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hortstop hits a home run too well RAW novel - Chapter 60
60. 승승승승승
└ 승승승승승 이게 맞? ㅋㅋㅋㅋ
└ 올해는 진심 다르다
└ 가을 가자!
└ 홈 개막전에도 연승 부탁해~
└ 지는 게 뭐야?
└ 다 덤벼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소리가 있다. 하지만 여기서 타격까지 터지면 그 팀은 완벽한 우승 후보가 된다.
지금 대전 호크스가 그랬다.
10구단의 에이스 역할을 하는 선발 투수는 보통 외국인 투수였다.
작년 망한 용병 농사로 대전 호크스의 에이스는 윤규민이었다.
윤규민은 득점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했음에도 점차 안정감을 찾아 가며 방어율 2점대를 유지했다. 윤규민이 차지한 승리만 12승.
이 성적이라면 다른 팀에서 최소 17승을 거둘 수 있는 방어율이었지만, 작년 시즌 대전 호크스는 심각했다.
외국인 타자는 물론 투수까지 엉망이었다.
이번에 교체된 외국인 타자 프레드릭 앳킨스는 개막전부터 팬들의 놀라움을 가져다주었다.
– 우리도 장타칠 줄 아는 용병타자가 있다
└ 타구속도 개지림;;; 170 막 넘음 ㅋㅋㅋㅋ
└ 잡히는 타구도 감동이라고요 외야로 타구를 보낸다고요
└ 캬 이게 용병이지 이대로만 해다오
└ 여권 뺏어
새롭게 대전에 등장한 새 용병, 프레드릭이 엄청난 활약을 했나?
그건 아니었다. 그저 2루타 4개를 쳐 냈고 안타를 간간이 치며 타선에 힘을 보탰을 뿐이었다.
그 정도로 대전 호크스는 용병 타자에 대해서 기대감이 적었다.
타격이 되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니, 프레드릭은 뜬볼을 치고도 당황한 눈치였다.
아웃 카운트를 적립했는데, 팬들이 기립 박수를 친다.
– 프레드릭 “대전은 최고의 팀, 꼴찌에 있을 팀이 아니다”
└ 행복사
└ 네가 작년에 안 뛰어봐서 그래 ㅋ
└ ㅋㅋㅋ 프레드릭 대전 개좋아하네 ㅋㅋㅋ
└ 그치 우리 지금은 꼴찌 아니지 ㅋㅋㅋ
└ 얘 입장에서는 개꿀이지 ㅋ 뜬볼인데 기립박수 쳐줌 ㅋㅋㅋㅋ
창원 파이터즈와의 개막 2연전은 물론, 기세를 탄 대전 호크스는 대구 드래곤즈와의 승부에서도 스윕을 가져왔다.
투타의 조합이 완벽했다.
미국에서 한국에 복귀한 강우성이 완벽한 투구를 보여 주었으며 새로운 젊은 에이스로 자리 잡은 윤규민 역시도 창원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 과정에서 타선이 힘을 낸다.
FA로 대전에 온 타자들이 돈값을 해냈고 새로운 용병 타자가 맥을 끊지 않는다.
여기까지는 1회차와 같았다. 어느 정도 선발이 안정감을 찾으니 승수를 쌓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같은 압도감은 없었다.
[야구를 즐겨라] LIVE 방송 중시범 경기에서 대전 호크스가 선전하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정규 시즌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니, 슬슬 여론도 달라지고 있었다.
[대전 호크스, 사실 여론은 2강, 6중, 2약이라고 평가했거든요? 사실 저는 대전 호크스에는 승리 DNA가 없다, 그렇게 판단했거든요. 그래서 2약이 아니라, 대전 호크스는 최약체다. 즉, 최약팀으로 꼽았거든요.]야구를 즐겨라.
너튜브에서 개인 방송을 하는 스포츠 기자 김유승은 요즘 너 나 할 것 없이 이야기하는 대전을 소재로 가져왔다.
[갑자기 대전 호크스가 개막 5연승을 합니다? 사실 이럴 수 있는 팀은 아니거든요. 선발이 안정됐다, 이거는 저도 인정합니다. 강우성 선수가 누굽니까? 데뷔하자마자 완봉승, 그해 투수로 받을 수 있는 상은 다 받은 투수예요. (중략) 근데, 타선의 도움 없이 선발의 힘으로 상위권 도약?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김유승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흘렸다.
[갑자기 타선이 막 터지더라고요. 마치 과거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을 보는 듯한 느낌이기도 했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영호 단장님?]명줄이 점점 짧아지던 이영호는 요즘 어깨에 힘이 빡 들어갔다.
그는 요즘 분위기라는 걸 파악하는 능력이 생겼다. 원래 그였다면 타선이 흔들리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말도 안 되는 트레이드를 진행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러지 않았다. 성적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으니, 트레이드를 생각할 필요도 없었고 팬들도 원하지 않았다.
