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58
제158화
158화
“그 많던 사람들이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지구에 인간이 없는 곳은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간들이 존재한다.
공식적으로 뮤턴트 사태가 벌어지기 전의 지구의 인구수는 70억 명이 넘었다.
이건 공식적인 숫자고 비공식적으로는 100억에 육박할지도 모른다는 말도 있었다.
터무니없는 숫자의 인간들이 우주에서 보면 먼지와도 같을 정도로 작은 지구에 모여 살고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인간들이 몇 년 만에 찾아보기 힘들어지고 있었다.
남미가 전 세계의 대륙들 중에서 그리 인구 밀도가 높은 곳은 아니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밀집 구역은 꽤나 많은 인구가 모여 있었다.
하지만 폐허 밖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인간들이 보이지 않아서인지 뮤턴트들도 보이지 않았다.
마치 뮤턴트들은 너무나도 많이 불어나 버린 인간들을 제어하기 위한 생물학 병기인 듯했다.
본래라면 이상 증식을 한 인간들의 인구 조절을 위해 존재한 생물학 무기가 터무니없을 정도로 발달된 교통과 상상 이상으로 지독한 인간들의 욕망으로 지구 전체로 퍼져 나가 버린 것인지도 몰랐다.
진실이 무엇이든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처절하게 싸워나갈 뿐이었다.
그리고 창수의 파티도 결코 끝이 없을 것 같은 생존 게임에서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아무래도 밀림 쪽으로 우회를 해야겠는데. 괜찮겠어? 키나?”
“하아! 하아! 예. 괜찮을 것 같아요.”
“힘들면 조금 업혀.”
“괜찮아…… 하! 하아!”
“제가 업고 가겠습니다.”
“괜찮겠어? 아룬?”
“예. 날만 안 세우면 몸이 잘려나가지는 않습니다.”
“아! 날을 세울 수 있는 거야?”
“예. 처음에는 못 했는데 해 보니까 되더라구요.”
연구소에서의 연구 결과 3형 뮤턴트의 신체는 나노 단위의 금속 날들의 접합들로 이루어져 있음을 발견했다.
그 때문에 어지간한 물체는 전부 베어버릴 수 있을 만큼 날카로웠다.
하지만 의지에 따라 날을 세울 수도 있고 날을 뭉툭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룬은 평소에는 다른 이들에게 해를 주지 않다가 전투 시에만 신체를 위험하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근력이 2형 뮤턴트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힘도 좋았기에 몸무게가 가벼운 여인 하나 정도는 업고 다니는 것에 문제가 될 건 없었다.
사실 창수나 벤잔도 힘이라면 충분했지만 지구력에서 아룬을 넘을 수는 없었다.
그렇게 부지런히 콜롬비아의 국경을 넘어 밀림 속 깊숙이 들어왔을 때 어디선가 총소리가 들려왔다.
뮤턴트 사태 전에도 남미에서 총소리는 드문 것이 아니었지만 넷 모두 몸을 숙이며 총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소총 소리다. 정규군에 준한 집단이군.”
콜롬비아군인지 아니면 정규군급의 마피아 조직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제법 많은 숫자의 병력이 소총 사격을 하는 소리였다.
괜히 휘말렸다가는 골치 아파 보였기에 총소리가 들리는 곳에서부터 멀리 우회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렇게 총소리가 들려오는 곳에서 멀리 돌아가려고 했지만 지형이 그다지 좋지 않았다.
“절벽을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벤잔 님. 가능하시겠어요?”
창수나 아룬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체형에서 믿음직스럽지 못한 벤잔이 문제였다.
힘은 좋다지만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벤잔이었다.
더욱이 난쟁이로 팔다리까지 짧았으니 절벽을 기어 올라가기에는 어려워 보였다.
“나를 뭐로 보고! 걱정 말고 올라가자고! 저 정도 절벽이면…… 후우!”
벤잔은 할 수 있다며 호언장담을 했지만 꽤나 까마득한 절벽을 올려다보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래도 쉽지 않아 보였다.
“아룬.”
“예. 최 원사님.”
“먼저 올라가서 밧줄…… 묶을 수 있나?”
창수는 아룬의 신체 구조상 세밀한 작업을 하기에는 조금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내가 하지.”
창수는 별수 없이 밧줄을 들고서는 25m 정도 되는 절벽을 기어 올라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무른 절벽면이어서 올라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점차 소총 소리가 가까워지고 있었기에 창수는 사력을 다해 기어 올라갔다.
“후우!”
