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brother ever RAW novel - Chapter 24
사상 최강의 오빠 024화
7장 선객(4)
-베히모스의 위장, 연옥(陳獄) 개 방합니다.
-사용자 위치 확인, 하계(下界)
-시스템이 사용자께 고합니다. 하 계의 물질은 중간계보다 경도(硬度) 가 10분의 1에 불과합니다. 지나친 힘의 사용은 하계에 치명적일 수 있 습니다. ‘지양’을 권고하는 바입니 다.
-사용자 의도 스캔 중…… 1층 개 방 요청 확인.
-연옥 1층 개방.
-1층 수감자 확인, 죄수명 : 트롤 왕 올-로그
-트롤왕의 특성 초재생(超再生) 추출
잘린 어깻죽지에서 뼈가 새싹처럼 자라난다. 핏줄과 근섬유가 줄기처 럼 뼈를 둘러싸고, 살이 새롭게 돋 아난다.
그리고 불과 3초의 시간도 되지 않아, 잘려나간 팔은 완전히 재생되 었다.
김세훈은 새로 돋아난 팔이 썩 만 족스러운지 씨익 웃으며 팔을 두어 바퀴 돌려본다.
그저 죽는 것뿐이라면, 그가 중간 계에서 이토록 뿌리 깊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지 못했으리라.
고작 죽음을 두려워하기엔, 중간계 주민들은 광기에 너무 깊게 침식되 어 있다.
그러나, 죽어서도 벗어나지 못한다 면 이야기가 다르다. 베히모스에게 먹힌 이들은 그의 위장에 영생토록 갇힌 채 언젠가 그에게 쓰일 날만을 기다린다.
마(魔)를 잡아먹는 자.
세상 모든 짐승을 집어삼켜 종속시 키는 자.
그에게 먹힌 자는 죽어서도 자유롭 지 못하고, 영멸하는 날까지 그에게 종사하니, 그야말로 짐승의 왕이며, 그야말로 마(魔)의 대적자라 할 만 하다.
정지훈의 붉은 눈동자가 경련한다. 김세훈의 거센 손아귀가 공포에 잠 식된 그의 목덜미를 잡았다.
“왜 이래? 난 오랜만에 네놈들을 봐서 반가운데? 너무 쫄면 재미없잖 아. 개겨 보라고.”
거센 완력을 넘어, 거친 마나의 파 동이 뿜어져 정지훈의 몸 내부를 진 탕으로 만든다.
혹여라도 몸을 피 안개로 뒤바꿔 도주할까 염려한 행위였다.
죽음을 직감한 정지훈이 피눈물을 흘리며 쇳소리가 나는 목소리를 뱉 어낸다.
“바보 같은…… 아니. 그래서였나? 그래서 생츄어리에 결계가 생긴 건 가? 당신이 없기 때문에? 그러나 하필…… 왜 이곳에…… 계약자들에 게 카르마의 제약 따위는 아무 소용 없을 텐데…… 스폿 행성 따위…… 왕들에겐 아무 가치가 없잖나……?”
“이봐. 흰소리 집어치우고 이 행성 에 주민들이 얼마나 와있는지나 말 해 봐. 그럼 곱게 쳐 죽여주지. 너 같은 놈 먹어봐야 쓸모도 없다고.”
먹는다는 소리에 움찔한 정지훈이 이내 붉디붉었던 입술을 새파란 색 채로 물들이며 답했다.
“흐…… 마음대로 하시오. 어차피
죽을 몸. 내 왕의 대적자에게 할 말 따위는 없소.”
“조무래기가 기개 있는 척하기는. 됐다. 죽이고서 뇌를 뒤져보지…… 허어? 이놈 보소?”
캬아악!
정지훈이 비명과 함께 카르마로 자 신의 피를 다 기화시켜 버린 것도 모자라 심장과 뇌를 녹여 버렸다.
