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130
130. 행복해?
준플레이오프.
시즌 동안 계속 3위를 두고 다투었던 두 팀이 포스트 시즌에서 다시 격돌한다.
부산 마린스와 서울 스타즈 두 팀 모두 인기 팀이었다. 특히 부산 마린스는 가을야구 자체가 아주 오랜만이었기에 팬들이 이 경기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부산 마린스가 홈에서 서울 스타즈를 기다린다.
서울 스타즈 입장에서는 격렬한 혈투를 진행하고 지친 상태에서 부산으로 원정을 떠나는 기분일 것이다. 게다가 서울에서 부산은 굉장히 멀었다.
“자, 10세트 더.”
유행운은 시즌을 끝내고 다시 몸 관리에 들어갔다.
준플레이오프가 오늘 그 문을 연다. 대전 호크스는 휴식을 취하면서 한국 시리즈를 준비했고 이틀 후에는 가볍게 연습 경기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강우성을 비롯한 주축 투수들은 오래 공을 던지지 못하면 경기 감각이 떨어진다. 선발 투수는 30구 내외를 던지며 몸 상태를 확인하고 타자들은 다소 떨어진 타격감을 끌어올리는 용도로 이용할 예정이었다.
“라스트!”
유행운은 훈련을 마치면 개인 훈련을 진행했다. 요즘은 경기를 뛰지 않기 때문에 몸이 한결 가벼웠고 컨디션 자체는 굉장히 좋았다.
“수고하셨습니다.”
요즘은 하체에 비중을 70%를 주고 상체에 30% 정도로 근육을 만들고 있다. 무더운 여름에 지쳐 쭉 빠졌던 근육을 이 짧은 시간 동안 최대한 끌어 올리는 게 목표였다.
“이제 데이트하러 가냐?”
“잘 알고 계시네요.”
김용재 수석 트레이닝 코치는 코칭스태프 중에 유행운과 가장 오래 시간을 보내는 코치였다.
“잘 놀다가 와라. 내일 새벽에 추가 운동 있는 거 알지?”
“네.”
“내일은 선호도 같이 한다고 하니까, 외롭지는 않겠다.”
“선호 형이 온 대요?”
“어, 요즘 살이 좀 쪘나 봐.”
“아…….”
지선호는 시즌이 끝난 후에 경기를 따로 뛰지 않으니, 체력 소모가 덜해 살이 붙고 있었다.
과음을 하는 건 아니지만, 주 1, 2회 정도는 맥주를 마시기도 해서 술살도 붙는 중이라 개인 훈련을 병행하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예, 알겠습니다.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같이 운동하는 것보다는 혼자서 하는 게 더 효율적이다.
물론 김용재 코치 자체가 인원이 늘어난다고 해서 코칭 방법이 달라지는 성향은 또 아니었다. 두 명이 되었으니 더 몰아붙일 수도 있다.
“엄마. 나 왔어.”
모든 훈련 일정을 마치고 유행운은 요즘 오픈 준비 중인 카페를 찾았다.
“왔니?”
요즘 이선영은 카페 오픈을 준비 중이었다.
큰 카페는 아니었고 경기장 근처에 8평 정도 되는 작은 카페였다. 그동안 이선영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고 베이킹을 배우며 개인 시간을 보냈는데,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카페 오픈을 결정했다.
“예쁘다. 이제 다음 주면 오픈하겠네?”
“응. 유정이가 많이 도와줘서 더 빠르게 오픈할 수 있었어.”
이선영은 거창한 카페를 원하지 않았다.
아르바이트생을 쓰지 않아도 혼자서 커버가 가능한 그런 카페를 원했다. 모든 것은 혼자가 되더라도 외롭지 않도록 대비하기 위함이었다.
유행운이 영원히 엄마와 살 수 없었다. 언젠가는 미국 진출을 할 수도 있었고 그때는 아들이 아니라 이선영이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외로움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찾아온다. 이제 은행 일은 그만두었기에 새로운 일이 필요했다. 그게 카페였다.
