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04
제104화
104화
빅과 함께 지상에서 수십 미터 아래는 될 것 같은 지하로 내려가는 창수였다.
빛이라고는 전혀 보이지 않는 어둠밖에 없는 세상이었지만 현대 기술은 참으로 놀랍게도 어둠 속도 밝게 보이게 만들어 줬다.
빛이 없다고 소리까지 없는 건 아니었다.
어디선가 빗물이 새어 나오는지 빗물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고 있었다.
이런 긴장감 도는 적막이 더 견디기 힘들게 만들고 있었다.
시부야 역의 지하는 5층까지 내려간다.
지상 3층에서부터 가장 아래인 지하 5층까지 지하철은 총 8층의 개미굴과 같은 구조로 되어 있다.
내려가는 계단도 수십 개가 되었으니 조금만 길을 헤매면 마주치기 힘들 정도였다.
창수의 감각.
그리고 빅의 감각은 정확하게 마더를 향해 가고 있었다.
그렇게 가장 밑바닥의 던전에 도착한 창수와 빅은 버려진 지하철과 함께 길고 긴 통로를 보게 되었다.
“도망간 건가?”
“그건 아닌 것 같은데. 저쪽에서 맛있는 냄새가 난다.”
“맛있는 냄새? 아까는 역겹다며.”
“뮤턴트의 살덩어리는 역겹기는 한데 이번에는 뭐라고 할까 영양가가 아주 풍부한 맛있는 냄새가 나.”
창수는 빅의 알 수 없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고서는 빅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얼마 가지 않아 창수와 빅은 전동차 한 대가 멈추어서 있고 지진의 여파인지 지하철 노선의 옆으로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곳 안에서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위쪽 상황은 어찌되고 있는 거야?”
“그건 모르겠습니다만 빨리 이곳을 벗어나야 합니다.”
“아니. 사이킥 놈들이 당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놈들이 몇 마리나 올라갔는데!”
“그래도 혹시 모르는 일 아니겠습니까.”
“설마 마더를 잃게 되는 건 아니겠지?”
“마더를 잃더라도 어차피 이제는 상관없는 일이지 않겠습니까.”
“흐흐! 그렇긴 하지. 그나저나 중국 쪽으로 보내는 엔젤은 다 실었겠지?”
“선적 작업이 거의 끝나갑니다. 그곳에 자리를 잡을 수만 있다면 세계를 지배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래. 헤인트 놈들의 간섭을 받지 않아도 될 거야.”
“하지만 아직 원료가…….”
“시끄럽고 마지막으로 마더의 우유를 받아가자고.”
“후우! 알겠습니다.”
무척이나 수상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남자들이었다.
창수는 그들이 야마구치 야쿠자 소속이며 헤인트와 손을 잡고 특이 뮤턴트를 만들어 냈음을 추측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런 야마쿠치 야쿠자들이 중국으로 넘어갈 생각이란 것도 알 수 있었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막아야만 한다.’
막지 못한다면 감당을 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해지리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을 할 수 있었다.
그나마 섬이기에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대륙으로 넘어가게 되면 감당을 하기 힘들어진다.
두 야쿠자를 따라가면 마더라는 특수 뮤턴트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창수는 야쿠자들을 은밀하게 추적했다.
물론 그러지 않아도 이미 빅은 마더의 냄새를 맡은 듯했다.
“살려줘! 죽고 싶지 않아!”
“누가 제발 구해 줘요! 제발!”
그렇게 두 명의 야쿠자들을 미행하고 있을 때 한 무리의 뮤턴트들이 인간들을 잡아서는 끌고 오고 있었다.
이번에도 뮤턴트들은 인간을 잡아먹지 않은 채였다.
창수와 빅 둘만으로는 사람들을 뮤턴트들에게서 구하기 힘들었다.
더욱이 뮤턴트들은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두 명의 야쿠자들이 가는 방향으로 인간들을 끌고 가 버렸다.
“어이쿠!”
“살려 줘요! 제발! 살려 줘요!”
“포기하라구! 괜히 힘만 빼지 말고. 하하하하!”
야쿠자들은 뮤턴트들에게 끌려가는 사람들이 살려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에 웃음을 터트리며 조롱을 했다.
그렇게 뮤턴트들은 야쿠자들을 지나쳐 인간을 어둠의 공간으로 끌고 가 버렸다.