절벽 위로 올라간 창수는 숨 고를 사이도 없이 튼튼해 보이는 나무에 밧줄을 묶고서는 아래로 내려보냈다.
“꽉! 잡아요. 아니 몸을 묶어요.”
시간이 많지 않았으니 그냥 묶은 채로 위에서 창수가 끌어올리기로 했다.
먼저 키나의 몸에 밧줄이 묶이자 창수는 키나를 절벽 위로 끌어올렸다.
“너…… 너무 빨라요. 초이니임!”
절벽 옆으로 대롱대롱 매달려서는 빠르게 올라가는 키나였다.
수십 마리의 뮤턴트들을 통구이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그녀였지만 높은 곳은 무서운 듯했다.
그렇게 순식간에 절벽 위로 올라온 키나는 창수에 의해 절벽 한쪽으로 던져졌다.
“아우! 아파!”
역시 인간이 아닌 괴물이 되다 보니 자신을 여자로 봐주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하며 섭섭해지는 그녀였다.
하지만 창수가 아니었으면 여전히 홀로 남겨져 있다가 인간이든 뮤턴트든 무언가에게 죽임을 당했을 것이었다.
“혹시 적이 있는지 살펴봐요.”
“아! 예! 초이 님!”
절벽 안쪽으로 다가올 적이 있는지 경계하는 그녀였다.
창수는 두 번째로 밧줄에 몸을 묶은 벤잔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아래에서는 아룬이 경계를 하고 있었다.
밧줄이 없이도 얼마든지 홀로 절벽 위로 기어 올라올 수 있는 아룬이었다.
철저하게 역할 분담을 한 채로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창수의 파티원들이었다.
키나보다는 늦게 올라왔지만 벤잔의 몸도 빠르게 절벽 위로 올라갔다.
“히익! 힉! 나 고소 공포증 있었구나. 몰랐네! 히익! 초이! 제발 밧줄 놓지 말아 줘!”
덩치에 걸맞지 않게 고소 공포증이 있는 듯한 벤잔이었다.
그렇게 벤잔까지 전부 끌어올리고 나자 아룬이 이제는 꽤나 가깝게 들리는 총소리가 나는 곳을 빤히 바라보았다.
“뮤턴트인가?”
뮤턴트 한 마리가 무장 병력에 쫓기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물론 그 뮤턴트를 도와야 할 이유는 없었다.
아룬은 곧바로 절벽을 기어 올라갔다.
날카로운 손발을 절벽면에 박아 넣으며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몇 발인가의 총알이 절벽면에 박혔다.
물론 아룬의 몸에 총알이 맞는다고 해서 아룬이 죽거나 다칠 일은 없었다.
창수나 특수부대원들이나 3형인 자신의 몸에 타격을 가할 특수 총을 가지고 있지, 일반 보병들이 가진 소총으로는 3형 뮤턴트의 몸에 상처를 입힐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룬이 올라가고 있는 절벽을 군인들에게 쫓기고 있던 뮤턴트가 본 것인지 곧장 절벽에 매달렸다.
이제 더 이상 도망을 갈 다른 길도 없었기에 절벽을 기어 올라가는 것이 거의 유일한 방법이었다.
“쏴라! 괴물을 죽여 버려!”
“크윽! 나는 괴물이 아니야! 괴물이 아니라고!”
군인들이 절벽 아래에서 연신 총알을 쏘고 있었다.
탕! 타탕! 탕!
“으윽! 윽!”
몸을 후려치는 듯한 충격과 함께 몸 위로 탄환들이 박혀 들어왔다.
인간이었다면 절대 버티지 못했을 터였다.
괴물이 아니라고 외쳤지만 괴물이 되었기에 버티고 있었다.
아직은 거리가 멀어 조준이 정확하지 않았지만 좀 더 가까워져서 조준 사격을 받는다면 위험해 질 수 있었다.
머리의 강도도 훨씬 강해져 있었지만 정확하게 머리에 맞아 뇌라도 타격을 입게 되면 그때는 뮤턴트의 신체라도 별수 없었다.
그렇게 살아남기 위해 날카로운 발톱을 손발로 뽑아내어서는 연신 무른 절벽면을 휘저으며 절벽 위로 기어 올라갔다.
등과 다리 그리고 팔에 연신 총알이 망치로 후려치는 듯이 때려댔다.
다행히 아직 뒤통수에 맞지는 않았지만 그것도 얼마 남지 않은 듯했다.
“죽고 싶지 않아! 죽고 싶지 않아! 크윽! 죽기 싫어!”
절규를 해 보지만 그 누구도 자신의 절규에 대답을 해 주지 않았다.