[일단 지선호 선수가 팀의 4번 타자로서 중심을 잡아 주고 있어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하위 타순은 힘이 없었단 말이죠? 작년 시즌에는 참 빈약했어요.]이영호 입가에는 미소가 번져 있었다.
사실 웃음을 터트리고 싶은데 간신히 참고 있었다.
[그 하위 타순을 이끄는 중심이 또 있습니다.] [바로 유행운 선수죠?] [네, 맞습니다. 유행운 선수가 9번에서 타격을 하고 있는데, 이게 정말 효과가 좋습니다. 찬스가 유행운 선수에게 자주 가기도 하고, 필요할 때는 팀 배팅으로 상위 타순에 연결도 해 주고요.]히죽히죽.
요즘 이영호는 살맛 난다.
작년까지는 매일 팬들의 조공을 받았던 이영호였다. 그 조공은 트럭이었다.
일명 트럭 시위. 이영호는 그 트럭을 선물로 받을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고 윗선의 눈치를 받아야 했다.
지금은 커피차를 받는다.
물론 이영호에게 주는 건 아니었지만, 5연승에 감동한 대전 팬들이 홈 개막에 맞춰 커피차를 준비했다.
[요즘 유행운 선수 방망이가 뜨겁습니다. 벌써 홈런 3개를 쳤거든요? 데뷔하자마자 만루포. 진짜 이런 신인이 없었어요. 게다가 수비에서도 정말, 이건 미쳤다는 말밖에는 할 수 없는데-]김유승이 말끝을 흐리다 댓글 반응을 살핀다.
확실히 팀이 연승 가도를 달리니 팬들도 화답한다. 격한 반응은 없었고 모두 행복사 한다며 꺄르르 웃고 있었다.
[유행운 선수를 조금 더 상위 타순으로 옮길 생각은 없나요?]질문이 주어진다.
이 질문은 이영호도 예상한 질문이었다. 지금도 유행운을 상위 타순으로 옮겨야 한다는 여론이 많았다. 그렇기에 답변도 미리 준비할 수 있었다.
[유행운 선수는 지금 눈부신 활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신인이고요. 긴 시즌을 버티기에는 경험이 부족합니다.] [그렇죠.] [타격 페이스라는 게, 쭉 올라갔다가 내려갈 때도 있고요. 아직 조금 더 편한 자리에서 타격을 하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는 현장 판단이고요.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 최정환 감독에게 전권을 맡기고 있습니다.]사실 이영호도 욕심이 있다.
유행운의 타순을 중심으로 옮기고 싶다. 하지만 최 감독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유행운 선수는 대전의 미래이자,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 아니겠습니까?] [네네, 그렇죠.] [잘 모셔야죠.] [예?] [어디 아프지 않게 불편하지 않게 잘 모셔야 합니다. 우리 황태자님.]* * *
개막전을 마치고 연달아 이어진 원정 3연전까지 끝냈다. 패배 없이 승리만 거두었고 스타트는 역시 좋았다.
대전 호크스가 이렇게 좋은 성적으로 스타트를 끊은 적이 있던가?
단언컨대, 없었다.
“엄마, 자.”
유행운은 신용 카드라는 것을 만들었다.
“뭐야?”
“요즘 엄마 학원 다니느라 바쁘잖아.”
“근데?”
“아줌마들이랑 이걸로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엄마도 돈 있어.”
비록 모은 재산을 다 날렸지만, 이선영에게는 퇴직금이 있다.
그 돈으로 미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 중인 이선영이었다. 그 과정에서 바리스타 자격증을 딸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걸 아들도 알았다.
“자랑하라고요.”
“무슨 자랑.”
“엄마 아들 멋지다고 자랑하라고.”
작년만 하더라도 모친이 챙겨 주던 신용 카드였다.
이제는 아들이 모친의 주머니에 억지로 카드를 챙겨 준다.
“엄마 이미 유명해.”
“응?”
“이 아파트에 유행운 선수가 산다고 소문 다 났어.”
“아.”
“현수막 걸린 거 못 봤니?”
“알지, 아는데 더 대놓고 자랑하라고.”
현수막.
유행운은 계약금으로 구장과 가까운 아파트를 장만했다. 이 아파트에는 당연히 대전 팬이 많이 산다.
유행운이 데뷔와 동시에 맹활약을 하자, 아파트 입구에 현수막이 걸렸다.
[유행운 선수, 아프지 말고 파이팅하세요! – 대전 호크스 팬 일동 -]아파트를 마련하면서 모친과 작은 갈등이 있었다. 그 이유는 아들의 돈을 쓰게 하고 싶지 않다는 모친의 고집이었다.
유행운은 왜 아들의 돈을 쓰려고 하지 않는지 이해가 가면서도 되질 않았다.
아마 멋쩍어서 그럴 것이다.
야구를 반대했던 사람이었기에, 이제 와서 아들의 지원을 받는 게 멋쩍은.
“이따 직관 올 거죠?”
“응.”
“친구들이랑 같이 와.”
“창피하게-”
“뭐가 창피해?”
