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64
제164화
164화
자신이 아는 모든 것을 말하면 살려주겠다는 창수의 말에 헤인트 소속이었던 베루는 아는 바를 다 이야기했다.
그 이야기가 진실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어차피 헤인트의 광신도들에게 무언가를 얻어낸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을 알기에 창수는 베루를 놓아주었다.
그렇게 창수는 놓아주었지만 아룬은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다.
창수의 눈을 힐끔 본 아룬은 베루가 도망을 간 숲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비명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룬이 돌아왔다.
“갈 거냐?”
“예. 최 원사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아룬의 심정을 창수라고 해서 완전히 다 이해할 수는 없었다.
영원히 괴물인 상태로 살아가야 할 아룬이었다.
자기 삶의 목적인 헤인트에 대한 복수를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아룬이었다.
“너 혼자 힘들 수도 있어. 멕시코까지 가면 미군이나 한국군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다.”
“죄송합니다. 그놈의 말처럼 그들도 믿을 수 없습니다.”
창수는 아룬의 말에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니라고 생각을 했지만 미국이나 한국이나 모두 믿을 수 없게 되었다.
‘대체 무엇 때문에?’
처음 시작은 헤인트 때문이었지만 이제는 인간이 가진 탐욕과 오만에 의해 걷잡을 수 없게 흘러가고 있었다.
창수는 아룬 홀로 가게 놔둬야 하는지 고민을 했다.
베루의 말에 따르면 엔젤의 원천물질을 통해 헤인트의 두목은 특수 뮤턴트로 변이했을 터였다.
또 어떤 배후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 배후가 그리 만만치는 않아 보였다.
그런 배후도 헤인트의 두목을 쓰러트리지 못했다면 창수나 아룬의 능력으로는 역부족일 것이 분명했다.
권총이나 소총탄 몇 발로는 절대 죽일 수 없을 터였다.
게임에서야 무한정에 가까운 총탄으로 최종 보스를 쓰러트린다지만 현실이라면 총탄이 아니라 미사일이나 폭탄 등을 퍼부어대야 할 터였다.
그리고 창수에게는 그런 무기가 있지 않았다.
인간을 초월하는 근력과 스피드가 있다지만 특수 뮤턴트의 경우는 인간 개체의 물리력으로는 무리였다.
그런 사실을 알기에 아룬을 설득해 보려고 했지만 아룬은 창수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리고 어차피 저는 돌아갈 수가 없습니다.”
창수는 아룬의 말에서 아룬이 낙오가 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
감정이라고는 느낄 수 없는 외모를 가진 아룬이었으니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불완전 변이체들이 인간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알고 있는 창수는 아룬에게 뭐라고 변명을 할 수가 없었다.
‘도구. 뮤턴트 사태에 이용되는 도구. 더 이상 쓰임이 없어지게 된다면 폐기 처분될 도구.’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가도록 도와줄 것이라 했지만 그건 창수만의 희망 사항일 수 있었다.
뮤턴트 사태가 끝이 날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만에 하나 끝나게 된다면 불완전 뮤턴트들은 대부분 폐기 처분될 것이었다.
“감당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면 대기 하고 있어. 지원군을 데리고 올 테니까. 그리고 너 알아보는 이도 없으니 한국군으로 복무해. 내가 그 정도 능력은 되니까.”
UN의 무력 개입 여단으로 복귀를 할 수 없다면 한국군으로 복무하라는 창수의 말에 아룬은 황당해했다.
하지만 3형 뮤턴트는 외모적인 부분에서 구분할 수 있는 이는 없었으니 아룬이 아무 말 하지 않는다면 신분 세탁 정도는 어렵지 않을 터였다.
더욱이 한국군 내에서의 창수의 위치나 영향력이라면 불완전 변이체 하나 더 추가한다고 해서 달라질 것은 없었다.
“최 원사님.”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아! 여기.”
창수는 자신의 군복에서 태극기 명찰을 뜯어서는 아룬의 군복에 UN군 휘장을 뜯어내고 대신 붙였다.
“너 이제 내 소속 부하야. 무모한 짓 하지 말고 수색 정찰 임무나 확실히 해. 그놈 약점이 뭔지. 그놈 위치가 정확하게 어디인지 확인하고 지원부대 올 때까지 생존해 있으라는 말이야. 알았어?”
아룬은 자신의 군복에 태극기 휘장을 붙여주는 창수에 몸에 열이 올랐다.
완전히 괴물이 되어 버려서 더 이상 인간적인 모습이 없어졌을 것이라 생각을 했던 아룬이었다.
“사…… 사실 원망했습니다.”