인간들은 괴물의 모습을 하고 있는 자신을 반드시 죽이려고 하고 있었다.
그렇게 처절한 몸부림의 결과인지 절벽 위에 마침내 손이 닿았다.
이제 훌쩍 뛰어오르면 인간들에게서 도망을 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때 몸을 강하게 후려치는 충격과 함께 몸이 휘청였다.
그리고서는 자신이 잡았던 절벽면이 너무 무른 탓인지 무너지려고 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하면 성공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행운은 괴물인 자신에게 찾아오지 않는 듯했다.
“엄마.”
절로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랐지만 이제는 끝인 듯했다.
하지만 기적이 일어났다.
덥석!
태양에 피부가 조금 타기는 했지만 하얀 손이 자신의 팔을 붙잡았다.
“크윽! 미끄럽네. 꽉! 잡아!”
터무니없는 힘으로 잡아당겨졌다.
중력을 거슬러 오르며 허공 위로 튕겨 올려지는 몸은 절벽 위로 사라져 버렸다.
뮤턴트를 쫓고 있던 군인들은 뮤턴트가 사라진 절벽을 향해 연신 총알을 낭비했다.
알아듣기 힘든 언어로 고함을 치던 군인들은 아직은 포기할 생각이 없었는지 우회를 할 곳을 찾아 달렸다.
* * *
뮤턴트 셰일은 자신을 구해준 이를 바라보며 감사의 인사를 하려다가 몸이 굳었다.
‘군인!’
자신을 구해준 이는 자신을 죽이려고 쫓아오던 군인들과 비슷한 복장을 하고 있는 이였다.
물론 외무가 다르기는 했지만 군복에 겁이 질리는 셰일이었다.
“불완전 뮤턴트인가?”
“예?”
“맞나 보군. 일단 여길 피하자고.”
창수는 살려달라고 고함을 내지르던 셰일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덕분에 위험에 처하게 된 듯했지만 후회할 생각은 없었다.
“이봐! 빨리 따라와. 그나저나 신기하게 생겼네.”
“예? 어! 난쟁이?”
“빨리 따라와라.”
“어? 로봇?”
뭔가 이상한 조합이었다.
네 명 중에 두 명은 괴물이었고 두 명은 인간이었다.
크아아아!
“파이어 볼!”
밀림 속을 달리고 있을 때 두 명의 인간 중에 여자의 손에서 불덩어리가 날아갔다.
자신을 구해 준 군인 남자도 갑자기 나타난 2형 뮤턴트의 머리를 검으로 간단히 베어 버렸다.
아무래도 전부 괴물들만 있는 듯했다.
그렇게 사력을 다해 도망을 친 창수들과 셰일은 안전한 곳으로 도망을 치고 난 뒤에야 멈춰서는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하아! 하아! 하아! 당 떨어진다.”
“뮤턴트 한 마리 잡아 올까요? 최 원사님?”
“마음대로 해. 되도록 야생동물로 부탁할게.”
“알겠습니다.”
체력이 가장 남는 아룬이 근처에서 나돌아다니는 사냥감을 찾아 사라졌다.
사라지기 전에 셰일을 힐끔 한 번 보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신들과 같은 불완전 변이체인 듯했지만 안심을 할 수는 없었다.
그렇게 외모적으로 가장 위화감이 드는 아룬이 자리를 비우자 셰일은 파티의 리더인 듯한 창수를 바라보았다.
“후우! 이번에는 도마뱀 인간인가? 이 건몇 형인 거야? 아! 8형이었나?”
창수는 9형인 하피 이전에 발견되었다던 도마뱀 인간을 떠올렸다.
확실하게 8형으로 지정이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도마뱀 인간이 발견된 적이 있다고 들었다.
창수의 도마뱀 인간이라는 말에 셰일은 고개를 숙였다.
확실히 인간이 아닌 도마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셰일이었다.
8형 뮤턴트 리자드맨이었다.
“여러분은 누구십니까?”
“그전에 구해준 것에 감사 인사부터가 먼저 아니야?”
“죄송합니다.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다지 공격성은 높지 않았다.
그것이 아니라면 본래 인간이었을 때부터 다소 소심한 성격인 듯했다.
“이름이 뭐야?”
“셰일이라고 합니다.”
“뭘 먹은 건지 모르지?”
“아! 엔젤과 수나타라는 식물을 갈아서.”
아무래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 듯했다.
“너 그 모습으로 변할 거 알고 먹은 거냐?”
“예? 아, 예.”
무언가 사연이 있는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