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290
제290화
290화
인충들을 처리한 창수와 뮤턴트 대원들은 현 사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증거는 없었지만 부대 지휘부와 일반 병사들은 인충들에게 전멸을 한 듯했다.
인충인지 알지 못한 채로 가깝게 접근을 하게 되면 사실상 답이 없었다.
창수는 뮤턴트 대원들로부터 요양 병원에 새로운 형태의 뮤턴트들이 있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
“불완전 변이체라고?”
“인간의 말을 하고 있었고 그다지 공격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들의 말로는 작은 곤충과 식물들을 먹는다며 인간을 공격하진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건 알 수 없는 것이고.”
판타지 소설의 고블린 같은 모습이라며 인간보다 덩치도 작고 힘도 약한 뮤턴트라는 이야기를 들은 창수는 힐끔 산맥 쪽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새로운 뮤턴트가 나타나도 그러려니 할 정도였다.
그렇게 공격적이지는 않았다지만 호전성 높은 인간들도 자신의 눈앞의 이 뮤턴트들을 본다면 매우 온순해질 것이었다.
일반적인 분노 조절 장애는 더욱 강한 존재 앞에서 해결되는 법이었다.
당연히 약해 보인다면 온순해 보이던 존재는 강한 공격성을 드러낼 것이었다.
그렇게 고블린의 존재에 대해서 알게 되었지만 그뿐이었다.
지금은 고블린보다 부대가 더 중요했다.
창수는 일단 살아남은 대원들을 수습했다.
지휘부를 찾을 길은 없어 보였기에 일단 부대 주둔지로 복귀해야 했다.
하지만 그때 한 뮤턴트 대원이 당황스러워하며 다가왔다.
“최 원사님!”
“뭐야?”
“저기 그게. 김 대위가 사라졌습니다.”
“그게 무슨 소리야? 김 대위라니?”
“그러니까 그게…….”
창수는 뮤턴트 대원들로부터 자초지종을 들었다.
“그걸 이제 와서 이야기하면 어떻게 해! 그리고 상관을……. 후우! 미치겠네.”
이미 사고를 치고 난 뒤였다.
뮤턴트 대원들로서는 정당하다고 여겼지만 창수에게 있어서는 전혀 정당한 행동이 아니었다.
“나중에 처벌받을 것은 각오하고 있어.”
“알겠습니다.”
탓을 하고 있기보다는 수습을 해야 할 때였다.
창수는 복귀를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인간 군대를 위장하고 있는 인충들이 그렇게 많다면 다른 부대도 믿을 수 있겠습니까? 최 원사님도 확실하게 구분을 할 수 없다면서요.”
“그렇긴 해. 차라리 구분되는 뮤턴트라면 속 편할 텐데.”
피아 식별이 안 된다는 것이 가장 난감한 상황이었다.
군대뿐만 아니라 시민들 중에서도 인충들이 있을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다른 방법이 없었기에 자신들의 주둔지로 일단 복귀를 했다.
* * *
뮤턴트 대원들에게 붙잡혀 있던 김 대위는 남원 시내의 행정 기관을 통해 뮤턴트 부대원들이 배신을 했다는 보고를 상부에 올렸다.
어수선한 상황이었다.
인충들뿐만 아니라 여전히 뮤턴트들도 나타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식량난으로 인해 결국에 더는 버티지 못하고 시민들도 약탈자가 되어 갔다.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행정력이 붕괴되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한 번 붕괴가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수습을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군대도 시민들을 믿지 못하게 되는 순간 파국은 찾아오고 마는 것이다.
“뮤턴트 부대가 결국 반란을 일으킨 건가.”
“상황이 생각보다 좋지 못합니다.”
“최 원사가 그럴 사람이 아닌데.”
“최 원사의 짓은 아닐 겁니다. 이미 수많은 보고서에 조짐이 있었습니다. 더욱이 최 원사는 청와대의 부름으로 서울로 올라가 있다고 합니다. 김원명 대위의 보고로는 최 원사의 부재중에 사고를 친 것 같답니다.”
“그래. 최 원사가 그럴 리는 없지. 최 원사가 있었다면 사고를 치지 않았을 거야. 아니 처음부터 믿을 수 없는 놈들이었으니.”
“어떻게 할까요?”
“어떻게 하긴 뭘 어떻게 하나. 일이 커지기 전에 제거해야지.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그놈들까지 날뛰게 놔둘 수는 없으니. 지금 정리해 두지 않으면 나중에는 감당되지 않을 거야.”
