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50
제150화
150화
다음 날 아침 잠에서 깬 밍밍은 또다시 강아지가 닭 한 마리를 굽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어젯밤 자신이 꿈은 꾼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너무나도 달콤하고 따뜻한 꿈이어서 역시나 자신에게는 현실일 수 없다고 생각했지만 그건 꿈이 아니었다.
언젠가 외국의 동화인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라는 책에서 본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밍밍이었다.
“거기서는 토끼였는데.”
“응? 토끼가 먹고 싶었던 거냐?”
자신의 주인인 창수도 닭을 좋아했기에 민가까지 가서는 닭 한 마리를 물고 온 빅이었다.
어제 먹은 토끼가 입맛에 맞았다는 말로 알아듣고서는 토끼를 잡아 와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든 빅이었다.
“아니요. 토끼가 아니라 강아지여서.”
“강아지? 일단 내가 굽고 있는 것은 토끼도 강아지도 아닌 닭이다. 설마 강아지가 먹고 싶은 것이라면 참아줬으면 좋겠군. 일단 나도 개라서 말이지.”
“먹고 싶다는 것이 아니에요. 그냥 이게 꿈인 것 같아서요.”
“그래. 꿈이라. 하긴 개가 사람 말을 하며 불에 닭을 굽고 있으니 꿈처럼 느껴질 만하겠군. 사실 나도 지금이 꿈인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단다.”
빅은 세상이 미쳐 돌아가니 차라리 현실이 꿈이었으면 싶다는 생각을 했다.
“자! 잘 익은 것 같으니 먹어라. 뜨거우니까 조심해서 먹고.”
“저기 이름이.”
“빅이란다. 어제 이야기를 했는데 기억력은 그다지 좋지 않은가 보구나.”
“저는 밍밍이에요.”
“밍밍? 뭔가 밍밍한 느낌이 드는군.”
밍밍은 말을 거름망 없이 하는 듯한 빅이 그다지 싫지는 않았다.
“빅은 안 먹어요?”
“나는 이미 한 마리 잡아먹었단다. 화식도 맛이 있기는 하지만 싱싱한 것이 좋더라.”
빅은 불에 구워 먹으면 자신이 먹은 생명체의 정보와 유전자를 습득할 수 없음을 알게 되었다.
얼마나 많은 생명체의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최대한 먹어 볼 생각인 빅이었다.
그렇게 이미 먹었다는 빅의 말에 밍밍은 허기짐으로 인해 허겁지겁 먹었다.
간이 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고기를 먹어본 적이 많지 않았던 밍밍이었다.
그 때문인지 위가 놀라서 몇 번 토해야 했지만 밍밍은 포기하지 않고 커다란 닭 한 마리를 다 먹었다.
배가 터질 것 같았지만 포만감으로 인해 너무나도 행복한 밍밍이었다.
“너무 행복해.”
“인간들이 삶은 고기라고 하더군. 고기를 먹어야 삶이라고 하던가? 나도 동의하는 바야. 옛날에 질 낮은 사료는 영 맛이 없었거든. 고기도 아닌 이상한 것을 섞어서 맛이 안 좋더라고.”
밍밍은 빅이 수다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아침 식사까지 마친 빅과 밍밍은 다음 할 것이 찾아왔음을 알게 되었다.
“어디 갈 만한 곳이 있니?”
“빅은 어디 갈 곳이 있어요?”
“그래. 나는 갈 곳이 있단다.”
“저는 갈 곳이 없어요.”
“그래 보이는구나. 따라오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지만 따라오지 않으면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니 따라오려면 따라와라. 대신 죽을 수도 있을 거야.”
빅은 창수가 자신을 주워 키운 것처럼 밍밍도 자신이 주워서 키워 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버리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에 자신의 집단에 끼워 주려는 것이다.
“따라가도 돼요?”
“따라오고 싶으면 와라.”
밍밍에게 다른 선택은 없었다.
위험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어차피 삶에 대한 미련은 없었다.
어차피 빅을 만나지 못했다면 며칠 내로 허기와 지침으로 쓰러져 죽었을 터였다.
그렇게 밍밍은 빅을 들어 올렸다.
“응? 설마 나를 들고 가려는 거냐?”
“예.”
“내가 애완견 출신이기는 하지만 나는 생각보다 활동성이 높거든. 한시도 가만히 있으면 버티지 못할 정도로 말이야. 그러니 내려 놓아줬으면 좋겠는데.”
