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23
제223화
223화
눈을 뜨자 보이는 것은 하얀 천장이었다.
약간 딱딱한 느낌의 침대와 소독약 비슷한 냄새를 맡은 창수는 자신이 와 있는 곳이 병원임을 알아차렸다.
“산 건가?”
분명 죽었다고 생각을 했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분명 살아 있다는 것을 알려 주고 있었다.
창수는 힐끔 창밖을 바라보았다.
꽤나 맑은 하늘이 보였다.
과거였다면 미세먼지에 뒤덮여 뿌연 색이었겠지만 지금은 세상이 온통 맑았다.
“이거 하나는 좋네.”
파란 하늘을 구경하고 있을 때 병실의 문이 황급히 열리면서 혜은이 들어왔다.
이미 병실에 도착을 하기 전부터 창수가 깨어났음을 안 혜은이었다.
왜 자신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는지는 그녀도 알 수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부터 자신의 몸이 무언가 달라졌음을 느꼈다.
하지만 창수가 죽었다가 간신히 살아난 것에 더 정신이 팔렸기에 자신의 몸의 변화에 대해서는 신경 쓸 수가 없었다.
그렇게 문을 열고 들어온 혜은을 본 창수가 피식 웃으며 인사를 했다.
“무사해서 다행이네.”
“창수 씨.”
의사로부터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는 말을 들었다.
며칠 내로 깨어날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지만 완전히 숨이 멈추다시피 한 창수였기에 완전히 깨어날 때까지 안심을 할 수가 없었다.
“흐으윽! 무서웠어요. 일어나지 못하시면 어떻게 될까 걱정했어요.”
자신의 몸에 파묻혀 울음을 터트리는 혜은의 모습에 창수가 손바닥으로 그녀의 등을 쓰다듬어 주었다.
몸을 들썩이며 울던 혜은이 잠시 후 진정이 된 것인지 붉어진 얼굴을 들어 올리며 눈물을 닦아 대었다.
“몸의 변화.”
“예?”
“남에게 말하지 않았지?”
“예? 아. 예.”
혜은은 창수가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알아차리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창수의 몸에 매달려 호텔을 기어 올라가던 것까지는 기억이 났다.
그러고서는 의식을 잃었고 정신을 차렸을 때는 괴물에게 창수가 죽기 직전의 상황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그 높다란 호텔을 뛰어내려 갔다.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할 엄청난 속도로 내달려 거대한 괴물의 몸을 밀쳤다.
창수가 자신을 살리기 위해 무언가를 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그게 엔…….”
먹어 보지는 않았다.
하지만 듣기는 했다.
엔젤이라는 것을 먹으면 아픈 병이나 부상도 단번에 치료가 되고 괴물과 같이 엄청난 힘을 낼 수 있다고 한다.
아주 높은 군인인 듯한 창수였으니 그런 약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을 터였다.
그렇게 혜은은 자신이 엔젤을 먹어서라고 생각했다.
“나중에 이야기해 줄게.”
“아! 예.”
혜은은 창수에게 엔젤을 먹인 것이냐고 물으려다가 병실의 밖에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차리고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감각이 예전보다 예민해져서 멀리서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내 병실의 문이 열리고 군인들이 들어왔다.
“응? 깨어났나 보구만.”
“장군님.”
“아! 아! 몸 상태가 좋지 않다는 거 알고 있네. 그냥 누워 있게나.”
병실을 방문한 이는 소장 계급의 장군이었다.
창수의 군내 신분이 상당했기에 소장 계급의 장군이 직접 병문안을 온 것이었다.
“몸은 괜찮은가?”
“예.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래. 다행이구만. 액괴 뮤턴트들이 가득한 곳에서 생존자를 발견했는데 그게 자네였다니. 정말 운이 좋았구만.”
액괴 뮤턴트.
슬라임을 부르는 명칭인 듯했다.
“그래. 대통령님과의 면담을 앞두고 있다가 사고가 났다고 들었는데 맞는가?”
“예.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대통령님과의 면담은 힘들 것 같네. 수습을 해야 할 일이 워낙에 많으셔서 말이야.”
“이해합니다.”
