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332
제332화
332화
괴물이었다.
이제는 셀 수도 없을 만큼 길고 긴 세월을 살아가는 동안 죽을 뻔한 일이 셀 수도 없었다.
상대가 강해서일 수도 있고, 상대가 자신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아서일 수도 있었다.
아주 먼 고대에는 아무리 숫자가 많아도 상대를 해 볼 만했다.
하지만 점차 인간들이 기술이라는 것을 가지게 되면서 불리해지기 시작했다.
새끼손톱만 한 금속 덩어리에 몸이 뚫리고 터져 나갔다.
과거 인간은 자신의 식량에 불과했지만, 이제는 아주 위험한 식량이 되었다.
아니, 식량에서 어느 순간 자신을 사냥하려는 사냥꾼이 되어 있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위험과 위기 속에서도 어떻게든 살아남았다.
인간 그 자체의 힘은 자신에 비해서 형편없었던 것이다.
그러다가 인간들이 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끔찍한 괴물들을 만들어 냈다.
그는 영화를 좋아했다.
사실 그 먼 과거에는 소설도 좋아했다.
성서라는 소설은 그에게 꽤나 오랫동안 웃음을 준 것이기도 했다.
그렇게 인간의 상상력은 오랜 삶을 사는 그에게 있어서도 감탄을 불러올 정도였다.
그런 상상력 속에서 인간들은 끔찍한 괴물들을 만들어 내고는 했다.
자신들이 만들어 낸 괴물들에 의해 인간들이 멸망을 하는 것은 이제는 진부한 이야기였다.
설마 하는 생각들을 하기는 했지만 정말로 괴물들이 나타났다.
그러고서는 인간들을 멸망시켰다.
물론 아직 멸망을 한 것은 아니었다.
아직 인간들은 살아남아 있었고 괴물들과의 생존 싸움을 하고 있었다.
문제는 자신도 인간들이 만들어 낸 괴물들과 살아남기 위한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도 할 만은 했다.
일부는 끔찍하고 두려운 괴물들도 있었지만 수천 년인지 수만 년인지 모를 시간 동안 살아남은 가락이 있었다.
인간들보다 훨씬 강할 뿐만 아니라 오래 살다 보면 존재하지 않았던 감도 생기는 법이었다.
그런 감 덕분에 위험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렇게 인간들 틈에서 살아가다 버려진 성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다.
괴물들에 의해 인간들은 멸망을 해도 자신은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 자신을 했다.
그런데…….
“살려 줘!”
그는 도망가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 봐도 도망을 가지 못할 것 같았다.
인간들 중에서 가장 빨리 달리는 자라고 해도 자신이 더 빨리 달릴 자신이 있었다.
그런데 분명 생긴 것은 인간인데 풍겨 나오는 기운은 결코 인간이 아닌 놈이었다.
있는 힘껏 도망을 쳤지만 어느덧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쥐는 존재에 붙잡히고야 말았다.
“죽일 생각은 없다.”
“히익! 힉! 살려 주십시오! 저는 아무런 죄도 없습니다!”
“시끄럽게 하면 죽여 버리겠다.”
“…….”
죽일 생각은 없지만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죽여 버리겠다는 말을 하는 자였다.
그냥 엄포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너무나도 끔찍한 기세에 정신이 제대로 버텨내지 못하고 있었다.
창수는 얼굴이 꽤나 창백한 남자를 붙잡아서는 일행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인간도 아니고 뮤턴트도 아니었다.
뭔가 다른 느낌에 창수는 신기한 듯이 자신이 잡은 남자를 보았다.
제법 멀리 도망을 쳤지만 되돌아가는 데 시간이 그렇게 걸리진 않았다.
돌아가자 거대한 늑대 한 마리가 있었고 성까지 안내를 해 준 모험가들이자 용병들을 사라져 있었다.
성녀인 나타샤는 잔뜩 긴장을 한 채로 거대한 늑대인 빅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 빅의 정체를 알지 못했기에 빅이 가진 힘의 일부를 보고 놀란 모양이었다.
“그놈 뭐야? 주인?”
“이제부터 알아봐야지.”
창수는 본래도 안색이 창백한데 더욱더 창백해져 있는 남자를 가운데 내려놓았다.
남자는 빅을 보고서는 어쩔 줄을 몰라 했다.
아무래도 힘을 느낄 수 있는 존재인 듯했다.
