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01
제301화
301화
몇 명의 인간들이 은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대한민국의 남자라면 큰 장애가 있지 않은 이상은 거의 대부분 군 복무 경험을 가진다.
그건 뮤턴트 사태 이후 더 심해져서 과거에는 예비군이나 민방위였을 나이도 군인으로 복무하고 있었다.
거기에 더해 상당수의 군인들이 뮤턴트와의 전투 경험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숲속에서 기도비닉을 유지한 채로 이동을 하던 인간들은 언덕길 아래에서 움직임을 멈췄다.
그러고서는 도로가의 끝에 걸려 있는 터널을 주시했다.
“그놈 말이 맞았어.”
“뮤턴트입니다.”
“그래. 확실히 그리 크진 않네.”
“벌레를 잡아먹는 놈들이라고 했나요? 뮤턴트라고 전부 괴물은 아닌가 봅니다.”
“흥! 저놈들이 크든 작든 괴물이지 뭐가 괴물이 아니야!”
생김새가 인간이 아니면 괴물인 법이었다.
아무리 인간과 닮았고 본래는 인간이었다 한들 인간으로 여길 수는 없었다.
“저기 보십시오.”
“뭐?”
“저놈들 농사도 짓나 봅니다.”
“허! 꼴값을 다 떠는구만.”
터널 옆쪽으로 밭이 있고 그곳에서는 놀랍게도 뮤턴트들이 농사를 짓고 있었다.
“인간도 있는 것 같은데요.”
“흥! 인간인지 괴물인지 어찌 아나.”
뮤턴트들 사이로 인간들도 있었다.
터널의 앞쪽에는 인간과 뮤턴트의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뮤턴트들은 이런저런 일들을 하고 있었다.
무척이나 평화로웠다.
풍족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부족해 보이지도 않았다.
동물의 가죽들도 보이고 고기를 육포로 말려 놓은 것도 보였다.
의문의 남자들은 터널 주변에서 인간과 뮤턴트들의 숫자를 확인하고서는 물러섰다.
그리고 며칠 뒤 인간들…….
아니 약탈자들은 완전 무장을 한 채로 터널을 습격했다.
“공격! 전부 죽여라! 뮤턴트들은 전부 죽이고 인간 여자만 데리고 간다!”
“와! 죽여라!”
안전한 곳으로 여겨졌다.
인간 군인들은 당연히 오지 않았고 위험한 뮤턴트들은 뮤턴트 군인들이 처리를 해 주었다.
그렇게 영원할 것 같은 평화의 시간이었지만 산산이 깨져 버렸다.
“이…… 인간들이다! 도망쳐!”
“이보시오! 이 뮤턴트들은 무해하오! 공격하지 마시오! 이들은 괴물이 아니오!”
도망을 가는 뮤턴트들과 그런 뮤턴트들을 약탈자들로부터 가로막고 공격하지 말라는 피난민들이었다.
하지만 약탈자들은 인간이든 뮤턴트든 가리지 않고 공격을 했다.
“쿨럭! 이게 무슨…….”
“더러운 배신자들!”
약탈자들은 자신들을 가로막는 인간들을 흉기로 베었다.
인간들마저도 죽이는 약탈자들의 모습에 다들 패닉에 빠졌다.
몇 차례 뮤턴트들의 습격에 도망을 치는 훈련을 받기는 했지만 연습 때와 실전은 달랐다.
약탈자들은 너무나도 치명적으로 움직였고 평화를 만끽하던 피난민들과 뮤턴트들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제발! 아이들만은 죽이지 말아요! 제발!”
“이 괴물 놈이 뭐라고 하는 거야?”
“낄낄낄! 죽여 달라고 그러는 것 같은데! 뮤턴트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별것도 없구만!”
“내가 왕년에 뮤턴트를 얼마나 많이 죽였는지 알면 깜짝 놀랄 거야! 이런 놈들 따위는 별것도 아니지! 그래도 머리를 쪼개야 해! 머리를!”
살려 달라는 고블린의 머리를 향해 도끼로 내려찍는 약탈자들이었다.
“여자다! 진짜 여자도 있잖아!”
“도망가기 전에 빨리 잡아! 하하하!”
“까아악! 살려 줘요! 이러지 마세요! 이거 놔요!”
“얌전히 있어! 괴물 놈들한테서 구해 주려는 거야! 구해 주려는 거라고!”
인간 여자들만 붙잡고 나머지는 전부 죽였다.
“대장! 몇 놈이 도망간 것 같은데?”
“놔둬! 그것보다 쓸 만한 것이나 챙겨!”
“알겠습니다!”
터널 안에 있는 물건들을 챙기는 약탈자들이었다.
“자! 이제 돌아가자고!”
“남은 건 어떻게 할까요?”
“불 질러 버려!”
“알겠습니다! 다들 들었지! 태워 버려!”
