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67
제267화
267화
“김 씨 부부 본 적 있나?”
“김 씨? 글쎄. 못 본 지 꽤 된 것 같은데.”
전부는 아니지만 식료품들을 정부에서 보급을 해 준다.
물론 넉넉한 양은 아니어서 부족한 부분은 각자 알아서 조달을 해야 했다.
봄철에는 봄나물을 캐고 여름에는 들짐승들을 사냥하기도 했다.
과거였다면 절대 먹지 않을 노린내가 꽤나 많이 나는 고라니나 멧돼지 고기였다.
물론 뮤턴트를 만나 목숨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일부는 뮤턴트를 사냥하는 것에 성공을 해서는 몰래 뮤턴트 고기를 먹기도 했다.
의외로 담백하고 맛이 있다는 평가가 있었기에 어떤 이들은 전문적으로 뮤턴트를 사냥하기도 했다.
그렇게 가을까지는 부지런하고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으면 먹을 걸 구할 수 있었다.
물론 운도 매우 따라줘야 했다.
그래도 대부분의 식량은 정부 보급품에 의지했으니 보급이 나오는 날은 마을 회관이나 관공서 그리고 특정 장소로 모이고는 했다.
그렇게 매번 같은 동네 사람들을 보다 보니 대화는 해 보지 않았어도 안면이 익는 경우는 드물지 않았다.
“이민이라도 갔나.”
“이민은 무슨. 그 양반들 나이도 많아서 이민을 가려고 해도 받아주지도 않을 텐데.”
“그러면 하피한테 잡아먹혔나.”
“재수 없는 소리를 하네!”
“어딜 가?”
“어딜 가긴! 살아 있나 얼굴이나 한번 보러 가야지!”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것 없는 세상이었다.
며칠 얼굴이 보이지 않으면 뮤턴트에게 죽었거나 병으로 죽었을 것이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연락을 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직접 찾아가야만 했다.
혹시라도 아파서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할 수도 있었기에 남자는 김 씨 부부의 집으로 향했다.
거동도 못 하는 노인들에게는 도우미들이 직접 보급품을 가져다준다지만 나이가 젊거나 같이 사는 사람이 있으면 직접 보급품을 가지고 가야만 했다.
김 씨 부부도 도우미들의 도움을 바랄 수 없는 나이였다.
그렇게 김 씨 부부의 집 앞까지 온 남자는 문을 두드렸다.
“어이! 김 씨! 있나? 나야! 어이! 김 씨!”
단단한 철재 문을 두드리며 김 씨를 부르는 중년 남자였다.
인기척은 없었다.
하필이면 아파트여서 철문을 뚫고 들어가기는 힘들었다.
“어이! 김 씨! 안에 있냐고!”
한참을 시끄럽게 문을 두드리자 김 씨의 집 문이 아닌 옆집의 문이 열렸다.
“안녕하세요.”
“어! 혹시! 이 집 사람들 못 봤어?”
“두 분이요?”
“어! 그래. 요즘 통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옆집의 젊은 여자에게 중년 남자는 김 씨 부부를 본 적 없냐고 물었다.
“글쎄요. 며칠째 안 보이시던데요.”
“나오거나 들어가는 것도 못 본 거지?”
“예.”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나 나오는 것이나 둘 다 본 적이 없다는 말에 중년 남자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정말 뮤턴트에게 시체조차 찾지 못하도록 죽은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알겠네.”
중년 남자가 발길을 돌려서는 계단 아래로 내려가려고 했다.
엘리베이터가 작동을 하지 않으니 고층 아파트들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그렇게 고층 부분은 버려지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었다.
중년 남자가 계단을 통해 내려가려고 할 때 김 씨 부부가 사는 집의 문이 열렸다.
끼이익!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문을 여는 소리가 꽤나 소름 돋게 들렸다.
“어? 김 씨!”
소름 돋는 느낌보다 중년 남자는 문이 열리고 그 안에 김 씨가 밖을 내다보고 있는 것에 더 놀랐다.
“안녕하……. 아! 까악! 아저씨!”
“아이쿠! 이봐! 김 씨! 뭐 하는 거야! 옷 좀 입어! 새색시 놀라게 하지 말고!”
문을 열고 복도로 모습을 드러낸 김 씨는 옷을 입고 있지 않았다.
옆집의 젊은 여인도 깜짝 놀라서는 고개를 돌렸고 김 씨의 친구인 중년 남자도 놀라서는 얼른 옷을 입으라고 말을 했다.