남자는 빅뿐만 아니라 성녀인 나타샤를 보고서도 겁에 질려 했다.
하나같이 절망적일 정도로 끔찍한 존재들이었다.
“시…… 신들이십니까?”
“신? 재미있는 소리를 하는군. 너는 정체가 뭐지?”
뮤턴트는 아니었다.
그렇다고 인간도 아니었다.
어쩌면 아담에 가까웠다.
창수가 정체를 묻자 남자는 저항 따위는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고서는 순순히 대답을 했다.
“저는 ‘살루라’라고 합니다.”
“살루라? 그게 너의 이름인가? 아니면 정체인가?”
창수의 질문에 살루라는 대답을 했다.
“이…… 이름입니다. 중간중간 다른 이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살루라라고 불렸습니다.”
“중간중간이라. 너는 언제부터 존재해 왔었지?”
창수는 살루라가 불사체에 가까운 존재라 여겼다.
뮤턴트들 중에서도 불사체가 존재한다.
정말로 불멸의 존재인지 아니면 불멸에 가까운 수명을 가진 존재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적어도 일반적인 생명체의 수명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오랜 삶을 살 수 있는 것 같았다.
“저도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존재해 와서 얼마나 오랜 시간 동안 존재해 왔는지 알 수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인간들이 원시생활을 했을 때부터 존재해 왔습니다.”
“수만 년?”
“저에게도 망각의 축복은 있습니다. 정확하게 얼마나 오랜 시간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존재해 왔었지요.”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다 보니 가끔은 정신이 붕괴가 되기도 했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다시 멀쩡해졌지만, 돌아온 정신이 본래의 자신의 정신인지는 그로서도 알 수 없었다.
인간들 앞에서는 공포의 존재로 군림하던 살루라였다.
하지만 지금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존재들 앞에서는 개미나 다를 바 없는 미물에 불과했다.
“빅. 뮤턴트 한 마리 잡아 와라.”
“그러지. 주인.”
빅은 창수의 지시에 뮤턴트 하나를 물어 왔다.
“세라핌.”
“알았어.”
빅에게 사로잡혀 버둥거리고 있는 뮤턴트의 몸에 달라붙은 세라핌이 뮤턴트의 몸 안에서 엔젤을 강제로 추출해 내서는 아담으로 바꾸어 버렸다.
“이 녀석 혹시 기억하나?”
“이…… 이건.”
살루라는 멍하니 어리둥절해 있는 아담을 바라보았다.
기억이 날 듯 말 듯한 아주 오랜 과거의 흔적이 머릿속을 간지럽혔다.
“이…… 이놈은 뭡니까? 역겹군요.”
아담을 보며 역겹다는 말을 하는 살루라의 반응에 창수는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느낄 수 있었다.
“아담 이후의 변이체로군. 정말이지 오래도 살아 있었네.”
“이놈이 인간과 같은 시기에 변이된 놈이라는 거지?”
“그럴 거야. 현재의 뮤턴트들 중에서도 불사에 가까운 변이체는 있으니까. 아니, 바로 옆에 있었네.”
창수는 빅을 바라보았다.
빅 또한 수명만으로는 족히 수만 년 이상은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난 불사는 아니야. 쉽지는 않지만 죽음에서 자유롭지는 않다고. 그리고 이놈도 불사라 하기에는 무리인 것 같은데.”
빅은 살루라의 머리를 손가락으로 움켜잡고서는 흥미로운 듯이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송곳니가 드러나는 빅이었다.
“고대의 뮤턴트는 어떤 맛인지 궁금하군.”
“사…… 살려 주십시오.”
“호오! 그렇게 오래 살다 보면 죽고 싶어지지 않나? 영원한 안식을 원하는 것처럼 말이야.”
빅의 말에 살루라는 고개를 내저었다.
죽음은 피조물에게 있어서 언제나 두렵고 벗어나고 싶은 것이었다.
오랜 세월 인간들에게 절망과 공포로 군림했던 살루라였지만, 자신을 초월하는 존재 앞에서는 생명을 구걸하는 것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너와 같은 존재가 더 있나?”
창수의 질문에 살루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랜 삶을 살아오는 동안 스치듯이 만났던 고대의 존재들.
그 고대의 존재들은 인간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때로는 신으로 숭배를 받고 때로는 악마로 배척받았던 존재들이었다.
