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05
제305화
305화
거제도 해안가를 자신의 구역으로 삼고 있다는 김만수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된 창수는 인간들 사이의 싸움에는 관여를 할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김만수의 악행에 대해서 열을 내며 토로하는 범수의 모습에 창수는 고민에 빠졌다.
부산까지 가 볼 생각이었다.
마산이나 부산에서 배를 구해 대마도를 거쳐 규슈까지 가 볼 생각이었다.
규슈의 사정이 좋다면 지리산에 있는 뮤턴트들을 전부 옮길 생각이었다.
‘그러고서는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서 멕시코로 가 봐야지.’
창수가 뮤턴트들을 일본으로 옮기려는 것은 부하들에 대한 책임을 다 지기 위해서였다.
일본에서 태평양을 건너지 못한다면 북쪽으로 해서 시베리아를 거쳐 알래스카로 넘어가는 방법을 찾아보려는 것이다.
“한번 가 보지.”
“예. 제가 모시겠습니다. 최 원사님. 그놈의 악행을 보시면 최 원사님도 생각이 달라지실 겁니다.”
범수는 호언장담을 했다.
창수는 범수의 호언장담처럼 확실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안내를 받아 김만수의 영역 안으로 들어갔다.
영역 안이라고 해 봐야 별것 없었다.
범수의 패거리들이 통영시의 위쪽에 자리를 잡고 있었고 김만수의 무리는 거제도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다리가 놓여 거제도가 섬이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지만 거제도에 들어가려면 거제대교를 건너야만 했다.
신거제대교와 구거제대교 두 곳의 다리만 장악하고 있으면 거제도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었다.
그렇게 범수의 마을도 김만수를 공격한다고 해 봐야 거제 대교 위에서 투닥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거제대교를 뚫고 들어가기는 쉽지 않았다.
물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셔야 합니다. 다리를 뚫고 들어가는 것이 쉽진 않습니다.”
육지에서 그다지 멀지는 않았지만 배를 타고 들어가야 한다는 것에 창수는 버티기만 하는 것이라면 꽤나 최적의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야간에 낡은 보트를 타고서는 범수와 함께 노를 저어서 거제도 안으로 들어갔다.
“이거 침투 훈련 생각이 많이 납니다.”
“거제도가 생각보다 큰데 김만수가 있는 곳의 위치는 아나?”
“아마 거제 시청 쪽일 겁니다. 도로를 따라서는 17km 정도 가면 됩니다만, 산길을 따라가면 꽤나 걸립니다.”
창수는 하늘 위의 달을 보았다.
일반인의 걸음으로 부지런히 걸으면 해가 뜨기 전에 도착을 할 수 있을 것이었다.
물론 창수가 제대로 걷는다면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을 터였다.
단지 창수의 기준으로 일반인인 범수와 함께였기에 시간이 걸릴 것이었다.
바다를 건널 때 타고 온 보트를 해안가에 숨겨 놓고서는 거제도 안쪽으로 들어갔다.
나름 김만수 무리들도 해안가에서 경계를 서고 있었다.
“김만수의 무리 숫자가 얼마나 돼?”
“대략 삼백 명이 넘습니다.”
“거제도 인구가 그 정도밖에 안 돼?”
“아닙니다. 정확하게는 알 수 없습니다만, 몇천 명은 넘을 겁니다.”
수천 명은 될 것이라는 말에 창수는 그런 인원들이 고작 삼백 명밖에 안 되는 김만수의 무리에 휘둘린다는 게 의아했지만 별다른 구심점이 없다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폭력과 지배에 익숙해지다 보면 저항을 하기보다는 순응을 하게 되기도 한다.
더욱이 식량과 물자를 김만수 무리가 장악하고 있다면 살기 위해서라도 따를 수밖에 없을 터였다.
정부의 기능이 살아 있다면 김만수가 함부로 할 수 없을 터였지만 현재 정부는 이곳에서만큼은 사라진 상태였다.
그렇게 인적이 드문 국도를 따라 거제시로 향했다.
거제도도 뮤턴트 사태 전에는 조선 산업이 호황일 때 25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거주를 했다.
그 사람들의 태반이 다른 곳으로 이주를 하거나 군인으로 뽑혀 전장으로 향했다.
거기에 젊은 여자들은 배를 타고 멕시코나 미국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남은 이들은 대부분 노인들이나 나이가 많은 중장년층들이었다.