테이크아웃 전문점이었기에 손이 그리 많이 가지 않았고 만약 자리를 빨리 잡는다면 주말에는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수도 있었다.
“엄마, 괜찮겠어? 힘들지 않겠어? 이거 서비스직이야.”
“행운아.”
“응.”
“은행원도 서비스직이야.”
“아, 그러네.”
맞는 말이다.
은행원도 결국 고객을 상대하는 일이다. 그것도 돈이 걸린 고객.
“잘 생각해 봐. 행운아, 너도 어떻게 보면 서비스직이야.”
“나도?”
“그럼. 팬을 위해 뛰는 거잖아. 만약 프로야구를 그 누구도 보지 않는다면 그 스포츠가 계속 존재할 수 있겠니? 모든 일은 대체로 서비스직이야.”
“듣고 보니 그러네…….”
유행운이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 시선을 돌려 인테리어를 보았다. 그중에 가장 눈에 띄는 건 한쪽 벽에 걸린 세 개의 액자였다.
“엄마.”
“응.”
“너무 아들이 유행운인 거 티 내는 거 아니야?”
뜨끔.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면 정면 벽에 액자가 눈에 들어온다.
그 모든 사진은 유행운이었다. 첫 번째 사진은 홈런을 치고 리액션을 하는 사진이었고 두 번째는 대전 호크스 프로필 사진이었다. 마지막은 최근 우승을 확정 짓고 두 손을 들어 올리며 세리모니를 하던 사진이었다.
누가 봐도 유행운을 가족으로 둔 사람의 카페다. 그걸 크게 사진 액자를 걸어 증명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카페 이름도 럭키 물약이잖아.”
“…….”
“근데 왜 하필 물약이야?”
“유정이가 재밌다고 해서.”
“아, 그래…….”
“별로야?”
“아니야.”
“원래는 행운버프였어. 유정이가 버프가 되게 좋은 말이래.”
“아, 그래…….”
아무래도 백유정은 게임을 좀 줄여야 할 필요가 있는 듯했다.
* * *
“어머니, 오늘 인테리어 마지막 날이라고 해서 와인 사 가지고 왔어요!”
백유정이 조금 늦게 도착했다.
오늘은 토요일이었고 백유정은 과제를 끝내고 바로 대전으로 출발했다. 미리 쌓인 일을 해결해야 다음으로 움직이는 백유정이었기에 예상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했다.
“누나, 나는 안 보여?”
“보이지! 과일이랑 하몽도 사 왔어.”
백유정은 와인 한 병과 안주를 사 들고 왔다.
“어머. 와인이 너무 예쁘다.”
“그렇죠? 로제 와인인데, 병이 너무 예뻐요. 맛도 있고요.”
“고마워.”
두 사람은 사이가 아주 좋았다.
특히 이선영은 아들만 있었던 사람이었기에 살가운 백유정이 참 좋았다. 예쁘기도 했고 딸이 하나 있었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았을까, 혼자 상상하고는 했었다.
요즘 백유정이 카페 차리는 데 정말 도움을 많이 주었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는 누군가와 상의를 하면서 하는 것이 몇 배는 더 수월했다.
카페 포인트 색상을 밝은 오렌지로 하는 것도 백유정의 추천이었다.
대전 호크스 구장에서 가까운 카페였으니, 이왕이면 구단의 색을 따라가는 것이 좋을 거라는 생각이었다.
“유정아.”
이선영이 카페 선반에서 상자를 하나 꺼냈다.
작은 크기의 상자였다.
“선물.”
“네?”
“너무 고마워서 작은 거 준비해 봤어.”
“진짜요? 괜찮은데…….”
“마음에 들었으면 좋겠네?”
이선영이 미소를 지었다.
유행운도 옆에서 무슨 선물인지 궁금해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백유정은 포장지를 조심스럽게 뜯고 상자를 보았다.
민트색의 상자, 유명 주얼리 브랜드였다.
“와, 너무 예뻐요…….”
이선영이 준비한 선물은 귀걸이였다.
활동적인 백유정을 생각해서 딱 달라붙는 형태에 호불호가 거의 갈리지 않는 디자인이었다. 백유정이 귀걸이를 빼서 제 귀에 대 본다.
