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189
제189화
189화
“저거 뭐야?”
“수송기 아니야?”
엔젤의 원천 물질이 있는 곳으로 향하던 중 수송기 한 대가 소금 사막 위에 주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수송기의 몸체에는 하얀 소금 결정들이 달라붙어 있었다.
“미군 수송기로군요.”
“저거 작동이 되려나?”
“글쎄요. 항공기라는 것이 워낙에 민감한 녀석들이다 보니. 방염처리 했어도 이 정도면 위험할 걸요.”
소금 채굴장으로 오는 길에 본 미군 수송기로 보였다.
거리가 있어서 어떤 상황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미군 수송기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가볼 만한 여력은 없었다.
신경은 쓰였지만 어쩔 수 없었다.
“이대로 쭉 가면 됩니다.”
3형 뮤턴트인 아룬의 말대로 특전사 팀들은 엔젤의 원천 물질이 있는 곳으로 내달렸다.
그다지 거리가 멀지는 않았기에 금방 도착할 수 있었다.
“회수 팀 하차하고 지원팀은 대기해!”
“포장 비닐 챙겨 온 거로 차량 밀봉해! 소금 들어가지 않도록!”
“알겠습니다!”
엔젤 유발 물질이 행여라도 위험할 수도 있었기에 밀봉용 대형 비닐을 챙겨왔다.
물론 그 밀봉용 대형 비닐을 차량에 덮어씌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게 탈출을 할 때를 대비해 차량들에 비닐을 씌우기 위해 대기조의 대원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시간 없으니까. 우리는 바로 이동한다! 최 원사님! 부탁드리겠습니다!”
“예! 팀장님!”
창수는 가장 선두에서 팀을 이끌기로 했다.
인간도 뮤턴트도 생존하기에는 불가능한 장소였지만 어떤 위험이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건물들을 향해 달려갔다.
그리고 이내 창수는 건물들 옥상에서 무언가가 햇빛에 반짝이는 것을 보았다.
“엎드려!”
창수의 외침에 건물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던 특전사들은 몸을 엎드리며 상황 파악을 하기 위해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최 원사님? 무슨 일이십니까?”
“전방 저격수!”
“저격수요?”
“지원팀! 박격포 방열 먼저 해라!”
적이 없을 줄 알았지만 적이 있다는 것에 화력을 지원해 주기 위해 챙겨온 박격포를 우선 방열하라고 무선에 고함을 질렀다.
그렇게 차량에 비닐을 치던 대기조들은 안 그래도 소금 때문에 숨도 잘 안 쉬어지는데 박격포를 방열하기 위해 정신없이 뛰어야만 했다.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창수는 땅바닥에 몸을 바짝 엎드린 채로 건물의 옥상을 바라보았다.
시력이 일반인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좋아진 창수였기에 옥상에서의 반짝임을 볼 수 있었다.
“얼음 동상?”
저격수는 맞았다.
단지 소금에 온몸이 굳은 채로 있는 저격수였다.
건물 옥상에 자리 잡고서는 외부의 적에 대비하고 있던 중인 듯했다.
“윽! 여기 소금이 더 거칠게 달라붙는 것 같습니다.”
“그런 것 같은데. 오래 못 버틸 것 같습니다.”
땅바닥에 엎드린 대원들은 소금 채굴장에 있었을 때보다 빠르게 몸에 달라붙고 있는 소금을 볼 수 있었다.
소금 채굴장에서는 한 두어 시간은 버틸 수 있었는데 엔젤의 원천 물질이 있다는 곳으로 가까이 다가갈수록 소금이 빠르게 달라붙었다.
저격수도 자신의 몸이 하얗게 되어 가는 것을 알고 있었겠지만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눈치채기도 전에 온몸이 굳어 버렸을지도 몰랐다.
“아룬!”
“저 건물 너머에 있습니다!”
“좋아! 가자! 빨리 뛰어!”
적이 있어도 과거형이 되어 버릴 만큼 위험천만한 장소였다.
그렇게 창수와 특전사 대원들은 전술 행동은 완전히 무시해 버린 채로 그냥 내달렸다.
“저 건물입니다!”
3층짜리 건물이었다.
건물의 입구에는 두 명의 군인이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굳어 있었다.
방독면을 쓰고 있지 않은 것으로 봐서 몸이 굳기 전에 폐가 소금 결정으로 뒤덮여 질식사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문 열어!”
