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Classes That I Raised RAW novel - Chapter 224
222화 초행입니다만 (1)
…서브 퀘스트는 또 뭐야. 일단 메인 퀘스트를 열어 보았다. 그러자 주르륵 퀘스트 목록이 나타났다.
[허니를 위한 메인 퀘스트˙?˙던전의 공략 정보를 얻기 위해 각 지역에 원반을 설치해 주세요!
모든 퀘스트를 완료할 시 던전 공략 정보가 업데이트되며 도우미 ‘신입’과 연락이 가능해집니다.
원반 1
원반 2 ← 가장 가까워요!
원반 3
원반 4
원반 5]
친절하게 화살표가 반짝거리는 원반 2를 눌렀다.
원반 2번의 설치 지역은
‘소르고네 중앙 7번 도로의 골드버그 공원 분수대’
입니다.
※ 원반의 설치 시 외부 간섭으로 인한 반응으로 몬스터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의해 주세요!!]
외부 간섭으로 인한 반응이라면 던전 오류를 말하는 건가. 여태까지 매번 A급 이상의 몬스터가 나타났었다. 삐약이 때 빼고.
역시 원반은 일행 중 한 명 이상과 합류한 뒤에 설치하는 편이 나을 듯했다. 목숨 걸고 설치해도 되긴 하지만. 죽고 나서 한 시간 기다리면 몬스터가 다른 곳으로 이동할 테니까.
‘그런데 골드버그 공원이라니. 여기가 어디야?’
내가 게임을 별로 해보진 못했지만 보통 이런 장소 지정 메인퀘스트는 방향 표시되는 지도 같은 거 주지 않냐. 길가는 사람 붙잡고 실례합니다만 길 좀 묻겠습니다, 골드버그 공원에는 어떻게 가야 하나요? 탐문해 가며 찾아가야 하는 건가. 지하철 있을까. 몬스터가 돌아다니는 꼴 보니 버스는 없을 듯한데.
그 전에 차비도 없다. 템만 좋은 거 낀 중간 레벨 초보자쯤 되려나. 튜토리얼이라도 하게 해줘.
도움이 될까 싶어서 서브 퀘스트창을 열었다.
첫 퀘스트 클리어
상점에서의 첫 구입
초보의 몬스터 사냥(완료)
여기 사람 있어요]
정말로 게임하는 기분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해본 게… 사장님 하던 게임 이벤트 도와달래서 신규 캐릭터 50레벨 찍은 거였지. 십 년 가까이 전이던가. 지금 나이로는 5년쯤? 헌터 시스템도 게임과 비슷하지만 이건 더 본격적이네.
일단 완료된 초보의 몬스터 사냥 퀘스트를 눌렀다.
[초보의 몬스터 사냥(완료)도시를 지키는 가드를 희망하시는 초보님. 첫 사냥을 무사히 끝마치길 기원하겠습니다!
몬스터 한 마리 사냥 1/1
보상: 500P, 500L
퀘스트 보상을 받으시겠습니까? YES/NO]
500P는 포인트 같은데 L은 뭐지. 보상을 수락하자 허공에서 툭, 카드가 떨어졌다. 신용카드와 비슷하게 생겼다. 한쪽 표면에는 칩이 박혀 있고 다른 쪽 표면에 익스먼트 뱅크, 캐쉬카드라고 적혀 있었다.
500L이 이 동네 돈이었나. 그래서 얼마냐? 설마 오백 원은 아니겠지. 오천 원만 되어도 지하철은 탈 수 있을 텐데. 지하철이 있다면 말이다.
몬스터 사냥 퀘스트 보상을 받자 첫 퀘스트 클리어 퀘스트가 완료되었다. 이번에 받은 보상은 신분증이었다.
[한유진메드상 시 소속 – 일반 시민
시민번호 1559079-1130-02]
칩과 함께 사진도 들어가 있었다. 일반 시민이라, 사진 잘 나왔네. 이 동네도 증명사진 보정해 주나.
완료된 퀘스트 두 개가 사라지고 이번에는 새로운 퀘스트가 나타났다.
[가드로의 첫걸음가까운 도시 방위청에 방문하여 각성자로서 인증을 받으세요.