“어울려?”
유행운에게 물으니.
“응, 잘 어울려.”
“진짜?”
“누나는 다 잘 어울려. 얼굴이 완성형이라서.”
뭐든 다 좋다고 한다. 하지만 대답이 나쁘지 않아서 백유정이 미소를 지으며 귀걸이를 내려놓았다.
“마음에 들어요. 저 이거 지금 하고 올게요.”
귀걸이를 들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백유정이었다. 그 모습을 보던 이선영이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네 아빠도 여자 보는 눈은 좋았는데.”
“응?”
“네가 그건 아주 잘 닮았구나.”
유행운이 어이없다는 듯 웃었다. 그리고 이선영 역시도 웃고 있었다. 살다 보니 이제 이런 말로도 웃을 날이 왔다.
예전에는 금기어가 아버지였으며 남편이었다.
조금씩 이선영은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고 있다. 여유를 찾아가고 웃음도 되찾았다. 아들과의 관계가 개선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엄마.”
“응.”
“이제 행복해?”
유행운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지난날, 아버지가 죽은 후로 그의 모친은 행복하지 않았다. 우는 모습을 자주 보았고 심적으로 고통받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선했다.
그렇기에 궁금했다.
지금 진심으로 행복한지.
“행운아.”
“응.”
“엄마는 요즘 정말 행복해.”
그 대답에 유행운이 미소를 지었다.
“그럼 됐어.”
“너는 행복하니?”
“응.”
단순하게 대답한다.
“나도 행복해, 엄마.”
그걸로 충분하다.
이 순간 더 필요한 것은 없었다.
* * *
[부산 마린스, 준플레이오프 파죽의 2연승 …… 이제 플레이오프까지 단 1승 남았다]└ 마음 놓지 마라 꼴린스는 역스윕 장인이다
└ 이거 맞음;;;
└ 스타즈 이제 원투펀치 나오잖아 ㅋ
└ 아 시바…….
└ 제발 하나만 이기자 하나만
└ ㅋㅋㅋㅋ 역스윕 당하면 그것도 참 재밌겠다
└ 뭐가 재밌어 시발아
└ 뭐? 시발아?
└ 꼴린스 지금 존나 예민하네 ㅎㄷㄷㄷㄷㄷ
└ 이겼는데 대체 왜 예민한겨???
부산 마린스가 파죽의 2연승으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아직 준플레이오프는 끝나지 않았다.
서울 스타즈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소모한 1, 2선발을 이제 기용할 수 있었고 부산 마린스는 용병 투수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그럼에도 부산 마린스가 더 유리하다. 서울 스타즈는 벼랑 끝에 몰려 있었고 실수 하나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서울 스타즈, 준플레이오프 1승 “게임은 아직 안 끝났다”]드디어 서울 스타즈가 준플레이오프 1승을 가져왔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던 서울 스타즈였기에 이 1승은 굉장한 의미가 있었다.
[준플옵 2승 서울 스타즈, 부산 마린스 역스윕 공포 찾아오나?]기세가 올라간 서울 스타즈가 또다시 승리를 따냈다. 이제 쫓기는 입장이 된 건 부산 마린스였다.
이 상황에서 가장 여유를 찾을 수 있는 팀은 서울 썬더스였다. 결국 5차전까지 가게 된 준플레이오프를 지켜보며 썬더스는 행복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두 팀 모두 투수를 소모했다. 썬더스가 생각했던 시나리오가 그대로 적중하고 있었고 최대한 빠르게 플레이오프를 정리하고 휴식을 취한 후에 대전 호크스를 상대하는 게 썬더스의 계획이었다.
치열한 혈전이 이어진다.
두 팀은 연장전까지 돌입했고 그 경기를 지켜보는 서울 썬더스는 팝콘을 먹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이 시각, 유행운도 구단에서 경기 중계를 보고 있었다.
“마린스가 뒷심이 부족하네요.”
현재 경기는 11회 초가 진행 중이었다.