꽤나 단단해 보이는 문이었다.
하지만 살기 위해 다들 안간힘을 다해서 문을 열어 재꼈고 다들 건물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해당 건물이 만들어진 것은 오래지 않았다.
헤인트들이 엔젤의 원천 물질을 발견하고 난 뒤에 그곳 주변에 만든 건물이었다.
소금 창고 건물로 위장되어 있었지만 제법 잘 만들어진 군사형 건물이었다.
그렇게 건물 내부로 들어가자 창수와 특전대원들은 자신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있는 군인들을 볼 수 있었다.
“천천히 총 내려놔.”
숫자는 많지 않았지만 저항을 하면 다수가 위험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다들 장 팀장과 창수를 바라보았다.
“제길! 내려놔.”
장 팀장도 별수 없었기에 자신의 무기를 바닥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그런 장 팀장을 따라 다른 대원들도 자신들의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다들 무기를 바닥에 내려놓자 소속을 알 수 없는 군인 하나가 빠르게 다가와서는 무기들을 전부 한쪽으로 치워 버렸다.
“이봐.”
“조용히 해!”
창수가 말을 걸자 소속을 알 수 없는 군인 중 상관인 듯한 이가 거칠게 외쳤다.
“하아! 미군이냐?”
“뭐야? 네놈들.”
“이거 동맹국끼리 이러지 말자고.”
“뭐? 동맹? 니놈들 누구야? 어디 소속이야?”
양쪽 모두 온몸의 소금 결정으로 인해 군복이 제대로 식별되지 않았다.
더욱이 한국군은 방독면까지 쓰고 있었다.
창수는 두 손을 든 채로 자신들을 노려보는 군인들에 입을 열었다.
“대한민국 평화 유지군 소속 최창수 원사다. 전 유엔군 호프 팀 소속이기도 하고.”
“뭐? 호프 팀? 최창수? 캡틴?”
미 해군 씰 팀의 베크 상사는 창수에게로 다가와서는 창수의 방독면을 벗겼다.
그러자 눈에 익은 창수의 얼굴을 확인할 수 있었다.
“캡틴. 혹시 우리 구하러 오신 겁니까?”
“뭐? 어? 베크 상사님? 혹시 씰 팀이?”
창수는 과거 수많은 특수부대를 위탁 교육한 적이 있었다.
그중에 미 해군 씰 팀도 있었다.
본래라면 미 특수전 사령부에서 대뮤턴트 대응전을 훈련받아야 했지만 미 육군과 알력이 있는 미 해군은 유엔군 81 특수전략부대에서 위탁 교육을 실시했다.
그렇게 교육 기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훈련 교관이기도 한 창수를 모를 리는 없었다.
문제는 씰 팀이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씰 팀이 여긴 왜?”
“아! 그게. 해군정보국에서 우유니 소금 사막에서 이상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저희 팀에게 수색을 명령했습니다.”
“뮤턴트 특수임무단이 아니고 씰 팀에게요?”
창수는 엘리스가 속해 있는 미 특전사령부 산하 특수 임무단이 투입되었을 것이라 예상을 했다.
온통 복장이 하얀 소금 결정으로 뒤덮여 소속을 알아볼 수 없었지만 씰 팀이 가지고 있는 장비들을 통해 미군 특수부대원들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미군 수송기 또한 마찬가지였다.
현재 수송기까지 동원해 이 먼 곳까지 병력을 투입할 수 있을 만한 국가는 몇 되지 않았다.
“여기 대체 어떤 곳입니까? 캡틴!”
씰 팀의 생존자들인 베크 상사는 창수에게 이곳이 대체 어디인지를 물었다.
어처구니없게도 미군 특전사령부와 소통을 하지 않아 이곳이 어떤 곳인지 확인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 헤인트의 본거지입니다.”
“예? 헤인트라면. 뮤턴트 사태를 일으킨 놈들의 본거지라구요?”
“예. 설마 아무것도 모르고 오신 겁니까?”
창수의 말에 미 해군 씰 팀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제길! 정보국 놈들!”
“이 개자식들! 우릴 다 죽이려고 환장을 했나!”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고 이상 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씰 팀을 수송기에 태워 보내 버린 듯했다.
이곳이 헤인트의 본거지라면 자신들이 담당해야 할 임무가 아니었다.