작정하고 한 자살행위에 질기디질 긴 흡혈귀의 숨줄도 허무하게 끊어 진다.
무슨 소리를 해도 자신을 살려주지 않을 것을 확신한 정지훈이 일말의 정보도 넘겨주지 않으려고 한 발악 에 가까운 행동이었다.
재가 되어 자신의 손아귀에서 흩뿌 려지는 정지훈의 끝을 본 김세훈이 투덜거린다.
“쯧, 너무 안이했나. 뭐 어쩔 수 없지.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이미 놓친 기회를 아쉬워할 위인은 아니었던지라 아쉬움을 뒤로한 김세 훈이 턱을 쓰다듬으며 난장판이 된 던전을 둘러본다.
“처리할 놈들은 처리했으니 뒷정리 는 해야겠고…… 하, 이거 잘못하면
귀찮아지겠는걸? 대외적으로는 간부 세 놈을 죽인 거니까. 쯧, 어쩔 수 없지. 모처럼 부지런을 떨어볼까.”
껍데기를 뒤집어쓴 인외종의 본질 을 알아보는 것은 평범한 인간들에 게 요원한 일이다.
그런 마당에 협회의 인간들에게 죽 은 간부들이 원래는 인외종이라는 외계의 괴물들이에요. 해봤자 씨알 도 안 먹힐 일.
그러니 피차 귀찮을 일을 겪지 않 으려면 뒷수습을 완벽하게 해야 했 다.
다행인 것은 이 던전이 산속에 만 들어졌다는 것이고, 이 던전을 만드 는 데 쓰인 것이 마법진이라는 것이 다.
메이지가 마나를 다루는 술. 마술 을 다룬다면, 위자드는 마(魔)의 법 (法)을 다룬다.
마술이 기술이라면 마법은 기적이 며, 운동선수가 공을 다루는 기술이 마술이라면 마법은 공을 만드는 지 식을 이른다.
마술은 재능이며 힘이지만, 마법은 지식 그 자체. 재능 그 자체가 신화 의 영역에 이른 신인이라도 지식이 없다면 다룰 수 없는 것이 마법.
그렇기에, 위자드 클래스에 적성이 있는 헌터들은 대부분 클래스를 얻 자마자 은퇴를 한다. 마도 지식을 가지지 못한 위자드는 일반인과 다 름없기 때문이다.
아주 운 좋은 일부만이 던전에서 드롭된 마법진 도면을 얻거나, 어빌 리티로 마도 지식을 얻어 위자드로 서 활약한다지만, 선택받은 소수를 제외한 대부분의 위자드는 외면받는 것이 헌터 사회의 실정이다.
그런 만큼 선택받은 소수. 즉 10개 이상의 마법진을 다루는 익스퍼트 레벨의 위자드가 된다면 갑을 관계 는 역전된다.
굴레에서 벗어난 자들. 수준급의 위자드들은 상식으로 가 늠할 수 없으며 과학의 영역에서는 불가능한 것들을 손쉽게 해내곤 하 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간과 경험, 지식이 쌓일 수록 경지가 깊어가는 위자드의 특 성상, 중간계도 아닌 지구에서 김세 훈의 발치라도 따라올 만큼의 지식 을 가진 위자드는 없었다.
“흠. 마법진의 완성도가 괜찮은 걸…… 프로텍터도 걸려 있군. 섣불 리 건드리긴 어렵겠고…….”
김세훈은 땅에 손을 짚는 행위만으 로 간단히 던전에 그려진 마법진의 구조를 파악했다. 그가 주시하는 부 분은 던전을 지탱하는 설계 마법진.
기둥 하나 없이 인공적으로 만들어 진 지하 공동인 만큼, 어설픈 건축 설계보다는 마법진을 이용하는 게 더 안정성이 높았다.
던전에 이용된 것은 흙의 성질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바꿔주는 형질 변화의 마법진.
