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59
제159화
159화
괴물들의 향연이었다.
인간들이 지금까지 상상했던 수많은 괴물들이 온 세상에 넘쳐나고 있었다.
누군가 뮤턴트 사태가 벌어지기 전에 의식불명이었다가 깨어난다면 자신이 지구가 아닌 낯선 세계에 와 있다고 여길 터였다.
“현세대는 지구 생명종의 멸종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생물군의 숫자가 적은 시기입니다.”
“지금 시대가 생물군이 가장 적은 시기라구요?”
“예. 그렇습니다. 지구의 생물 역사에서 가장 다양성이 떨어지는 시기입니다.”
“어째서입니까?”
“우리 인간들 때문이지요.”
하나의 종에게 있어서는 최소한의 생존 영역이라는 것이 있다.
집단생활을 하는 동물이든 아니면 단독 생활을 하는 동물이든 각자의 생존 영역이 존재한다.
그런 각자의 생존 영역을 가진 동물들이 멸종하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영역이 또 존재했다.
당연히 그 영역은 생각보다 넓었다.
“인간에 의해 수많은 생물군들이 사라졌고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인간은 너무 많이 늘어났습니다.”
공식적으로는 70억.
비공식적으로 100억에 육박한다는 인간들의 숫자는 지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많았다.
지구의 빈 공간을 전부 차지해야만 유지가 가능할 정도였으니 다른 종의 생존 영역은 위협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뮤턴트들을 하나의 생물종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뮤턴트들을 박멸의 대상이 아닌 공존의 대상으로 삼자는 말이오?”
“이미 그렇게 하고 있지 않습니까? 뮤턴트들을 통해 얻고 있는 유전적 생물학적 자원들을 이용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거야 인간의 생존을 위해서이고 그들과 공존을 위한 것이 아니지 않소! 더욱이 공존을 하려고 한들 오직 살육밖에 모르는 괴물들과 무슨 공존이라는 말이오!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괴물들에게 죽어 나가고 있단 말이오!”
누군가는 세계 인구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하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그보다 훨씬 줄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최악의 가정으로 산업혁명 이전의 인구로 10억 명으로 추산하고 있을 정도였다.
물론 정확한 숫자는 영원히 알 수 없을 터였다.
이미 세계는 고립되고 있었고 몇몇 강대국들만이 대륙을 넘어 사람들을 보내고 연락을 할 수 있었다.
그러니 뮤턴트들을 지구의 새로운 생물종으로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은 학자들의 사치스러운 논쟁일지도 몰랐다.
“전 세계의 뮤턴트들의 숫자가 얼마나 될 것이라 보시오.”
“모릅니다. 하지만 늘어나고 있을 겁니다. 아니 줄어들까요?”
불사의 괴물도 분명 있었다.
하지만 뮤턴트도 기본적으로 생물이었다.
무언가를 먹어야만 했다.
그것이 인간일지라도 먹어야만 했기에 먹을 것이 없다면 결국 굶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일부 먹을 것을 찾아 떠돌아다니기도 했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었다.
다수의 뮤턴트들은 먹을 것을 찾지 못해 결국 죽음을 맞았다.
인간의 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늘어나던 뮤턴트들의 숫자도 같이 줄어들기 시작했다.
물론 뮤턴트들은 인간뿐만 아니라 야생동물들 그리고 인간이 기르던 가축도 잡아먹었다.
인간들이 기르는 가축의 숫자는 인간의 숫자보다 분명 많았다.
하지만 가축들은 인간의 손이 아닌 야생에서의 적응력이 없었다.
인간들이 관리하지 못하게 된 가축들은 엄청난 속도로 폐사되었다.
거의 전부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가축들은 죽어 나갔다.
하지만 일부였지만 극히 일부가 야생성을 되찾은 것인지 살아남아서는 야생화되어갔다.
처음에는 개와 고양이와 같은 종들이 빠르게 야생화되었다.
그다음으로 닭과 돼지, 소와 말 등의 가축들도 야생화가 되기 시작했다.
야생에서 하나의 종으로 유지할 만큼의 숫자는 충분했다.
가축들 중에 단 0.1%만이라도 생존을 한다면 그 숫자만으로도 종이 유지될 수 있을 정도였다.
