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33
제333화
333화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인간들이 남아 있는 것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인간이 단 한 명도 남지 않은 지역이 있음은 예상할 수 있었다.
며칠째 인간을 보지 못했다.
보이는 것이라고는 야생 동물들뿐이었다.
“힘을 쓸 줄은 모르는 건가?”
나타샤가 가진 기운은 창수보다 훨씬 많았다.
하지만 나타샤의 육체적인 힘은 일반 인간 여자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창수는 나타샤에게 힘을 쓰는 방법을 알려 주려고 했지만, 나타샤는 자신이 가진 힘에 휘둘릴 뿐 전혀 통제를 할 수 없었다.
거대한 힘을 통제하기에는 그녀의 능력이 미약했다.
오직 상대에게 전해 주는 것밖에 할 수 없었기에 꽤나 골치 아픈 저주였다.
그렇게 나타샤의 걸음으로는 하루 종일 걸어도 별로 걸을 수 없었다.
“이래서는 일 년이 걸려도 유럽이라는 곳까지는 못 도착하겠네. 어쩔 수 없지.”
빅은 지치지는 않지만 너무 느린 걸음으로 걷는 나타샤를 위해 강아지의 모습에서 늑대로 변했다.
기운 소모가 많아지기에 그다지 원치 않은 변신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등에 올라타.”
“죄송해요.”
목적지가 어디인지는 아직도 몰랐다.
무슨 나무를 찾는다고 들었지만, 그 나무로 뭘 하려는 것인지는 알지 못했다.
창수의 어깨에 앉아 있는 세라핌이라는 요정이 모든 존재를 원숭이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처음에는 모든 존재라고 했지만, 예외도 있는 것인지 자신에게 창수와 빅 몰래 시도를 해 봤는데 불가능했다고 한다.
아마도 말은 안 했지만, 자신에게도 시도를 해 봤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자신보다 강한 존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창수나 빅 그리고 자신보다 강해지면 세상의 모든 존재를 원숭이로 만들어 버릴 수 있을지도 모를 끔찍한 괴물인 것 같기도 했다.
다행히 세라핌이라는 요정은 창수의 명령이 아니라면 딱히 인간이나 뮤턴트를 아담이라는 원숭이로 만들 생각은 없어 보였다.
한 번씩 창수에게 피를 달라는 부탁만 할 뿐이었다.
그때는 나타샤도 좋았다.
창수도 무척이나 빠른 신체 회복력을 가지고 있었지만, 창수가 들고 다니는 검은색의 기이한 검은 창수의 몸도 쉽게 회복되지 않을 만큼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는 듯했다.
그 때문에 창수의 몸을 회복시키며 자신의 몸 안에 쌓인 기운을 소모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일행들에게서 배터리로 취급되는 나타샤는 빅의 등 위에 올라탔다.
“힘드시면 제가 기운 나눠 드릴게요.”
“필요 없다. 네 기운은 너무 파괴적이라 흡수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
빅은 나타샤의 기운이 소화하기 힘든 힘이라 했다.
정 상황이 좋지 않으면 어쩔 수 없었지만, 평소에는 그다지 내키지 않았다.
그렇게 나타샤에게서 기운을 받지 않겠다고 했지만 빅은 자신의 등에 탄 순간부터 나타샤의 기운이 자신의 몸 안으로 스며들어 온다는 것을 느끼고서는 쓴웃음을 지었다.
‘배터리가 아니라 발전소구만.’
최대한 기운을 뺄 수 있을 때마다 빼는데도 넘쳐나는 나타샤의 기운에 대체 그게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의아스러울 정도였다.
물론 빅도 다른 이들에게는 의아스러운 존재였지만, 나타샤는 빅의 기준으로도 기괴한 존재였다.
“가지.”
“그래. 기운이 넘쳐서 좀 빼 줘야겠어.”
무척이나 빠른 속도로 달렸다.
족히 수백 킬로미터는 내달렸지만, 인간의 모습이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
중간중간 인간이 만들었던 도시나 마을은 버려진 유적지같이 변해 있었다.
“중앙아시아 쪽이나 아니면 러시아 쪽일 텐데. 이쪽은 완전히 전멸을 해 버린 건가?”
한국에서 꽤나 멀리까지 왔다.
아직 유럽까지는 도착하지 못했지만 상당히 멀리 왔음에도 사람의 흔적은 없었다.
“문제는 뮤턴트들도 보이지 않는다는 건데.”
인간은커녕 뮤턴트들도 보이지 않는 것은 꽤나 이상했지만, 인간이 사라졌다고 뮤턴트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아닐 터였다.
“확신할 수는 없어. 땅 아래에 있을 수도 있으니까.”
