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66
제266화
266화
그리 빠르지도 그렇다고 느리지도 않게 기생 본체를 쫓은 창수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기생 본체의 앞을 막아섰다.
“다 도망을 쳤나.”
“으아아아아!”
기생 본체인 여자아이는 창수의 말에 대답은 하지 않은 채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역시나 창수에게는 너무나도 느렸다.
창수는 대검으로 여자아이의 몸을 베어 버렸고 여자아이는 땅바닥에 쓰러졌다.
그렇게 끝나는 것처럼 보였다.
“이제 끝났군.”
대검을 자신의 허리춤에 꽂아 넣은 창수는 완전히 긴장의 끈을 놓고 있는 듯 보였다.
축 늘어진 여자아이의 몸에 다가간 창수는 여자아이의 몸을 둘러업고 떠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휘청거렸다.
“으윽!”
마치 뭔가에 당한 것 같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창수의 모습에 수풀 속에 숨어 있던 기생 본체는 쾌재를 터트렸다.
-마비 독에 당했구나!-
창수가 떠날 때까지 숨어 있을 계획이었다.
아무리 용을 써도 자신이 눈앞의 군인 괴물에게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도망을 치는 와중에 기생 본체는 여자아이의 몸 밖으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창수를 속이기 위해 자신의 숙주로 있던 여자아이의 몸에 기생체를 심었다.
자신의 의지대로 창수를 공격하다가 죽어 버리면 창수가 자신인 줄 알고 속아 넘어갈 것이라는 노림수였다.
그 계획은 멋지게 성공을 거두었다.
자신이 수풀 속에 숨어 버린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 것이다.
나중에 알아차리더라도 도망을 가 버리면 그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성공도 아주 대성공이었다.
자신이 여자아이의 몸에 심은 기생체의 마비 침이 창수의 몸에 닿은 듯했다.
끔찍한 뮤턴트들도 기생체의 마비 침 앞에서는 별수 없었다.
당연히 인간들은 마비 침에 스치기만 해도 기절을 해 버렸다.
창수와 같은 괴물도 별수 없는 것에 기생 본체는 온몸이 터져 버릴 만큼 기뻤다.
창수의 신체는 너무나도 탐이 났다.
이런 신체를 숙주로 삼는다면 얼마나 강해질지 상상만 해도 즐거울 지경이었다.
그렇게 비틀거리던 창수는 결국 기절을 하기라도 했는지 땅바닥에 쓰러진 채로 미동도 하지 않았다.
-설마 나를 속이려고 그런 건 아니겠지?-
의심이 많은 기생 본체였다.
만에 하나 자신이 숨어 있다는 것을 눈치챈 것이라면 계속 숨어 있어야만 했다.
그렇게 미동도 하지 않는 창수의 모습을 지켜보던 기생 본체는 입을 쩍 하고 벌린 채로 자신을 받아들일 준비를 한 창수의 모습에 온몸이 근질근질해졌다.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까운 창수의 몸이었다.
일단 몸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끝이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던 기생 본체는 일생일대의 모험을 해 보기로 했다.
창수에게로 점차 다가가서는 곧장 창수의 입을 향해 뛰어들었다.
덥석!
-소…… 속았다!-
창수의 입 바로 앞에서 붙잡히자 기생 본체는 자신이 속았음을 깨달았다.
“성가시게 하네.”
창수는 자신의 손에서 꿈틀거리는 기생 본체를 움켜쥐고서는 자신의 대검을 꺼내어 기생 본체의 머리에 가져다 대었다.
흉측하게 생긴 놈이었다.
애벌레처럼 생겼지만 머리 부분은 인간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숙주의 몸 안에 들어가 숙주를 조종할 뿐만 아니라 기생체를 만들어 내어 타인에게 감염을 시키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사…… 살려 줘.-
“내 부하가 되든지 아니면 죽든지. 선택해라.”
기생 본체는 놀란 표정으로 창수를 바라보았다.
자신을 바라보는 싸늘한 눈빛에 창수의 말이 빈말이 아님을 느낄 수 있었다.
“내 부하가 될 것이냐?”
창수의 말에 기생 본체는 머리 부분을 열심히 흔들었다.
머리 부분은 사람의 얼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말을 하지는 못하는 듯했다.
아마도 구강 구조가 말을 할 정도로 발달을 하지는 않은 듯했다.
그래도 인간의 몸 안에 있을 때 대화가 되었던 것으로 보아 의사소통엔 문제없을 것이라는 걸 아는 창수였다.