뮤턴트들이 다시 기어들어 올 수 있었기에 모조리 태워 버리는 약탈자들이었다.
그렇게 불까지 질러 버리고서 돌아가는 약탈자들이었고 도망을 갔거나 숨어 있던 뮤턴트들은 약탈자들을 보며 이를 갈았다.
“사악한 인간 놈들!”
터널 주변에는 수많은 인간과 뮤턴트들의 시체로 가득했다.
검은 연기를 뿜어내는 터널을 보며 뮤턴트들은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학살과 약탈을 당한 터널 피난처는 뮤턴트 대원들에게도 알려졌다.
“최 원사님은?”
“그게, 남쪽 둘러보고 계셔서.”
한 번 나가면 돌아오기까지 꽤나 오래 걸리기에 연락이 되지 않았다.
뮤턴트 대원들은 처참한 상황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성이 없는 단순한 괴물 같은 뮤턴트들의 습격을 대비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한두 마리의 뮤턴트라면 도망을 치기에 어렵지가 않았다.
물론 희생이 전혀 없을 수는 없었지만 일부의 희생으로 충분히 다수가 대피하거나 대응을 할 방법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작정을 하고 다수의 인간 약탈자들이 몰려와서는 학살을 해 버린 경우였다.
대비를 하기에도 힘들었고 대피를 하지도 못한 것이다.
“인간 여자들을 납치해 갔다고 합니다.”
많지는 않았지만 인간 남자들도 전부 죽이고 간 약탈자들이었다.
납치해 간 인간 여자들도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이었다.
간신히 유지했던 사회 질서가 붕괴되면 그 어떤 존재들보다 잔인해지는 것이 인간들이었다.
그렇게 지리산 곳곳에 만들어진 터널 대피소였다.
규모에 따라 달랐지만 많은 곳에는 수백 명이 있었고 적은 곳에는 수십 명의 인간과 뮤턴트들이 모여 살고 있었다.
그런 곳에 수십 명의 인간 약탈자들이 무장을 하고 공격을 하고 있었으니 규모가 많지 않은 곳은 감당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뮤턴트 대원들이 있다면 대응을 할 수 있을지도 몰랐지만 뮤턴트 대원들이 대피소에서 계속 지키고 있을 수는 없었다.
야생 동물들도 뮤턴트화가 된 경우가 있어서 야생 동물 뮤턴트도 처리하기 위해 돌아다녀야만 했다.
“후우! 일단 대피소에 전부 경고를 해. 인간 약탈자들이 공격해 올 수 있으니까. 그리고 무기들도 준비하라고 하고.”
“알겠어. 빌어먹을 인간 놈들.”
“우리도 인간이야.”
“제길! 생긴 것이 인간이 아닌데! 어쩌라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를 보면 도망치기 바쁘던 놈들이.”
전에는 뮤턴트를 보면 비명을 지르며 도망을 가던 인간들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익숙해진 것인지 뮤턴트들을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다.
그렇게 학살과 약탈을 당했지만 대응을 하기 어려웠기에 대비를 강화하는 정도뿐이었다.
하지만 재미를 본 약탈자들은 또다시 피난처를 습격했다.
도로나 고속도로를 따라 이동을 하면 발견할 수 있는 터널이었기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터널 피난처를 피해 갈 만한 곳도 별로 없었다.
그렇게 두 번이나 학살과 약탈이 일어나자 뮤턴트 대원들도 더는 참을 수 없었다.
“본보기를 보여 줘야 더 이상 하지 않을 거야.”
“하지만 아직 대장이 돌아오지 않았어.”
“그럼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건데! 어차피 대장 돌아온다고 해결될 문제도 아니잖아!”
“나도 동의해. 적어도 지들도 무사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그만두게 될 거야.”
뮤턴트 대원들은 결국 강경책을 쓰기로 결정을 했다.
그리고 납치된 인간 여인들도 구해야만 했다.
“그럼 그놈들을 손봐 주자고. 되도록 죽이진 말고.”
“제길! 안 죽이고 어떻게 겁을 먹여!”
“아직 우리는 군인이야. 범죄자 놈들이라고 해도 한국 국민이고.”
“흥! 언제까지 그러려나 모르겠네.”
온화한 강경책이라는 것도 웃겼지만 어쩔 수 없었기에 약탈자들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약탈자들을 찾는 것은 하피인 차성이 맡았다.
높은 하늘에서 날아다니며 산속으로 들어오는 인간 무리들을 찾기에 적합했던 것이다.
일부 규모가 작은 터널 피난민들은 좀 더 여유가 되는 큰 무리의 터널 피난처로 옮기게 되었다.
그동안 고생한 터전을 버려야 한다는 것에 아쉬워했지만 잠시 동안만 피해 있으면 된다고 해서 피난처를 옮기는 것이다.
그러던 중에 차성의 눈에 터널을 기웃거리는 인간들이 포착되었다.