보상: 1,000P, 단검]
이 동네 헌터가 가드인 모양이었다. 서브 퀘스트가 튜토리얼이나 마찬가지구나. 하지만 각성자 인증을 받는 건 좀 거리꼈다. 만에 하나 내 스킬을 다 확인 가능하다면 귀찮아질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참, 스킬이 변형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얼른 내 상태창을 열어 보았다. 상태창 자체는 맨 아래에 500P 표시가 생긴 것 외엔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완벽한 양육자(L) – 현재 세계에 속한 상대에게 키워드 적용이 불가능합니다.]이 세계에서는 새롭게 키워드 적용을 할 수 없었다. 실제 살아 있는 인간도 아니니 당연한 일이지만. 또한 떡잎 스킬은.
[꿰뚫어보는 눈(S) – 동체시력 향상, S급 이하 상대의 등급과 생명력, 마나를 확인 가능항시 적용]
이렇게 변해 있었다. 지금은 이게 더 유용할 것 같기도 하고. 등급 확인이야 똑같고 최적화 스킬 대신 생명력과 마나로 바뀌었다. 덤으로 동체시력도 올려 주고.
떡잎은 최적화 스킬만 보이는 것이라 상대가 가진 스킬을 다 알 수도 없거니와 스킬명만 보고 그 능력을 추측하기도 힘들다. 심지어 다른 동네니 내가 아는 스킬이 없어 떡잎 스킬은 더더욱 무용지물에 가까웠다. 능력 좋은 비각성자 찾아낼 일도 없으니 여기선 적의 상태를 바로 알아볼 수 있는 지금의 스킬이 더 낫다. S급 이하만 볼 수 있다는 건 아쉽지만.
그 밖에 살벌한 병아리반 선생님 또한 이곳 사람 대상으로는 사용 불가능했다. 심지어 드래곤 슬레이어 칭호는.
‘등급이 떨어졌잖아…….’
기존의 L급에서 SS급으로 두 단계나 내려가 버렸다. 칭호에 속한 스킬들 또한 무사하지 못했다.
[독 저항(S)저주 저항(S)
공포 저항(S)
라우치타스의 천적(SS)]
라우치타스의 천적을 제외하곤 죄다 S급이었다. S급으로도 충분하긴 하겠지만 L급 저항들이 한순간에 S급으로 추락해 버리다니. 너무하네 정말. 이 세계 빠져나가면 바로 복구되겠지?
그 밖의 정신력과 민첩 업, 숨은그림찾기, 덤으로 하나 더는 그대로였다. 베테랑 F급과 미라클 루키 칭호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새 장비 옵션인지 못 보던 스킬이 하나 생겨나 있었다.
상태창을 닫고 이번에는 무기를 확인해 보았다. 고풍스런 문양이 새겨진 티 한 점 없이 새하얀 색의 권총. 투박하고 단순한 편인 글록과 비슷하게 생겼지만, 슬라이드 부분이 구분되지 않은 통짜에 훨씬 더 매끄럽다. 마치 장식용 가짜 총 같다.
[하얀 살쾡이의 마탄총 – S급조용하게 상대를 파고들어 부수는 마력의 총.
탄환 소요 마나: 50~500
※ 한유진 대여 귀속]
별다른 옵션은… 없는 듯한데. 시험 삼아 마나를 주입해 보니 최저치인 50이 아까 내가 사용한 수준의 위력인 모양이었다. 최대 10배의 파괴력을 낸다는 건가. 괜찮은 거 같은데?
최저치로 C급 몬스터를 한 방에 죽인 걸로 봐선 사용자의 능력치와 관계없는 무기인 듯했다. 등급 낮은 나로서는 대환영이다.
다만 문제는 소요 마나였다. C급 몬스터의 마나가 155였다. 내 기본 마나도 그와 비슷할 테고 이어링을 비롯한 장비로 마력 스탯을 높였다고 해도 많아야 500 안팎이겠지. 최대치론 한 발도 아슬아슬하다는 뜻이었다. 최저치도 열 발 내외다.
‘다행히 마나포션은 넉넉하지만 혹 모르니 아껴 써야겠네.’
인벤토리 내의 아이템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말린 과일 병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마지막으로 재킷을 확인해 보았다.
[검은 살쾡이의 재킷 ? S급가벼운 가죽 소재의 재킷. 소리 없이 빠르게 움직이는 동물의 힘이 깃들어 있다.