유행운이 짐을 챙겨 집을 나설 준비를 하며 말했다.
“아들이 멋지게 홈런 쳐 줄 텐데.”
* * *
대전 호크스 홈 개막전이 주말 3연전에 열린다.
여기서 작년과 다른 점은 신구장이 들어섰다는 점이었다. 주차장도 더 여유가 생겼고 일단 낡은 구장에서 벗어났다는 것에 조금 다른 느낌을 가질 수 있었다.
“선배님, 발목은 좀 괜찮으세요?”
팬들에게 사인을 해 주고 조금 늦게 구장에 들어온 유행운은 깁스를 하고 나타난 이승현을 발견했다.
“어, 괜찮아. 뼈에 좋은 거 챙겨 먹어서 금방 붙을 거다.”
“선배, 진짜 은퇴하실 거예요?”
이미 보도 자료는 나왔다. 하지만 유행운은 암흑기 동안 대전에 헌신했던 선수가 이렇게 퇴장하는 게 마음이 걸렸다.
누군가를 신경 쓰는 성격은 아니었지만, 은퇴 후 2군 주루 코치로 분한 이승현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유행운이었다.
“은퇴해야지. 이제 내가 이 팀에서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거 같고.”
이승현은 골절 부상을 입고 점점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었다.
원래도 올해를 끝으로 선수 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생각이었다. 자연스럽게 야구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지는 시점에 입은 부상은 치명적이었다.
그 과정에서 팀은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이승현이 쉽게 경험하지 못했던 5연승이었다. 그 과정을 보며 자신감이 없었다.
오히려 낡아 버린 자신은 팀에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그건 아직 모르는 거잖아요.”
“응?”
“팀 뎁스도 얇은데, 경험 있는 베테랑이 하나라도 더 있는 게 팀에 도움이 되는 건 당연하잖아요.”
“행운아, 너는 나를 되게 높게 평가해 주는구나?”
“아니요. 저는 현실만 봐요. 그래서 감독님도 선배를 붙잡는 거고요.”
지금 대전 호크스는 날개를 펼쳤다. 하지만 그 기세가 어디까지 갈지는 알 수 없었다.
일단 여름.
한국의 여름은 무더웠고 이 과정에서 순위 경쟁이 더 심해진다. 이 과정을 견뎌 내려면 체력이 필요한데, 내야 백업으로 분류했던 임지혁이 2루수 붙박이가 된다면 대안이 마땅치 않았다.
최진영은 2루수는 감당할 수 있지만, 유격수는 할 수 없었다.
괜히 임지혁이 내야 멀티 백업 자원으로 분류된 게 아니었다. 서서히 경험치를 먹이며 내년 이승현의 빈자리를 채우는 역할을 부여했을 것이다.
지금 유행운은 괜히 정에 이끌려서 이승현을 붙잡는 게 아니었다.
지금 자연스럽게 최악의 시나리오가 머리에 떠오르고 있었으니.
“선배, 은퇴할 때 하더라도 화려하게 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승현은 그저 미소를 지었다.
대전 호크스에서만 선수 생활을 했던 이승현은 화려한 선수는 아니었다.
내야 백업을 시작으로 2루수 주전이 되는 과정이 험난했고,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수행했다.
포스트시즌?
그런 걸 경험한 적도 없었다.
대전 호크스가 가을야구에 성공했던 시즌에는 이승현의 존재감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가을야구는 하고 그만두시라고요.”
유행운이 성격에 맞지 않게 이승현을 설득하는 이유는 단 하나였다.
‘유재원.’
그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위기감.
물론 유재원이 돌아온다 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분위기는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미 정리했던 악영향이 다시 돌아온다는 건 최악이었다.
“나 복귀하는 데 오래 걸려. 그리고 이미 기사도 냈는데?”
“늦어도 최소 여름에는 돌아오잖아요?”
“행운아, 사람 일이라는 게 그렇게 쉽게 말로 정해지는 게 아니야.”
“알죠, 알아요.”
이승현은 유행운이 지독한 부상을 입고 좌절할 때마다 힘을 북돋아 주었다. 이렇게 선수와 선수로 다시 만나게 될 줄은 몰랐지만, 그가 아는 이승현은 이렇게 침울한 사람이 아니었다.
긍정적인 사람.
1군을 꿈꾸는 삼류 선수에게 힘을 북돋아 주던 사람이다.
“진짜 선배님은 야구를 여기서 그만두고 싶으세요?”
그 질문에 이승현은 입을 열지 못했다.
은퇴를 결심하고도 계속 야구를 생각했던 이승현이었다. 팀이 날개를 펼치고 승리를 잡아챌 때마다, 계속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서고 싶었다.
선수라면 그럴 수밖에 없었다.
코치 생활도 좋지만, 그런 제안도 받았지만, 결국 팬들 앞에서 계속 야구를 하고 싶다.
“포스트시즌 가고 싶잖아요.”
차마 우승을 할 수 있다는 말은 삼키고.
“같이 해요, 그거.”
가을야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