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65
제165화
165화
콜롬비아를 넘어 마침내 파나마에 도착할 수 있었다.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어. 미국 놈들이 완전히 막아 버렸어.”
파나마 운하를 중심으로 남쪽과 북쪽 모두 거대한 장벽이 세워졌고 그 남쪽과 북쪽 장벽 아래로 무수하게 많은 뮤턴트들이 진을 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남미에서 미국으로 가기 위해 수많은 피난민들이 파나마의 입구 앞에 모여 있었다.
그들은 바다를 통해 어떻게든 파나마를 넘어가려고 하고 있었지만 지금에 와서는 그것도 힘들었다.
“바다 쪽으로는 왜 못 간다는 거지요? 배가 없어서인가요?”
“배라. 배가 문제가 아니야. 바다 밑이 문제이지.”
“바다 아래요?”
“그래. 괴물들이 바다 아래에도 득실거려.”
호수에 살던 리자드맨을 본 창수의 일행이었다.
바다라고 해서 뮤턴트들이 존재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할 수 없었다.
하늘을 나는 뮤턴트도 있었으니 바다에서 인간들을 노리는 뮤턴트의 존재로 인해 바다를 통해 북미로 넘어갈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아무래도 힘들 것 같은데.”
“다른 방법이 없는 건가요?”
“여기서는 힘들고. 꼭 넘어가려고 한다면 베네수엘라 쪽으로 가서 섬들을 점프해가며 쿠바를 거쳐서 미국 플로리다 쪽으로 갈 수 있다고 들었는데. 그쪽도 쉽지는 않을 거야.”
카리브 해 쪽을 통해 가는 또 다른 루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만 그쪽도 사정은 그리 좋지 않다는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렇게 창수의 일행들은 파나마에 도착했지만 멕시코로 넘어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이 많네요.”
수많은 사람이 모여드는 곳이라 보니 외지인들에 대한 경계심은 없었다.
대신 법도 규칙도 없는 곳이다 보니 자신의 몸을 지켜내야만 했다.
그렇게 창수와 키나는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기에 다들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벤잔이 문제였다.
“난쟁이?”
“그래! 난쟁이 처음 보냐!”
투덜거리는 벤잔에 사람들은 뮤턴트는 아닌 신기하게 생긴 난쟁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나쳐 갔다.
그래도 매번 벤잔을 신기한 듯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에 벤잔은 질문이 없어도 한 번씩 외쳐 대야 했다.
“그래! 난쟁이다! 난쟁이! 서커스에서 해고된 난쟁이다!”
“아! 평범한 서커스 난쟁이였구만!”
왠지 모르게 납득을 하는 사람들에 창수와 키나는 간신히 웃음을 참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런 벤잔은 자신과 동병상련의 인연을 만나게 된다.
“서커스 난쟁이면 저기 저쪽 블록 골목으로 가 봐! 거기 자네 여동생 있으니까!”
“뭐? 내 여동생?”
벤잔에게 여동생이 있기는 했다.
하지만 인간이었던 벤잔이었으니 여동생도 인간의 체형이었다.
그리고 벤잔의 여동생은 이미 죽은 뒤였기에 다시 만날 수는 없었다.
벤잔은 죽은 자신의 여동생이 있다는 처음 보는 남자들의 말에 허겁지겁 달렸다.
“벤잔!”
“어디 가세요!”
창수와 키나는 벤잔이 갑자기 달리는 것에 황급히 그를 쫓았다.
그렇게 남자들이 말을 한 다음 블록의 골목길에서 난쟁이 체형의 여인이 웬 남자에 의해 목줄이 묶인 채로 사람들에게 구경거리가 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자! 난쟁이 구경하세요! 난쟁이 구경! 원하시면 밤일도 해드립니다!”
꽤나 끔찍한 말을 하고 있는 남자였다.
주변에서 구경을 하고 있던 사람들은 재미있다는 듯이 구경을 하고 있었다.
최소한의 법이 없어진 세상은 생각 이상으로 끔찍했다.
벤잔은 당연한 듯이 자신의 여동생이 아닌 것에 안도를 하면서도 노예로 부리고 있는 남자의 말에 두 눈이 뒤집혔다.
사실 여인과 벤잔의 체형이 비슷한 것은 아니었다.
여인은 전형적인 유전적 문제로 인한 난쟁이였지만 벤잔은 변이로 인한 뮤턴트였다.
그렇게 벤잔은 난쟁이 여자를 노예로 삼고 있는 남자의 앞에 섰다.
“응? 난쟁이인가? 왜? 난쟁이 여자 사게? 크크큭! 비용은…….”
“네놈의 목숨이다.”
