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131
131. 한국 시리즈1
2028 KBO 포스트시즌.
리그 상위 팀이 맞붙는 포스트시즌은 한국에서는 가을야구라고 불린다. 야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왜 가을에 야구를 하는 것이 중요한지 의아해하지만, 야구를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가을야구는 굉장히 중요했다.
특히 대전 호크스는 우승은커녕, 가을야구와는 거리가 멀었던 팀이었기에 그 화력이 더 불붙을 수밖에 없었다.
현재 준플레이오프가 끝나고 이틀의 휴식 후에 서울 스타즈가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공교롭게도 같은 구장을 공유하는 두 팀의 맞대결이었고 구장을 옮길 필요 없이 서울에서 경기를 계속 치르게 된다.
쉽지 않다.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온 스타즈는 이미 피로가 몸에 달라붙은 상태였다. 특히 불펜 소모가 심각했는데,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이미 혈투를 치른 탓에 정상적인 불펜 운용이 불가능했다.
그 과정에서 썬더스는 1패도 내주지 않고 가볍게 스타즈를 누르겠다는 입장이었다. 적당히 타격감과 경기력을 끌어올리고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대전을 상대하겠다는 생각인데, 야구는 늘 그렇듯 쉽게 예측이 불가능한 스포츠였다.
“제발 스타즈가 1승이라도 하면 좋겠다.”
이게 대전 호크스 팬의 바람이다.
대전 담당 기자이자 호크스 골수팬인 이상윤 기자는 지금 잠실로 취재를 나섰다. 두 팀 중에 한국 시리즈에 올라올 팀이 정해진다.
첫날 경기는 서울 썬더스의 승리였다.
스타즈는 첫 경기를 휴식 차원으로 사용했다. 썬더스가 1선발을 내세울 테니, 차라리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그다음 날에 1선발을 내세워 승리를 가져오겠다는 계획이었다.
현재 경기는 팽팽하게 진행되고 있었다.
서울 스타즈의 1선발의 컨디션이 좋아 보였고 어제와 달리 썬더스는 쉽게 투수를 공략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투수 공략에 애를 먹고 있는 건 스타즈도 마찬가지였다.
5회까지 질긴 투수전이 펼쳐지고 처음 일격을 날린 팀은 놀랍게도 서울 스타즈였다.
따아악!
선두 타자가 2루타를 치고 출루에 성공했다. 이상윤 기자가 벌떡 일어났고 셔터를 누르는 동시에 경기에 집중했다.
[6회 초, 서울 스타즈가 좋은 득점 기회를 만듭니다. 오늘 명품 투수전이었는데, 이 흐름을 깰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이미 여론은 서울 썬더스가 한국 시리즈에 진출할 거라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다. 그 내용에는 이상윤 기자도 동의한다.
포스트 시즌 자체가 순위가 높은 팀이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다만 대전 호크스의 팬으로서 스타즈가 활약해 끝까지 썬더스를 물고 늘어져 주길 바라는 마음이었다. 부산 마린스를 역스윕하던 그 모습을 이번에도 보여 주길 기대한다.
따아아아악!
그 바람이 통한 걸까.
6번 타자 주장 이병걸이 거대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서울 스타즈가 승기를 잡았다.
* * *
“재희를 불펜으로 쓸 만할까?”
“반댑니다.”
“그렇지……?”
“네.”
현재 플레이오프는 거의 끝나 가고 있다.
서울 스타즈가 패배 이후에 승리를 가져오긴 했지만, 하루 휴식 후에 또다시 참패였다. 최정환 감독은 스타즈가 1승이라도 따낸 것에 의미를 두고 있었다.
오늘 서울 스타즈가 승리한다면 경기는 원점이다. 하지만 썬더스가 이길 확률이 농후하기에 지금 대전 호크스 감독은 훈련을 마친 후 계속 회의를 하고 있었다.
“재희가 긁히는 날에는 진짜 언터처블 그 자체거든요.”
“그렇지. 제구만 잡히면 재희 공 쉽게 못 쳐.”
최정환 감독이 고개를 끄덕였다.
“불펜에 대기하다가 긁히는 날에만 기용해야 하나?”
“정말 비효율적이네요.”
최정환 감독은 한국 시리즈에서 이재희를 선발로 기용할 생각은 없었다. 국내 원투 펀치와 용병 원투 펀치만 기용할 생각이었고 남은 선발은 자연스럽게 불펜으로 옮긴다. 그게 이재희였다.
“긁히는 날에 오래 던지게끔 하면 되니까.”
“네.”
“우성이는 자주 선발로 뛰어줘야 하니까, 일단 첫날에 컨디션 조절 잘하라고 재희한테 전달하자고.”
“아, 우성이를 짧게 쓰고 바로 재희를 기용할 생각이세요?”
“재희가 컨디션이 좋으면 그럴 거야. 아끼고 다시 또 써야 하니까.”
“그게 베스트기는 하죠.”
“그렇게 되면 불펜 운용도 그렇고 우성이 체력도 아낄 수 있고…….”