그렇게 자신의 부하가 될 것이냐는 창수의 말에 부하가 되겠다는 기생 본체였다.
“그런데 부하로 삼을 만한 놈인지 모르겠군.”
-살려만 주신다면 그 어떤 명령도 따르겠습니다!-
“나는 무능력한 부하 놈은 필요 없다.”
-저는 분명 만족스러울 능력을 보여 드릴 수 있습니다! 주인님!-
“흐음! 인간을 감염시켰다가 다시 해제를 할 수 있느냐? 네놈의 정체가 너무 드러나 때가 될 때까지 너의 정체를 완전히 숨겨야만 하는데. 그런 능력이 없다면 굳이 세상을 지배할 나에게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군.”
-할 수 있습니다! 할 수 있습니다! 주인님! 제 기생체는 제 신체의 일부입니다! 시켜만 주십시오!-
말은 할 수 없었지만 온몸으로 파닥거리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 주고 싶어 안달이 난 기생 본체였다.
“할 수 있다는 것이냐?”
-예! 주인님! 할 수 있습니다! 정말입니다! 믿어 주십시오!-
창수는 기생 본체를 땅바닥에 풀어주었다.
“여자아이를 감염시켜 봐라.”
창수의 지시에 기생 본체는 땅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자아이에게로 다가가서는 기생체를 심었다.
빠르게 기생체가 자라나더니 여자아이는 몸을 일으켰다.
다른 기생체의 숙주들처럼 몸 밖으로 기생체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기생체를 제거해 보거라. 몸 안에서 완전히 제거를 해야만 한다. 인간 놈들이 숙주의 몸 안에 기생체의 일부가 남아 있는 것을 찾아내더군.”
창수는 흥미로운 듯이 여자아이의 몸 밖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기생체를 바라보며 지시를 계속 내렸다.
기생 본체는 힐끔 창수를 바라보았다.
정말로 자신의 능력을 확인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인지 의아스러운 것이었다.
하지만 그런 의심은 이내 사라져 버렸다.
퍼억!
기생 본체의 바로 옆에 날카로운 대검의 검날이 박혀 들어갔다.
“하지 못하는 것이냐? 무능한 놈이었군.”
-히익!-
마왕이 존재한다면 바로 눈앞에 있는 것처럼 보였다.
세상의 모든 인간을 자신의 노예로 만들려던 기생 본체는 자신보다는 확실히 악의 느낌과 품격이 느껴지는 창수의 모습에 몸이 부르르 떨렸다.
툭!
툭하고 여자아이의 몸에서 기생체가 떨어져 나갔다.
그러자 여자아이는 다시 땅바닥에 쓰러져 버렸다.
기생 본체의 능력으로 기생체를 완전히 숙주의 몸에서 분리해 낸 것이었다.
창수는 확실하게 기생체를 분리해 낸 기생 본체가 흥미로운 듯이 기생 본체를 바라보았다.
‘본래라면 여기서 죽일 생각이었지만.’
기생 본체가 죽으면 기생체가 숙주에게서 떨어져 나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생 본체를 통해 완전히 기생체를 제거해 보기로 한 것이다.
그 때문에 졸지에 악당 두목 연기까지 하고 있는 창수였다.
그렇게 숙주였던 여자아이의 몸에서 완전히 기생체를 때어내는 것에 성공한 창수는 기생 본체를 제거하기만 하면 그만이었다.
-사…… 살려 주십시오. 주인님!-
처량한 몰골이었다.
징그럽고 약해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기생 본체도 본래라면 인간이었을 터였다.
죽여야 후환이 없었다.
하지만 창수는 문득 자신의 뮤턴트 부대원들이 생각났다.
인간이 선이고 뮤턴트가 악이라 여겨지고 있지만 뮤턴트도 자신들이 원해서 뮤턴트가 된 것이 아니었고 인간이라고 무조건적인 선도 아니었다.
박충렬과 한국 정부는 뮤턴트 대원들을 제거하고 싶어 했다.
창수가 멕시코로 떠나면 분명 이용되다가 죽임을 당하게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실망이 커지다 보니 기생 본체에 대한 처분으로 생각이 많아지는 것이다.
“기생체를 몸에 심은 채로 비활성화를 시킬 수 있느냐?”
창수의 말에 기생 본체는 멍하니 창수를 바라보다가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이 자신의 목숨을 좌우할 것임을 느꼈다.
