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44
제44화
44화
점점 멀어져 가는 총탄 소리.
그리고 그 총탄 소리를 향해 몰려가는 뮤턴트들.
동료를 구하러 가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세상을 구하기 위한 임무를 외면할 수 없는 전사들.
비극이었지만 처음부터 피로 물든 길을 걷기로 한 전사들이었다.
“수색 작전을 계속한다.”
팀장의 떨리는 지시에 따라 베타 팀은 계속 나아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때 한 마리의 뮤턴트가 자신들의 길을 막고 서 있었다.
1형 뮤턴트는 일반 전투 소총으로도 충분히 제압이 가능했다.
소음기를 단 권총으로 홀로 남은 뮤턴트를 향해 발사를 하려고 했다.
대부분 매그넘과 데저트 이글과 같은 대구경의 권총을 챙겼지만 소음기를 사용해야 할 순간을 위해 소음기를 단 권총을 챙긴 대원도 있었다.
소음기를 달았다고 해도 소음이 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알파 팀에서 쏘아대는 둔탁하고 커다란 소음에 묻힐 터였다.
동료들의 도움으로 남은 뮤턴트 한 마리를 제거하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려는 것이었다.
그렇게 셀 수 없이 연습을 해서 일발 백중의 실력을 갖춘 대원이 방아쇠를 당기려는 순간 권총을 붙잡는 이가 있었다.
“부팀장?”
“기다려 봐요.”
“무슨 짓이지?”
동료의 질문에 창수는 멍하니 홀로 남은 뮤턴트를 주시했다.
‘떨고 있어. 분명…….’
분명 다른 뮤턴트들과 함께 있었다.
여전히 총소리는 들리고 있었지만 홀로 남은 뮤턴트는 총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가지 않은 채로 그 자리에 못 박여 떨고만 있었다.
오히려 슬금슬금 물러서며 불안한 듯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무언가에 겁에 질린 듯이.
도망을 가고 싶어 하는 듯한 그런 모습에 창수는 어쩌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완전 변이.”
“뭐? 그게 무슨 소리야?”
“불완전 변이. 인간의 이성이 남아 있는 상태.”
원인은 모른다.
연구실의 박사님들이나 그 이유를 알까 현장의 군인인 창수는 불완전 변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만 확인했을 뿐이었다.
확인을 해 봐야 했다.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2형의 뮤턴트라면 버거울지 몰랐지만 1형 따위는 창수에게 일반인보다 조금 더 강한 수준에 불과했다.
맨손으로도 얼마든지 제압이 가능했으니 창수는 곧장 몸을 떨고 있는 뮤턴트를 향해 달려갔다.
“부팀장님!”
“치프!”
동료들이 자신을 부르는 것에도 창수는 멈추지 않았다.
군인으로서는 전혀 적합하지 않은 창수였다.
처음부터 자신이 이토록 고집스럽고 제 멋대로였나 싶을 때도 있었지만 생동성 시험으로 인한 힘을 가지고부터인지 아니면 본래 그렇게 생겨 먹은 것인지 창수는 자신의 판단대로 움직이고는 했다.
그로 인해 3팀에 있을 때 팀장님이나 임 상사에게 혼이 나오고는 했다.
그럼에도 바뀌지 않았으니 창수는 고문관이라면 고문관인지도 몰랐다.
창수의 몸이 단숨에 뮤턴트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 까아아아악!”
여인의 비명과 함께 여인은 자신을 향해 달려드는 검은 그림자에 팔을 내저었다.
내저어졌다고 했지만 휘둘러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수부대원의 허벅지만 한 나무가 휘둘러진 여인의 팔에 힘없이 부러져 나갔다.
그렇게 나무를 부러트리고도 속도와 파워가 줄어들지 않은 채로 창수의 몸을 향해 휘둘러졌다.
덥석!
강한 압력이 창수의 팔에 느껴졌지만 창수는 이내 여인의 얼굴 앞으로 자신의 얼굴을 내밀고서는 말했다.
“당신을 구하러 왔습니다.”
“……!”
너무나도 또렷하게 들려오는 목소리.
시커멓게 위장을 한 얼굴이었지만 너무나도 맑고 깨끗한 눈동자는 여인으로 하여금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게 만들었다.
“저희는 당신들을 구하기 위해 온 군인들입니다. 최창수라고 합니다.”
창수는 여인의 두 팔을 꼬옥 잡아주고서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었다.