짧게 생각한다.
“확실히 경기 운용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은데 말이야.”
“재희가 상태가 좋기를 기대해야겠네요.”
감독실 문이 열린다.
프런트 직원이 음식을 들고 테이블에 놓았다.
“드시기 편하게 초밥이에요.”
“어, 땡큐.”
이제 곧 플레이오프 경기가 시작된다.
경기를 보면서 전력 분석도 해야 했기에 회의는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식사도 배달 음식으로 때우게 된다.
“어, 맛있네.”
최정환 감독은 일단 정규시즌 우승을 했기 때문에 심적으로 편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았다.
정규시즌 우승과 지금 상황은 별개였다. 만약 시즌 2위로 마감했다면 마음은 더 편했을 수도 있다. 도전자 입장으로 우승팀에게 맞서는 것과 우승팀 입장에서 도전자를 받아들이는 느낌은 당연히 달랐다.
통합 우승을 이뤄야만 제대로 된 우승이라 할 수 있었다. 대전 호크스 팬들도 이제는 통합 우승을 원하고 있다.
그 부담감.
그 덕분에 최정환 감독은 서울 썬더스는 물론 서울 스타즈까지 매일 경기를 찾아보며 분석했고 경기 운용에 대해 생각했다.
초밥과 함께 온 샐러드를 먹으며 최정환 감독이 경기에 집중한다.
“이겨라.”
서울 스타즈.
* * *
[잘 싸웠다! 서울 스타즈! ……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아쉽다]└ 타격전 지렸다
└ 1점 차 ㄷㄷㄷㄷ 아깝
└ 서울 썬더스 막판에 조급해 보이던데 아숩
└ ㅋㅋㅋㅋ 스타즈 진심 잘했음
└ 와일드카드 졸라 못해서 마린스한테 질 줄 알았는뎈ㅋㅋㅋ
└ 확실히 스타즈 달라지긴 함 ㅇㅇ 내년에 더 잘할 듯
└ 결국 한국시리즈는 썬더스가 가는구나
└ 존잼
결과는 서울 썬더스가 1점 차로 스타즈를 눌렀다.
이제 나흘 휴식 후에 한국 시리즈에 나서는 서울 썬더스는 1선발을 예정대로 기용할 수 있게 되었다.
서울 썬더스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그림은 아니었지만, 1패로 마무리 지어서 다행이라고 할 수 있었다.
“우리 이제 8회 우승 가야 하지 않겠냐?”
서울 썬더스는 강팀이다.
지금까지 한국 시리즈에서 맞붙어 총 7회의 우승 기록을 만들었다. 통합 우승 기록도 만만치 않았을 정도로 좋은 팀이었고 대전 호크스는 말 그대로 최약팀이었다.
“한국 시리즈는 기세다.”
서울 썬더스 감독 김성철은 가볍게 서울 스타즈를 누르고 한국 시리즈에 직행했다. 불펜 소모도 최소화할 수 있었고 나흘간의 달콤한 휴식도 취했다.
그는 오히려 대전 호크스보다 지금 서울 썬더스가 더 좋은 위치라고 생각한다. 지금 호크스는 실전 경험이 끊겨서 경기감이 올라오지 않은 상태라면 서울 썬더스는 스타즈와의 결전에서 타격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상태였다.
“그리고 우리는 경험이 많다. 기세를 올리는 건 그 팀의 역량도 있겠지만, 경험도 중요하다.”
경기 직전.
김성철 감독은 선수들을 독려하며 승리 주문을 외고 있다.
“대전 호크스는 경험이 없다. 가을야구 경험도 없는 팀인데, 한국 시리즈는 더더욱 없다. 있다 하더라도 과거의 것이지.”
이는 최정환 감독이 가장 걱정하던 내용이었다.
서울 썬더스는 큰 대회 경험이 있지만, 대전 호크스는 전무하기 때문이었다. 정규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 포스트 시즌이었고 한국 시리즈에서는 더더욱 심화된다.
“대전 호크스가 좋은 팀인 건 맞지.”
입꼬리를 올린 김성철 감독이 뒷짐을 지며 말했다.
“하지만 아직 최약체 느낌이 남아 있다. 우승 DNA가 있어야만 통합 우승을 할 수 있다는 걸 지금 이 순간부터 보여 주자.”
그는 패배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전의 주축 선수인 지선호나 조석찬, 그리고 박준용도 한국 시리즈를 경험하지 못했다. 게다가 그 무섭다는 신인 유행운도 마찬가지였다. 그나마 경계할 만한 선수는 강우성 하나라고 생각했다.
“이 경기를 지더라도 하나를 확실히 한다.”
그는 코칭스태프를 불러 모았다.
“오늘 경기에서는 유행운을 철저히 짓밟는다.”
“네?”
“단 한 번도 상대하지 마.”
오늘 대전의 선발 투수는 강우성이었다. 그를 이기기는 쉽지 않았다.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였다.
