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2
제222화
222화
깡!
까가가가가각!
가고일의 돌격을 대검만으로 받아내는 것은 창수에게도 무리였다.
그 때문에 최대한 가고일의 돌격을 흘려내어야만 했다.
가고일의 단단한 몸에 닿는 대검의 검날 끝에서 스파크가 튀었다.
가고일의 피부는 티타늄 골드가 제대로 뚫고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창수는 이대로라면 가고일을 죽일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나마 약한 눈이나 입 안을 노려야만 했지만 워낙에 날뛰는 가고일 때문에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단 혜은을 안전한 곳으로.’
빅의 생체 조직이 몸 안에 들어갔으니 어지간한 충격에는 죽지 않을 터였다.
그렇게 창수는 혜은을 안전한 곳에 놓아둘 장소를 찾다가 보일러관인지 굵은 파이프관을 발견했다.
사람 하나 정도는 충분히 안에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곳이었기에 창수는 혜은을 그 안으로 밀어 넣고서는 가고일을 향해 달려들었다.
퍼억!
가고일에게 덤벼들었지만 이내 창수의 몸은 튕겨 나갔다.
아찔해질 정도로 강력한 충격이었지만 창수는 혜은이 있는 곳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진 곳으로 튕겨 나갔다.
가고일 또한 힐끔 창수가 숨겨 놓은 혜은을 보았지만 처음부터 창수만을 목표로 노리고 있었기에 창수를 향해 달려들었다.
쾅!
단단한 콘크리트가 산산조각이 나고 그 안의 철근마저도 끊어지고 휘어졌다.
제대로 한 대만 맞는다면 창수의 몸에 구멍이 날 터였다.
엔젤이라도 있었다면 버텨 보기라도 할 터였지만 지금은 무리였다.
하지만 창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힐끔!
창수는 호텔의 커다란 창문을 바라보았다.
‘슬라임.’
자신의 힘으로는 가고일을 쓰러트리는 것이 무리였으니 다른 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건 당연했다.
설령 그것이 같은 인간이 아닌 뮤턴트라 할지라도. 창수는 자신을 향해 뻗어오는 날카로운 손톱이 있는 가고일의 앞발을 간신히 피해냈다.
와장창!
가고일의 공격에 유리창이 깨지자 창수는 곧바로 호텔 건물 안으로 뛰어들었다.
“따라와라! 괴물 놈아!”
까르르르!
창수가 호텔 건물 안으로 도망을 치듯이 뛰어 들어가자 가고일도 약이 오른 것인지 아니면 별 소용 없을 것이라 비웃는 것인지 소리를 내며 건물 안으로 기어 들어왔다.
거대한 덩치에 맞지 않게 호텔 내부가 그다지 크진 않았다.
그럼에도 움직이는 것에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지 호텔 복도 안으로 달리는 창수를 쫓아왔다.
쾅! 쾅!
벽을 부수며 달려오는 가고일의 기세는 무시무시했다.
창수는 도망을 치면서 권총으로 가고일의 눈을 겨누고서는 쏘아 보았지만 워낙에 날뛰는 통에 제대로 맞추기 어려웠다.
‘아직 안 올라온 건가?’
워낙에 위로 올라와서인지 아직 슬라임들이 호텔의 위쪽까지는 올라오지 못한 모양이었다.
슬라임이 올라오는 것에 방화벽을 내려 막고 있는 상태였다.
결국 가고일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슬라임이 있는 아래로 내려가야 했기에 창수는 다시 호텔 창문을 깨고서는 건물 밖으로 나가야 했다.
다행히 혜은이 있는 곳과는 상당히 거리가 멀어졌기에 안심을 할 수 있었다.
탕!
“따라와라!”
까아아아악!
가고일은 창수를 따라 건물 밖으로 나왔다.
날 수 있는 가고일이었기에 건물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는 창수와는 달리 건물 밖에서 한 차례 활공을 한 뒤, 창수를 향해 날아들었다.
쾅!
창수는 가고일의 공격에 맞춰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꽤나 아슬아슬하고 살 떨리는 행동이었지만 호텔 건물의 창틀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한 층씩 아래로 내려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창수에 가고일도 꽤나 약이 오른 듯했다.
“따라오라니까.”
허공에서 호버링을 하고 있는 가고일이었다.
창수는 자신의 속셈을 눈치챈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숨을 몰아쉬며 가슴이 부풀어 오르는 가고일의 모습을 보았다.
“설마.”
왠지 모르게 불길한 생각이 드는 창수였다.
그리고 그런 불길한 생각은 현실이 되었다.
화르륵!