꼬옥!
빅은 자신의 말은 듣고 있지도 않은지 더욱 꼬옥 안는 밍밍에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빅은 밍밍에게 자신이 가는 방향을 주둥이로 가리키며 뮤턴트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향했다.
“문제는 너무 느리군.”
“하아! 하아! 하아! 미안해요.”
한두 끼 제대로 먹었다고 해서 체력이 온전할 리가 없었다.
더욱이 정상적인 길보다 숲이나 산길로 가고 있었기에 어린 소녀에게는 힘든 여정이었다.
“혹시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는데 거부감이 있느냐?”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
“그래. 나와 같은 아니 비슷한 존재가 될 수 있는 방법이 하나 있는데 말이지.”
밍밍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딱히 자신이 인간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저도 빅처럼 강아지가 되는 거예요?”
“강아지는 아닌데 뭐 강아지도 되고자 하면 될 수야 있지. 강아지를 잡아먹으면 되거든.”
밍밍은 여전히 이해가 안 되는 빅의 말이었지만 빅과 같이 여행을 다닐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할게요.”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 없는데도?”
“인간 아니어도 좋아요.”
“그렇다면 좋다. 잠시 나를 바닥에 내려놔라.”
밍밍은 빅이 어쩌면 마법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마법과 같은 일을 일으킬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기대가 되었다.
더욱이 절망 밖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인간으로서의 삶을 끝내고 새로운 존재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에 기뻤다.
오히려 인간이 아니게 되고 싶은 밍밍이었다.
커억!
빅은 자신의 몸 안의 줄기세포를 토해냈다.
“먹어.”
“이걸? 그냥?”
“그래. 구워 먹으면 아무 효과도 없다. 먹으면 너는 다른 존재가 될 거야. 뭐 거부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비위가 좀 상하긴 하지?”
빅은 딱히 강요할 생각은 없었다.
밍밍은 빤히 땅바닥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빅이 토해낸 고깃덩이를 바라보았다.
인간의 본능으로 위험하다는 것이 느껴졌지만 밍밍은 정말이지 인간인 자신이 싫었다.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더 많았기에 밍밍은 두 눈을 질금 감고서는 빅의 줄기세포를 주워서는 입안에 넣고 꿀꺽 삼켰다.
처음에는 잠시 구토감이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밍밍은 온몸이 아찔해지는 고통이 밀려드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 아파. 너무 아파.”
“조금만 기다려. 곧 괜찮아질 테니까.”
고통에 몸부림을 치는 밍밍의 모습에 빅은 걱정하지 말라고 다독여 주었다.
그런 빅의 말처럼 빅의 줄기세포는 밍밍의 몸의 세포들을 전부 변이시키기 시작했다.
아주 우연히 만들어진 빅이었다.
빅도 자신의 능력이 무엇인지 알지 못했다.
굳이 알 필요도 없었으니 빅은 인간이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어 버리고 있는 밍밍을 바라볼 뿐이었다.
“하아! 하아! 하아!”
“축하한다고 말을 해야 하나? 아무튼 끝난 모양이군. 기분이 어때? 개들한테 물었더니 개 같다고 하더군.”
밍밍은 빅의 농담에 대꾸할 기운이 없는지 몸을 일으켜서는 중얼거렸다.
“배고파.”
“배고프다라. 흐음! 우연인가? 운이 좋은 건가?”
빅은 뮤턴트 하나가 기웃거리는 것을 보고서는 미소를 지었다.
아무런 뮤턴트도 잡아먹지 못한 밍밍이었지만 일반 뮤턴트 하나 잡아먹는 게 어렵지는 않을 터였다.
“그래도 편하게 잡아먹을 수 있도록 해 주지.”
빅은 겁도 없이 다가온 뮤턴트의 몸을 분질러 버렸다.
엔젤을 먹고 변이유발 물질에 노출되어 탄생한 뮤턴트인지 혼자 떠돌아다니는 뮤턴트였다.
“배고파.”
“먹어라. 허기가 해결될 거야. 그리고 더욱더 강해질 거다.”
“빅은…….”
“응?”
“악마였구나.”
“악마?”
빅은 자신을 악마라고 말하는 밍밍에 충격을 받았다.
자신은 그냥 조금 특별한 애완견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빅이었다.
“내가 악마라고? 그러면 내 주인인 창수는 신인가?”