그리고 소수의 젊은 청년들로 구성된 300명의 김만수 패거리들은 거제도를 자신들만의 왕국으로 만든 것이다.
그렇게 거제도를 장악하고 통영과 고성으로 진출을 하려는 상황에서 범수의 패거리들과 마찰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해가 뜨기 전에 거제시 외곽에 도착을 할 수 있었다.
거제시 안으로 들어가는 도로에는 컨테이너와 버스 등으로 통행을 막아 두었다.
내부로 들어가는 길은 차량 한 대 겨우 빠져나올 만한 크기의 도로만 있었고 그나마도 경비를 서고 있었다.
“제가 뒷구멍을 알고 있습니다.”
“가지.”
거제시도 인구 20만이 살던 도시였다.
고작 300명의 인원으로 전부 차단을 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그렇게 거제시의 외곽을 돌아서는 산을 타고 거제시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쯤에는 해도 떠올랐다.
해가 뜨자 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함을 지르며 사람들을 깨워대었다.
“일어나라! 이 느려 터진 놈들아! 일어나! 일어나서 일해야지! 일!”
일을 하라고 고함을 지르며 꽹과리를 울리는 젊은 남자들로 인해 집들에서 하나둘씩 사람들이 나왔다.
꽤나 힘겨워하는 모습이 고된 노동으로 지쳐 있는 듯했다.
거제도는 웬만한 추위에도 영하로 내려가지 않았다.
당연히 눈도 많이 오지 않았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일찍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더욱이 상당히 부서졌지만, 한반도에는 비닐하우스나 온실이 상당히 있었다.
물론 비닐하우스의 비닐이 대다수 찢어져 있었고 온실도 이곳저곳 부서진 곳이 있었지만 일부 멀쩡한 곳에서는 겨울에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다.
그렇게 사람들은 젊은 남자들의 지시에 따라 이곳저곳의 농지로 가서는 농사를 짓거나 들판과 야산에서 산나물이나 냉이 등을 캐야 했다.
“저놈들의 행패를 보십시오. 최 원사님! 마치 사람들을 노예처럼 부립니다!”
분개해하는 범수였지만 창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다른 곳도 다 똑같다. 저것만으로는 판단을 할 수 없다.”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누구나 다 고된 노동을 통해 먹고 살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정부가 정상일 때에도 사람들은 군인들의 보호를 받으며 야산이나 들판에서 농사를 짓거나 채집을 해야 했다.
그러다가 뮤턴트라도 나온다면 사람들을 보호하며 목숨을 걸고 싸워야 했다.
그렇게 창수의 말에 범수는 할 말이 없는지 입을 다물었다.
자신들 또한 김만수와 다를 바 없었다.
자신들이 속한 마을 주민들에게 일을 시키는 것이다.
물론 자신들은 마을 주민들을 보호하고 있다는 핑계를 대고 있었다.
그렇게 창수는 계속 김만수의 패거리들의 행동을 지켜보았다.
닦달하기는 했지만 딱히 구타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보이지 않았다.
그들로서도 사람 한 명이 소중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세기말 재난의 영화 속에서처럼 막무가내로 약탈을 하는 것은 자살 행위였다.
인간은 생각보다 많은 식량을 소모하고 인간 개인이 생산할 수 있는 식량의 양은 적었다.
하지만 인간의 노동력은 1+1=2가 아닌 3이나 4가 되기도 한다.
상대적으로 겨울이 따뜻하다고는 하지만 겨울 동안 먹을 식량을 비축해 놓으려면 가을까지 꽤나 고생을 해야만 했다.
“김만수가 어디에 있는지 안다고 했지?”
“아! 예! 시청 쪽입니다.”
“안내해.”
“예.”
범수를 따라 시청 쪽으로 향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도시 밖의 농지로 가거나 바다로 물고기를 잡으러 갔기에 도시 내부는 텅 빈 듯했다.
“저쪽에 경계병이 있다.”
“경계병이요?”
“그래.”
창수는 한 높은 건물 위에서 망원경으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도시 전경을 살피고 있는 경계병을 발견했다.
큰 도로로 움직였다면 바로 걸렸을 터였다.
경계병이 있기는 했지만 도시 전체를 다 감시하기에는 무리였다.
더욱이 건물들 사이의 좁은 도로를 통해 움직인다면 보이지도 않았다.
인구가 부족해도 너무나 부족한 것이다.
그렇게 시청에까지 도착을 하자 사람들이 조금 보였지만 그래도 결국 몇 명 되지 않았다.