“만만치 않을 겁니다.”
“그래. 일반 부대를 보냈다가는 피해가 너무 크겠지. 최 원사의 위치는 알 수 있나?”
“파악이 되지 않습니다.”
최 원사를 통해 뮤턴트 대원들에게 항복을 권유해 보려던 계획은 아무래도 불가능할 것 같았다.
분명 어디에선가 살아 있을 것이 분명했지만 최 원사가 이미 사고를 친 뮤턴트 대원들을 설득할 수 있을 것 같아 보이지도 않았다.
도망을 쳐서 상부에 보고를 한 김원명 대위는 뮤턴트 대원들과 창수가 만났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에 창수가 뮤턴트 대원들을 이끌고 있다는 보고를 하지 못했다.
그렇게 일반 부대로 처리하기에는 너무 피해가 막대할 것이었기에 고심을 해야 했다.
그렇다고 얼마 남지 않은 기계화 부대를 보내기에도 힘들었다.
특수부대를 보내기에도 창수가 훈련시킨 뮤턴트 대원들의 전력이 만만치 않았다.
‘처음부터 잘못된 계획이었어.’
인간의 순수성을 중요시하는 이들은 생각보다 많았다.
더욱이 뮤턴트들로부터 수많은 동료와 부하들을 잃었던 군대에서의 인식은 불완전 변이체도 자신들과 같은 인간으로 여기지 않았다.
“거미 놈들을 이용해 보는 건 어떻겠습니까?”
“거미?”
“예. 그놈들도 어차피 처리해야 할 놈들 아닙니까. 특수부인지 뭔지 하는 놈들이 더 이상 설치게 하는 것도 문제 아니겠습니까?”
정부 기관 내의 알력이었다.
대한민국이 망하기 전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단 간의 알력은 없어질 수가 없었다.
존재하지도 않던 특수부가 군대마저 통제하고 있었다.
군대의 높으신 분들의 심기가 좋지 않다는 건 당연했다.
특수부에서는 거미 여왕을 통해 뮤턴트 대응 전력을 구성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군부에서는 그것에 대해서 우려를 나타냈다.
“그쪽에서는 거미를 완전히 통제할 수 있다고 여기겠지만 언제나 그런 허술한 계획은 실패할 뿐이었습니다.”
“그래. 자네 말대로야. 결국 우리 인간의 오만에 의해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되겠지.”
“우리 인간이 아니라 저들의 오만입니다. 사령관님.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합니다.”
“자네. 반란이라도 일으키자는 건가?”
군인의 입에서 나오기에는 다소 위험한 발언이었다.
“반란이 아닙니다.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모든 반란자들이 이런 명분을 대고는 하지.”
“…….”
아무래도 사령관을 설득하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물론 사령관을 뒤로하고 자신 멋대로 일을 진행할 생각은 없었다.
보고자는 그럴 권한도 없었고 그럴 능력도 없었다.
그냥 아무것도 못 한 채로 멸망해 가는 세계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누군가는 해야만 하겠지.”
“사령관님?”
“내가 폭주한다면 자네가 내 머리에 방아쇠를 당겨 주게나.”
사령관은 자신의 부관에게 자신의 권총을 건네주었다.
자신이 정의로운 인간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평생 명예롭게 살았다고 생각하는 군인이었다.
자칫 반역을 하는 것일 수도 있었지만 오직 인간을 위해 오직 한국인들의 생존을 위해 뭐라도 해야만 했다.
정부의 정책과 지시가 나쁘다고는 생각하진 않았다.
다만 부족했을 뿐이었다.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들을 살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였다.
“거미 놈들 동원해서 뮤턴트들을 제거해.”
“알겠습니다.”
거미와 뮤턴트의 양패구상을 원하는 군부였다.
물론 둘 중에 하나가 살아남는다고 해도 상관없었다.
둘 다 제거를 해야 할 것이었고 그건 자신들이 해야 할 일이 될 것이었다.
그렇게 군부는 자신들이 동원할 수 있는 거미들을 뮤턴트 부대의 주둔지로 보냈다.
특수부에서 관리하는 거대 거미들이었지만 실제 작전은 군대와 함께했다.
거대 거미가 문제를 일으켰을 때 결국 거대 거미를 처리할 수 있는 것은 군대였기 때문이었다.