“저…… 정말인가요?”
“예. 고생하셨어요. 이제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녀는 무너져 내렸다.
그리고서는 참았던 눈물을 쏟아냈다.
그동안 참아내야 했던 공포가 거짓말처럼 서러움으로 변해 버렸다.
“흐으으윽! 흐윽! 흐어!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구해 주러 오셔서 감사합니다.”
울부짖는 여인의 주위로 베타 팀이 멍하니 지켜보았다.
분명 여인의 모습은 일반적인 인간의 모습과는 조금 달랐다.
1형이 인간과 크게 구분이 되지 않는 편이었지만 어떤 위화감이 존재했다.
그건 마치 피식자와 포식자를 가르는 듯한 이질적인 위화감이었다.
그런 위화감이 여인에게서 느껴지고 있었지만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여인을 괴물이라고 말할 수가 없었다.
“정말 불완전 변이가 있었던 거야?”
창수에게 듣기는 했지만 실제로 불완전 변이를 본 것은 처음이었다.
미군 특수전사령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존재했던 불완전 변이는 두 개체.
하나는 한국의 연구실에 격리되어 연구 중이었고 다른 한 개체는 헤인트의 본거지에서 변이된 김 대위와 싸우던 중 미사일 공격에 증발했다.
두 개체 모두 2형이었지만 1형에서도 불완전 변이 개체가 발견된 것이다.
“일단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그러지.”
중요한 샘플이기도 하면서 정보를 줄 수 있는 정보원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여인이었다.
베타 팀은 엘리스라는 이름의 여인을 보호하며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이동했다.
* * *
“물 드시겠어요?”
“가…… 감사합니다.”
여인은 커다란 덩치의 특수부대원 남자들을 불안한 듯이 바라보며 창수가 건네준 물통에서 물을 받아 마셨다.
뮤턴트가 되었다고 해서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되는 건 아닌 듯했다.
엘리스는 물을 받아마시고서는 이내 허기짐을 느꼈는지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순간 포식자의 본능으로 눈앞의 사람들을 잡아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내 남아 있는 이성의 끈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만일 그런 짓을 하게 된다면 두 번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것 좀 드시겠습니까?”
엘리스의 허기짐을 알아차린 것인지 샤이먼이 자신의 칼로리 바를 내밀었다.
그다지 맛은 없지만 열량은 높아서 허기짐을 달래기에는 나쁘지 않았다.
엘리스는 자신에게 칼로리 바를 내미는 샤이먼에 창수를 바라보았다.
창수에게서 처음 구해져서인지 창수를 의지하는 그녀였다.
하지만 그것이 아니라 창수에게서 본능적으로 자신보다 강함을 느끼고 창수의 허락을 받으려는 것이었다.
다른 특수부대원들과는 달리 창수는 자신의 피식자가 아님을 본능적으로 느끼고 있는 것이다.
“부담 가지지 마시고 드세요.”
“가…… 감사합니다.”
엘리스가 샤이먼에게서 칼로리바를 받아들고서는 오독오독 씹어 먹었다.
인간의 이와는 달리 이빨들이 날카롭게 변해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변이되기는 되어 있는 모양이네.’
허기를 채워서인지 엘리스는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제 괜찮으세요?”
“예.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저희에게 알려 주실 수 있을까요?”
사태 파악을 하기 위해 엘리스에게 있었던 일을 물어보았다.
헤인트에 대한 정보나 그들의 아지트를 알아내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터였다.
“그들이 우리를 괴물로 만들었어요. 처음에는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 준다고 약을 줬어요. 약을 먹고 사람들이 나았어요. 그리고 돈과 먹을 것을 준다고 했어요.”
가난한 마을 주민들에게 치료와 돈 그리고 식량을 주어서는 엔젤을 생산하는 데 도움을 받은 듯했다.
“그리고서는 마을 사람들이 괴물이 되어 버렸어요. 저도 괴물이 되었는데. 아니 저는 괴물 아니에요! 저는 괴물이 절대 아니에요!”
엘리스는 자신이 괴물이라고 한다면 자신을 죽일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자신은 괴물이 아니라고 외쳤다.
“걱정 말아요. 당신은 괴물이 아닌 걸 알고 있습니다. 그냥 병에 걸리신 거예요. 치료하면 됩니다.”