“뭐?”
벤잔의 주먹이 남자의 머리를 후려쳤다.
난쟁이라고 해서 벤잔의 힘이 약한 것은 아니었다.
불완전 변이였지만 뮤턴트인 벤잔이었기에 인간 하나 맨손으로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정말이지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남자의 목이 부러지면서 즉사를 해 버렸다.
“무…… 무슨 짓이야! 이 난쟁이 놈이!”
동료인 듯한 다른 남자가 자신의 칼을 꺼내며 벤잔을 향해 위협을 하려는 순간 창수의 권총이 남자의 관자놀이에 가져다 대어졌다.
“뭐야?”
“죽기 싫으면 그거 내려놓지.”
“네…… 네놈들 우리가 누군지…….”
“말 더럽게 많네.”
이미 사고는 친 이상 말로 통하지 않을 것임은 창수도 잘 알고 있었다.
더욱이 상대는 인간적이지 않은 행동을 먼저 했기에 창수는 방아쇠를 당겼다.
탕!
또 하나의 시신이 생겼다.
본래라면 난리가 나야 할 일이었지만 주변에서는 흔하게 있는 싸움 정도라는 생각을 하는 것인지 큰 동요는 일어나지 않았다.
아니 일어났다.
“이봐! 총알이 남아돌면 총알로 가격을 셈하면 되지. 뭐하러 아깝게 총알을 쓰는 거야?”
“…….”
창수는 왠지 두목인 듯한 느낌이 드는 남자가 자신들을 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더 피를 봐야 하려나.’
누구를 더 죽여야 하나 싶은 생각을 두목인 듯한 남자가 알아차린 듯했다.
“아! 아! 우리는 싸우고 싶지 않아. 두 놈 죽였다고 복수할 생각도 없고. 하지만 목숨값만 받으면 없던 일로 해 줄게.”
창수는 남자의 말이 진실인지 아닌지를 확인하기 위해 남자의 눈동자를 바라보았다.
죽이는 것은 사실 너무 간단했다.
총알을 사용하지 않고도 잠깐 몸만 수고스러우면 그만이었다.
“한번 믿어 주지.”
창수는 주변에 가득한 사람들에 역시나 너무 많이 죽이는 것은 그렇다는 생각을 하며 총알 두 개를 남자에게 던졌다.
남자는 창수에게서 두 개의 총알을 받고서는 피식 웃은 다음에 입을 열었다.
“하나 부족하잖아.”
창수는 남자가 여자 난쟁이 노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것을 보았다.
사람 목숨이 파리 목숨만도 못해지는 세상이었으니 기가 차기는 했지만 창수는 총알 하나를 더 꺼내어서는 남자에게 던졌다.
저들에게 준 총알이 자신들에게 되돌아오게 될 수도 있었지만 창수는 일단 이 자리를 피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렇게 세 명의 목숨 가격이 거래되자 남자는 주변에 있던 다른 남자들과 자리를 떴다.
“두목 저놈들 살려주는 겁니까?”
“멍청한 놈. 저놈 보통 놈이 아니야. 강화 능력자다.”
“강화 능력자요?”
“그래. 특수부대 출신 군인에 강화 능력자야. 우리가 이긴다고 해도 우리 피해도 만만치 않아.”
두목이라는 남자는 창수가 자신들과는 달리 사람 하나 죽이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은 사신임을 알아차렸다.
조금 전에도 자신들을 전부 죽일 수도 있었다는 것을 느낀 것이다.
온 남미 대륙에서 다 몰려온 사람들이었기에 통일된 조직이 없었다.
시간이 지나면 통일된 조직이 나올지도 몰랐지만 지금은 서로 간에 경쟁과 견제만 하고 있는 중이었다.
괜히 자신들의 숫자만 줄어들면 다른 경쟁 조직에 당할 수도 있었다.
그것이 아니라면 눈앞의 창수에게 정말로 다 죽을 수도 있었다.
사실 그렇게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창수가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피부가 따끔거려서 싸울 의지를 잃어버린 것이다.
“자리를 옮깁시다.”
“미…… 미안하네. 초이.”
“사과는 나중에 하시구요. 뭐 사과할 필요도 없는 것 같지만.”
인간 같지 않은 이들이기에 뮤턴트와 다를 바 없이 대해준 것뿐이었다.
창수는 벤잔과 키나 그리고 목에 목줄을 하고 있는 난쟁이 여인을 데리고 인적 드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잠시만 기다려. 목줄 풀어줄 테니까.”
벤잔은 겁에 질려서는 덜덜 떨고 있는 난쟁이 여인의 목에서 목줄을 풀어주었다.