창수도 서울시 안의 거의 동 하나가 통째로 날아가 버린 것이었기에 한가하게 자신을 만나 줄 만큼 대통령이 한가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부관!”
“예! 장군님!”
소장 계급의 장군은 자신의 부관에게서 훈장과 상장을 받아서는 창수에게 내밀었다.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을 한 자네에게 내리는 훈장일세.”
“감사합니다.”
훈장과 상장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었지만 정부나 국방부에서 줄 수 있는 것은 이런 것뿐이었다.
어차피 돈을 줘도 돈을 쓸 수 있지도 않았기에 돈은 의미가 없어졌다.
그 때문인지 대한민국에서 가장 비참해진 이들은 부자들이었다.
돈을 산더미처럼 쌓아 놓아도 물건 하나 살 수 없었고 사람을 고용할 수 없었다.
넓은 집이야 가지고 있다지만 관리해 줄 이 하나 없었으니 집이 넓어 봐야 곤혹스러울 뿐이었다.
그렇게 돈도 의미 없어진 세상이었기에 존재할지 존재하지 않을지는 알 수 없었지만 명예만이라도 가치 있도록 해야 사람들을 움직일 수 있었다.
적어도 정부에서는 목숨을 건 군인들의 노고에 대해서는 인정을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을 한다고 했나?”
“예. 보고 후 고향에 내려가 결혼식을 올릴 예정입니다.”
창수의 말에 장군은 아직 얼굴에 눈물이 번져 있는 혜은을 바라보았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군인이었다.
결혼을 하게 되면 정부 시책상 임무 수행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의 창수는 폭발 직전의 불발탄과도 같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아깝기는 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른단 말이지.’
여전히 엔젤이나 강화 물약이 사용되고 있었다.
처음에는 100% 안전하다고 했다.
하지만 세상에 100%는 없는 법이었고 임무 중에 강화 물약을 사용한 대원들 중 변이되거나 녹아내리는 경우가 나오고 있었다.
뮤턴트 사태 때부터 엔젤과 강화 물약을 사용해 왔던 창수였다.
아직까지는 무사했지만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지게 될지 알 수 없었다.
특히나 창수에게는 이야기해 주지 않았지만 삼별초에 소속되어 있던 과거의 특전사 동료들의 죽음도 강화 물약의 문제로 인해 일어난 것이었다.
최고의 실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변화에는 어쩔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도 언제 터질지 모를 불발탄과도 같았기에 임무에 투입을 하는 것이 불안하기만 했다.
“정부나 군에서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겠네.”
“감사합니다.”
창수는 자신을 붙잡지 않는 것에 안도를 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섭섭해졌다.
더 이상 자신은 필요치 않다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네. 최 특무 원사.”
“감사합니다.”
창수는 손을 내미는 장군과 손을 잡았다.
전역은 아니었지만 사실상 전역이나 다를 바 없었다.
장군이 떠나고 난 뒤에 창수는 다른 영관급 장교로부터 전주 대대의 예비군 동대장으로 임명을 한다는 임명서와 각종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예비군들과 함께 전주 지역의 치안과 질서를 통제하는 임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이었다.
“참! 슬라임.”
“슬라임? 아! 액괴 뮤턴트 말입니까?”
“예. 그놈들 어떻게 되었습니까?”
“지금 소탕 중입니다. 최대한 건물 밖으로 유인해서는 불태우고 있습니다.”
길거리에 나온 슬라임은 화염 방사기로 태워 버리면 그만이었지만 건물 안에 있는 슬라임들이 문제였다.
숫자가 얼마나 되는지도 알 수 없었기에 완전 소탕까지 얼마나 오래 걸릴지 알 수가 없었다.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완전 소탕은 불가능했다.
이미 한강을 통해 슬라임들이 포위망을 빠져나가 버린 것이다.
한반도에 완전히 토착화가 이루어졌다는 의미였다.
“화염으로도 제거할 수 있지만 액체 질소와 같은 것으로 얼려도 될 겁니다.”
“얼려도? 흐음! 확실히. 문제는 액체 질소가 옛날처럼 흔하진 않아서.”
뮤턴트 사태 전이라면 일반인들도 조금 노력을 하면 액체 질소를 구할 수 있을 터였지만 지금은 액체 질소를 만드는 게 매우 어려워졌다.