“1회에 마린스가 만루 홈런을 쳤을 때는 이 경기 그냥 넘어갔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렇다.
마린스는 1회에 만루포를 가동하며 승기를 가져왔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득점이 제대로 터지지 않았고 서울 스타즈가 1점씩 야금야금 따라붙었다.
8회 초 마린스가 보내기 번트와 희생 플라이 타점으로 1점을 겨우 보태며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애를 썼지만, 9회 말 서울 스타즈에서 터진 투 아웃 솔로 포가 다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려 놓았다.
“원래 마린스가 불펜이 약하잖아. 선발 투수가 6이닝 1실점 했으면 잘했지. 근데 그 이후에 올라오는 불펜마다 점수를 내주는데, 분위기가 안 넘어가고 배기겠냐.”
강우성이 맥주를 마시며 경기를 계속 지켜보았다.
10회 초에는 두 팀 모두 득점이 없었다. 11회 초, 부산 마린스가 오랜만에 선두 타자가 출루했고 바로 희생 번트를 시도했지만.
[아! 번트가 떴어요! 번트 타구가 포수 머리 위로!]그 순간, 정적이 흘렀다.
이 중요한 순간에 번트가 포수 머리 위로 두둥실 떠올랐다. 당연히 포수는 마스크를 벗고 아주 안전하게 번트 타구를 포구했다.
[굉장히 중요한 번트였는데요. 여기서 번트 아웃 되면서 부산 마린스의 흐름이 끊겼습니다.]“부산이 어렵게 됐는데…….”
“여기서 실책은 정말 크죠. 분위기가 지금 서울 쪽으로 가잖아요.”
“하, 얘들아. 잘 봤지? 번트 못 댈 것 같으면 그냥 하지 마라.”
강우성이 진심으로 말했다.
“그냥 강공해. 투수 입장에서 번트 실책? 그거 진짜 개꿀이야. 서울 썬더스는 번트 잘 대잖아. 근데 부산이나 대전이나 번트 솔직히 못하잖아. 대전에서 번트 잘 대는 거, 준용이 말고 또 있냐?”
경기를 보면서 한국 시리즈를 대비한다.
“그냥 아웃카운트 헌납할 거 같으면 휘둘러.”
물론.
“병살 치면 뒤진다.”
* * *
[개빡친다 역스윕??? 시발 사람이냐??? 아 시바아아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근데 꿀잼이더랔ㅋㅋㅋㅋㅌㅋ
└ 11회 번트 아웃된 애 ㄱㅊ?
└ 그 새끼 모가지 따일 준비 해야 함
└ 아 존나 열받는다 역스윕 이건 진짜 에바지;;;;
└ 확실한 건 번개 놈들은 존나 행복하겠다 지금 스타즈 너덜너덜이잖앜ㅋㅋ
└ 연장까지 가서 썬더스 개쪼개고 있겠지 ㅎ
└ 근데 경기 존나 재밌었음 우당탕탕 야구
└ 실책에 실책에 실책을 더해서 어머 깜짝야
└ 부산 마린스 만루포 지렸는데 ㅋㅋㅋㅋ
└ ㅇㅇㅇ 프랭키 홈런 쌌다
└ 진심 그때는 꼴린스가 이길 줄 ㅋㅋㅋㅋ
└ ㅋㅋㅋㅋㅋ 아니 꼴린스 저 불펜으로 어떻게 3위한 거???
└ 그건 정말 미스터리 ㅋㅋㅋㅋㅋ
└ 지나가던 탑칰팬이다 서울 스타즈 한국시리즈까지 기어 와라
└ ㅈㄹ 백퍼 썬더스가 간다
└ 썬더스가 올라가면 솔직히 대전도 애매하지 않냐???ㅋㅋㅋㅋㅋㅋ
└ 우승? 먹어 본 놈이 먹는 거임 ㅇㅇ
└ 그럼 대전은…….
└ 통합 우승 못 하면 그것도 개빡치는 일인데 ㅎㅎㅎㅎ
└ 와 재밌다 와 재밌다아
└ 올해 포스트시즌 개재밌고요 내 팀은 시발 해체하든가 말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