“총이군.”
창수는 시청 옥상에 총을 들고 있는 군인이 하나 있음을 보았다.
그런 창수에 범수는 혀를 내둘렀다.
“여기서 기다리고 있어.”
“예? 어떻게 하시게요? 최 원사님.”
“밤이 될 때까지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돌아가도 돼.”
“최 원사님!”
범수가 창수를 불렀지만 창수는 곧장 골목길 쪽으로 사라졌다.
황급히 창수를 쫓아가려고 골목길 안으로 따라 들어갔지만, 창수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하! 진짜!”
범수는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했다.
그러다가 밤까지 기다리라는 창수의 말을 떠올렸지만 이내 고개를 내저었다.
“제길! 제대로 되질 않네.”
창수를 기다리지도 않고 몸을 돌리는 범수였다.
지금부터 부지런히 돌아가면 해가 질 때쯤 보트가 있는 곳에 도착을 할 수 있을 터였다.
범수가 그냥 되돌아가는 것을 본 창수는 별다른 말 없이 시청의 뒤쪽 건물 벽을 타고서는 옥상으로 올라갔다.
고작해야 3층 높이였으니 어려울 것은 없었다.
그렇게 기척을 죽인 채로 천천히 옥상을 가로질러 저격총을 들고 경계를 서고 있는 이에게 다가갔다.
“어디 소속이야?”
“……!”
저격총을 들고 있던 남자는 자신의 뒤에서 들려온 낯선 목소리에 황급히 대검을 꺼내어서는 뒤로 휘둘렀다.
하지만 대검 끝에는 아무것도 걸리는 것이 없었다.
“707인가?”
창수는 그의 군복에서 707 특임단이었음을 알려 주는 표식을 보았다.
“이창영 중사로군.”
“네놈…… 원사? 어?”
이창영 중사는 창수의 군복을 보고서는 공수 마크와 함께 국평단 마크 그리고 특수 휘장을 보았다.
그러고서는 짙은 색으로 알아보기는 힘들었지만 최창수라는 이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계급장에 별이 두 개가 들어가 있는 원사 계급장임을 볼 수 있었다.
“최…… 최창수 원사님?”
“특전사 동료를 이런 곳에서 만나니 반갑구만.”
“추…… 충성!”
최창수 원사였다.
외모는 자신보다 어려 보였지만 한참 선배였다.
물론 자신들이 있는 곳이 군대는 아니었지만 소속 부대는 달라도 같은 특전사 전우였다.
“자네 지도자를 만나보고 싶은데. 안내를 해 줄 수 있겠나?”
“김만수 중령님 말씀이십니까?”
“대령님? 김만수 중령님이면…….”
“72 특전대대장님이십니다!”
창수는 거제도를 장악하고 있는 이들이 특전사 집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였다.
범수가 특전사라고 자신에게 소개를 했지만 이미 특전사 소속이 아니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물론 김만수 중령의 부하들이 범수의 패거리들을 공격한 이유에 대해서는 좀 더 알아봐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이창영 중사의 안내로 창수는 김만수 중령이 있는 시장실로 걸음을 옮겼다.
건물 내부에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군복을 입고 있는 이들이 창수의 등장에 놀랐다가 창수의 계급장을 보고서는 황급히 경례를 해 왔다.
“특전사들이 많은가?”
“아! 많지는 않습니다. 많았다면 통제가 이렇게 허술하진 않았을 겁니다.”
창수가 특전사들 사이에서도 전설로 통하는 인물이었지만 거제도 중심부까지 그대로 뚫려 버렸으니 김만수 중령의 불호령이 떨어질 것은 분명했다.
당장 자신만 해도 사살된 것이나 다를 바 없었다.
거제도를 완전히 통제하기에는 병력이 너무나도 부족했다.
이창영 중사는 시장실의 문을 노크하고서는 외쳤다.
“대대장님! 손님이 오셨습니다!”
손님이 올 리가 없는 곳이었지만 손님이 왔다는 말에 시장실에 있던 김만수 중령은 의아해했다.
자신의 부하들이 장난을 칠 리는 없었기에 김만수 대령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대답을 했다.
“들어오라고 그래!”
김만수 중령의 대답에 문이 열리고 창수는 김만수 중령에게 경례를 했다.
“충성! 원사 최창수. 72 특전대대장님께 용무가 있어서 방문했습니다.”
김만수 중령은 턱이 빠지기라도 한 것처럼 창수를 멍하니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