수준급의 위자드가 구축했는지 마 법진이 구석구석 잘 설계되어 있었 고, 덕분에 지하 던전은 속이 빈 강 철구슬 안에 만들어진 거나 다름없 었기 때문에 웬만한 지진과 같은 재 해에도 꿈쩍도 안 할 만큼의 내구도 를 자랑했다.
“형질 변화의 마법진이라…… 꽤 수준이 높잖아? 귀찮게 하긴…… 어 쩔 수 없지 괜찮은 녀석으로 그려볼 까.”
김세훈이 땅에 검지로 3m가량 크 기의 마법진을 쓱쓱 그려낸다. 온갖 도형의 집합체인 마법진의 귀퉁이에 룬문자를 그려 넣자 불과 10분도 안 되어 썩 괜찮은 놈이 나왔다.
중간계에는 신들이 무수히 많으며, 별의별 신들이 별의별 권능들을 가 지고 있다.
그 중엔 혐오적이라고 느낄 만큼 그로테스크한 게 있는가 하면 불로 불사와 같은 인간들이 꿈에서도 그 릴만큼 매력적인 권능들도 존재한 다.
그리고 마법진이란 일종의 메시지 다. 신들에게 힘 좀 써도 될까요. 묻는 문자메시지랑 동일하달까.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 문자메시지 의 답장이 매크로 답장이나 다름없 다는 것이다.
몇몇 고위 신들을 제외한 잡다한 신들은 마법진을 그려 넣기만 하면 자동으로 권능을 빌려주기 때문이 다.
마치 오토 매크로처럼 말이다.
그렇기에 마법진이 재밌는 것이다. 어떤 마법진이든 ‘정확히’ 그릴 줄 만 알고 위자드 클래스를 가지고 있 다면 권능을 소환할 수 있으니까.
“완성.”
김세훈이 그린 것은 무효화의 마법 진. 어떤 마법진이든 지속형이라면 그 자리에서 무효화시켜 버리는 아 주 강력한 권능을 가진 고위 마법진 으로, 특별한 소수에게만 허락된 고 위 신의 마법진 중 하나다.
이런 종류의 마법진은 설사 마법진 을 그릴 줄 안다고 해도 평범한 위 자드는 쓸 수 없다. 락(Locl<)이 걸 려 있으니까.
허락된 소수, 즉 계약자들만이 이 마법진을 쓰는 게 허락된다. 그리고 김세훈은 계약자.
그가 쓸 수 없는 마법진은 세계에 존재하지 않았다.
김세훈이 자신이 그린 마법진에 마 나를 불어넣자 마법진이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푸른 파동이 파도처럼 몰아치며 던전의 지면을 타고 흘렀 다.
그와 동시에 인조 던전이 진동하고 있었다. 강철처럼 단단했던 흙의 성 질이 서서히 무효화되고 있는 증상 이었다.
머지않아 이 던전은 무너지고 흔적 도 없이 산에 파묻혀버릴 것이다.
그전에 어린 남매를 찾기 위해 가 려던 김세훈의 눈에 정지훈이 사라 진 자리에 남겨져 있는 브레이서가 보였다.
“큰일 날 뻔했군. 이걸 잊고 가면 안 되지.”
브레이서를 회수한 김세훈이 남매 를 찾아 숲의 구석으로 가자, 염동 력의 구에 둘러싸여 상자 속에서 곤 히 잠자고 있는 어린 천사들이 보였 다.
김세훈은 무감각하게까지 느껴지는 무표정한 얼굴로 남매를 내려다보 다, 귀찮은 짐 덩어리를 드는 것처 럼 둘의 뒷덜미를 왼손으로 잡아챘 다.
불편했는지 아이들이 움찔거렸지 만, 김세훈은 아랑곳하지 않고 인조 던전을 빠져나갔다.
그가 빠져나가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인조 던전이 붕괴하기 시작했 다.