하지만 김 씨는 옷을 입으러 집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은 채로 곧장 중년 남자에게로 달려들었다.
“기…… 김 씨! 뭐 하는 거야! 김 씨!”
김 씨라는 남자는 자신의 친구인 중년 남자의 몸을 물어뜯으려는 듯이 입을 가져다 대었다.
다만 이빨로 깨물지는 않고 입 안의 대롱 같은 것을 김 씨의 몸 안으로 찔러 넣었다.
중년 남자는 저항을 했지만 소용없었다.
“기…… 김 씨.”
버둥대던 중년 남자의 몸이 얼마 지나지 않아 축 늘어졌다.
“까아아악!”
알몸의 김 씨에게 습격을 받는 모습을 목격한 옆집의 여인은 비명을 지르고서는 곧장 문을 닫아서는 잠갔다.
자신에게도 알몸의 김 씨가 달려들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계단식 아파트의 문밖 현관에서 무언가가 쪽쪽 빠는 듯한 소리가 들려왔다.
옆집의 젊은 여자는 집 안의 안방으로 숨어 들어갔다가 그것도 불안한지 안방의 화장실로 숨어서는 문을 닫고 몸을 덜덜 떨어대었다.
도움을 청할 사람은 집 안에 없었다.
아파트 대문 앞에는 알몸의 김 씨가 있었으니 밖으로 나갈 뒷문도 없었다.
외부로 연락을 할 수도 없었기에 숨어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그나마 남편이 있었지만 남편은 일을 하러 밖으로 나간 상태여서 저녁때나 되어야 돌아올 것이었다.
그렇게 어느덧 시간이 꽤나 지나가고 난 뒤에야 젊은 여인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발을 동동거렸다.
“어떻게! 어떻게! 우리 남편 올 시간 되었는데! 어떻게!”
문을 열고 아파트 현관 밖으로 나갈 자신은 없었다.
현관문의 엿보기 구멍을 통해 밖을 바라보았지만 알몸의 김 씨는 보이지 않았다.
문을 열고 살짝 밖을 봐 볼까 하는 생각뿐만 아니라 기회가 되면 밖으로 도망을 쳐 볼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실행을 할 엄두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발을 동동거리다가 베란다 쪽에서 아파트 건물 출입문을 내다보았다.
혹시라도 퇴근을 하는 남편을 보면 위험하다고 경고라도 할 생각이었다.
몇 시간 전 중년 남자가 옆집 알몸의 아저씨에게 죽임을 당하는 것이 떠올랐다.
그렇게 베란다에서 발을 동동거리며 퇴근하는 남편을 기다렸다.
그러고서는 마침내 남편이 뭔가를 가지고 오는지 검은 비닐 봉투를 들고 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보! 여보! 여보오!”
다급히 남편을 불렀다.
층이 다소 높다 보니 1층의 출입구까지는 거리가 있었다.
하지만 젊은 여인의 간절한 목소리는 남편의 귀에 닿았다.
남편은 아내의 목소리에 위를 올려다보았고 사랑스러운 아내가 자신을 부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여보! 오지 마! 오지 마!”
위험하다며 올라오지 말라고 외치는 여인이었지만 남편은 자신의 아내를 보고서는 환하게 미소를 지으며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니! 그게 아니고오! 올라오지…….”
평소에도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남편이었다.
그래도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남편이었다.
그렇게 남편은 빨리 아내가 보고 싶은지 아파트 출입구로 들어갔다.
1층에서부터 계단으로 올라가야 했지만 남편의 걸음이라면 오래 걸리지 않을 터였다.
중간에 알몸의 옆집 아저씨가 기다리고 있다면 남편도 위험해질지 몰랐다.
“어떻게! 어떻게! 아! 어떻게!”
자신이 발을 동동거리며 어쩔 줄을 몰라 하는데 아래층은 아무렇지도 않은지 조용하기만 했다.
평소에는 층간 소음으로 시끄럽다고 뛰어 올라올 아랫집이었지만 오늘은 어째서인지 조용하기만 했다.
“혹시 아랫집도 잡아먹혔나?”
옆집 아저씨가 뮤턴트가 된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옆집 아주머니도 옆집 아저씨에게 잡아먹혔을 것이 분명했다.
이미 아랫집도 잡아먹혔을 것이라며 어쩔 줄을 몰라 하는 젊은 여인이었다.
그렇게 현관문 앞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며 남편이 무사하길 기도했다.
뚜벅거리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왠지 모르게 남편의 발걸음 소리 같았다.
