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turn of the Disaster-Class Hero RAW novel - Chapter (55)
제55화. 세상에 이런 일이 (1)
순간 천 남매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경악하는 눈초리였다.
물론 서로 다른 이유였다.
“우리 집? 삼촌이 처음 왔던데?”
“삼촌이 거기 오셨었어요?”
서로 다른 질문에 이건이 답했다.
“어. 탑에서 나와서 내가 처음 묵었던 거기.”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진 천유하가 동생을 슬그머니 쳐다보았다.
왜 자신한테 말해주지 않았냐는 것이다.
그리고 마력을 뿜다 못해 시선에서 묘한 분노(?)가 느껴져 천성재가 억울함을 토로했다.
“그땐 삼촌인지 몰랐으니까!”
심지어 본인의 피규어까지 삼촌이 대가리를 뽑아댔으니까!
“뭐 오래 묵진 않았어. 하루정도 잔 것 같은데.”
심지어 1박 2일…!!
천유하는 분노를 담아 동생을 보았다.
결국 천유하는 아쉽다는 듯 빨대로 음료수를 부글거렸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다.
“그런데 거기는 왜요?”
“그 집에 그 크레이지가 있는 것 같아.”
“!”
둘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특히 천성재가 그랬다. 누나야 성단에 숙소가 있어 집은 거의 덕질 작업실로 쓴다 쳐도, 천성재는 달랐다.
그에겐 매일 같이 먹고 자고 등교하는 장소였다.
그런데 쌍아좌 성인이 거기에 있다고?
“말도 안 돼, 그 집에 왜…!”
“글쎄. 그 질문은 장본인한테 해봐야지.”
“장본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이건이 품에서 팬던트를 꺼냈다.
천성재가 놀랐다.
“아! 그거!”
경매장에서 최 성단장의 뒤통수(?)를 치고 낙찰받았던 이건의 경매품이 아닌가.
하지만 천성재는 똑똑히 기억했다.
‘성단장들 모두 코웃음을 치던 물건인데.’
감정등급이 D급이었다. 그래서 뼈다귀에 비하면 성단장급들도 시큰둥했던 것이고 말이다.
“분명 다들 왜 그런 걸 낙찰하냐고….”
그 말에 이건이 코웃음을 쳤다.
“하여간 제대로 된 놈들이 없어요.”
그러면서 그는 청와대에서 가져온 제 물건 박스를 열었다.
“그러니 이 S급 아이템도 정부 창고에 쳐박아둔 거지.”
“네? S급이요? 도대체 뭘….”
그러나 천 남매는 이건이 꺼낸 물건에 깜짝 놀랐다.
“그 만화책이 S급이라고요?”
“그게 무슨….”
동시에 이건이 웃으면서 펜던트를 만화책에 올렸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번쩍!
낡은 만화책이 다른 책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무엇이든 담아두는 책] S급-요리책으로 보이지만, 작은 가방.
-물건을 담은 페이지엔 물건의 성분이 글자로 떠오른다.
-총 100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천성재는 그 책을 보자마자 비명을 질렀다.
“아! 나 이거 알아! 교과서에 실려 있는 삼촌 사진에 있었어! 이상한 요리책 읽는다고 난리였는데!”
그 전설을 실물로 본다며 삼촌을 보았다.
“펜던트는 위장성물. 이 책은 인벤토리 같은 거야. 각 페이지마다 물건을 담아둘 수 있고. 뭐 재료나 무기 보관용으로 쓰던 거지만.”
“?!”
그럼 재료와 레시피인 줄 알았던 글귀는 담아둔 물건의 정보였던 건가.
하물며 인벤토리, 가방 계열의 물건은 상당히 귀하다.
성단장들도 못 가져서 안달난 건데.’
하지만 지금 중요한건 그게 아니었다.
“분명 장본인한테 물어본다고….”
그거랑 이 인벤토리랑 무슨 연관이 있을까.
그러자 이건이 웃으며 품속에서 반지 함 크기의 유리상자를 꺼냈다.
[백양좌의 단단한 전시케이스]-뭐든 귀한 것을 가둘 수 있다. 안에 있는 물건은 어지간해서는 빠져나갈 수 없다.