※ 한유진 대여 귀속]
살쾡이 템 세트냐. 세트 다 모으면 세트 효과 생기나? 방어구라고 해놓고선 민첩 옵션이 가장 높았다. 하긴 피하는 것도 좋은 방어법이지. 상태창에 새로 생긴 스킬이 바로 이 재킷의 옵션 스킬인 모양이었다.
[고양이 발걸음(A) – 조용하고 빠르게 움직일 수 있으며 은신 스킬의 효과 상승상시 적용]
보조계 A급 스킬로 꽤 쓸모가 많아 보였다. 무엇보다 내게는 A급 은신 스킬이 있으니까. 효과를 더욱 상승시켜 준다면 S급 상대로도 그럭저럭 숨을 수 있지 않을까. 이거면 나 혼자서도 원반을 설치할 만할지도.
물론 눈먼 공격에 맞을 수도 있으니 가능하면 일행부터 찾아야겠지만. 아이템 확인을 마치고 창을 닫는데.
쨔라랑~!
[◐▼◐∥어서 오세요! 포인트 상점!∥◑△◑]음악 소리와 함께 메시지창이 불쑥 떴다. 깜짝이야. 포인트 상점이라니, 퀘스트 포인트를 여기서 쓸 수 있는 건가.
상점에 들어가자 각종 아이템이 무기, 방어구, 소모품 등에 다시 소분류 활, 창, 칼 등으로 나뉘어 등록되어 있었다. 정말 별의별 게 다 갖추어져 있음은 물론이요.
‘와, 진짜 SS급 무기도 있잖아.’
신입이 자신 있게 말했던 것처럼 SS급 장비들도 더러 보였다. 다만 필요 포인트가 어마어마했다. 거기에 스킬도 눈에 띄었다. 스킬은 최대 S급까지였다. 그리고 게이트석에… 엘릭서까지 있었다. 소원석은 역시 없네. 500포인트 가지고는 하급 생명력 포션밖에 살 수 없었다. 비싸.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그래도 포인트 잘 쌓아 두면 급할 때 쓸 만하겠지. 자리를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몬스터 사체 근처로 다가갔다. 늘어진 몸뚱이 위로 숫자가 떠 있는 것이 보였다.
[750P]어, 이거 설마. 손을 대자 숫자가 사라졌다. 이어 상태창을 확인해 보았다. 500P가 1,250P로 변했다. 몬스터를 잡아서 포인트 획득이 가능하구나. 부지런히 모으면 아이템과 스킬을 골라 얻을 수 있다니, 좋잖아 이거.
이런 좋은 기회가 패륜아 놈들 방해로 날아가다니. 신입아, 한 번 더 이런 던전 만들어 주면 안 되겠냐. 나야 연 단위로 노가다 뛰어도 S급 템 하나 못 얻겠지만 애들은 몬스터쯤은 쓸고 다닐 텐데. 아깝다, 아까워.
‘별문제 없으면 여기서 포인트 좀 쌓으라고 할까.’
일단 만나야 말을 하든 말든 하겠지만. 조심스럽게 천천히 걸음을 옮겨갔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골목을 빠져나가자 너른 도로가 나타났다. 익숙한 아스팔트 포장이다. 텅 빈 도로가에 가로등이 드문드문 서 있었다.
‘인기척은 없군.’
높은 건물들도 죄다 불이 꺼진 채였다. 가게도 전부 닫혀 있다. 건물 입구며 창문은 두꺼운 차단막으로 막혔다. 가로등 불빛만 흔들릴 뿐 그저 조용하기만 하였다.
‘사람이 있어야 길을 물어보지.’
경찰서도 없나. 해가 뜰 때까지 기다려야 하나.
– 키익!
머리 위쪽에서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가로등을 타고 긴팔원숭이 같은 몬스터가 재빠르게 달려든다.
[E급 모리 원숭이]생명력과 마나도 표시되었다. E급이면 뭐, 쉽겠네. 지금의 나는 C급이다. 총 대신 군용 단검을 꺼내들었다. 물론 생긴 게 그렇다는 거고 던전표 아이템이다.
– 캭!
