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49
제149화
149화
위험천만한 세상에 귀여운 강아지 한 마리가 돌아다니고 있다.
견종은 비글로 매우 활발한 견종이라 키우기에는 난이도가 제법 있는 녀석이었지만 귀여운 외모로 인기가 많았다.
하지만 사람도 먹을 것이 없는 세상이었기에 애완견들도 꽤나 수난인 세상이었다.
“주인은 대체 언제 돌아오는 거야? 금방 갔다 온다더니만.”
놀랍게도 비글의 입에서는 사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믿기 어려운 일이었지만 이미 세상이 믿기 어렵게 되어 버렸기에 큰 문젯거리로 삼기 힘든 사소한 문제였다.
빅은 가고일이라 불리는 뮤턴트를 쫓고 있었다.
한 번은 거의 죽일 뻔했지만 운 나쁘게도 놓치고야 말았다.
그렇게 빅에게서 도망을 간 가고일은 빅을 피해 도망을 다녔다.
희미하게 나는 가고일의 냄새로 부지런히 쫓아가 보았지만 생각보다 눈치가 빠른지 가고일이 있는 곳에서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결국 가고일은 자신의 부하들에게 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자신보다는 약했지만 자신의 신체를 먹은 개와 고양이들은 자신처럼 자신이 먹는 뮤턴트의 능력과 힘을 사용할 수 있었다.
많은 뮤턴트를 먹을수록 더욱 강해질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빅과는 달리 뭔가 한계가 있는 듯했다.
클론인 복제품들이 원본을 따라가기에는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가고일을 쫓으라는 지시를 내린 빅은 북쪽을 향해 가고 있었다.
“새로운 냄새가 난단 말이지.”
자신의 주인인 창수와 함께 수많은 뮤턴트들을 섭취했던 빅이었다.
그런 빅에게 북쪽에서 처음 맡아 보는 뮤턴트의 냄새가 났다.
수백 킬로미터가 떨어져 있었지만 빅에게 그런 거리는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미 생태계의 정점에 올라가 있는 빅이었다.
그런 빅에 멧돼지나 수달 그리고 삵들이 덤벼오기도 했지만 뮤턴트가 아닌 일반 야생 동물은 관심이 없었다.
그렇게 빅은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20m에 달하는 거대한 장벽이 세워지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뭘 하는 거지? 인간들은 참 이상한 짓을 하고는 한단 말이지.”
인간들과 꽤나 오래 살아온 빅이었지만 인간들의 행동이나 생각이 이해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렇게 빅은 아직 장벽이 세워지지 않은 곳을 통해 중국 쪽으로 건너가려고 했다.
“어! 강아지야! 중국으로 넘어가고 나면 되돌아올 수가 없어!”
“어이! 김 씨! 뭐해?”
“아! 강아지 한 마리가 중국으로 넘어가려고 하는데.”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어서 일이나 해! 오늘 중으로 여기까지는 마무리해야 하니까!”
“거참! 어지간히도 닦달이네. 닦달이야!”
“닦달은 뭔 닦달이야! 언제 뮤턴트들이 밀려 내려올지 모르는데!”
장벽을 세우고 있던 인부가 하나가 두만강에 몸을 던지는 빅을 안타깝게 바라보았다.
이미 소문에 중국 쪽은 괴물들로 뒤덮였다고 한다.
그 때문에 군인들이 국경 지역을 지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 쪽의 중국인 피난민들이 월경을 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었다.
발견하면 바로 중국으로 신병을 인도하고는 있었지만 산속으로 숨어버리는 피난민들 때문에 골치였다.
그렇게 중국에서 북한 쪽으로 넘어오는 이들은 있었지만 올라가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빅은 꽤나 거센 두만강 물을 헤엄치며 중국 쪽 땅에 발을 내디뎠다.
탈탈탈탈!
한 차례 몸을 털어 몸의 물기를 빼낸 빅은 군침 도는 향기를 쫓아 중국 쪽 깊숙이 들어갔다.
돌아올 때는 높다란 장벽으로 가로막혀 있을 터였지만 이미 하피를 먹어치워 등에 날개를 돋아나게 할 수 있는 빅에게 장벽은 장애물이 아니었다.
“날아가는 것이 더 빠르겠지만 태어나길 개로 태어나서 나는 것보다는 걷는 것이 더 좋은 걸 어쩌겠어.”
이미 개라고 보기에는 힘든 빅이었지만 천성이 개라는 인식이 있다 보니 개처럼 행동을 하는 것이 더 편했다.
콸콸콸!
중국 땅에 진출한 빅은 제법 커다란 나무에 소변을 봐서는 자신의 구역이라고 선포했다.
