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55
55. 조류동맹
조류동맹.
앞서 서술한 바 있는 조류동맹은 정규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강팀이다.
특히 마린스는 봄에 강하다 하여 봄린스라는 별명도 있었고 시범 경기 역시도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봄에 시작한다.
마린스와 호크스.
이 두 팀 중에 그나마 어느 팀이 나은지 말하자면, 역시 마린스가 조금 더 나았다.
마린스는 그래도 봄에는 잘한다. 그 말은 상위권에서 출발하는 빈도수가 높다는 뜻이었지만 호크스는 그냥 못했다.
계속, 매일, 늘 못했다.
[오늘 선발 출장이네? 잘해라]민현웅은 현재 미국이다.
[근데 배트에 사인은 뭐냐?]유행운은 민현웅에게 배트를 선물했다.
딱 민현웅에게 맞는 사이즈였고 배트에 정성스럽게 사인을 했다.
사실 그냥 해 본 거였다.
민현웅이 배트에 새겨진 사인을 보고 인상 쓰는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내 사인 자체가 행운이지. 잘 써라 ㅋㅋ]시범 경기를 앞두고 유행운은 가볍게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민현웅은 시차 적응 중이었기 때문에 메시지를 주고받는 시간대가 잘 맞지 않았다.
아마 민현웅은 뒤늦게 유행운의 메시지를 확인할 것이다. 서로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 중이라, 이렇게 시간이 맞지 않는 메시지를 주고받는 걸로도 꽤 위안을 받고 있었다.
특히 민현웅이.
말도 안 통하는 곳이니, 그 성격으로도 적응이 쉽지 않아 보였다.
[올 시즌, 강력한 신인왕 후보는 역시 대전에 있죠.] [유행운 선수요?] [네, 제가 볼 때는 거의 80% 이상은 확실하지 않나 싶습니다.]KBO 신인왕.
대전 호크스의 마지막 신인왕은 강우성이었다. 그로부터 10년이 훌쩍 지났다. 윤규민이 강력한 후보였지만, 제구가 쉬이 잡히지 않아 신인왕을 놓쳤었다.
그리고 부산 마린스는 정태호가 마지막이었다.
강우성은 대전 호크스가 낳은 최고의 스타였지만, 사실상 알아서 성장했다.
1차 지명도 아니었으며 부상 여파로 운 좋게 대전이 픽하게 되었는데, 그 결과는 최고였다.
부산 마린스의 정태호는 KBO가 자랑하는 강타자 중 한 명이었다.
두둑한 뱃살은 야구 주머니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었고 KBO를 벗어나 일본과 미국에서도 성과를 낸 거포였다.
그 두 사람이 두 팀의 마지막 신인왕이었고 그 이후에는 신인왕에 걸맞은 선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 신인왕 예상 후보에 이주영 있던데, 왜 마린스는 성준열 고른 거?
└ 포수 없어서 ㅋ
└ 사람 구실 하는 포수가 없다고요 ㅅㅂ
└ 내년만 기다린다 FA 포수….!
올해도 부산 마린스는 신인왕에 대한 미련을 버렸다.
그와 다르게, 대전 호크스는 연습 경기부터 재능을 보여 주는 유행운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9번 타자.’
대전 호크스의 라인업이 공개되었다.
유행운은 예상했던 대로 9번에서 시작한다.
감독 최정환이 유행운에게 기대가 없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신인인 만큼 부담이 없는 자리에서 기회를 주겠다는 생각이었다.
시범 경기 1군 엔트리에 든 신인은 두 사람이 유일하다. 야수에는 유행운, 투수에는 백유진이었다.
물론 유행운은 정규 시즌에도 1군 엔트리 합류가 확실하다. 하지만 백유진은 애매했다.
이번 시범 경기를 통해 실력을 확인하고 시즌 스타트를 2군에서 할지, 1군에서 할지 가늠할 것이다.
– 크으 ㅋㅋㅋ 돈맛 지리네 퐈 사니까 라인업 지림 ㅋㅋㅋㅋㅋ
└ 드디어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돌아오냐? ㅠㅠㅠㅠ
└ 9번 유행운 1번 박준용 2번 김지환 3번 조석찬 4번 지선호 5번 프레드릭 이 라인이 너무 좋다!!!
└ 프레드릭 잘할까? 연습경기에 무안타가 좀 걸린다…
└ 프레드릭 못하면 이영호 짤려 ㅋㅋㅋ
└ 설마 또 용병 농사 망한다고? 설마? 칰무원들 용병 망하는 그 순간 멸망임
확실히 FA에 돈을 쓴 보람이 있었다.
지금까지 대전은 빈타에 시달렸다. 4번 타자 지선호가 집중 견제를 받았고 나머지 타자는 사람이 아니었다.
두 명의 타자를 영입했고 삼진 머신이었던 용병 타자도 교체했다. 여러모로 타선은 작년보다 무게감이 있다는 평가가 있었으며 마운드도 마찬가지였다.