그리고 내용물을 본 그들은 놀랐다. 특히 천성재가 까무러쳤다.
당연한 일이었다.
[영령이 비명을 지릅니다] [요정왕이 살려달라고 빕니다] [요정왕이 강렬한 힘을 뿜어냅니다]“삼촌 이거 …!”
그랬다.
안에는 다름 아닌 청와대에서 잡아온 쌍아좌 성인의 영령이 있었던 것이다.
그 요정은 이건과 눈이 마주치자마자 비명을 지르며 울부짖었다. 그리고 미친 듯이 도망치려고 했다.
천성재는 그래서 더 놀랐다.
‘그 로드급 영령이…!’
그랬다.
요정왕 레리퀸.
이것은 쌍아좌 성인이 데리고 있는 굴지의 영령이었다.
노예급, 노멀급, 기사급, 하이급, 로드급으로 나뉜 영령들 중에서도 로드급으로 최상급.
요정왕의 파괴력은 몇 개의 나라를 순식간에 날려버릴 정도였다.
그래서 통칭 파괴의 여왕이라고 불린다.
그런데.
‘그 요정왕이…!’
삼촌을 보자마자 울부짖으면서 난리가 나?
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이건이 히죽 웃었다.
“요정왕의 마법은 굉장히 쓸 만하거든. 이거면 다른 특수능력의 성인도 상대할 수 있고.”
단순히 주먹만으로 상대하기 까다로운 놈들 말이다.
물론 이 요정왕은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다.
[요정왕 레리퀸] 영혼 70%(거해좌의 대여스킬로 분열 중)
‘나머지 30%는 쌍아좌 성인이랑 같이 있겠지.’
뭐, 요정왕을 제 대리로 놓기 위해 70%나 남기고 떠난 것 같다만 그게 되려 악재가 되었으리라.
‘뭐, 나머지 30%도 찾아내서 이용해먹어야지.’
그렇게 히죽이며 이건이 책 페이지를 펼쳤다.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요정왕을 15페이지에 보관합니다] [책에 담긴 악마(사서)종의 마법이 펼쳐집니다] [요정왕과 전시케이스를 책의 활자로 변환시켜 저장했습니다]번쩍!
요정왕이 비명을 지르며 책에 갇혔다.
방금까지 갇혀 있던 백양좌 성물은 요정왕의 마력에 깨지기 직전이었지만, 책은 꼼짝도 안했다.
그래서 남매는 무척이나 놀랐다.
아무리 분열 상태라지만 그래도 요정왕인데.
“대단하다. 이거 누가 만들어준 거예요?”
“에이 누나 누구긴 누구야. 당연히 제작 신좌지! 이정도면 제작 신좌 성신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정도라고!”
그러자 이건이 헛웃음을 흘렸다.
“뭐래. 내가 만든 건데.”
남매는 깜짝 놀랐다.
“예?! 이걸요?!”
천성재는 혼절하려 했고, 천유하는 눈을 반짝이면서 신기해했다.
‘삼촌은 꼭 성신 같아.’
성신들도 성물을 만들어냈으니까. 뭐랄까, 제작성도들이 만드는 물건과는 뭔가 상당히 달랐다.
반면 천성재는 자꾸만 진동 오는 핸드폰에 짜증을 냈다.
아빠였다.
필시 전화기를 꺼둔 딸 때문이리라.
결국 문자폭탄에 전화까지 걸려오자, 천성재는 전화를 받으며 외쳤다.
“아씨, 누나 삼촌하고 해외도피 했어! 전화 걸지 마!”
뚝.
사정없이 아빠 번호를 차단(?)한 천성재가 이건을 보았다.
“아무튼 저희 집으로 안내할게요. 거기에 쌍아좌 성인이 있다고 하셨죠?”
동생의 말에 천유하가 바로 붙잡았다.
“잠깐! 쌍아좌 성인이 함정을 팠을지도 모르잖아. 살펴는 봐야지. 성도들이 매복을 하고 있을지도 모르고.”