빅이 자신의 구역이라고 선포한 곳의 주인들로서는 기가 찰 노릇이었지만 빅의 본질을 엿보게 된다면 누구 하나 빅의 영역임을 부정하지 않을 터였다.
그렇게 빅은 어디인지도 모를 곳을 돌아다니고 있음에도 조금도 위축된 것이 없었다.
“아직은 뮤턴트가 돌아다니지 않는 동네인가 보군. 제법 많은데 말이야.”
점점 새로운 뮤턴트의 냄새는 짙어지고 있었다.
한두 마리도 아니고 숫자도 꽤나 되었지만 한곳에 모여 있을 뿐 사방으로 퍼지지도 않았다.
빅으로서는 영문 모를 일이었지만 어차피 자신의 먹이일 뿐이었으니 상관은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숲이든 아니면 인간들의 마을이든 상관없이 걷고 있는 빅이었다.
그리고 그런 빅의 등장에 군침을 흘리는 이들이 생기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처음은 야생동물들이었다.
한반도와는 달리 대형 고양잇과 맹수가 남아 있는 중국이었다.
늑대도 있었기에 자신들의 영역을 침범한 하룻강아지 한 마리는 식후 간식거리가 되기에 충분했다.
“꺼져라. 네깟 놈들하고 놀아줄 만큼 한가한 내가 아니다.”
야생 동물들은 인간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에 처음에는 당황해서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혹시라도 자신을 사냥하려는 인간이 있는지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인간을 습격했던 맹수들도 인간이 두려운 존재라는 사실은 잘 알고 있었다.
어지간히 굶주리지 않은 이상 인간을 습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맹수들은 인간의 모습을 보지 못했다.
그렇게 의아해하다가 도망을 치는 것도 아닌 터벅터벅 걸어가는 빅에 냉큼 달려와 물어버리려고 했다.
“주제 파악을 못 하는구나!”
아량을 베풀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덤벼오는 맹수에 빅은 기가 찼다.
이내 빅은 자신의 본질을 살짝 드러내었다.
매우 짙은 위험함.
마치 고양이 앞의 쥐처럼 본능적으로 격이 다른 포식자를 빅에게서 느낀 것이다.
상대가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포식자 중 하나인 시베리아 호랑이라고 할지라도 빅은 지구의 정상적인 생명체가 아닌 다른 무언가였다.
그런 무언가를 이기는 것은 있을 수 없었다.
그렇게 빅의 본질을 느낀 시베리아 호랑이마저도 꼬리를 말고 도망을 치는 것에 더는 빅을 막을 존재는 없는 듯했다.
하지만 언제나 항상이라는 말은 없었다.
“개장수냐?”
과거였다면 겁에 질렸을 터였다.
인간들의 마을을 지나가는 중에 빅은 웬 인간 하나가 자신에게 성큼성큼 다가오는 것에 순간 뒷걸음질을 쳤다.
오직 주인인 창수 외에는 두려워할 것이 없다고 생각했다.
창수도 창수에게 죽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아니라 자신이 버려질 것에 대한 두려움일 뿐이었다.
그런데 과거의 개의 본능이 눈앞의 인간이 개장수임을 알아차리고서는 뒷걸음질 치게 만든 것이다.
“어이! 어디 가니? 아저씨하고 가자.”
어차피 중국말을 알아듣는 것도 아니었지만 빅은 자신을 붙잡아서는 끓는 물에 넣을 것이 분명한 개장수의 의도는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거 참! 개장수한테 겁을 먹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네. 에이! 뭐야? 지린 거야? 주인이 보면 한참을 웃겠구만.”
빅은 자신이 조금 지렸다는 것을 알고서는 혀를 찼다.
아무리 사나운 맹견이라고 해도 본능적으로 개장수를 느끼는 것이다.
그렇게 빅도 본래라면 개장수에게 반항도 못 해보고 끌려가야 했지만 빅은 개의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개가 아니었다.
“주인에게서 인간은 죽이지 않기로 약속을 했지만 네놈은 예외로 하겠다. 우리 동족들의 원수를 갚아주마.”
“지금 조선 말하는 거니?”
개장수는 빅이 뭐라고 중얼중얼하는 것이 개가 짖는 것이 아니라 남쪽의 북조선 사람들의 말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지금까지 수백 마리도 넘는 개를 잡아왔던 남자가 개가 사람의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을 모를 리는 없었다.
사실 이쯤에서 도망을 가야 했지만 떠돌이 개 한 마리가 꽤나 비싸게 팔린다는 사실을 아는 개장수의 욕심이 사달을 일으켰다.
“인간의 고기는 생각보다 기름지군. 그러고 보니 나 인간은 처음 먹는 건가?”
