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84
제84화
84화
불완전 뮤턴트를 발견한 창수는 조심스럽게 철장 가까이 다가갔다.
사실 3형 뮤턴트에게 있어서 철장은 아무런 제약이 되지 않았다.
당장에라도 뚫고 나와 특수부대원들의 몸을 갈기갈기 찢어 버릴 수 있을 터였다.
하지만 3형 뮤턴트는 겁에 질려 있었다.
“캡틴 조심해.”
“괜찮아. 뒤에서 대기해. 안녕. 나는 최창수라고 하는데 이름이 뭐지?”
“아룬.”
“아룬? 멋진 이름이네. 남자아이니?”
목소리로 성별을 알아보기는 힘들었다.
온몸이 금속성으로 변이되어 있었기에 목소리에서는 쇳소리가 섞여 나오고 있었다.
“예. 누구세요?”
“아! 우리는 UN이라고 혹시 아니? 나쁜 사람들을 혼내 주고 아론처럼 착한 사람들을 구해주는 일을 하고 있어. 마을 주민들도 우리가 구해줬단다.”
“저…… 정말이요? 넬하고 타이도 무사한가요?”
아룬은 무서운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마을 사람들을 구해준 착한 사람들이라는 말에 창수를 바라보았다.
“친구들인가 보구나.”
“예. 친구들은 무사한가요?”
“한번 알아봐 줄게. 젠들.”
“예! 캡틴.”
“마을 주민 중에 넬하고 타이라는 친구들 찾아봐. 아! 혹시 가족도 있니?”
“메리드.”
“메리드도 확인해 봐.”
“알겠습니다.”
가족과 친구들이 무사한지 알아봐 준다는 창수에 아룬은 조금 진정이 되는 듯했다.
“저…… 저기 저는 어떻게 되는 거죠? 저 괴물이 되었어요.”
“아룬. 괴물이 아니야. 너는 사람이다.”
“제가 사람이라구요? 이 모습이 어떻게 사람이라고 할 수 있죠?”
아룬은 자신의 변해 버린 모습을 알고 있었다.
부드러웠던 자신의 피부는 마치 금속처럼 딱딱했다.
목소리도 소름이 돋을 만큼 끔찍했다.
“네가 너의 이름을 기억하고 너의 가족과 친구들을 기억하고 있으며 네가 사람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있다면 너는 괴물이 아니라 사람이야.”
창수는 아론을 어떻게든 진정시키기 위해 안심을 시켜 주었다.
“하지만 괴물의 모습이잖아요!”
자신이 사람이라고 한들 괴물의 모습이 아닌 것은 아니었다.
“후우! 너는 불완전 변이체다.”
“불완전 변이체요? 그게 뭐죠?”
“괴물이 되지 않은 인간. 너 말고도 너와 비슷한 이들이 존재해.”
창수의 말에 아룬은 깜짝 놀랐다.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이 더 있다는 말에 놀란 것이다.
“정말인가요?”
“그래.”
“그들은 어디에 있죠?”
“본래의 몸으로 되돌아가기 위해 노력 중이야.”
“정말이요? 정말로 본래의 몸으로 되돌아갈 수 있나요?”
아룬은 창수의 말에 몸도 목소리도 떨렸다.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갈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은 아룬이었다.
“좋은 사람들이 노력할 거야.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서 말이야.”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있고 과거의 인간이었을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했다.
물론 창수는 아룬에게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약속을 해 줄 수 없었다.
자신은 군인이지 과학자나 학자는 아니었다.
그나마 희망이 될 수 있는 말밖에는 할 수 없었다.
“우리 같이 가자. 너 자신을 위해서라도.”
창수는 아룬에게 손을 내밀었다.
아룬이 빠르게 손을 내젓는다면 창수의 손은 잘려나갈 것이었다.
그렇게 위험천만한 상황이었지만 아룬은 떨리는 손으로 창수의 손을 향해 날카로운 자신의 팔을 내밀었다.
덥석.
차가움과 따뜻함이 서로의 신체를 통해 전달됐다.
잠시 후 마을 주민들이 있는 곳으로 향했던 젠들의 통신이 들어왔다.
-캡틴! 메리드라는 여인을 찾았습니다. 아룬이 자기 아들이라고 하는데 통화를 해 보고 싶다고 합니다!-
아룬의 어머니라는 말에 창수가 잡고 있는 아룬의 날카롭고 단단한 팔이 떨려왔다.
-아룬이니! 아룬! 무사하니? 엄마야! 아룬! 너 무사하니?-
울음기가 가득한 여인의 목소리가 통신기 너머에서 들려왔다.
