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04
제304화
304화
인충들 사이에서도 성향에 따라 갈린다는 사실을 확인하게 되었다.
물론 그건 인간들 또한 마찬가지였다.
창수로서도 인간을 지키려는 인충과 인간을 죽이려는 인간 약탈자들 중에 누굴 보호해 줘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소수의 약탈자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공격할 때는 다수의 사람들의 편에 서야 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다수의 약탈자들이 소수의 사람들을 공격할 때는 소수를 보호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장담을 할 수 없었다.
약탈자들이라고는 하지만 그들도 대한민국의 국민들이었고 경찰이 아닌 군인인 창수로서는 약탈자들을 법으로 심판할 권한이 없었다.
그렇게 인충들이 사람들을 공격했을 땐 인충들을 처리하면 되었지만 약탈자들이 인충들을 공격하거나 일반인들을 공격하는 모습에서는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았다.
명령과 지시 없이 스스로 판단을 내리는 순간 창수는 더 이상 군인이 아니게 되는 것이다.
마을을 발견했다.
목책과 울타리 안에는 무기를 든 사람들이 경계를 서고 있었고 마을 안쪽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들이 약탈자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었다.
자신들보다 약한 이들에게서는 약탈자가 될 수 있었고 그들보다 강한 자들 앞에서는 선량한 시민이 될 수 있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
“김만수네 패거리다! 무기 챙겨! 무기!”
마을의 경계 초소 위에 있던 남자가 고함을 지르자 마을 안에 있던 남자들은 무기를 챙기고서는 목책으로 몰려들었다.
그러고서는 전쟁이 벌어졌다.
치열하고 잔혹한 전쟁이었다.
많은 사람이 다치고 죽었다.
누가 선이고 악인지 알 수 없었다.
이 전쟁을 지켜보고 있던 창수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승자도 패자도 보이지 않는 전쟁이었다.
마을은 약탈자들을 물리쳤지만 희생자들로 인해 울음을 터트리고 분노를 토해냈다.
“개자식들! 죽여 버리겠다! 죽여 버릴 테다! 무기 들어! 그놈들 마을로 간다!”
이제는 반대로 상대의 마을로 쳐들어갈 준비를 했다.
“대장! 혁준이가 죽을 것 같아!”
“제길! 장기야! 내 방에서 엔젤 가지고 와! 빨리!”
“아…… 알았어요! 대장!”
자신들의 대장의 말에 따라 대장의 집으로 달려간 장기는 금고에 보관되어 있는 엔젤을 가지고 달려왔다.
이제는 많지 않았다.
엔젤을 사용했다면 희생이 조금 적었을지도 몰랐다.
엔젤을 먹은 인간은 무적의 힘을 낸다.
하지만 엔젤을 사용하게 되면 상대도 엔젤을 사용하게 된다.
이미 몇 차례 엔젤을 이용한 싸움이 이루어졌고 그 피해는 처참했다.
결국 엔젤은 암묵적으로 싸움에서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엔젤의 양이 많지도 않았고 엔젤은 마지막 남은 치료제였다.
지금처럼 죽을 위험이 있는 동료를 살릴 수 있는 마지막 보루였다.
“혁준아! 정신 차려! 이 새끼야! 정신 차리라고!”
“쿨럭! 쿨럭! 대…….”
“말하지 말고 조금만 참아! 조금만 참으면 살 수 있으니까!”
사람의 목숨값엔 차이가 있다.
몇 남지 않은 엔젤을 써서 살릴 사람과 살릴 수 없는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것이다.
혁준이라는 남자는 살려야 할 대상이었다.
그 누구보다 용감하게 앞에 서서 적과 싸우는 중요 전력이었다.
“조금만 참아! 그 개자식들 대가리를 깨 버려야지! 그치? 이놈아! 혁준아!”
한눈에 보기에도 죽어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혁준이었다.
“대장! 가지고 왔어요!”
“이리 줘! 빨리!”
“예! 여기요!”
대장이라는 자는 엔젤을 받아서는 입에서 피를 토해내고 있는 혁준의 입 안에 알약을 밀어 넣었다.
엔젤의 본래 약의 색은 색소를 첨가하지 않는다면 하얀색이어야만 했지만 남자가 혁준의 입에 넣은 약은 노란빛이 나고 있었다.
순수한 엔젤은 이제는 구하기 쉽지 않았다.
“커억! 컥!”
“뱉지 말고 삼켜! 삼켜야 살 수 있어!”
엔젤은 이미 혈액에 녹아 몸 안으로 스며들고 있었다.
죽지만 않았다면 살 수 있다.