“나를?”
“예. 그냥 죽일 것이지. 왜 저를 구해주셔서.”
“그래. 흐음! 그건 미안하네. 내가 서울에 가면 소주 한 잔 사줄게.”
아룬은 창수의 말에 웃음이 나오는지 몸이 들썩였다.
꽤나 신기한 인간이었다.
아니 인간이라기보다는 자신들과 같은 뮤턴트 같다는 생각이 드는 인간이었다.
“알겠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그래. 나도 따라가고 싶지만 지금은 복귀 명령 수행 중이니까. 더욱이 민간인 둘도 데리고 있고. 복귀했다가 따라갈게.”
엔젤의 원천물질.
멕시코에 발을 내디뎠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국 정부도 결코 외면할 수 없을 만큼 엔젤의 원천물질은 탐나는 것이었다.
‘정말 한국 정부에도 이런 사태를 묵인하거나 유도한 존재가 있는 걸까?’
한국 군인으로서 한국 정부는 절대선이라고 믿고 싶은 창수였다.
물론 특수부대원으로서 때로는 국익에 따라 어긋난 일을 해야 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결국 선이라는 것도 승자의 것임을 알기에 창수는 판단을 자신이 내리지는 않기로 했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복귀를 하고 자신이 알게 된 정보를 상부에 보고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창수는 아룬과 헤어져 계속 북상하기로 했다.
* * *
한국은 총기 보유 금지 국가이다.
뮤턴트 사태 이후 대다수의 성인 남성들이 총기를 보유하게 되었지만 그렇게 총기를 보유한 성인 남성들도 전부 군인 신분으로 전환된 상태였다.
그렇게 총을 가진다는 것은 당연히 민간인이 아닌 군인이어야 한다고 여기고 있었다.
“총 내려놓으십시오! 여러분은 한국군이 보호해 드립니다! 총 내려놓으세요!”
“아니 괴물들이 득실거리는데 총을 어떻게 내려놔!”
멕시코 남부에 상륙한 한국군은 뮤턴트는 모조리 사살하고 생존해 있는 현지민들은 무장 해제 후 보호 조치에 들어갔다.
한국군의 기갑 부대가 상륙해서 득실거리는 뮤턴트들을 쓸어버릴 때는 환영하던 현지인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빼앗아 가려는 외국군에 거칠게 항의를 했다.
“당신들의 보호는 우리 군이 책임질 테니까 무기를 전부 반납하라고 했습니다.”
“절대 못 해! 네놈들의 말 따위 따를 줄 알아?”
일반인들도 그랬지만 현지의 마피아나 자경단 무장 병사들은 한국군의 요구를 절대 수용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국군도 물러설 수 없는 부분이었다.
‘민간인이.’
‘총을?’
한국인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 줄 수도 없는 일이었다.
뮤턴트와의 전쟁으로 인해 신경이 곤두설 대로 곤두선 한국 군인들이었다.
전쟁 경험이 전혀 없었다면 어리바리했겠지만 이미 북한 지역에서 실전을 경험하고 왔다.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총 내려놔.”
“뭐. 이 동양인 새끼가!”
한국 군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며 험악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순간 한국 군인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제압해. 그리고 샅샅이 뒤져서 총과 탄약 전부 회수해.”
얼굴을 향해 개머리판이 날아들었다.
퍼억!
군홧발이 총 든 사람의 가슴을 후려쳤다.
“이놈들이!”
멕시코 갱단의 조직원들은 한국군의 행패에 두 눈을 부릅뜨고서는 총구를 겨누려고 했다.
하지만 이미 수많은 한국 군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상태였다.
척!
수십 개의 총구가 갱단의 조직원들에게 겨누어졌다.
드르르르르륵!
마을 입구에 세워져 있던 장갑차의 동축 기관총이 허공을 향해 불을 뿜어대었다.
저항한다면 처참한 결과를 목격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였다.
“이…… 이! 이!”
저항은 의미 없었다.
인근에서는 제법 강력한 자경단이었지만 그래 봤자 수십 명이 무장을 한 자경단 수준이었다.
멕시코의 군대가 멕시코의 마피아나 갱들에게 털린다고 해서 한국군이 털려야 한다는 건 아니었다.
“한쪽으로 몰아! 전부 무장 해체해! 이 새끼들 그 마피아인가 뭔가 하는 놈들이지?”
“중대장님! 여기 여자들하고 아이들 감금되어 있습니다!”
“그럴 줄 알았네! 개새끼들! 세상이 이럴수록 같이 힘을 합쳐야지! 이 빌어먹을 새끼들은 꼭 지들 이익 찾아서 지랄이지!”
