래 걸리면 좋은 자리 다 날아갑니다?”
“……?”
이건은 휴고를 노려보았다.
진짜냐는 시선이었다.
그래서 휴고는 바로 아니라고 하려 했다.
하지만.
“이상하다. 초조해하시며 뛰쳐나가신 게 엊그제 같은데. 아! 그래서 13번째 님한테 제자로 받아달라고 하신 거군요? 우리 최약체님.”
이건은 질린다는 듯 돌아섰다.
뭐, 거해좌의 말을 믿는 것도 아니지만.
“돈이랑 권력에 미친 새끼들.”
휴고는 당황해서 이건을 붙잡았다.
“아니! 전부터 계속 오해를 하시는데! 진짜 아니라니까요?! 저는 사람들을 구하고 싶어서 그런 것뿐…!”
이건이 어처구니없다는 듯 실소를 흘렸다.
“그래?”
“예!”
“그럼 이것도 구해 보시든가?”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이재원을 벼랑으로 밀었다.
동시에 이재원이 비명을 지르면서 절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그 절벽 밑은 사도조차 즉사할 거대한 독의 호수!
그 광경에 장루이도 놀란 듯했지만, 곧 미소를 지었다.
어차피 이재원은 죽어도 찾아올 부모도 없는 도둑고양이라는 것일까.
“감사합니다. 알아서 처리하시다니 귀찮음을 덜어주셨군요.”
이건은 그 말에 혐오스러운 듯 장루이를 보았다.
“니들이 그럼 그렇지.”
동시에 이건은 휴고를 보았다.
“아무튼 너….”
그러나 고개를 돌린 이건은 놀란 토끼눈이 되었다.
“뭐야, 얘 어디 갔어??”
“아아아! 위험해에에에!!”
“?!”
벼랑 밑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이건은 기겁했다.
도대체 뭘 믿고 뛰어내린 건지, 휴고가 이재원을 잡기 위해 벼랑에서 뛰어내린 것이다.
때문에 이건 역시 당황해서 급히 벼랑에서 뛰어내렸다.
그리고 땅을 박차고 한순간에 뛰어내린 그는 미사일보다 더 빠른 속도로 휴고를 추월했다.
그 엄청난 힘에 이건이 밟은 지면이 박살 나고, 풍압이 일었다.
쾅!!
그야말로 인간이 아닌 엄청난 속도.
덕분에 장루이조차 드물게 놀란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은 흐어엉 우는 휴고를 붙잡아 나무쪽으로 내던졌다.
쾅!
“커헉!!”
사정없이 내던져진 휴고는 나무줄기와 부딪치며 허리가 꺾일 뻔했다.
“커컥! 허, 허리!!”
이건은 그 옆에 착지하면서 휴고의 머리를 빠악 쳤다.
“이 미친 새끼가 진짜!”
“커헉!! 그만! 저도 반사적이었는데, 스승님이 때리시면 저 진짜 죽습… 컥!”
“이 새끼가 미쳤다고 그걸 뛰어내려!”
“아니!! 그러는 스승님이야말로 왜 멀쩡한 애를 죽이려 드….”
“병신아! 죽이긴 누가 죽인다고!”
이건은 손가락으로 밑을 가리켰다.
그리고 밑을 본 휴고는 소스라치게 놀랄 수밖에 없었다.
거기엔 분명 거대한 공이 되어 이재원을 통통 튀기고 있는 슬라임이 있었던 것이다.
아마 이건은 처음부터 장루이라는 놈을 파악하기 위해 이럴 생각이었던 것이리라.
그런데….
“왜 니 새끼가 뛰어내려! 죽으면 정부한테 자리도 못 받을 거 아냐!”
“아니! 저 진짜 관심 없다니까요! 다른 사도들을 이기고 싶은 건 사실이지만, 그건 제가 강해지면 그만큼 저도 목소리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목소리?”
“지금은 최약체라 뭔 말을 해도 안 먹히거든요. 하다못해 인질을 포기하자는 말에 반박을 해도… 그렇게 잘났느냐고 매번 샌드백만 될 뿐이라….”
강해져야 목소리도 낼 수 있는 법이었다.
이건은 휴고를 미묘한 시선으로 보았다.
아무래도 휴고가 마음에 든 모양이었다.
하지만 이건은 아무 말도 않고, 둘을 데리고 통통 벼랑을 밟으며 위로 올라갔다.
“그 뺀질이 놈은 도망갔군.”
그리고 그때였다.
“!”
기절한 줄 알았던 이재원이 말없이 뭔가를 내밀었다.
그건 다름 아닌 이건의 신분증.
“아.”
이건의 얼굴은 거의 지워졌지만, 스티커 사진이 붙어 있는 그 물건이었다.
아무래도 사진을 봤기 때문일까. 다른 건 처분했지만 그건 차마 처리할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해요.”
그걸 받은 이건은 말없이 이재원의 머리를 쥐어박았다.
동시에 이재원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이건이 휴고를 보았다.
“야. 밥벌레. 너 내일부터 내가 시키는 거 가져와.”
“예?”
“최약체. 그까짓 거 내가 벗어나게 해주지.”
“……!”
휴고가 최상급 전투원이 되는 것과 동시에, 지옥길이 열린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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