그리고 이내 그 어둠의 공간에서 외마디 비명이 잠시 들렸지만 이내 비명은 더 이상 들려오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 더 들어가자 야쿠자들은 자신들이 사이킥이라고 부르는 특수 뮤턴트들을 보게 되었다.
창수가 상대한 브레인들이었다.
그런 브레인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가자 마침내 마더를 볼 수 있었다.
“자네 그거 아는가?”
“뭘 말입니까?”
“실제 천사는 우리가 아는 것과는 달리 그다지 아름답지는 않다고 하더군.”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은 아니라는 거지요?”
“그렇지. 하지만 매번 볼 때마다 나는 저 풍만한 마더가 아름답다고 느껴지는구만.”
어디엔가 존재하는 민간 전설 속의 풍요의 여신과 같은 모습이 연상되는 마더였다.
그건 거대한 살덩어리였다.
눈도 입도 그리고 다른 신체 조직도 보이지 않았고 그냥 거대한 공간에 놓인 거대한 살덩어리였다.
그리고 그런 살덩어리의 주변으로 뮤턴트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풍요의 여신에게서 흘러나오는 풍요의 우유를 핥고 있는 뮤턴트들이었다.
마더에게도 입은 있었다.
그리고 그 입으로는 브레인에게 정신이 제압된 인간들이 먹혀들어가고 있었다.
뮤턴트들은 인간을 마더에게 먹이고 마더가 주는 우유를 얻고 있었던 것이다.
“후우! 후우!”
어느덧 두 명의 야쿠자들도 마더의 몸에서 흐르는 마더의 우유를 받아 마셨다.
그 기괴한 광경 속에서 허기를 채운 뮤턴트들은 다시 마더의 식사를 위해 인간들을 사냥하러 떠났다.
* * *
적외선 투시경을 통해 마더를 본 창수는 할 말을 잃어야만 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끔찍한 광경이었다.
수많은 뮤턴트들이 매달려 있는 거대한 크기의 마더.
예상처럼 뮤턴트들에게 영양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인간을 먹는 것보다 인간을 마더에게 먹이고 마더에게서 영양을 얻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었다.
뮤턴트뿐만 아니라 야쿠자까지 마더의 몸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알 수 없는 액체를 핥고 있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창수의 입안에서도 군침이 흘렀다.
뭔가 고소하면서도 달콤한 냄새가 마더의 중심에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크윽!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
“빅?”
창수와는 달리 빅은 더 이상은 참지 못하겠다는 듯이 마더를 향해 달려들었다.
빅이 달려드는 것에 브레인들이 가로막으려고 했다.
허락되지 않은 존재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듯이 브레인들은 강렬한 뇌파 신호를 뿜어대었다.
생명체의 신경 신호를 교란해 움직이지 못하게 만들거나 통제하게 만드는 브레인의 능력이었다.
육체적인 힘은 1형 뮤턴트 정도였지만 수십 미터 범위 내의 뮤턴트나 생명체를 조종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수십 마리의 브레인들이 모인다면 수많은 뮤턴트들이나 상위의 뮤턴트마저 조종할 수 있었지만 빅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방해 마라!”
빅은 뮤턴트들에게 조종되기는커녕 오히려 브레인들을 조종할 만큼의 뇌파 신호를 뿜어냈다.
“헥! 머리가 터질 것 같군! 더욱이 왜 이리 허기가 지지?”
브레인들의 뇌를 먹어치운 빅이었지만 빅의 기본 베이스는 개였다.
인간보다 뇌의 용적률이라거나 지능 등 기본 성능치가 떨어졌다.
좀 더 진화를 한다면 모르겠지만 아직 브레인들을 조종할 만큼 신경 신호를 뿜어내지는 못했다.
고작해야 잠시 경직시키는 정도가 한계였다.
그렇게 빅은 자신을 막으려는 브레인들을 그대로 지나쳐 마더가 있는 곳으로 달려가 버렸다.
“빅! 저 망할 강아지가!”
그 유명한 3대 지랄견 중에 하나라는 비글 견종처럼 빅도 창수의 말을 잘 안 듣기는 했다.
창수는 결국 별수 없이 자신이 가지고 있던 총탄으로 경직된 브레인들의 머리를 노렸다.
탕!
아직 창수에게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 때문인지 창수가 쏜 총알은 브레인의 머리를 정확하게 꿰뚫었다.
그렇게 탄창을 아낌없이 쏟아붓는 창수는 뮤턴트들이 마더의 몸을 둘러싸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더의 몸에 상처하나 나지 않도록 보호를 하는 듯했다.