창수는 땅바닥에 손을 대었다.
“흐음! 그럴 수도 있겠네.”
빅은 코를 땅에 대고서는 킁킁거렸다.
그렇게 계속 서쪽으로 얼마쯤 갔을 때 창수의 일행은 절벽을 마주했다.
절벽이야 특별할 것이 없는 지형이었지만 한눈에 봐도 꽤나 기이했다.
“누가 쥐어뜯었나?”
“쥐어뜯기에는 너무 크지 않을까요?”
거대한 땅덩어리가 마치 예리한 도구로 파낸 것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방치된 지 꽤나 되었지만 인간이 만들었던 도로를 따라가고 있던 창수의 일행들이었다.
도로가 중간에 잘려 있었고 족히 20~30km 정도의 앞까지 땅이 없어져 있었다.
절벽 아래는 족히 200m는 넘을 것 같은 깊이로 분지가 되어 있었다.
“운석이 떨어진 건 아닐까요?”
“운석이 떨어졌다면 주변의 나무나 풀이 이런 식으로는 있지 않았을 거야. 분명 뭔가가 파낸 거다.”
“이렇게 거대한 땅을요?”
뭔가가 파냈다고 해도 문제였다.
터무니없는 존재가 있다는 의미였다.
“신인가?”
빅조차도 인간들에게 신적 존재로 여겨질 정도이지만 빅도 불가능한 행위였다.
“만일 그런 존재가 있다면 어떻게든 흔적이…….”
창수는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하늘 위에는 짙은 구름이 있었다.
비가 올 듯한 구름이었고 언제 쏟아져도 이상할 것은 없었다.
하지만 비는 오지 않았다.
별로 이상할 것은 없었지만 창수는 짙은 구름 속에 무언가가 있음을 볼 수 있었다.
“빅.”
“흐음! 잠시만. 저 안에 뭐가 있는데.”
빅도 구름 안에 뭔가가 있음을 흐릿하게 보았다.
다들 하늘 높이 있는 구름을 올려다보다가 다시 절벽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아무리 봐도 저 위에 있는 것 같은데.”
“그게 가능한가?”
“모르지만 한 번 올라가 볼 가치는 있는 것 같은데.”
어쩌면 세계수의 묘목이 유럽까지 가지 않고 이런 곳에서 발견될지 모를 일이었다.
“엔젤이 그런 것도 가능해?”
“몰라.”
얼마나 높이 올라가야 하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창수가 가자고 하니 빅은 자신의 등에 태운 나타샤를 땅바닥에 내려놨다.
“그런데 올라가서 터무니없는 놈을 만나게 되는 건 아니겠지?”
“글쎄, 모르지. 정말로 신이라도 존재한다면 천벌을 받게 될지도.”
“이거 괜히 무서워지네.”
무서워하면서도 빅은 자신의 몸을 크게 부풀렸다.
부드러운 털들이 사라지고 거대한 새처럼 깃털이 몸에서 자라났다.
“드래곤이라는 거 생각보다 나는 것에 적합하지 않더라고.”
드래곤의 모습과 유사한 모습으로 변했었던 빅은 하늘을 나는 것에 드래곤은 그다지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화의 끝은 아니겠지만 현대의 조류만큼 하늘을 나는 것에 적합한 형태는 없었다.
그렇게 수백 미터의 크기는 드래곤과 마찬가지였지만 형태는 새와 유사하게 변했다.
“전설의 붕새 같군.”
날개의 길이가 삼천 리(1,200Km)고 한 번 날기 시작하면 구만 리를 날 수 있다는 상상 속의 붕새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빅의 모습도 그의 이름처럼 거대했다.
그런 빅의 모습은 방금 전까지 등에 타고 있던 나타샤뿐만 아니라 창수조차도 꽤나 놀랄 정도였다.
“삐약! 삐약! 컥! 이거 모습을 변하면 성대가 변해서.”
천둥소리 같았지만 삐약거리던 빅의 새 울음소리에 피식 웃음이 나왔다.
빅은 인간의 성대를 급하게 만들어 내고서는 날개를 펄럭였다.
그러자 마치 태풍과 같은 바람이 주변을 휘몰아쳤다.
“까아악!”
“아악!”
세라핌과 나타샤는 빅이 날개 한 번 펄럭이며 일으킨 바람에 날아갈 뻔했다.
다행히 창수가 붙잡아 주었기에 날아가지는 않았다.
“조심 좀 해라.”
“조심한 건데. 아무튼 내 다리를 붙잡거나 깃털 안으로 파고들어 가서 꽉 붙잡고 있으라고.”
창수는 나타샤를 데리고서는 빅의 깃털 안으로 파고들어 갔다.