매복이란 말에 천성재가 아차 싶었다.
“맞아…! 만약 갔다가 무장해제 스킬이라도 걸리면 망하는데. 최소 삼촌의 무기 정도가 아니면…!”
“삼촌 무기? 천공의 단죄 말이야?”
그랬다.
.
그건 이건을 상징하는 무기였다.
원래는 악마의 탑에 이건과 시체와 함께 있어야 정상이었지만, 무기만큼은 탑에서 빠져 나왔다.
성인들이 무기만 겨우 회수해서 나온 것이다.
하지만 그 후, 환상처럼 사라진 물건.
‘그래서 전 성단에서 애타게 찾고 있는 물건 중 하나인데…!’
사실 그게 괴수토벌의 핵심이라고 불릴 정도였다.
“무장해제 마법을 버틸 옷을 준비해둘까요? 지금 주문하면 몇 달은 걸리겠지만, 그 감정사한테 부탁하면 일주일… 아니 삼촌 부탁이면 3일이면 될 텐데….”
“아니. 어차피 쌍아좌하고는 바로 만나야 해.”
영혼 명부를 빼앗아야 쌍아좌의 권속신도 데려올 수 있고 말이다.
그랬기에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상대는 바로 받았다.
“그래, 택수ㅇ….”
전화 너머에서 분노한 외계어가 들려왔다.
결국 수화기를 좀 뗀 이건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래그래. 한국이다 새끼야. 순진한 놈이 또 그걸 믿고 있냐. 뒤질래?”
그 말에 외계어가 그나마 짐승언어 정도로 돌아왔다. 그래도 최소한 포유류로 해줬으면 좋겠는데.
‘하여간 내 이미지가 어떻길래.’
아무리 그래도 친구 딸을 건들 만큼 못돼 처먹진 않았는데 말이다.
“아무튼 너한테 좀 시킬 게 있는데.”
그나마 원시인까지 돌아온 휴고가 진지해졌다.
* * *
세상이 격동의 시기로 변해가고 있었다.
[hk989: 이건 못생겼다고 한 사람 누구냐. 나와라.] [pasan: 22222222나와라] [ㅍㅍ:333333333333나오삼3333] [fai: 닉 뭐였지] [ㅇㅇ: King@Jeha <-이 새끼임] [stuki: 나와라] [kon: 장 지지는 거 방송한다며] [gg: 머리 박아라]세상이 소란스러웠다.
전 세계의 TV프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반갑습니다, 교수님. 역시 기자회견에 나타난 소년으로 떠들썩합니다. 해당 영상은 벌써 1억 뷰를 넘겨 최단기간 신기록이라죠?] [맞습니다. 하지만 선명한 영상이 남았다면 더 대단했을 텐데요.] [아, 저희도 구하고 싶었지만…]지금은 미지문명에게 둘러싸여 있는 시대였다.
TV, 라디오, 인터넷, 전화 등등.
통신망 80% 이상이 쌍아좌 신좌가 배포하는 통신망을 쓰고 있다.
특정초음파를 이용하는 스킬을 활용한 것이었다.
[당시 불의 군주가 나타난 탓인지, 쌍아좌 통신망이 불안정했어요. 때문에 기자회견장에 있던 모든 핸드폰이 먹통이고, 운이 좋아 남은 것들이 지금 인터넷상에서 떠돌고 있는 그겁니다.] [아무튼 중요한 건 그게 아니죠.] [맞습니다. 이건이라고 나타난 사람이 무려 그 불의 군주를 잡았습니다. 4년 전, 당시 S급 성단장급들도 겨우 도망쳤던 괴수요.] [어쩌면 20년 전 붉은 눈을 잡은 게 본인이라는 말도 틀린 말은 아닐지도요.] [그럼 이건을 현재 각성자들과 비교하면 어느 정도일까요? 어느 쪽이 더 우세할지….] [제 생각엔….]“이건이 압도적이란다.”
그 말에 TV 앞에 모인 성도들이 일제히 헛웃음을 터트렸다.
TV를 보는 성단장들의 표정이 볼만했다.
“아니, 저것들이 미쳤나.”