나이를 먹었다고 해도 그 경험과 경력, 그리고 실력이 어디 가지는 않는다. 오늘 김성철 감독은 딱 하나를 목표로 세웠다.
이 팀의 기둥은 주장 지선호도 있겠지만, 타선에서는 유행운의 힘이 컸다. 올 시즌 홈런왕이자 MVP. 그 기를 꺾어야 대전의 기도 꺾인다.
“모조리 걸러.”
김성철 감독은 플레이오프를 진행하면서도 계속 대전 호크스를 생각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유행운과 자주 마주한 그는 대단한 신인이 KBO에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신인은 신인. 경험이 전무하다.
“조급해질 때까지.”
승부에 비겁한 게 어디 있나?
“타격 밸런스가 무너질 때까지.”
이기면 그만이다.
“상대하지 말자고.”
* * *
[안녕하십니까. 오늘 중계를 맡은 캐스터 이수형입니다.] [해설위원 김정윤입니다.] [네, 김 해설위원님! 어느새 플레이오프가 끝나고 드디어 한국 시리즈가 열리는 날이 찾아왔습니다. 저는 어제 약간 설레더라고요. 그 이유는 최하위에 머물러 있던 대전 호크스가 반란을 일으키며 한국 시리즈에 직행했기 때문인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예, 대단한 일이죠. 올 시즌, 그 누가 대전이 정규 시즌 우승을 할 거라고 생각했겠습니까? 우리 총재님도 엄청 기뻐하시더라고요. 이렇게 대전이 반등하면서 한국 야구가 더 사랑받을 거라고 말입니다.] [지금 양 팀의 라인업이 공개되었습니다. 대전 호크스의 라인업은 정규 시즌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한 가지 다른 점은 지명 타자에 이정우 선수가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정우 선수가 대단하거든요. 기회를 받기는 했지만, 꾸준히 받은 건 아니었어요. 대타로 출전할 때도 많았고 선발보다는 중간에 투입된 경우가 숱하거든요. 이건 최정환 감독 입장에서는 당연합니다. 지명 타자는 시즌 중에 휴식 차원으로 기용하는 포지션이기도 하거든요. 유행운, 지선호, 조석찬……. 아주 많은 선수가 중간중간 지명 타자로 타석에 섰고요. 자연스럽게 이정우 선수가 들어갈 자리가 비좁았습니다.] [그 말은 휴식을 취한 지금,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정우 선수를 기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괜찮을까요?] [예, 맞습니다. 이게 대전 호크스가 생각하는 가장 완벽한 라인업입니다. 일단 지금 강우성 선수가 선발이죠? 이건 국제 대회 나가서도 통할 만한 라인업이거든요.] [네, 동시에 서울 썬더스도 1선발을 내세웠습니다. 시즌 19승을 가져온 도미닉 홈즈 선수가 선발 출전합니다.] [서울 썬더스의 강점은 플레이오프에서 경기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렸다는 점입니다. 또 도미닉 홈즈 방어율이 1점대거든요. 좋은 투수입니다. 오늘은 자연스럽게 투수전이 생각되는데, 그래도 타선이 더 폭발력이 있는 대전 호크스가 승산이 있다고 봅니다.] [자, 오늘의 키포인트 선수를 발표하겠습니다. 대전은 유행운 선수! 서울 썬더스는 김수한 선숩니다!] [대전 호크스 타선의 중심은 유행운입니다. 이 선수가 신인이죠? 경험이 전무한 게 약점인데, 오늘 경기에서 시즌 중에도 보여 줬던 압도적인 모습을 유지한다면 대전에 큰 힘이 될 겁니다. 그리고 김수한 선수, 레전드죠. KBO에 이런 좋은 포수가 또 나올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포수 리드면 리드, 도루 저지도 1위, 무엇보다 타율이 3할이 넘어요. 홈런은 15개 때렸고요. 공수 전반에서 완벽한 포수. 그 누가 와도 대체 불가능한 포수입니다.] [네! 지금 경기장에 선수들이 등장하고 있고요. 오늘 시구는 대전 골수팬이자 유명 배우 주진성 씨가 준비하고 있습니다.]한국 시리즈 1차전.
대전 호크스 팬들이 티켓팅에 성공했고 암표까지 사들이며 외야까지 꽉 채운 그 시각.
[주진성???? 미친……. 프런트 생각 있냐? 얘 패요잖아]└ 아, 형! 잘생기긴 했는데 좀!
└ 집에서 보지…….
└ 10전 10패
└ 아니 시바…….
└ 아니야 그땐 암흑기였잖아 지금은 이길지도 ㅋ
└ 그냥 박보연 부르지…….
└ 박보연 존예
└ 박뽀!
└ 아 형 양심 있어?
└ 진성이 형 들어가
└ 진성이 형 들어가 2222
└ 형……. 형은 그냥 집관 하라고 했잖아
└ 패요는 사절이다
└ 승요만 시구하라고 좀!!!
대전 호크스 팬들은 패요에 대해서 열심히 열변을 토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