입이 험한 중대장은 자신들이 보호하러 온 마을이 마피아의 소굴이라는 것에 인상을 찡그리며 험악하게 외쳐댔다.
“야! 이 새끼야! 똑바로 안 걸어!”
“야! 야! 김 상병! 적당히 해라! 그래도 민간인이다!”
“알겠습니다!”
자신들이 TV에서 보던 악독한 마피아들을 만났다는 것에 대부분의 한국 군인들은 혐오감을 보였다.
그렇게 몇 대 쥐어 박아가면서 사람들을 한쪽으로 몰았고 마을을 다 뒤져서는 무기들을 압수했다.
“니들 결코 무사하지 못할 거다.”
“뭐? 이 새끼 지금 상황 파악 안 되는 모양이네. 야! 뭐? TV에서 보던 것처럼 가족한테 복수하려고? 우리 집 저기 태평양 건너서 전라도 광주인데. 갈 수 있으면 가 봐.”
상대의 협박이 우습기만 할 뿐이었다.
이렇게 생존자 마을과 도시들은 한국군에 하나둘씩 점령되고 있었다.
“2형 뮤턴트!”
“갈겨 버려!”
소총으로는 제대로 된 억제력을 발휘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후 한국군의 대뮤턴트 대응 전략은 변경되었다.
“이놈이 작동을 하려나 모르겠네.”
“일단 쏴!”
퉁!
한국군에 3,000여 기가 도입된 독일제 팬저 파우스트 3을 아낌없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물론 이미 절반 이상은 북한 지역에서 사용해서 멕시코에는 남은 대전차 무기들을 전부 끌고 오다 못해 미군 장비들까지 빌려 쓰고 있었다.
900m의 거리에서 700mm의 압연 강판을 관통할 수 있는 팬저 파우스트3의 탄두는 오래된 연식과는 달리 시원하게 발사가 되었다.
그리고서는 달려오고 있는 2형 뮤턴트의 몸에 적중했다.
퍼엉!
신형 전차는 격파하기 다소 어려운 구형의 대전차 무기였지만 2형 뮤턴트에게는 충분했다.
깔끔하게 상부 신체를 날려버린 것이다.
그렇게 보병이든 전차 부대든 아낌없이 화력을 퍼부어대는 한국군 제7 기동 군단 선발대의 화력 쇼에 멕시코 현지인들은 저항을 할 의지를 잃어야만 했다.
그렇게 본대와 후발대가 오기 전까지 파괴된 도시를 재건하고 멕시코 현지인들을 안전 구역으로 이주시켰다.
“약이나 식품들 모두 회수합니다. 의류들도 저희가 새로 지급을 할 테니 전부 이 바구니에 담아 주십시오.”
“여러분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가족 관계 등을 기입해 주십시오. 기입이 끝나셨으면 신분증이 발급될 겁니다. 신분증을 분실하시거나 잃어버리시면 안 됩니다.”
멕시코에는 7 기동 군단의 병사들뿐만 아니라 행정 업무를 지원해 줄 한국 공무원들도 대거 투입되었다.
해외의 악명 높은 공무원들의 일 처리 능력과 비교하면 천사 같을 정도로 빠른 일 처리 능력을 보여주는 한국 공무원들이었다.
“하아! 죽을 거 같아.”
“야! 우리 쪽은 양반이야. 의료반 애들은 더 죽을 맛이더라.”
“변이 억제제 투약하는 거 말이지?”
“그래. 완전한 건 아니라지만 변이 억제 백신을 모든 사람한테 투약한다더라.”
“그런데 그거 정말 효과 있는 거야? 안전성 확보도 안 된 거라던데.”
“지금 그거 따질 때냐? 안전 구역에서 한 놈이라도 변이 나와 봐라. 아주 난리가 날 텐데. 그리고 한국에서도 이미 변이 억제 백신 투약 시작했잖아. 미국 쪽도 그러고 있을걸.”
엔젤을 먹고 변이유발 물질에 노출이 될 때 변이가 시작된다.
그 때문에 한국과 미국의 연구진들은 엔젤과 변이유발 물질의 결합을 늦춰주거나 막아주는 변이 억제 백신을 긴급하게 만들어 내었다.
물론 한 발로 영원히 변이 억제를 해주는 것이 아니었기에 실효성에 의문을 품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더욱이 변이가 되더라도 불완전 변이로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기에 변이 억제 백신의 긴급 사용 승인이 떨어졌다.
과학자들은 좀 더 빨리 만들어졌어야 했다고 아쉬워했지만 지금이라도 개발되어 다행이라고 여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