개장수는 자신이 죽는다는 것도 알지 못한 채로 빅에게 베어 물려 졌다.
그나마 최소한의 자비를 베풀어준다고 단번에 죽여 버린 빅이었다.
개의 본능적인 두려움마저 극복해 버린 빅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다가 홀로 버려져 있는 인간 여자아이를 발견했다.
“세상이 온통 절망뿐이다 보니 개뿐만 아니라 인간마저도 버려지는구나.”
지금의 빅을 창수가 보았다면 빅이 서당에서 3년은 공부하다 나온 줄 알지도 몰랐다.
빅은 버려진 인간 아이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
자신이 인간 여자아이를 데려다가 키울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길을 잃은 것이냐? 아니면 버려진 것이냐?”
빅은 한국말이 아닌 역시나 못 알아들을 중국어를 듣고서는 인상을 찌푸렸다.
“이거야 원 뭔 말이 통해야지. 한국말은 못하는 것이냐?”
당연히 대답은 알 수 없는 언어였다.
“후우! 아쉬운 이가 우물 판다고 내가 아쉬운 듯하니 기다려 보거라.”
밍밍은 마음이 죽어 있었다.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너무나도 힘든 경험들을 겪다 보니 마음이 죽어버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귀여운 강아지가 왠지 모르게 사람의 말을 하는 것에 마음이 완전히 죽은 것은 아닌지 살짝 동심이 솟았다.
하지만 이내 강아지는 몸을 돌려서는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역시나 모두에게 버려졌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마음을 완전히 닫으려고 했다.
“많이 기다렸냐? 빨리 온다고 왔는데. 보자. 중국어였지? 으음!”
놀랍게도 빅의 주둥이에서는 중국어가 흘러나왔다.
“어?”
밍밍의 죽어버린 눈동자에서도 생기가 돌았다.
자신이 그동안 보았던 강아지들 중에 빅처럼 사람의 말을 하는 강아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알아듣는구나.”
“어떻게? 멍멍이가 어떻게 말을?”
“그건 조금 잔인해서 설명을 하기는 그렇고. 다시 묻지. 길을 잃은 거냐? 아니면 버려진 거냐?”
“버…… 버려졌어.”
“그렇군. 밥은 먹었니?”
“밥? 아니. 저기 혹시 저승사자야?”
“저승사자가 죽은 뒤에 나오는 귀신 같은 것이라면 일단 아니다.”
“그럼 뭐야?”
“그건 나도 모르겠군. 일단 배가 고플 것 같으니 먹을 것을 좀 구해다 주마. 참. 고기 좋아하니?”
“고기?”
고개를 끄덕이는 밍밍에 빅은 잠시만 기다리라는 말을 하고서는 사라졌다가 토끼 한 마리를 잡아왔다.
“와! 너 사냥 잘 하는구나.”
“들개가 사냥을 못 하면 생존을 할 수 없는 법이니까. 뭐 내가 들개라는 것은 아니야. 나는 주인이 있는 개이거든.”
“그래? 이름이 뭐야?”
“내 주인이 작명 센스가 별로여서 나를 빅이라고 불러. 미국인가 하는 나라에서 빅을 크다는 의미라고 하더군.”
“크다? 그리 안 큰데. 호호.”
밍밍은 작은 자신의 품 안에도 안길만한 크기의 빅이 크다는 의미의 이름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 웃음이 나왔다.
“뭐 몸을 크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만 일단 배부터 채워야겠네. 흐음! 인간들은 생으로 먹지 못하지?”
“나 요리할 줄 몰라.”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일단 가죽을 벗겨야겠지. 잠시만 기다려 봐.”
빅은 자신의 발톱 하나를 날카롭게 뽑아서는 토끼의 가죽을 벗겨 내었다.
내장도 제거하고 주변에서 탈 것들을 모아서는 주둥이에서 화염을 뿜어내어서는 불까지 붙였다.
“와. 재주가 참 많구나.”
“인간들에게 몸이 개조당하다 보니 이상한 것도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 하지만 나도 너처럼 잘했으면 좋겠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그다지 권하고 싶지는 않다. 더 이상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 버리거든. 살고 싶다는 집념이 강한 인간 하나를 나도 알 수 없는 무언가로 만들긴 했지만 말이야.”
빅은 불이 타는 모닥불에 토끼를 구웠다.
그렇게 모락모락 잘 구워진 토끼 고기를 밍밍은 먹고서는 피로 때문인지 그 자리에서 잠이 들었다.
“이런 골치 아프군.”
빅은 길거리에서 밍밍을 그냥 버려두고 갈 수가 없는 것에 혀를 찼다.
결국 밍밍을 지켜 주며 하룻밤을 보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