야생화된 가축들은 인간들처럼 아니 가축화되었을 때처럼 많은 숫자의 자손을 볼 필요가 없었다.
자신들의 영역에 맞는 적정 숫자만으로 유지하면서 인간들이 잃어가는 땅을 차지해 나갔다.
그리고 그런 일부가 엔젤에 노출되기도 했다.
“일부 가축들 중에 엔젤에 노출된 종들 중에서 대단히 높은 지능을 가진 종이 발견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인간체에서 엔젤로 변이된 종이 아닌 엔젤에 노출된 동물들 중에서 급격한 진화가 이루어진 개체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겁니다.”
“개체?”
“예. 아직 전체 종의 진화는 아닙니다만 해당 개체가 번식을 하게 된다면 해당 종의 진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겁니다. 특히나 불완전 변이체들도 뮤턴트의 신체에서 인간의 지능을 가지고 있었고 9형뿐만 아니라 8형에서도 종의 번식이 목격되고 있습니다.”
1형과 2형 그리고 3형 등 초창기에 발견된 뮤턴트들은 종의 번식이 불가능했다.
4형과 5형 그리고 6형까지도 매우 제한적인 번식이 가능하다는 보고가 있었다.
물론 생태계 내에서의 종의 번식은 불가능하다는 평가였지만 7형부터 최근에 발견되는 뮤턴트들에게서는 종의 번식이 가능하다는 것이 드러나고 있었다.
결국 시간이 뮤턴트 사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뮤턴트의 종의 번식으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기 시작했다.
“거기에 더해 불완전 변이가 아닌 완전 변이에서 지능을 가진 개체종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매우 높은 지능입니다.”
인간에게 있어서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지구의 지배자로 만물의 영장이라던 인간이 이제 그만 자리에서 내려와야 할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이제 새로운 종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해도 알지 못할 정도입니다.”
얼마나 많은 종이 존재하는지 알 수 없게 되었다.
“더욱이 이런 일이 과거에도 몇 번 더 일어났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남미의 고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뮤턴트는 단순하지 않았다.
터무니없이 위험한 생물학 병기가 봉인되어 있었지만 그곳의 뮤턴트들의 존재로 인해 엔젤은 언제부터인지도 모를 고대에서부터 존재해 왔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그것이 왜 하필이면 지금 등장하게 되었느냐는 질문에는 그냥 우연이라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인간이 멸종을 하겠는가?”
“인간이 말입니까?”
“그래. 우리 인간이 계속 지구 위에서 존속을 할 수 있을까?”
인간 전체를 대표하는 이는 아니었지만 한 국가를 대표하는 이의 매우 피곤해 보이는 질문에 과학자는 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
“인간의 적응력은 바퀴벌레나 쥐보다 더 뛰어납니다. 인간이 적응하지 못한다면 뮤턴트도 지구에서 적응을 할 수 없을 겁니다.”
바퀴벌레 같은 생존력이라고 하지만 인간에 비한다면 바퀴벌레의 생존력은 한 수 아래였다.
극지방에서부터 적도지방까지 인간은 지구의 거의 모든 곳에서 적응했다.
지구상의 모든 생물종이 괴멸적인 타격을 입을 대멸종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인간이라는 종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었다.
“인간이 지구상에서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최상위 포식자의 위치에서 내려올 수밖에 없다지만 여전히 인간은 포식자로 지구상에서 군림할 것입니다.”
수십억 명의 사람들에게는 불행이었지만 인간이라는 종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에 인간의 지도자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면 되었네. 운석의 충돌이나 외계인 놈들의 침공으로 폭삭 망하는 것이 아니면 된 거지. 후우! 그런데 혹시 이 일이 외계인 놈들의 침공은 아닐까?”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 문명의 번영은 의심할 수 없었다.
물론 전쟁의 위협은 계속되고 있었지만 인류 역사에서 전쟁은 한순간도 멈춘 적이 없었다.
세계 1차 대전과 2차 대전이 벌어졌어도 인간이라는 종이 멸종을 할 일은 없었다.
그렇기에 사악한 외계인의 소행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렇다고 한들 이제는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끝까지 살아남는 방법뿐이었다.