강우성의 합류.
그리고 젊은 투수 윤규민의 성장으로 여러모로 전력이 상승되었다.
– 유행운 9번이네?? 얘 빠따질 보면 선호 앞이 딱인데 ㅋㅋㅋㅋ
└ 곱게 키워야지
└ 시작부터 중심타선에 놓으면 부담감 쩔잖아.. 이해완
└ 곱게 키워야 함 심지어 유격수는 수비 부담도 있음
└ 그래도 9번에서 쏠쏠한 활약 하면 상위타순으로 찬스 연결됨 난 ㄱㅊ
└ 정규 시즌 되면 알아서 올라갈거다 행운이는 알아서 제자리 찾아갈 거야 ㅋㅋㅋㅋㅋ
유행운은 팬들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이미 유니폼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다.
올 시즌은 대전 호크스에게는 중요하다.
신구장이 드디어 공개된다. 강우성이 돌아왔고 그 상징성과 함께 신구장에서 새롭게 달라진 호크스를 보여 주는 것이 구단의 계획이었다.
[네, 두 팀 모두 올 시즌 공격적으로 전력 보강을 했는데요. 그 두 팀이 시작부터 맞붙습니다.] [작년 10위 대전 호크스가 FA로 리드오프에 적합한 박준용 선수를 영입했고요, 중심 타선에 힘을 실어 주기 위해 조석찬 선수를 영입했습니다. 또 9번에 위치한 유행운 선수도 기대주고요. 올해 호크스는 타선이 확실히 짜임새가 있습니다.] [부산도 불펜 투수 양정우, 2루수 김석호를 영입하면서 전력 보강에 성공했습니다.]두 팀 모두 상위권 도약을 위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
양정우는 2점대 방어율로 불펜 투수로는 A급이었다. 항상 불펜에 약점이 있었던 부산이었기에 양정우를 영입했으며, 김석호를 통해 내야 안정을 노렸다.
1회 초.
유행운은 더그아웃에서 선배들의 타격을 지켜보았다.
부산 마린스의 1선발은 용병 투수로 브랜든 피어스였다.
브랜드에게 주어진 것은 적응이었다. KBO에서 적응해야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다.
따악!
경쾌한 타격음이 울려 퍼진다.
예상 몸값보다 무려 15억을 더 당기며 대전에 합류한 박준용이 똑딱질에 성공하며 시범 경기의 스타트를 성공적으로 끊었다.
* * *
1회 초, 2:0.
점수 두 점을 뽑아내며 대전 호크스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 1회에 점수를 내다니… 리드오프가 출루에 성공하다니… 지선호 앞에 밥상이 차려지다니…
└ 세상에 이런 일이…
└ 올해는 진짜 다르다
└ 이게 가을 냄새인가요?? 킁킁킁킁
1회 초.
박준용의 출루로 기회를 잡은 대전은 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는 호구, 아니, 대전 팬들을 설레게 했다.
2번 타자는 삼진으로 퇴장했지만, 거액을 안긴 3번 타자 조석찬이 호쾌한 2루타를 쳐 내며 1점을 뽑았고, 뒤이어 지선호가 연속 안타를 쳐 냈다.
그 이후에는 안타가 없었지만, 과거 빈타에 시달리던 공격력을 생각하면 쾌조의 스타트였다.
따악!
최하위를 맴돌던 조류들의 혈투답게 마린스도 방망이를 열심히 돌린다.
대전의 1선발 강우성은 이 경기를 컨디션 확인으로 삼았다.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고 강우성이 숨을 돌린다. 연속 삼진을 솎아 내며 위기를 극복하는 듯했던 강우성은 결국 4번 타자에게 안타를 허용하며 2사 1, 3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부웅!
하지만 강우성은 강우성이다.
흔들리는 듯했던 강우성이 기어코 5번 타자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 강우성 위기관리 능력 ㅅㅌㅊ ㅋㅋㅋㅋ
└ 완급조절의 신….!
└ 다행이야 규민이가 배울 수 있는 선배가 있어서 ㅠ
└ 인터벌도 빨라 진짜 속이 시원함
└ 우성이가 투수조 조장이잖아 진짜 그저 빛이야
2회 초, 대전 호크스의 하위 타순이 시작된다.
9번 타자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유행운은 브랜드의 투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와일드한 유형으로 큰 키와 어울리지 않게 굉장히 유연했다.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강속구가 인상적이었고 아직 폼이 제대로 올라오지 않았는지, 영상에서 봤던 것보다는 구위가 가벼워 보였다.
7번 타자 이승현, 5구 승부 끝에 1루 방향 땅볼 아웃.
8번 타자 최진영, 초구 기습 번트를 시도했으나, 간발의 차로 아웃.
– 진영이 얘는 뭐가 문제냐? 몸만 보면 야잘잘인데 ㅅㅂ
└ 얼굴도 잘생김 몸도 야잘잘 그 잡채 근데 실력 부상이 큼;;
└ 최진영 진짜 그만 보고 싶다…
└ 이 새끼처럼 경험치가 아까운 놈이 또 없다..