엔젤의 효과가 도는 것인지 혁준의 상처는 빠르게 아물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처가 아무는 모습에 다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이내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을 했다.
“크억! 컥!”
“혁준아! 혁준아!”
갑자기 혁준의 몸이 비대해지기 시작했다.
변이였다.
“대장! 혁준이가 괴물로 변하고 있습니다!”
엔젤의 부작용.
엔젤을 먹으면 몸이 건강해지기도 하지만 괴물로 변하기도 한다고 한다.
재수가 없었던 것인지 혁준은 괴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괴물로 완전히 변하기 전에 죽여야 합니다! 대장!”
“아…… 안 돼! 혁준아! 정신 차려! 정신!”
대장이라는 자는 혁준을 차마 죽일 수 없었는지 연신 혁준의 이름을 불렀다.
“혀…… 형…….”
“그래! 혁준아! 정신 차려! 넌 괜찮을 거야!”
혁준을 죽이지 못한 이유였다.
친동생이었기에 귀한 엔젤을 사용한 것이며 뮤턴트로 변이가 되는데도 동생을 포기하지 못한 것이다.
하지만 변이가 멈추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그때였다.
“비켜.”
“……?”
“누구?”
창수는 변이하려고 하고 있는 혁준의 몸에 무언가를 꽂았다.
인간들 사이의 싸움에는 관여를 하지 않았지만 뮤턴트가 발생을 한다면 관여를 해야만 했다.
“뭐야? 이 새끼가! 혁준이한테 뭘 주사하는 거야?”
“가만히 있어. 이 친구가 완전히 괴물이 되기 전에.”
창수는 자신을 막으려는 이들의 저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서는 변이 억제제를 투약했다.
창수도 몇 개 가지고 있지 않은 물건이었다.
완전히 변이가 끝나고 나서는 효과가 없었지만 변이가 완전히 끝나기 전에는 효과를 볼 것이었다.
물론 변이 시작과 동시에 해야 했다.
이미 혁준은 변이가 시작되어 다소 늦은 투약이었다.
그렇게 다들 정체불명의 군인이 괴물로 변해 가고 있는 동료의 몸에 무언가를 주사하자 창수를 막으려 했으나 대장이라는 자가 부하들을 막았다.
“멈춰!”
“대장?”
“워…… 원사님을 놔둬.”
무리의 대장인 범수는 원사 계급장의 창수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
현재 대한민국의 남자들 중에 군인이 아니었던 이가 드물었지만 범수도 꽤나 험한 곳에서 군 생활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직접 본 적은 없었지만 한 남자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었다.
원사 계급장.
그 위에 계급이 하나 더 있었다.
원사가 별이 하나라고 하면 두 개의 별인 특무 원사는 단 한 명에게만 주어진 계급장이었다.
그렇게 비대해지며 커지던 혁준의 변이가 멈추었다.
그것이 멈춘 것인지 아니면 변이가 완전히 끝난 것인지 알 수는 없었다.
변이 억제제를 투약한 창수는 곧장 자신의 대검을 꺼내었다.
변이 억제제가 소용이 없다면 죽여야만 했다.
범수는 예리한 대검을 꺼내는 창수의 모습에 황급하게 그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고개를 가로젓는 창수의 반응에 손을 내려놓아야만 했다.
범수도 알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변이되면 자신의 동생이 아니라 괴물이 된다는 것을 말이다.
그렇게 멈춘 변이에 창수는 혁준의 머리에 아룬의 대검을 대고서는 입을 열었다.
“넌 인간이냐? 뮤턴트냐?”
“…….”
상처는 이미 전부 아물었다.
최소 몸무게가 500kg은 족히 나갈 것 같이 비대해진 혁준은 눈을 뜨고 있었다.
의식이 있다는 의미였다.
창수는 그런 혁준의 갈색 눈동자를 바라보며 다시 중얼거렸다.
“넌 인간이냐? 뮤턴트냐?”
“이…… 인간.”
혁준의 입에서 인간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미 신체는 뮤턴트였지만 아직 정신은 자신이 인간이라고 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운이 좋았어.”
창수는 대검을 거둬들였다.
“최창수 원사님?”
“어디 소속이야?”
“제3 공수 특전 여단 출신입니다.”
“부사관?”
“예. 상사로 전역했습니다.”
“전역이 안 될 텐데.”
“뭐, 고립되었습니다.”
“탈영이겠지.”
창수의 말에 범수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특전사 출신이라면 꽤나 고급 자원이었으니 알아서 부대 복귀하라는 지시가 내려질 것이다.
이역만리 떨어져 있는 외국도 아니었으니 복귀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터였다.
“뭐, 책하려는 소리는 아니야.”