악마든 뭐든 밍밍은 빅이 제압한 뮤턴트를 먹어치우고 있었다.
밍밍의 몸 안에 들어간 빅의 줄기세포는 뮤턴트의 유전자를 밍밍의 몸 안에 새겨 넣었다.
인간을 뛰어넘는 재생력과 완력 그리고 지구력이 추가되었다.
빅의 줄기세포가 저장을 할 수 있는 뮤턴트와 생명체의 정보는 다섯이었다.
빅이 아닌 빅의 줄기세포를 먹은 개나 고양이 그리고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것은 다섯이 한계라는 의미였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따라와라. 새로운 뮤턴트들이 있는데 나 혼자서 다 먹지는 못할 것 같으니 나눠 줄 테니까.”
“…….”
밍밍은 앞서가는 빅을 따라 걸었다.
아직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이었지만 자신이 이제는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되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자유.’
인간이 아니게 된 것에서 밍밍은 자유로움을 느꼈다.
아직 완전한 자유를 얻은 것은 아닌 느낌이었지만 곧 완전한 자유를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빅의 말처럼 인간이었을 때와는 달리 지치지도 않았고 힘든 숲과 산을 거침없이 갈 수 있었다.
그렇게 얼마나 걸은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빅의 목적지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본 것은 나방이었다.
“대체 뭘 처먹고 저리 흉측한 모습이 된 것인지. 뭐가 되었든 이놈들이 밖으로 나가면 안 될 것 같기는 하군. 내 주인이 아주 싫어할 것 같아.”
빅은 조금 까다로워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 봐야 자신에게는 안 된다는 생각에 인간 크기의 나방들을 갈기갈기 찢어발겼다.
전투형으로 변신한 빅의 크기는 시베리아 호랑이보다 더 컸다.
등에 날개까지 달려서는 전설이나 신화 속에 등장하는 맹수 같았다.
“도망갈 생각이라면 포기해라!”
빅의 입에서는 불을 토해 냈고 그 불에 닿은 나방 뮤턴트들은 흔적도 남기지 않고 불타버렸다.
수십 마리의 나방형 뮤턴트들은 단 한 마리의 애완견에게 한 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전멸했다.
“먹어라. 맛은 생각보다 안정적이군.”
빅은 죽은 나방형 뮤턴트를 섭취했다.
그리고 밍밍도 나방형 뮤턴트를 섭취했고 신체가 변하기 시작했다.
“주인이 보던 책의 서양 여자 같군. 피부가 투명해졌어. 머리카락도 은색으로 변했고.”
아직 전체적인 외형은 인간의 것이었지만 뭔가 신비해 보이는 느낌으로 변하는 밍밍이었다.
나방 뮤턴트에게 날개가 있어서 밍밍도 날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아쉽게도 날개가 등에서 돋아나지는 않았다.
“나중에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날개가 있어야 할 텐데. 뭐 중간에 새 뮤턴트가 있으면 잡아먹어야겠군.”
빅은 목적도 이루었기에 다시 남쪽으로 내려가 잡다 놓친 가고일이나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곧 또 다른 뮤턴트의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이번에는 흐음! 도마뱀인가?”
빅은 고민했다.
냄새가 희미한 것으로 봐서 제법 거리가 있는 것 같았다.
최소 한반도의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가는 것보다 더 멀리 있는 듯했다.
고민하던 빅은 자신의 주인이 당장 되돌아올 것 같지는 않다는 생각에 계속 위로 올라가 보기로 했다.
“그나저나 나 없다고 그놈들이 인간들 잡아먹고 그러진 않겠지?”
단단히 말을 해주었다지만 그다지 똑똑한 부하들이 아니었기에 인간들을 공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빅이었다.
물론 빅도 창수의 말 때문에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으려는 것이었지 인간에 대한 분노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가자고 북쪽으로. 세상에는 아직 먹을 것들이 너무나도 많단 말이지.”
“예. 빅.”
밍밍은 몸의 변화와 함께 정신적으로도 변화가 찾아왔다.
그리고서는 느낄 수 있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작은 강아지가 자신은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거대하고 위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아주 살짝 엿 볼 수 있었다.
그렇게 밍밍은 빅을 따라가며 다섯 개의 유전자를 습득할 수 있었고 그 이상은 아무런 능력이나 신체의 변화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런 밍밍의 변화에 빅도 자신의 몸에서 토해진 고깃덩이가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