-해 보겠습니다. 아니 무조건 하겠습니다.-
기생체의 대답을 들을 수는 없었지만 창수는 말을 알아들었는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서는 힐끔 어딘가를 쳐다보더니 사라져 버렸다.
-뭐…… 뭐냐?-
터무니없을 정도로 빠르게 사라졌다.
괴물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한 괴물이었다.
-후우! 분명 기생체도 몸에 심어지지 않았어.-
창수와 신체가 닿았다
기생체의 시드를 심을 수 있는 기회였지만 아무런 효과도 없는지 기생체에 감염이 되지 않았다.
자신이 창수의 몸 안에 들어간다고 해도 지배를 할 수 있을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창수가 사라져 버리자 기생 본체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이제 와서 도망을 가야 하는지 아니면 창수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문제는 도망을 친다면 다음번에 다시 만날 때 반드시 자신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이었다.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렇게 어찌 할지 모른 채로 가만히 있을 때 창수가 다시 나타났다.
파닥! 파닥!
창수의 손에는 하피 한 마리가 붙잡혀 있었다.
일반인 정도는 가볍게 몸을 찢어 버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뮤턴트 하피였지만 창수에게는 약하디약한 새 한 마리에 불과했다.
“들어가라.”
창수는 기생 본체 앞에 하피를 들이밀었다.
여자아이의 몸 안이 아닌 뮤턴트 하피의 몸 안에 들어가라는 창수의 지시에 기생 본체는 하피의 몸 안으로 들어갔다.
이내 하피의 몸을 지배하는 기생 본체였다.
“주…… 주인님을 뵙습니다.”
“최창수 원사님이라고 불러라. 너는 앞으로 불완전 뮤턴트다.”
“부…… 불완전 뮤턴트라니요?”
“인간의 기억을 가진 뮤턴트. 인간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뮤턴트다. 인간의 편에서 뮤턴트들과 싸우는 일을 하지. 너의 인간이었을 때의 이름은 뭐지?”
“차…… 차성이라 합니다.”
“성은?”
“최씨입니다.”
“나하고 성이 같군.”
창수는 인간이었을 때의 이름이 최차성이라는 기생 본체에게 불완전 뮤턴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했다.
“기생체로 감염을 시키는 것은 내 지시가 있을 때만이다.”
“알겠습니다. 주인님. 아니 최창수 원사님.”
창수는 자신이 아주 큰 실수를 하는 것이라 생각을 했다.
군인은 오직 명령에 따르기만 하면 된다.
판단을 내리는 것은 군인이 할 일이 아니었다.
나중에 후회를 할 것 같았지만 창수는 차성과 여자아이를 데리고서는 고아원이 있던 곳으로 되돌아왔다.
고아원에는 대부분의 병사들이 되돌아간 상태였지만 일부는 남아 있었다.
특히나 창수를 찾고 있던 요원들이 일부 있었다.
“최 원사님! 어디를?”
창수는 요원에게 여자아이와 기생체 본체에게 만들라고 시킨 기생 본체와 유사하게 생긴 기생체를 건네주었다.
“이…… 이것이 진짜 기생체입니까?”
“그래. 박충렬 국장에게 가져다줘. 의심 많은 양반이니 눈앞에서 잿더미로 만들어야 믿어 줄 테니까.”
요원들도 자신이 죽인 것이 기생체 본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명 고아원에 왔던 이유는 대구에서 찾은 여자아이 때문이었다.
그 여자아이가 창수의 손에 들려서 끌려온 것이다.
창수는 처음부터 눈치를 챘다는 듯이 자신들을 속이고 도망을 간 기생체의 본체를 잡아 온 것이다.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됐어. 그냥 차나 하나 줘. 어차피 거기 가면 또 보안 걸릴 테니까. 멕시코 가는 건 조금 미루기로 하지.”
그렇게 창수는 요원들을 따라가지 않기로 하고서는 차 하나를 빌려서 숨어 기다리고 있던 차성을 데리고 뮤턴트 부대가 있는 곳으로 복귀를 했다.
날개를 단 하피였기에 작정을 하고 도망을 가 버리면 잡을 수 없었지만 차성은 창수를 기다렸다.
그리고 창수와 함께 뮤턴트 부대에 들어선 차성은 자신의 판단이 탁월했다고 여겼다.
“마왕군이다!”
그곳은 자신과 같은 괴물들이 가득 있는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