아니 남편의 발걸음 소리가 분명했다.
아직은 아무런 일도 없는 것 같았지만 발걸음 소리가 너무 컸기에 옆집의 아저씨가 자신의 집에서 나와 남편을 공격할 것만 같았다.
그렇게 남편이 올라오면 문을 열어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도 고민이 들었다.
하지만 남편이 문밖에서 옆집 아저씨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마냥 놔둘 수 없었다.
그렇게 옆집 아저씨에게서 남편을 지키기 위해 부엌에서 부엌칼까지 챙겨온 그녀였다.
덜덜덜!
여자도 뮤턴트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간단한 호신술을 배웠지만 그런 것이 도움이 될 리는 없었다.
그래도 남편을 구하기 위해 숨을 몰아쉬며 각오를 다지는 그녀였다.
쿵쿵!
“여보!”
마침내 현관문을 두드리며 자신을 부르는 남편의 목소리가 들렸다.
젊은 여인은 화들짝 놀라서는 허둥지둥 현관문을 열려고 했다.
평소에는 잠그지도 않던 보조 잠금장치까지 전부 잠가 놓았다.
“아이! 진짜!”
당황해서인지 잠금장치가 제대로 열리지 않았다.
이러는 사이에 사랑하는 남편이 알몸의 옆집 아저씨에게 당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욱 허둥대는 그녀였다.
“여보! 여보! 여보! 죽지 마! 여보 죽지 마아!”
현관문을 열면서 남편에게 죽지 말라고 고함을 지르는 아내였다.
문밖의 남편은 아내의 다급한 소리에 무슨 일이 있나 의아해할 뿐이었다.
그렇게 10초가 한 세월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현관문이 열렸다.
“여보 왜 그…… 여…… 여보!”
집에 돌아온 남편은 안색이 창백하게 질린 채로 살벌한 부엌칼을 들고 있는 자신의 아내를 보고서는 기겁을 했다.
“빨리! 빨리 들어와! 빨리!”
“왜? 왜? 왜 그래? 여보!”
“까아악! 빨리 들어오라고!”
흥분한 아내의 모습에 오히려 남편은 뒷걸음질만을 칠 뿐이었다.
이러다가 옆집의 문이 열리고 옆집 아저씨가 나타난다면 큰일이었다.
아내로서는 뒷걸음질을 치는 남편의 모습에 속도 상하고 이해도 안 되어서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었다.
당연히 남편도 아내가 이러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옆집 쪽으로 뒷걸음질을 치는 남편의 옷을 쥐고서는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가는 아내였다.
“여…… 여……보! 이…… 이러지 마!”
기겁을 하는 남편을 믿기지 않는 힘으로 집 안으로 끌고 들어간 아내는 현관문이 부서져라 세게 닫아 버렸다.
쿵!
문을 닫자마자 보조 잠금장치까지 전부 걸어 버린 아내는 그제야 현관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뮤턴트의 힘이라면 현관문이 철로 되어 있다고 해도 간단히 찢어 버릴 수도 있었지만 이 문 한 짝이 주는 안도감은 무척이나 컸다.
“여…… 여보 왜 그래?”
“흐어어어엉! 여보오! 나 여보 죽는 줄 알았어. 흐어어엉!”
아내가 울음을 터트리자 남편은 조심스럽게 아내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옆으로 던져 버렸다.
“대체 왜? 왜 그러는 거야? 무슨 일 있어?”
“여…… 옆집…… 옆집 아저씨가.”
“옆집? 그 사람이 왜? 설마 자기한테 이상한 짓 한 거야?”
점잖아 보였던 옆집 남자였다.
하지만 사람 속은 알 수 없는 일이었기에 옆집 남자가 자신의 아내에게 못된 짓을 저지른 것은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옆집 아저씨가 아…… 알몸으로…….”
“이런 개자식이!”
남편은 아내의 말에 지금 당장이라도 옆집으로 가서는 때려죽이려고 했다.
그렇게 현관문을 열고 나가려는 남편의 모습에 아내는 화들짝 놀라서는 남편의 몸에 매달렸다.
“안 돼! 여보! 안 돼! 옆집 아저씨 괴물 되었다고오!”
“이 개자식을 내가 가만 안……. 뭐? 괴물? 뭔 소리야?”
“옆집 아저씨가아! 웬 남자분이 오셨는데 그 남자분을 공격했다고오!”
“…….”
무슨 소리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남편은 어린 아내를 한참 동안 진정시킨 뒤에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옆집 남자가 뮤턴트가 된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