원숭이가 나를 향해 뛰어내렸다. 가볍게 옆으로 피하며 단검의 날을 몬스터의 뒷목에 박아 넣었다. 순식간에 몬스터의 숨통이 끊어지며 79P가 떠올랐다. E급과 C급 차이가 많이 나네.
– 캬악!
– 킥!
“이런, 너 동료가 많구나.”
열댓 마리쯤 되겠다. 인벤토리에서 헌터용 와이어 로프를 꺼내 한쪽 손에 감아쥐었다. 송 실장님 쓰는 거 보고 유용해 보여 사놨는데 원래의 내 몸뚱이론 감당이 안 되어서 썩혀 두고 있던 것이다.
이제는 가볍게 휘두를 만하네. 와이어를 흔들어 보다가 키익거리며 가로등을 뛰어 타고 몰려드는 몬스터 무리를 향해 쏘듯이 던졌다. 콰득, 와이어 끝이 한 놈을 꿰뚫으며 건물 벽에 들이박혔다. 갑자기 생겨난 선에 원숭이들이 돌진하던 기세를 이기지 못하고 후두둑 걸려 떨어졌다.
겹쳐 떨어지는 놈들을 향해 총을 꺼내 쏘았다. 퍼억, 가벼운 소리와 함께 수 마리의 몬스터가 한 번에 박살 났다. 편하긴 진짜 편해.
멈추지 않고 뛰어가며 동시에 와이어를 거두어 남은 몬스터들을 향해 날렸다. 이번에도 한 마리는 잡았지만 걸려 떨어지는 놈은 없었다. 나도 원거리 공격 스킬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총을 넣고 정글도를 꺼내 들었다. 이어 원숭이들이 매달린 가로등을 향해 도를 휘둘렀다.
카가각, 금속이 긁히는 소리도 잠시. 가로등이 반쯤 잘려 나갔다. 비스듬히 기울어지는 가로등을 발로 강하게 걷어차 건물에 걸치도록 넘어뜨렸다. 쿵, 원숭이들이 넘어지는 가로등 맨 위쪽으로 우르르 몰려간다. 건물로 넘어가 도망칠 심산인 모양이다.
땅을 박차고 기울어진 가로등을 타고 올라갔다. 발 디딜 곳 마땅찮은 매끄러운 재질에 경사도 꽤 커 원래라면 엄두도 못 낼 재주다. 하지만 지금은 높아진 스탯에 스킬의 도움까지 받아 마치 평지를 달리듯 순식간에 가로등을 따라 내달릴 수 있었다.
“역시 스탯이 최고네. 안 그러냐.”
– 키이익!
미처 건물로 넘어가지 못한 몬스터를 정글도로 후려 패 날렸다. 휙, 공중으로 치솟은 몬스터가 바닥에 떨어져 데굴데굴 구르다 늘어진다. 건물 옥상으로 피한 나머지도 순식간에 따라잡았다. 너무 일방적인 전투라 괜히 옛날 생각이 났다.
회귀 전에는 제일 상태 좋을 때도 이 정도의 E급 몬스터 무리와 혼자 마주치면 목숨 걱정해야 했었는데. 아 물론 일대일은 어렵잖게 이길 수 있었지. 레벨과 경험과 장비 빨의 합작이다.
탁.
70에서 80사이의 포인트들을 수거하고 다시 도로 위로 뛰어내렸다. 중하급 몬스터만 나와서 다행이긴 한데, 상급 몬스터가 튀어나올 수도 있으니.
‘지금이라도 은신 스킬 쓰고 돌아다닐까.’
마나 아깝지만 이 동네도 마나 포션 팔겠지. 포인트 상점은… 비싸서. 하급 마나 포션이 만 포인트라니, 너무하잖아.
부와앙─
일단 주위를 좀 더 살펴보자 싶어 길을 따라 걸어가는데 익숙한 엔진 소리가 들려왔다. 기계로 된 몬스터가 아니라면 사람이겠지. 이어 도로 저편에서 불빛이 비춰들며 요란한 소음과 함께 바이크 다섯 대가 우르르 몰려들었다.
사람이다, 잘됐다.
“안녕하세요!”
반가움에 일단 인사부터 던졌다. 실례지만 길 좀 물어봅시다, 제가 여기 초행이라서. 가장 앞쪽 바이크에 탄, 험상궂은 얼굴이 나를 빤히 내려다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