└ 유재원 치우니까 이제 최진영이 눈에 띄네 ㅋ
└ 최진영 올해가 마지막임 ㅋ 세금 먹여야 하는 애들 널렸음… 얘는 진짜 이제 버려야 해
최진영은 만년 유망주다.
하드웨어는 야구선수로서 성공하기 좋은 몸을 타고났지만, 애석하게도 소프트웨어가 꽝이었다.
대전에서는 군 전역 후에도 최진영에게 계속 기회를 주고 있었지만, 좀처럼 성장하질 못했다.
그리하여.
순식간에 투 아웃.
호크스가 작년의 모습으로 돌아온 듯한 분위기에서 유행운이 타석에 섰다.
[아, 네. 드디어 올해 최고의 신인으로 꼽히는 신인 선수가 등장했습니다.] [제가 연습경기를 모두 확인하고 실제로 타격하는 것도 지켜봤거든요? 대단합니다. 배트 스피드도 빠르고 일단 배트에 공을 맞히는 재능이 타고났어요.]경기 중계를 하는 해설이 혀를 내두르며 칭찬한다.
유행운의 귀에는 들리지 않았지만, 시범 경기에도 모인 팬들이 두 손 모아 기대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초구, 바깥 보더라인을 노린 직구가 공 한 개 차이로 빠진다.
“볼.”
유행운이 연습 스윙을 하고 배트를 들었다.
2구, 몸쪽 바짝 붙이는 투심 패스트볼.
몸쪽으로 휘는 듯했지만, 그 각이 밋밋했다. 정중앙에 물리는 실투.
그 순간, 유행운이 거세게 배트를 돌렸다.
따아아악!
– 미친
– 미친 돌았다
– 뭐야
– 이왜진???
– 홈런? 홈런? 홈런?
– 외쳐 유행운!
– 내가 뭘 본 거임?
– 유격수가 홈런도 칠 수 있구나….
– 21억 싸다 싸!
* * *
치열한 조류 대전의 결말.
시범 경기인 만큼 경기의 승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강우성 역시도 이기는 투구가 아니라, 전체적으로 자신의 컨디션과 공의 제구가 잘 잡히는지 확인하는 투구를 했고 마린스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강우성이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여러 불펜진을 기용하며 폼을 확인하던 최정환 감독은 서서히 1군 엔트리에 누굴 남기고 누굴 2군에 보낼지 감을 잡아 간다.
결과는 5:6.
대전 호크스가 1점 차로 패배를 거두었지만.
– 됐다 우리 올해 진짜 다르다
└ 강우성은 그냥 신이야
└ 유행운도 그냥 신이야
└ 조석찬 진짜 잘 샀다
시범 경기에서의 첫 패배였지만, 여러 가지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범 경기, 첫 타석에서 홈런 친 신인 선수 유행운]대전 호크스가 비상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소 하나는 역시 유행운이다.
– 유행운 잘샀
└ FA 아닌데? ㅋㅋㅋㅋ
└ FA급임 ㅋㅋㅋ
└ ㅇㅈ
└ 21억이 뭐? 내 돈 아님 ㅋㅋ
└ 진심 홈런 지렸음
└ 멸친데 어떻게 홈런을 만드는겨? 진짜 신기하네~
유행운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진다.
지금까지 대전 호크스에서 볼 수 없었던 압도적인 신인 타자의 등장이었다.
그 타자가 시작부터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 주었다. 그 자체만으로도 경기 결과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저 시범 경기였으니.
이 시간, 조류동맹은 28시즌에 대한 기대로 부풀어 오른다.
– 똥칰아 우리 올해 상위권에서 만나자
└ ㅇㅋㅇㅋ 우리 높이 날아서 만나자
└ 올해 조류동맹 일낸다
└ 너희가 1등해도 ㄱㅊ 우리가 2등할게
└ 우리가 1등해도 니네가 2등할 듯
└ 조류동맹 파이팅!
└ 조류동맹은 지옥을 넘어 천국까지 함께 하는겨!
└ 조류동맹 영원하자!
└ 우리 한국시리즈에서 보자 캬캬캬
조류동맹이 28시즌에 대한 기대감으로 날뛸 무렵.
그 외, 8개의 구단은.
– 야, 시즌 시작하긴 했나 보다 조류들 짹짹대는 거 보니
└ 설레발 지림
└ 냅둬 봄이잖아
└ 지금이라도 즐기라 해
└ 구경하면 꿀잼임 ㅋㅋㅋㅋㅋ
└ 봄에만 잘나가는 봄린스 시범경기에만 잘나가는 꼴칰 ㅋㅋㅋ 여름되면 압도적 하위권들 ㅋㅋㅋㅋ
└ 봄봄봄 봄이 왔어요~
그저 웃을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