-급보입니다. 어제 오후 7시경, 국 가 헌터 자격증 시험장으로 이용된 강원도의 한 야산이 원인 모를 현상 에 의해 매몰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협회의 직원 3명이 실종됐으며 이 중에는 협회의 간부가…….
-건설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이번 에 만든 ‘인조 던전’이 부실공사의 산물이 아닌가 하는 의견을 피력했 고, 한편으론 응시자들의 시험이 무 사히 잘 끝나고 이런 참사가 벌어져 다행이라는…….
-협회에서는 싱크홀을 언급하며, 이것은 자연재해이며, 부실공사는 절대 아니라는 성명을 냈습니다. 또 한, 이 사고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본 곳은 협회뿐이라며…….
-실종되었던 남매를 신원미상의 남자가…….
뉴스에서 쉴새 없이 들려오는 속보 를 보며, 김세정이 걱정스러운 목소 리로 중얼거렸다.
“뭐야. 오빠 대체 어디 간 거야? 시간이 몇 신데…….”
흑묘 앨리스가 컁컁거리면서 말랑 말랑한 발바닥으로 김세정의 뒤통수 를 툭툭 쳤다.
“캭캭, 걱정 마라냥. 그 괴물 놈은 태평양 한가운데 떨어뜨려 놔도 안 죽는다냥.”
“우우…… 앨리스. 너 뭐 아는 거 있지?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해. 전 에도 오빠보고 몇 번이나 괴수라고 하고, 지금은 괴물 놈이라고 하고, 대체 너 우리 오빠랑 무슨 사이야? 응? 아는 건 또 뭐고.”
앨리스의 볼을 좌우로 잡아당기며 심술을 부리는 김세정. 앨리스는 고 양이 펀치로 김세정의 손을 투다닥 치며 발악했다.
“캬악! 이런 거 하지 마라냥.”
철컥.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자 김세정과 앨리스의 고개가 옆으로 돌아간다.
먼지의 바다라도 헤엄쳐 왔는지 꼴 이 엉망인 김세훈이었다.
“나 왔다.”
“오빠! 대체 어디 갔다 온 거야?! 마지막으로 무슨 간부 따라가더니 사라져 버려서 얼마나 걱정했는지 알아?”
“걱정했냐? 미안. 오라클에서 조사 받고 온 참이라…… 좀 늦었네.” 김세훈의 입에서 생각지도 못한 이 야기가 나오자 김세정이 눈을 동그 랗게 뜨며 반문한다.
“ 오라클?”
“그래. 마지막으로 간부를 본 사람 이 나거든. 그래서 대충 둘러대고 왔지. 그저 간단한 개인 면담만 하 러 따라간 거고, 그 후에 던전에 들 어가는 것까지만 봤다고. 믿더라고. 사실은 내가 죽인 건데.”
“아〜 그렇구나! 난 또 뭐라고〜 오 빠가 죽였는데…… 뭐?”
김세정이 뜨악한 얼굴로 김세훈을 쳐다봤다.
“오빠 방금 뭐라고?!”
“뭐라고 하긴. 내가 죽였어. 헌터 협회 직원 3명.”
“에에? 으음…….”
잠시 이상하게 반응하던 김세정이 하하 웃어넘기며 손뼉을 짝하고 쳤 다.
“참나…… 오빠, 아재 티 좀 내지 말자. 이런 병맛 농담 요즘 안 먹히 거든? 너무 황당해서 웃음도 안 나 와. 뭐, 시도는 참신하네.”
“농담 아닌데?”
김세훈은 장난스러운 어조로 말하 며 김세정을 똑바로 바라봤다. 가벼 운 어조완 달리 진지한 눈빛에 이게 장난이 아니라는 걸 깨달은 김세정 의 얼굴도 절로 경직되었다.
“……뭐야? 대체…… 무슨 말이 하 고 싶은 건데?”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 탓일까, 되 묻는 김세정의 목소리가 살짝 떨리 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