“작전사령부에 보고하도록 하겠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최 원사님.”
“예.”
창수는 자신이 할 만큼 했다고 생각을 했다.
다음 날 창수는 군에서 자신에게 내준 차를 타고 전주로 내려왔다.
트렁크에는 보급품을 가득 채웠다.
“저 힘이 넘쳐요.”
“다행이네.”
“아니. 그게 아니구요. 엄청난 괴력이 생겼다구요.”
전주로 내려가는 길에 혜은은 그제야 창수에게 자신의 몸의 변화를 말했다.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은 아니었고 운동을 좋아해도 과거처럼 운동을 할 시설이나 여유가 있는 경우도 없었다.
그렇게 운동이라고 해 봐야 집 주변의 공원을 걷는 것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만 인구는 줄어드는 아이러니한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힘 세지면 좋지.”
“아니! 그러니까 저 살리려고 엔젤인가 먹이신 거죠?”
창수는 빅의 생체 조직을 먹였다는 말은 차마 하지 못했다.
혜은도 리틀빅을 보았다.
귀여운 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있는 리틀빅을 자신이 먹었다고는 생각하지 못할 터였으니 창수는 대충 맞장구를 쳐 주었다.
“맞아. 특수 제작된 엔젤이야. 안 먹이면 죽을 것이었기에 어쩔 수 없었어.”
“역시. 그랬군요. 저기 그러면 저 괴물이 되는 건 아니죠? 엔젤하고 뭐였더라? 뭐하고 노출되면 괴물이 된다고 들었는데.”
“그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거야. 그냥 평생 튼튼해지는 약이다 생각하면 돼. 그렇다고 괜히 뮤턴트에게 덤벼들고 하지는 말고.”
엄청난 힘이 갑자기 생겼다고 만용을 부리지는 말라고 충고하는 창수였다.
“걱정 마세요. 절대. 절대 그러지 않을 거니까.”
다시 가고일에게 덤비라고 한다면 절대 못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혜은이었다.
그렇게 자신의 변화에 대해서 납득을 한 혜은과는 달리 창수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뭐지? 전보다 훨씬 강해진 것 같은 느낌인데.’
가고일에게 죽기 직전이었다.
아니 분명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죽지 않고 깨어났고 몸에 무언가 변화가 생겼음을 느꼈다.
대체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혹시 나한테 뭘 했어?”
“예?”
“아니 혹시 뭘 먹였다거나 아니면…….”
“죄송해요.”
얼굴이 붉어지는 혜은의 모습에 창수는 자신의 몸의 변화에도 이유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괜찮아. 혜은 씨 때문에 내가 살아난 것 같으니까. 뭐야?”
“그…… 그게. 제가 빼려고 하긴 했거든요.”
“빼? 무슨 소리지?”
“그러니까 숨을 안 쉬셔서 제가 인공호흡을 했는데…… 제 입에서 그러니까. 덩어리가 창수 씨 입 안으로…….”
더는 말을 하지 못하는 혜은을 보곤 창수는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설마 리틀빅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 있는 건가?’
창수는 혜은의 몸 안에서 완전히 동화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안으로 들어온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좋은 것인지 아니면 나쁜 것인지는 당장은 알 수 없었다.
‘뭐 죽는 것보다는 낫겠지.’
창수는 죽을죄를 지었다는 듯이 자신의 눈치를 보고 있는 혜은에게 텅 빈 고속도로 위에서 키스를 해 주었다.
더 이상 창피해하거나 미안해할 필요는 없다고 알려 주는 것이다.
아울러 혜은을 조금은 훈련시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힘을 내두를 필요까지는 없었지만 힘을 사용하는 방법 정도는 알아두는 것이 좋을 세상이었다.
또한 자신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기도 해야 했다.
그렇게 창수와 혜은은 전주로 내려와서 결혼을 하고 신혼 생활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아기를 가져도 되나?’
창수나 혜은 모두 인간의 범주를 뛰어넘는 육체적 능력을 가지게 되었기에 자식을 낳았을 때 문제가 없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고민을 한 의미도 없이 혜은은 임신을 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