물론 임무 협조가 들어온다면 씰 팀이라고 해서 거부하거나 하지는 않았을 터였다.
미군도 현재 특수부대의 인원이 절망적일 정도로 줄어들고 있는 중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미 해군 특수부대나 미 공군 특수부대도 투입을 해야 할 판이었다.
쿨럭! 쿨럭!
“헤리! 이봐! 괜찮아?”
뒤쪽에서 거친 기침 소리가 들렸다.
“무슨 일입니까?”
“그게. 뭔지 모를 공격에 저희 대원 하나가 위태로운 상태입니다. 아니. 밖에 있는 친구들 모두가 위태로운 상태 같습니다.”
서로의 소속을 알게 되었으니 더는 적대적이지 않았다.
더욱이 상대가 동맹국인 데다가 지금 상황에서 아군도 적군도 의미가 없었다.
“방독면 착용 안 했습니까?”
“방독면이요? 그러고 보니. 혹시 유독 가스입니까?”
미 해군 씰 팀은 한국군이 전부 방독면을 쓰고 있는 것을 보고서는 자신들이 헤인트의 유독 가스에 당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요. 소금입니다.”
“예? 소금이라니요!”
“소금이 신체에 달라붙을 뿐만 아니라 몸 내부로 들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겁니다. 혹시 엔젤 투약했습니까?”
“엔젤 투약은 하지 않았습니다.”
“설마 엔젤도 가지고 오지 않은 겁니까?”
“단순한 정찰 임무인 데다가 강화 물약과 회복 물약이 있어서. 엔젤은.”
엔젤의 부작용 때문에 씰 팀은 한국에서 생산한 강화 물약과 회복 물약만 가지고 온 듯했다.
“회복 물약을 사용했습니까?”
“예. 하지만…….”
쿨럭!
해리라는 장병의 입에서 붉은 피가 토해져 나왔다.
회복 물약으로도 효과가 없다는 의미였다.
죽지만 않았다면 회복 물약으로도 어지간한 것은 치료가 되었다.
그렇기에 소금에 의한 호흡기 질환에 회복 물약이 소용없다는 말에 창수의 표정도 어두워졌다.
‘회복 물약이 효과가 없다면.’
사실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회복 효과를 뛰어넘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신체가 타격을 입고 있을 뿐이었다.
“방독면이 없다면 마스크라도 쓰십시오. 미세 소금 결정이 폐 속으로 들어가지 않게 해야 합니다!”
“이봐! 마스크 있나? 없으면 천으로라도 입하고 코를 막아! 빨리!”
황급히 입과 코를 막는 씰 팀의 대원들이었다.
자신들이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이 몸에 달라붙어 있는 것이 소금이라는 거지요?”
“그렇습니다. 혹시 모르니 몸에서도 털어내세요. 움직임에도 그다지 좋지 않습니다.”
“최 원사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없습니다. 빨리 임무를.”
창수는 재촉하는 장 팀장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임무를 수행하시길래? 아! 저희도 돕겠습니다!”
헤인트의 본거지라는 말을 들었으니 헤인트의 토벌 임무일 것이 분명해 보였다.
물론 헤인트의 조직원들을 아직까지 만난 적은 없었지만 자신들의 동료들에 대한 복수도 해야 했다.
물론 헤인트의 토벌 임무가 아닌 엔젤의 원천 물질 확보 계획이었으니 창수는 씰 팀에게 이 임무에 대해서 말을 해야 하나 하고 난처해졌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타타타탕!
건물 밖에서 요란한 총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일이야?”
총소리와 함께 외부의 지원팀으로부터 무전이 들어왔다.
-지직! 직! 포위되었습니다!-
“무슨 소리야? 포위라니?”
-소금…… 지지직! 소금! 지지직!-
그다지 멀지 않은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어째서인지 수신 감도가 좋지 않았다.
-소금 석상이 공격해 오고 있습니다!-
“뭐? 잘 안 들린다!”
-소금 석상. 소금 석상이 공격해 옵니다!-
두두두두두두!
중화기까지 동원을 하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건물 내부의 특전사 팀과 미 해군 씰 팀은 건물의 입구에서 밖을 바라보았다.
반짝반짝 빛이 나는 공기 중으로 온몸이 하얀 소금 석상이 천천히 걸어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저건 또 뭐야? 저놈들 움직일 수 있었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을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