그동안 꽤나 험한 짓을 당해왔던지 여인은 어쩔 줄을 몰랐다.
“혹시 말을 못 하는 거야?”
“하…… 할 줄 알아요.”
“다행이네.”
혹시라도 인신매매범들이 혀를 자른 것은 아닌가 걱정을 했지만 신체 일부가 잘린 것은 아닌 듯했다.
“이제 어떻게 하실 거예요? 벤잔.”
“끄응! 미안해. 여동생이라는 말을 들어서 말이야.”
어떤 사연이 있는지는 벤잔이 말을 하지 않아서 알 수 없었지만 여동생 때문이라는 말에 창수는 벤잔에게 뭐라고 할 수 없었다.
만약 자신이었다고 해도 같은 행동을 했을지도 몰랐다.
문제는 몸이 성하지도 않은 난쟁이 여인을 데리고 다닐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벤잔도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구해주기는 했지만 그다음이 더 문제라는 사실을 벤잔도 잘 아는 것이다.
처지가 안타깝다고 해서 무작정 도움을 준다고 끝나지 않았다.
“혹시 보호해 줄 가족이나 지인들 없어?”
“…….”
벤잔의 말에 난쟁이 여인은 고민을 하다가 뭔가를 이야기했다.
“우리들 위험한 곳에서 부려지고 있어요.”
“뭐?”
“우리 난쟁이들 더 있어요. 구해주신 건 고맙지만 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게 해 주세요.”
자유의 몸이 되었지만 살아가기가 막막했다.
몸도 정상적이지 않고 힘도 약한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을 태어날 때부터 깨달았다.
아마도 되돌아가면 매질을 당하게 될 테지만 돈을 위해서 자신을 죽이지는 않을 터였다.
그냥 감수하면서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벤잔은 하늘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같은 난쟁이여서인지 아니면 죽은 여동생이 눈앞의 난쟁이 여인에게 투영된 것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벤잔은 도저히 그녀의 말을 인정할 수 없었다.
“힘이 없어서 그런 거야?”
“…….”
“힘이 없어서 노예로 살겠다는 거냐고? 그럼 힘을 가지면 되겠네.”
“…….”
“힘 말이야. 힘을 원해? 너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원하냐고?”
“벤잔.”
창수는 잔뜩 흥분을 한 벤잔을 말리기 위해 벤잔의 어깨에 손을 대었다.
하지만 벤잔은 창수가 말리는 것에도 멈추지 않았다.
바로 옆에 있던 두꺼운 나무를 두 팔로 움켜쥐는 벤잔이었다.
우지끈!
“이런 힘! 이런 힘을 만일 가질 수 있다면 노예가 아닌 삶을 살 수 있겠어?”
성인 남자라도 보이기 힘든 괴력이었다.
그런 괴력을 보며 난쟁이 여인은 참았던 울분을 터트렸다.
“가질 수 없잖아요! 나는 남자도 아닌데. 그리고 난쟁이인데! 그런 힘 가질 수 있을 리 없잖아요!”
그녀라고 해서 노예로 살길 원할 리 없었다.
단지 현실이 너무나도 잔인하기에 억지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것이다.
“가질 수 있어.”
“예?”
“가질 수 있다고. 나도 본래 이런 몸이 아니었어.”
“예?”
“벤잔!”
“미안해. 초이. 나 사실 알고 있었어. 그 도마뱀 인간처럼 불완전 변이를 하는 방법 알고 있었어.”
“벤잔 님.”
난쟁이.
아니 드워프로 명명될 불완전 변이 방법을 벤잔은 알고 있었던 것이다.
“동료들이 있다고 했지? 정상의 인간으로는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지금의 내 몸의 체형처럼 변할 수 있다. 그리고 인간보다 강한 힘을 가질 수 있지. 원한다면 줄게.”
“…….”
난쟁이 여인은 멍하니 벤잔을 바라보았다.
유전으로 인한 기형인 난쟁이 체형과는 비슷하면서도 사뭇 다른 체형이었다.
그녀의 눈에는 뒤틀린 자신의 몸과는 달리 벤잔의 몸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보였다.
“당신은 난쟁이들의 신이신가요?”
“드워프.”
“드워프?”
“그래. 우리 종족의 이름이다.”
벤잔은 더 이상 인간으로 남겠다는 것을 버릴 생각이었다.
그렇게 벤잔은 난쟁이 여인을 자신이 알고 있는 방법으로 드워프로 변이시켰다.
불완전하고 기형인 몸이 아닌 완전하고 완벽한 신체로 변한 것이다.
그리고 새로 태어난 그녀로부터 30여 명의 난쟁이가 더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