“변이 억제제입니까?”
“그래. 조금 빨리 발견했으면 좋았을 걸 싶네.”
“감사합니다.”
“감사할 건 없어. 변이 억제제로 변이가 멈췄다고 해도 다시 변이가 될 수도 있어. 한마디로 폭탄이야.”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살아만 있다면…….”
범수는 더는 말을 하지 못했다.
“으아아아아! 나는 괴물이 아니야! 나는 괴물이 아니라고!”
정신을 차린 혁준은 괴물과 같이 변한 자신의 모습에 이성을 잃었다.
동료들의 눈빛에서 두려움을 느낄 수 있었다.
더욱이 자신의 비대해진 몸은 끔찍했다.
그렇게 날뛰는 모습에 범수가 황급히 혁준을 불렀다.
“혁준아! 진정해! 혁준아!”
“으아아아아! 나는 괴물이 아니야! 괴물이 아니라고!”
범수가 혁준을 진정시키려고 했지만 진정이 되지 않았다.
비대해진 몸이었지만 신체는 이미 뮤턴트로 변이가 되어서 매우 강해져 있었다.
빠르고 강력한 힘을 가진 혁준을 막기는 어려웠다.
“혁준아! 진정해!”
“으아아아!”
범수가 자신의 동생을 진정시키지 못하자 결국 창수가 나서야만 했다.
괜히 흥분해서 사고가 날 수 있었던 것이다.
거대한 덩치였지만 창수는 가볍게 혁준의 몸을 붙잡아서는 땅바닥에 내리꽂았다.
쿵!
“혀…… 혁준아!”
“걱정 마. 이 정도로는 죽지 않으니까.”
죽지는 않았지만 꽤나 충격이 컸는지 파르르 몸을 떨었다.
그렇게 혁준을 진정시킨 창수는 며칠 범수의 아지트에서 머물기로 했다.
범수의 패거리는 약탈자였다.
사실 약탈자가 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했다.
식량은 부족했고 식량을 노리는 인간은 너무나도 많았다.
더욱이 정부를 믿을 수도 없었다.
“최 원사님을 따르겠습니다.”
“나를 따라 봐야 좋을 건 없어. 나도 지금 버려진 상태니까.”
피난처에 인간도 있었지만 대다수는 뮤턴트들이었다.
“무슨 일로 이곳에 오신 겁니까?”
“유토피아를 찾아가려고.”
“예?”
“일본 쪽으로 넘어갈 수 있는 방법을 아나?”
“일본이요?”
“그래. 일본 본토가 아니라 규슈 지역으로.”
“그곳은 왜?”
“자네 동생 같은 이들이 있어.”
“혁준이 말입니까?”
“그래.”
“혹시 뮤턴트 부대를 말씀하시는 겁니까?”
범수도 실체를 보지는 못했지만 뮤턴트 부대에 대해서는 들어보았다.
일부 특전사들이 뮤턴트 부대와 같이 작전을 했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 뮤턴트 부대는 신체는 뮤턴트였지만 정신은 인간이었을 때의 기억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마치 자신의 동생인 혁준과 같이.
“정부에서 뮤턴트 부대를 탐탁지 않아 해. 사살 명령이 떨어졌지.”
범수는 왠지 알 것 같았다.
상부에서 그런 명령을 내렸다면 뮤턴트 대원들이 얼마나 도움이 되었고 앞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해도 전부 사살을 하려고 할 것이었다.
창수는 그런 정부의 반대편에 서 있는 것 같았다.
“정부 관계자를 통해 설득을 하고자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 같아.”
“확실히 그렇겠네요. 그래서 뮤턴트 대원들을 데리고 규슈로 넘어가실 생각입니까?”
“뭐, 규슈 상태도 확인은 해 봐야 하니까. 한반도보다 그쪽 사정이 좋다고는 볼 수 없을 거야.”
이미 도쿄에서 작전을 수행했던 창수였다.
창수가 한국 정부와 군을 상대로 싸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범수는 알 수 있었다.
창수가 싸우고 싶어 하지 않아도 싸울 수밖에 없다면 차라리 떠나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신의 동생을 떠올리는 범수였다.
여전히 혁준이 기억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제는 뮤턴트였다.
불완전 변이체로 불리는 뮤턴트였고 인간은 그런 혁준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
“거제 쪽에 배들이 몇 척 있습니다. 문제는 만수네 패거리 영역입니다.”
“자네들을 습격한 친구들 말인가?”
“예. 저희도 착한 놈들이라고는 말을 할 수 없습니다만, 그놈들은 꽤나 악질인 놈들입니다.”
범수는 김만수에 대해서 창수에게 이야기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