특수부는 거미 여왕의 통제에만 집중을 하고 있을 뿐 거미 여왕의 권속들인 거대 거미는 군대에 맡겨 두고 있었다.
군대도 그렇지만 특수부도 인력과 자원 부족 현상을 느끼고 있었다.
오죽하면 거미 여왕에 대한 통제력이 약해질 경우 거미 여왕을 폐기해 버릴 계획도 수립해 둔 상태였다.
특수부의 수장인 박충렬은 군부의 사령관처럼 개인적인 욕망이 아닌 한국인의 존속과 영원한 번영을 원했다.
단지 방법의 차이였고 결국 어쩔 수 없는 소통의 문제 때문에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음에도 똑같은 길을 갈 수 없었다.
* * *
부대 주둔지에 복귀를 했지만 역시나 이곳에도 지휘부는 없었다.
“임무는 끝나신 겁니까? 최 원사님? 그런데 대대장님과 다른 간부님들은 어디에 계십니까?”
부대 주둔지에 남아 있던 인원들은 창수와 뮤턴트 부대원들만 복귀를 한 것에 의아해했다.
아직 연락이 주둔지에는 닿지 않았던 것이다.
더욱이 이미 부대 전체가 반란군인 뮤턴트 대원들에게 넘어갔을 것이라 여기고서는 연락도 하지 않은 것이다.
“인충들에게 당했네.”
“예?”
“군대로 위장을 한 인충들이 수색 작전에 나선 뮤턴트 대원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지휘부를 공격했어. 복귀 후에 인충들을 제거했지만 지휘부하고 일반 병사들을 구하진 못했네.”
“맙소사!”
지휘부가 전멸을 했다는 것도 믿기지 않았지만 인충들이 인간 군대로 위장을 해서는 습격을 해 왔다는 것도 믿기 어려웠다.
그 이야기는 더 이상 군부대도 믿기 어려워졌다는 의미였다.
“상급 부대에 연락을 해야 하네. 통신망 살아 있지?”
“아! 예!”
주둔지에서 상급 부대로는 군용 유선망으로 통신을 보낼 수 있었다.
그렇게 창수는 자신이 직접 상급 부대에 인충들에 대한 보고를 올렸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급 부대에서는 부대 주둔지 내에서 대기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지시인 것 같았지만 창수는 왠지 모를 불길함을 느꼈다.
꽤나 중요 부대인 뮤턴트 부대의 지휘부가 날아가 버린 상황에서 그냥 대기하라는 지시가 떨어진 것이다.
상급 부대가 인충들에게 점령된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통신을 받은 이는 창수도 잘 아는 간부였다.
하지만 뮤턴트 사태로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결국 창수는 수백 마리가 넘는 거대 거미들이 주둔지를 포위한 채로 밀려 들어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빠른 움직임이었다.
“최 원사님.”
“결국 상부에서는 우리를 전부 죽이려고 결정을 내렸군.”
“그…… 그럼 어떻게 하죠?”
“인간 병사들을 살린다.”
“예?”
“목표는 우리일 거다. 아무 죄 없는 애들까지 다치게 할 필요는 없어.”
“어떻게 할 생각이십니까? 이대로 가만히 죽어 주자는 겁니까?”
“그럴 리가. 진실은 밝혀지기 마련이야. 다행히 아군이 아닌 징그러운 거미 놈들이군.”
창수의 말에 뮤턴트 대원들은 미소를 지었다.
아군 군인들을 죽이는 것이 아닌 괴물을 죽이는 것이었으니 아무런 부담도 없었다.
그렇게 죽음을 도외시하는 거미 뮤턴트들과 창수의 뮤턴트 대원들은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게 되었다.
수백 마리의 거미 뮤턴트들을 죽였지만 뮤턴트 대원들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인간 병사들을 보호하기 위해서이기도 했다.
“최 원사님!”
“저쪽으로 도망쳐. 너희들이 목숨을 걸 필요는 없어. 그리고 우리가 무관하다는 것을 밝혀 줘. 그리고…….”
창수는 부대의 인간 병사들에게 아군을 믿지 말라는 말을 끝내 하지 못했다.
“빨리 가!”
“사…… 살아남으십시오!”
그렇게 인간 병사들을 거미 뮤턴트들의 포위망에서 간신히 내보낸 창수는 이제 살아남기로 했다.
‘아직 이대로 죽을 수는 없다.’
자신의 가족들과 만날 때까지 죽을 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