“정찰병들인가 보군. 크크크! 감히 마왕군을 건드리다니.”
여전히 창수가 마왕이고 자신들은 마왕군으로 여기고 있는 차성이었다.
점차 숫자가 늘어나고 세력이 강해진다면 인간들의 영역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 보는 것이다.
그렇게 차성은 하늘 위에서 인간 정찰병들의 행동을 주시했다.
터널을 기웃거리던 인간 정찰병들은 이내 산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산 아래의 커다란 마을에 들어가는 것을 본 차성은 그곳이 약탈자들의 아지트가 분명하다는 것을 확신했다.
약탈자들의 아지트를 발견했으니 이제 소탕전에 들어갈 때였다.
탄약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건 약탈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약탈자들의 대부분은 창이나 칼 그리고 도끼와 같은 냉병기가 주력이었다.
그리고 조잡하게나마 만든 활들이 있었지만 그것으로 상위 뮤턴트들을 잡기에는 쉽지 않았다.
“대체 뭔 정신머리야. 고작 저 정도 무장으로 뮤턴트 사냥을 하다니. 하긴 요즘 뮤턴트들이 좀 약해지긴 했지.”
뮤턴트 사태 초창기의 엄청난 숫자와 강력한 뮤턴트들은 차츰 사라져 갔다.
여전히 괴물 같은 뮤턴트들도 있었지만 인간도 협동을 하면 상대할 수 있을 만한 뮤턴트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고블린과 같이 강하지 않은 뮤턴트들에 한정될 뿐이었다.
수십 명의 불완전 변이체들인 초기 뮤턴트들은 인간이 완력으로 이길 수 있는 존재들이 아니었다.
더욱이 최강의 군인이라던 창수로부터 훈련받고 실전까지 경험한 뮤턴트 대원들의 전투력은 일반 인간들에게는 재앙 그 자체였다.
창수 다음이라 여겨지는 아룬이나 미노만 해도 혼자 대대급의 군대를 박살 내 버릴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그렇게 미노와 아룬은 참여를 하지 않았지만 수십의 뮤턴트 대원들이 아룬의 칼날로 만든 무기를 들고서는 약탈자들의 아지트를 공격했다.
약탈자들처럼 기습도 아니었다.
해가 하늘 위에 떠 있는 시간에 그냥 밀고 들어갔다.
“이놈들! 죗값을 받으러 왔다!”
“뮤…… 뮤턴트다!”
죗값을 받으러 왔다며 큰 소리로 고함을 치며 다가오는 뮤턴트 대원들의 모습에 약탈자들은 깜짝 놀랐다.
황급히 돌담과 목책에 의지해 뮤턴트들과 대항을 하려고 했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2형 뮤턴트의 불완전 변이체들이 힘으로 돌담과 목책을 무너트렸다.
1형의 파생형 뮤턴트들도 특유의 재생력과 움직임으로 목책을 뛰어넘어서는 약탈자들을 후려쳤다.
“이 개자식들아! 우리도 같은 인간이었다고!”
“커억! 사…… 살려 줘!”
“네놈이 살려 달라고 외치던 것처럼 그 친구들도 살려 달라고 외쳤다!”
탕!
“크윽! 소용없다! 그딴 총알 따위로는!”
일부 총으로 뮤턴트 대원들을 공격해 오기도 했지만 죽일 수 없었다.
약탈자들의 아지트를 전부 부숴 버리고 아지트에 납치되어 있던 사람들을 구해냈다.
“흐으윽! 살려 주세요!”
“피난처에 있던 사람이오?”
“예! 터널에 있었어요! 제발 살려 주세요!”
“나오시오!”
약탈자들에게 붙잡혀 노예처럼 지내던 여자들은 뮤턴트들이었지만 살려 달라고 애원을 했다.
그리고 그런 여자들과 피난처에는 없었지만 약탈자들에게 붙잡혀 있던 다른 여자들도 두려워하면서도 같이 구해 달라고 외쳤다.
매일 밤 지옥 같은 삶을 살아 왔던 이들에게는 한시라도 빠져나가고 싶을 뿐이었다.
이미 터널 피난처에서 잡혀 온 여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은 다른 여자들이었기에 반신반의하면서도 함께 탈출을 하려는 것이다.
그런 여자들뿐만 아니라 노예로 다루어지고 있는 남자들도 약탈자들로부터 벗어나고자 했다.
“따라오려면 따라오고 제 갈 길 가려면 가시오!”
약탈자들과 달리 깡마르고 묶여 있던 사람들은 전부 풀어주었다.
그렇게 약탈자들이 그러했듯이 뮤턴트 대원들은 약탈자들의 아지트를 불태워 버렸다.
“한 번만 더 우리를 건든다면 그때는 이 정도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불타오르는 마을에서 무시무시한 뮤턴트들의 경고에 약탈자들은 부들부들 떨어야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