가고일은 숨을 들이마셨다가 이내 창수를 향해 불길을 내뿜었다.
“제길!”
꽤나 강력한 불길에 창수는 있는 힘껏 뛰어내려야만 했다.
불길의 범위가 상당히 커서 피하려면 있는 힘껏 뛰어내려야만 했던 것이다.
현재 창수가 있는 층은 5층 정도였지만 호텔이다 보니 높이는 상당히 높았다.
이 정도 높이라면 창수도 무사하긴 어려웠다.
다행인지 창수는 자신이 몸을 던진 도로 쪽에서 신호등을 보고서는 신호등의 봉을 향해 손을 뻗었다.
간신히 신호등의 봉을 잡은 창수는 뜨거운 감각을 느꼈지만 최대한 버티면서 반동으로 불길이 없는 곳으로 몸을 던졌다.
불은 꽤나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도로 곳곳에서는 슬라임의 몸통이 타오르고 있는 중이었다.
“큭!”
도로 전체가 한증막인 듯이 열기로 가득했다.
바닥은 찐득거렸고 역한 냄새가 나고 있었다.
유독한 가스도 여전히 나고 있었기에 창수도 숨을 제대로 쉬기 어려웠다.
“저놈 불을 뿜을 수 있는 거냐?”
슬라임으로 가고일의 몸을 녹여 버리려고 했다.
그렇게 호텔 안으로 들어가려고 했지만 가고일이 불을 뿜는 능력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포기해야만 했다.
자칫 호텔 전체가 화염에 휩싸일 수 있었다.
창수는 도로 건너편에 있는 건물이 통째로 불길에 휩싸여 있는 것을 보고서는 한숨을 내쉬었다.
가고일은 창수를 향해 다시금 불을 뿜어내었다.
얼마나 불을 계속 쓸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는 다른 방법을 사용해야만 한다고 판단을 내렸다.
가고일의 불길을 피해 도로를 달리는 창수였다.
가고일도 이리저리 도망을 가는 창수를 향해 연신 화염을 토해내었다.
문제는 유독 가스였다.
창수는 방독면이 없었다.
최대한 숨을 참으며 달렸지만 온몸의 세포는 산소를 요구했다.
신체가 강화되면서 에너지도 더 많이 필요로 했지만 그 에너지를 태울 산소 또한 막대하게 요구했다.
어느 정도는 버틸 수 있었지만 워낙에 광범위한 넓이로 불타올랐기에 창수도 완전히 벗어나는 건 불가능했다.
“콜록!”
창수는 핑 도는 머리와 함께 조금 들이마신 유독 가스에 가슴을 움켜쥐어야만 하는 통증을 느꼈다.
급하게 건물 위로 올라가기 위해 벽을 타고 올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을 기다려 줄 가고일이 아니었다.
퍼억!
“쿨럭!”
창수는 자신의 옆구리를 찌른 가고일의 발톱을 볼 수 있었다.
즉사는 면했지만 창수는 가고일의 눈에서 일부러 자신을 죽이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가고일은 창수를 바로 죽일 생각이 없었다.
최대한 가지고 놀면서 고통스럽게 죽일 생각이었다.
“언젠가 죽기는 할 거라 생각을 했는데 이제야 죽는 건가. 후우! 결혼식은 아직 안 하길 다행이네.”
결혼을 하고 난 뒤에 죽었다면 혜은을 과부로 만들 뻔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이역만리 먼 이국땅에서 죽는 것보다는 고향에서 죽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드는 창수였다.
퍼억!
창수는 가고일의 팔에 얻어맞고 찐득거리는 도로로 튕겨 나갔다.
“크윽! 냄새 한번 지독하네.”
고통은 강화된 신체로 인해 그다지 심하지 않은 편이었지만 방금의 일격으로 몸의 뼈 몇 개는 부러진 듯했다.
옆구리의 상처로 몸의 움직임도 부자연스러웠다.
“자! 괴물 놈아. 쉽게는 죽어 주지 않을 테니까 덤벼라.”
이미 가망은 없었지만 창수는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는 듯이 대검의 손잡이를 움켜쥐었다.
가고일 또한 그런 창수의 모습에 재미있다는 듯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며 미소를 지었다.
대검으로 가고일을 위협했지만 부상을 당한 몸 상태와 유독 가스로 인해 창수는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다.
가고일도 창수가 더 이상은 버티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인지 최후의 일격을 가하기로 했다.
창수의 앞으로 다가온 가고일은 날카로운 손톱을 가진 앞발을 들어 올렸다.