* * *
창수는 스스로 뮤턴트가 되었다는 셰일을 바라보았다.
셰인의 외모는 인간으로서의 외형이 전혀 남아 있지 않았다.
오직 자신이 인간이었다는 자각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왜?”
“사…… 살아남기 위해서요.”
“살아남기 위해? 누구에게서?”
“이…… 인간과 뮤턴트들에게서요.”
인간과 뮤턴트들로부터 살아남기 위해 스스로 뮤턴트가 되었다는 셰일의 말에 창수는 머리로는 이해가 가면서도 가슴은 무척이나 답답했다.
당장 자신을 제외한 세 명의 동료들도 인간이 아닌 뮤턴트였지만 그들은 원해서가 아닌 사고로 인해 뮤턴트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건 사고 중에서도 천운으로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었다.
“혼자가 아니라 다른 이들도 있다고?”
“예.”
“그럼 다른 이들도 너처럼 인간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거니?”
“예.”
충격적인 일이었다.
우연의 결과로 불완전 변이가 아닌 완전 변이가 되었음에도 이성이 그대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창수는 대체 어떻게라는 질문은 하지 않기로 했다.
변이나 불완전 변이나 그 이유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는 자신이 이런 문제까지 알 수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렇게 인간이 아닌 뮤턴트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살아남기에는 힘든 모양이었다.
“그런데 왜 군인들에게 쫓기고 있었던 거지?”
“헤헤! 실은 제가 본래 살던 마을에 찾아왔다가 군인들에게 걸려서요.”
“본래 살던 마을?”
“아! 저희는 물가에서 살아요.”
형태에서 보듯이 리자드맨과 같이 도마뱀 인간이어서인지 물가에서 산다는 셰일이었다.
“으! 벌써 피부가 건조해지네요. 저 그늘 있는 곳으로 조금만.”
뜨거운 햇살에 피부가 건조해지고 화상을 입는지 셰일은 밀림 속의 그늘로 몸을 피했다.
그것으로도 부족해 물을 찾는 것에 창수는 자신의 수통의 물을 건네주었다.
입으로도 물을 마시는 것뿐만 아니라 자신의 피부에도 물을 붓는 셰일이었다.
“너와 같은 이들이 얼마나 되지?”
“마을 사람들 전부니까 이백 명 정도 돼요. 아! 전부는 아니구나. 사람들 중에 이 모습을 하기 싫다고 떠난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한둘도 아니고 이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리자드맨이 되었다는 말에 혀를 내둘렀다.
그리고 이백 명이나 살 정도라면 꽤나 넓은 공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나마 인간들과 싸우고 싶지 않아서 괴물의 모습이 되어 깊은 곳으로 숨었다는 말에 그들의 결정을 존중해 주기로 했다.
셰일에게서 꽤나 많은 이야기를 들은 창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야생화된 소 한 마리를 잡아 온 아룬을 볼 수 있었다.
어차피 처치 곤란한 피는 아룬이 모두 흡수해 버린 듯이 잡아 온 소에게서는 피가 한 방울도 없었다.
적당히 잘라서는 불에 구워 먹었다.
“아! 저희는 화식 안 해요.”
“아! 생으로 먹어?”
“예.”
“그럼 저기 안 구운 것으로 먹어.”
“감사합니다.”
창수는 생고기를 맛있게 먹는 셰일을 보고서는 다른 동료들을 둘러보았다.
‘여기 지구 맞는 거지?’
한때 군대에 들어가기 전에 즐겨 보았던 판타지 소설이 떠올랐다.
‘나 혹시 환생 트럭 같은 것에 치인 것은 아니겠지?’
식사를 마친 창수의 파티는 자신의 목숨을 구해 준 것에 대해서 감사의 인사와 보답을 주고 싶다며 자신들의 마을로 초대하는 셰일을 따라 리자드맨들이 살고 있는 호수로 향했다.
“여기가?”
“잠시만요!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아무것도 없는 호수였다.
셰일은 잠시만 기다려 달라며 호수 안으로 들어갔다.
인간이었다면 버티기 힘들 만큼 오랫동안 물 밖으로 나오지 않던 셰일은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마리인가의 리자드맨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