“이놈들아! 비켜라! 나도! 나도 한 입만! 헥! 헥!”
빅은 자신도 한입만 먹어보자며 마더의 몸을 감싸버린 뮤턴트들을 뜯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마더의 몸을 몇 겹으로 감싸는 뮤턴트들이었다.
더욱이 몸에 상처가 나도 마더의 몸에서 나오는 액체에 믿기 어려울 정도로 빠른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인간들을 사냥하고 있던 뮤턴트들도 마더의 위기를 감지한 것인지 마더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가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창수의 탄창이 다 떨어져 갔다.
“제길! 뭐 저딴 놈들이 다 있어!”
창수가 가지고 있는 장비들만으로는 뮤턴트들을 전부 제압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렇게 마더를 완전히 둘러싸 마더를 보호한 뮤턴트들은 그제야 적인 빅과 창수를 향해 다가오기 시작했다.
“아이고! 이놈들아! 컹! 컹! 컹!”
“빅! 내가 얌전히 있으라고 했잖아!”
“그런 말은 못 들었는데? 컹컹!”
결국 빅도 마더의 몸에는 닿지도 못한 채로 뮤턴트들의 몸에 밀려나 버렸다.
그렇게 밀고 들어오는 뮤턴트들에 창수와 빅이 난감해하고 있을 때 반가운 조력자들이 나타났다.
“이건 또 뭐야?”
“응? 누구?”
창수는 자신의 호프 팀이나 일본의 사무라이 팀이 아닌 낯선 목소리에 뒤를 돌아보았다.
아무런 부대 표식도 없이 온통 검은 복장을 하고 있는 사내들이었다.
하지만 움직임만으로도 창수는 그들이 누구인지를 알아차렸다.
“델타 포스? 응? 특전사 팀?”
각국의 특수부대마다 특유의 움직이나 버릇들이 있었다.
그런 버릇보다 창수는 왜 미군과 한국군이 여기에 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창수는 그것을 알아본 것이다.
“윽! 역시 들킨 건가?”
“오랜만입니다. 최 교관님.”
“응?”
창수가 의아해할 때 화랑 팀의 남규식 팀장이 인상을 구기며 자신의 대원에게 한소리 했다.
“우리가 누군지 다 까발리는 거냐! 너 돌아가서 보자.”
“윽! 죄송합니다.”
“어? 이 목소리는?”
창수는 익숙한 목소리들에 얼굴을 온통 가리고 있는 남규식을 바라보았다.
“일단 저것부터 처리하고 보자구. 최 상사.”
“아! 그러죠.”
남규식 팀장의 말대로 일단 몰려오고 있는 뮤턴트부터 처리해야 했다.
“그런데 저 거대한 공은 뭐요? 저런 건 있다는 말 못 들었는데? 설마?”
“마더. 뮤턴트들에게 영양을 공급해 주는 뮤턴트!”
“크으! 저렇게 큰 건 안 들어가겠는데?”
한미 연합팀도 마더에 대해서 듣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크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결국 마더를 생포해서 가지고 가려는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
탕! 탕! 탕!
“야! 조준 똑바로 못해!”
“크윽! 아니 분명 똑바로 조준했는데! 왜 이러지?”
몇몇 대원들이 영 엉뚱한 방향으로 총알을 낭비하고 있었다.
“브레인이 신체 지배를 하고 있습니다!”
“뭐? 우리 몸을 저놈들이 조종하고 있다고?”
“톰! 나한테 쏘면 죽을 줄 알아!”
“시끄러! 그럼 어떻게 해야 합니까? 치프!”
미군 특수부대원들한테도 치프라거나 캡틴과 같은 농담 섞인 말로 불리는 창수였다.
“섬광탄!”
창수의 외침에 가지고 있던 섬광탄을 던져 보았지만 수많은 뮤턴트들 사이에 숨어 있는 브레인을 찾아 제거하기는 힘들었다.
한미 연합팀이 합류했음에도 불구하고 밀리고 있었다.
뮤턴트들도 필사적으로 마더를 지키고 있었다.
“저거 못 잡으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누군가의 질문에 창수는 연신 탄창을 비워 내며 외쳤다.
“중국으로 넘어갈 겁니다!”
저 괴물들이 중국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창수의 말에 다들 할 말을 잃어야만 했다.
철컥!
“큭!”
창수는 마지막 남은 탄창이 바닥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