초인인 창수였지만 창수의 피부가 가고일의 날카로운 손톱을 버티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렇게 마지막 순간 의식이 희미해졌다.
마지막으로 의식이 꺼지려는 순간 무언가가 가고일의 몸을 후려치는 것을 보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퍼억!
커다란 덩치의 가고일이 건물 벽에 처박혔다.
“서방님!”
가고일을 날려 버린 것은 혜은이었다.
호텔에서 창수가 괴물에 당하고 있는 모습을 본 혜은이었다.
자신도 어떻게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사이엔가 괴물의 옆에 있었고 창수를 살리기 위해 손을 뻗었다.
그러자 믿기 어려울 정도로 강한 힘에 의해 가고일이 날아가 버렸다. 스스로도 놀랐으나, 혜은은 가고일보다 창수가 더 중요했다.
창수에게로 달려간 혜은은 창수의 몸을 흔들었다.
“최 원사님! 정신 차리세요! 최 원사님! 서방님!”
창수의 몸을 흔들었지만 창수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더욱이 창수는 숨까지 쉬지 않고 있었다.
“벌써 나를 과부로 만들 생각이에요! 일어나 봐요! 제발!”
숨을 쉬지 않고 있는 창수의 가슴을 후려치는 혜은이었다.
하지만 여전히 숨을 내쉬지 못하는 창수를 보며 혜은은 인공호흡을 하기 위해 창수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몇 차례 입으로 숨을 불어넣는 혜은이었지만 제대로 된 인공호흡법을 알고 있지는 않았다.
“커억! 쿨럭!”
혜은은 한창 창수의 입 안으로 숨을 불어넣다가 자신의 목구멍에서 무언가가 창수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느끼고서는 화들짝 놀랐다.
“죄송해요!”
자신의 목구멍에서 가래가 창수의 입 안으로 들어간 것이라 생각한 혜은이었다.
그렇게 창수의 입안을 보려고 할 때 혜은은 검은 그림자를 보았다.
크르르르르!
가고일이 자신과 창수의 뒤에 서 있었다.
정신없는 와중에 가고일을 밀쳐내며 공격을 하기는 했지만 혜은은 지금까지 뮤턴트를 본 적이 없던 일반인이었다.
가고일의 위압감에 몸이 굳어 버리는 것은 당연했다.
“서…… 서방님.”
덜덜 떨리는 몸으로 창수를 불러 보았지만 여전히 창수는 깨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크르르르!
가고일이 창수와 혜은을 죽이려는 그 순간 무언가가 하늘 위에서 외쳤다.
“현승아!”
크르르륵?
가고일은 익숙한 목소리에 고개를 들어서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을 바라보았다.
하늘 위에 한 마리의 하피가 날개를 펄럭거리며 날고 있었다.
“현승아.”
하피는 김준희였다.
불완전 변이체로 자신의 아이를 한국 정부에 맡기고서는 협력을 하고 있었다.
그녀는 거대한 가고일이 자신의 동생임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가고일 또한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던 자신의 친누나임을 알아보았다.
무시무시한 괴물인 가고일은 자신의 혈육을 찾자 두 눈에서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현승아. 그만하자.”
준희는 자신의 동생이 더 이상 인간들을 공격하지 않기를 바랐다.
아니, 인간들에 의해 자신의 동생이 다치지 않기를 바랐다.
자신이 먼저 날아왔지만 곧 인간들이 들이닥칠 것이었다.
아무리 가고일이 강하다지만 악에 받친 인간들에게 걸린다면 무사하지 못할 것이었다.
그렇게 준희는 자신보다 훨씬 커다란 가고일을 붙잡고서는 날개를 펄럭였다.
그런 준희 때문에 가고일도 더는 창수에게 관심이 없다는 듯이 날아올랐다.
펄럭! 펄럭!
가고일은 준희와 함께 일본으로 떠났다.
일본은 한국보다 하피들이 살기에 좋았다.
인간들도 많지 않았고 하피를 잡아먹는 들개들도 없었다.
쏴아아아아아!
그렇게 가고일이 떠나고 난 뒤에 비가 쏟아져 내렸다.
땅을 뜨겁게 달구던 화염은 쏟아지는 비에 차갑게 식어 버렸고 오염 물질들도 씻어 내었다.
그러고서는 얼마 지나지 않아 빗속에서 군인들이 달려왔다.
“제발! 도와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군인들을 향해 도와 달라고 외치는 혜은의 모습에 군인들은 황급히 혜은과 창수를 향해 달려왔고 창수의 심장이 뛰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구급차에 싣고 어디론가로 달려갔다.
아직 건물 안에는 슬라임들이 있었기에 위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