영화나 만화에서처럼 등에 올라타고 있다가는 바람에 날아가 버릴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빅의 몸의 깃털 속에서 깃털을 꼬옥 붙잡고 있어야 했다.
“이거 꼭 기생충이 된 기분인데.”
창수는 혹시나 빅의 털 사이로 이나 벼룩이 있지는 않겠지,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다.
빅의 크기라면 빅의 피부에 붙어 있는 이나 벼룩들의 크기가 결코 작을 것 같지 않았다.
“목욕은 매일 하고 있다고! 그런 것 없으니까 꼭 붙잡고 있기나 해. 저 구름은 보통 구름이 아닌 것 같으니까.”
창수와 나타샤 그리고 세라핌까지 자신의 털 속에 들어가자, 빅은 그제야 마음껏 날개를 펄럭였다.
제대로 날개를 펄럭이자 주변으로 광풍이 휘몰아쳤다.
나무들이 광풍에 부러지고 커다란 바위가 날아가 버릴 정도였다.
펄럭! 펄럭! 펄럭!
열심히 거대한 날개를 펄럭이던 빅은…….
“어떻게 나는 거지?”
새 모습으로는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나는지 알지 못했다.
그렇게 몇 번 더 시도를 해 보았지만, 거대 붕새와 드래곤의 나는 방식은 유사하면서도 다른 모양이었다.
“안 되겠다. 그냥 드래곤의 모습으로 해야겠다.”
몇 번 더 날개를 펄럭여 보았지만 몸이 날지 않자, 결국 빅은 드래곤의 모습으로 바꾸고서는 창수와 나타샤 그리고 세라핌을 앞발로 움켜쥔 채 날아올랐다.
꽤나 높게 떠오른 뒤에야 하늘 위에 떠 있는 거대한 땅을 볼 수 있었다.
“이봐! 주인! 일단 브레스로 한 방 쏴 볼까?”
“사람들도 있는 것 같은데.”
“그렇군. 뭔가 꼬물거리는 것 같긴 하네.”
“일단 내려가 봐. 세계수가 있는지 확인이나 해 보게.”
“사실 세계수가 있으면 냄새로 확인은 되는데. 뭐, 특별할 것은 없는 것 같은데. 아! 저기 날개 달린 놈들 날아온다.”
워낙에 거대한 크기의 빅이었기에 지상에서부터 수 킬로미터는 족히 높이 떠올라 있는 거대한 땅 위에 사는 이들도 알아볼 수 있었다.
물론 날개를 단 채로 다가오는 것으로 봐서는 이미 인간이라기보다는 뮤턴트인 듯했다.
“저놈들 능력으로는 저 땅덩어리를 하늘 위로 들어 올리지는 못할 것 같은데.”
날개를 달고 있었지만, 인간 정도의 크기였다.
빅조차도 눈 아래 보이는 거대한 땅을 하늘 위로 들어 올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뭔가 다른 존재가 있거나 아니면 특별한 능력이 작용하고 있는 듯했다.
그 특별한 것이 세계수인지는 확인을 해 봐야 할 듯했다.
날개를 단 인간들은 빅에게서 상당히 거리를 둔 채로 어쩔 줄을 몰라 했다.
거대해도 너무 거대했던 것이다.
웬만한 인간이나 뮤턴트들 따위는 단번에 죽일 수 있을 만큼 강했지만, 눈앞의 거대한 드래곤은 웬만한 존재로 보이지 않았다.
“저…… 저딴 괴물은 대체.”
“선제공격을 해야 하지 않겠어?”
“아직 공격 의사를 보이지는 않잖아.”
“그렇긴 한데.”
빅의 존재감이 워낙에 압도적이다 보니 공격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만에 하나 건드렸다가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 일어날까 겁이 나는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면 진작 자신들이 들고 있는 무기로 공격을 했을 것이었다.
“일단 저 아래로 내려가도록 하지.”
“알았어. 주인.”
창수의 말에 따라 빅은 자신의 앞을 가로막고 있는 날개 달린 존재들을 무시하다시피 하고서는 하늘섬 위로 날아갔다.
“마…… 막아!”
“제길! 저걸 어떻게 막으란 말이야!”
터무니없는 거대함을 가진 빅을 막을 수는 없었다.
그나마 공격을 하지는 않은 채로 빅이 하늘섬 위에 내려앉았다.
“이봐! 내 주인이 뭐 좀 물어볼 것이 있다고 하는데. 협조하면 죽이진 않을 테니 이리 와 봐!”
빅의 외침에 거대한 하늘섬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떨렸다.
죽이지 않겠다는 것은 협박이 아니라 진실을 이야기하는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