결국 인간들에게 죽임을 당했지만, 일부는 살루라처럼 살아남아 인간들과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그냥 개인적인 호기심의 영역이었다.
“혹시 말이야.”
“마…… 말씀하십시오.”
“인간들 중에서도 그대와 같이 불사체에 가까운 존재가 있나?”
“불사체라면 저처럼 오래 사는 인간을 말씀하시는 겁니까?”
“그래. 영화에서처럼 불멸은 아니지만, 영원에 가까운 수명을 가진 존재.”
인간도 아담에서 변이되어 만들어진 뮤턴트라면 돌연변이가 있을 수 있을 터였다.
그것이 불완전 변이체일 수도 있고, 손에서 불을 뿜어내던 키나나 옆에 있는 성녀 나타샤 같은 것일 수도 있었다.
“만나 본 적은 없습니다만, 들은 적은 있습니다.”
“들은 적이 있다고?”
“예. 북쪽에 살았다는 존재인데. 인간임에도 아주 오랜 삶을 살았다고 합니다.”
“인간인데, 아주 오랜 삶을 살았다라.”
창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북쪽에 살던 자뿐만 아니라 그와 같은 불사체들이 여럿 있다고 하더라도 이상할 것이 없어졌다.
창수는 세계수도 완벽하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혹시 세계수라는 것을 아나?”
“세계수요? 그게 무엇입니까?”
“자네를, 그리고 인간을 만들어 낸 물체이네.”
“그런 것이 있었습니까?”
“자네는 모르는가 보군. 알겠네.”
인간이 아담에서 변이가 되었다고 해서 세계수에 대한 기록이 남아 있지는 않았다.
자신들이 어떻게 변이가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창수는 그렇게 살루라에 대해서는 흥미를 잃었다.
빅도 입맛을 다시기는 했지만, 아직도 자신이 흡수한 힘을 전부 소화시키지 못하고 있었으니 과식을 할 생각은 없었다.
“저기 혹시 아픈 곳이 있으신가요?”
“예?”
“아프시면 제가 치료를 해 드릴게요.”
살루라의 몸 상태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었다.
불사체라지만 어쩌면 수백만 년 동안 살아왔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신체는 꽤나 무너져 있었다.
신조차 벗어날 수 없을 시간이라는 풍화에 살루라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나타샤는 그렇게 살루라의 팔에 손을 대었다.
그러고서는 무너져 있는 살루라의 몸 안에 자신의 거대한 기운을 밀어 넣었다.
결코 선의에 의한 행위는 아니었다.
물론 치료를 받는 이들에게는 충분히 선의로 느껴졌다.
워낙에 신체의 균형이 무너져 있어서인지 나타샤의 기운은 제법 많이 살루라의 몸 안으로 흘러 들어갔다.
창백하고 다소 미라 같던 그의 몸은 마치 젊음을 되찾기라도 한 듯 탱탱해지고 활력이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지금 상태로도 웬만한 인간들을 가볍게 요리할 수 있을 정도였지만, 점차 차오르는 거대한 기운에 살루라의 얼굴이 환희로 차올랐다.
굽었던 허리가 펴지고 푸석하던 힘도 세졌으며 덩치도 커졌다.
기운을 받기 전에도 컸던 그였다.
“뱀파이어 같은 것으로 생각했는데. 거인이로군.”
창수는 점점 커지는 살루라의 모습을 보며 뱀파이어가 아니라 거인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형 뮤턴트보다 덩치가 큰 것은 아니었지만 키는 컸다.
그렇게 완전히 젊음을 되찾은 살루라는 온몸의 넘쳐흐르는 기운에 자신감이 차올랐다.
이 정도 힘이라면 눈앞의 존재들도 박살을 내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신을 흉내 낸 자들아. 크크크크! 진정한 신이 누구인지…….”
창수의 손이 한 차례 흔들리자, 살루라의 왼팔 하나가 날아가 버렸다.
“목숨만은 살려 주마. 꺼져라.”
“…….”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었다.
살루라는 잘려 나간 왼팔을 움켜쥐고서는 도망을 쳤다.
나타샤도 살루라의 몸에 충분히 기운을 밀어 넣었기에 더는 치료를 할 필요가 없었다.
수명은 길었지만, 신체가 재생이 되지는 않는 듯했다.
“그럼 계속 서쪽으로 가지.”
창수의 일행은 계속 서쪽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