기자회견 이후 세상은 이건 특집을 때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도 흐릿한 직캠 영상이나, 작은 짤들로 내용을 확인했지만 글쎄.
성단장들은 상당히 어처구니 없어했다.
“이거는 좀 아니지.”
“아무리 최초의 각성자였다지만 어떻게 성단장들이랑 비교해?”
그러자 누군가가 눈치를 살폈다.
“그런데 기자들이 증언했다면서요. 사실 붉은 눈을 잡은 것도 이건이라 했다고….”
“넌 그 말을 믿냐? 뭔 말인들 못 해.”
“그러니까. 진짜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판국에!”
“아무튼 성인들의 버프나 받고 움직였던 놈이 무슨….”
그런데 바로 그때였다.
“대서양에서 정체불명의 괴수가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쪽에서는 처음 발견된 종이라고 합니다!”
“등급은!”
“레드로 발전할 수 있는 위험군입니다! 하지만 작전에서 나왔던 녀석과 같아 보여서….”
“뭐? 천의 다리? 서, 설마 아직도 유튜브 상위에 랭크되어 있는 그거?”
“네! 그 이건의 영상입니다! 어쨌든 이건이 잡았던 놈이니 그러니 일단 여기선 이건의 매뉴얼대로…!”
그러자 성단 사람들이 웃었다.
“그런 구닥다리 매뉴얼은 필요 없어요.”
“!”
이것은 오히려 기회였다.
사람들에게 이건보다 자신들이 뛰어나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기회!
결국 누구 할 것 없이 성단들이 바쁘게 흩어졌다.
자신들의 실력을 보여줄 때였다.
* * *
한편 그 무렵.
“이건니이임!”
천 남매의 집에서 곡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정확히는 감격해서 참을 수 없는 기쁨의 울음소리였지만.
“역시 이건 님이셨군요!”
그랬다. 이건의 앞에서 감격하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천성재의 룸메이트였다.
맨 처음 악마의 탑에서 나왔을 때, 이건이 늑대로부터 구해준 중딩 소년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곡소리에 이건은 당황했고, 한지민은 눈물까지 훔쳤다.
“성재가 절대 아니라고 해서 긴가민가했지만, 역시 그 탑에서 나오신 거였어…!”
그 말에 천성재가 움찔했다.
“야! 내, 내가 언제 아니라고 했어!”
“너 그날 집 태워먹으려고 한 건 다 잊었지…?”
“……!”
천성재는 죽고 싶어졌는지 제 머리를 벽에 박았다.
감히 제 우상에게 무슨 짓을 했는지 새삼 떠오른 탓이다.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그냥 뛰어내릴게요.”
“됐어 됐어. 진지하게 말 안 한 내 탓도 있고.”
사실 그땐 진지하게 자신에 대해 말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그도 그럴 게 성재는 쌍아좌 소속의 성도였으니까. 적의 부하에게 많은 정보를 줄 필요는 없다고 여긴 것이다.
‘택수 아들인 걸 알았으면 또 달라졌겠지만.’
어쨌든 그때나 지금이나 페널티 상태라 감지 기능이 살짝 둔해진 상태였다.
‘이미 이 집에 쌍아좌 성인이 있을 줄은 몰랐지.’
물론, 그게 단순히 제 감이 둔해진 탓만은 아닌 것 같지만.
이건이 히죽 웃었다. 마치 독안에 든 쥐를 찾는 고양이 같았다.
그리고 그때였다.
한지민이 덜덜 떨면서 주변을 살폈다.
“그런데 저, 정말 여기에 그 쌍아좌 성인이 계신다고요?”
“어.”
천유하도 날카롭게 감을 세웠다.
상대는 성인이었다. 게다가 이건과 견원지간.
다시 말하면 쌍아좌는 그런 이건이랑 맞대결을 할 수 있을 정도의 괴인이라는 의미가 아닌가.
경계해야 했다.
그런데 이건이 대수롭지 않게 어디론가 향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두 가지 이유였다.
하나는 집어든 물건의 정체에.
그리고 또 하나는 물건을 들자마자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꺄아아악!](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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