“벼…… 병이요? 그렇군요. 마을 사람들도 병에 걸린 거였네요. 제가 왜 그것을 몰랐을까요? 제가 괜찮냐고 물어도 그들은 아무런 말도 못 했어요. 그리고 병이…… 병이 안 걸린 사람들을 공격했어요. 아! 저는 공격 안 했어요! 정말이에요. 도망가려고 했는데 병 걸린 사람들이 저를 따라와서 저는 도망갈 수 없었어요! 저는 아니에요!”
불완전 변이가 되었어도 변이된 뮤턴트들로부터 공격을 받지는 않은 듯했다.
창수를 제외한 베타 팀의 동료들은 엘리스를 보며 심란해졌다.
‘완전히 괴물이 되어 버린 거로 생각했는데 그것이 아니라니.’
괴물이 되었지만, 그전에는 죄 없는 일반인들이었다.
물론 죄 없는 일반인이었다고 해서 결정적인 순간에 머뭇거릴 특수부대원들은 아니었다.
다만 불완전 변이라는 변수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든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혹시 마을의 위치하고 약을 준 이들에 대한 것을 알고 있는 게 있습니까?”
“약을 준 이들이요? 많아요. 아니 많았어요.”
“많았다구요?”
“예. 우리를 괴물로 만들고 어딘가로 갔어요.”
“전부 다 말입니까?”
“아니요. 전부 다는 아니고. 헬기가 오고 헬기에서 탄 사람들이 온 뒤에 반 이상이 어딘가로 갔어요. 약을 가지고요.”
엘리스도 아는 것은 많지 않았다.
다만 자신이 보았던 것을 전부 창수에게 이야기해 주었다.
문제는 이미 헤인트의 핵심 조직원들은 떠났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마을의 위치를 알려 주시겠어요? 그 약은 악마의 약입니다. 병을 치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병을 만들어 내는 약이에요. 그걸 없애야 합니다.”
“그러면 저희 병도 치료가 되는 건가요?”
“미국 정부에서 치료를 해 줄 겁니다.”
“미국. 그렇군요,”
미국 정부가 치료를 해 줄 것이라는 말에 엘리스는 고개를 끄덕였다.
자신의 국적인 멕시코의 정부보다 미국 정부가 더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엘리스였다.
“마을의 위치를 알려 주세요.”
“저쪽으로 이십 분 정도 가면 나와요.”
엘리스를 통해 엔젤이 만들어지던 공장이 있는 마을을 확인했다.
“저쪽이면 오메가 팀 쪽이 향한 곳과 가깝군.”
정확한 위치 파악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에 세 개 팀이 나누어져서 수색하고 있었다.
오메가 팀이 마을 쪽과 가까운 곳이라는 것에 베타 팀의 팀장은 베이스캠프의 지휘 본부에 이 사실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곧장 무선 통신을 통해 베이스캠프에 현재 상황을 알렸다.
엘리스에게서 알아낼 수 있을 만한 것은 거의 다 알아낸 듯했다.
“엘리스는 어떻게 합니까? 베이스캠프로 보내려면 시간이 꽤나 걸릴 텐데요.”
자신들이 있는 곳에서 베이스캠프까지의 거리가 상당하다 보니 데려다주려면 일부 대원과 함께 돌려보내야 했다.
“오메가 팀에 대한 지원을 해야 합니다. 오메가 팀도 함정에 걸릴 우려가 있습니다.”
알파 팀이 잘 빠져나갔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다들 노련한 특수부대원들이었기에 어떻게든 무사할 것이라 기대를 했다.
하지만 언제 어떤 함정과 위기가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오메가 팀을 지원해 줄 이들은 자신들뿐이었다.
헤인트가 전부 도망을 가 버렸다면 밀림 전체를 불바다로 만들어 버릴 터였지만 일부라도 남아 있다면 어떻게든 생포해서 헤인트에 대해서 알아내야만 했다.
엘리스를 베이스캠프까지 안내하려면 최소 두 명의 대원은 후방으로 보내야 했다.
그 상황에 엘리스가 입을 열었다.
“제가 안내해 드릴게요. 마을까지 안내를 해드릴게요. 대…… 대신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부탁?”
“제 동생. 제 동생도 치료해 주세요.”
엘리스는 다시 마을로 돌아가는 것이 두려웠지만 병에 걸린 동생을 치료해 달라는 부탁을 했다.
완전 변이된 뮤턴트를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말을 들었지만 엘리스에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