“어…….”
아룬은 익숙한 어머니의 목소리에 엄마를 외치려다가 자신의 입에서 흘러나온 고약하고 거북스러운 쇳소리에 황급히 입을 다물었다.
자신의 목소리를 어머니가 듣게 된다면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 생각이 든 것이다.
“효자구나.”
창수는 아룬이 어떤 생각에서 입을 다문 것인지를 알고서는 효자라는 말을 했다.
그 말과 함께 아룬의 입에서는 울음소리라고는 느껴지지 않는 쇳소리가 흘러나왔다.
눈물을 쏟아내고 싶었지만 차갑게 식어버린 신체에서 눈물도 나오지 않았다.
“아룬은 무사합니다. 다만 부상이 심해 부상을 치료하는 대로 어머님의 품으로 돌아가게 될 겁니다.”
창수는 아룬을 대신해 결코 지켜지지 않을지도 모를 약속을 했다.
아룬의 어머니에게 하는 말이 아닌 아룬에게 하는 말이었다.
-아룬은 정말 무사한 건가요?-
“예. 무사합니다. 믿고 기다려 주세요.”
그녀가 직접 아룬을 본다면 무척이나 큰 충격을 받을 것이었다.
그건 아룬도 알고 있었기에 지금은 만날 수 없었다.
그렇게 통신기를 끈 창수는 몸이 땅바닥에 무너져 내린 아룬을 향해 말했다.
“어머니에게 돌아가기 위해서라도 우리하고 가자.”
“예. 그럴게요. 제발 저를 되돌려 주세요. 부탁이에요.”
가녀린 아룬의 모습에 창수는 잔뜩 긴장을 한 대원들을 바라보며 지시를 내렸다.
“아룬의 몸을 감쌀 모포를 가지고 와.”
“예! 캡틴.”
남에게 보여서 좋을 것은 없었다.
제법 두툼한 모포를 가지고 온 대원에 의해 아룬의 차갑고 딱딱한 신체가 덮였다.
다른 뮤턴트와는 달리 3형 뮤턴트의 체온은 차디찼다.
그렇게 아룬은 호프 팀과 함께 수송 헬기에 탑승해서는 호프 사령부로 옮겨졌다.
3형 뮤턴트의 불완전 변이형은 꽤나 충격적이었다.
물론 이미 불완전 변이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불완전 변이체를 본 이들은 많지 않았다.
UN의 높으신 분들은 아룬을 보고서는 경악을 해야 했다.
“정말 믿기지 않는군. 유일한 불완전 변이체가 1형 뮤턴트라고 하지 않았나? 그것도 미국에 있고.”
“예. 인간과 유사성이 가장 높은 1형 뮤턴트만 불완전 변이가 될 것이라 추정하고 있었는데 인간과 가장 유사성이 없어 보이는 3형에서도 불완전 변이체가 있다는 것으로 봐서 다른 뮤턴트 종에서도 불완전 변이체가 존재할 수 있을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현재 한 개 개체가 존재하며 미국에서 보호 중이라고 알려져 있었다.
물론 첫 번째 변이체는 한국에 있었고 2형 뮤턴트였다.
하지만 한국 정부에서는 비밀로 하고 있었기에 현재 불완전 뮤턴트는 엘리스가 유일한 상태였다.
“잠시만 그 5형 뮤턴트라는 것도 이성은 가지고 있었잖아. 그놈도 불완전 변이인가?”
“5형은 독립 개체여서 불완전 상태인지 완전 상태인지 알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리고 단 한 개체만 등장해서 5형이라 부르지 않고 특수 개체로 따로 분류될 것 같습니다. 물론 여러 개체가 나타나면 정식으로 5형이 될 수도 있구요.”
“후우! 그놈 불사신이라면서. 그런 놈이 여러 개체가 나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겠어.”
“그놈보다는 오히려 마스터 치프가 생포한 한국의 기체형 뮤턴트가 더 골치 아픕니다.”
“기체형?”
“예. 그 어떤 물리적 타격도 통하지 않고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의 몸을 차지해 조종을 할 수 있는 녀석입니다. 마치 기생하는 듯이요. 숙주가 죽으면 숙주의 몸에서 빠져나와 다른 숙수의 몸에 기생을 할 수 있습니다.”
“터무니없는 괴물이군.”
“예. 다행히 그 개체도 단일 개체입니다. 만일 다수 개체라면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 벌어지게 될 겁니다.”
뮤턴트에 대해서 알면 알수록 인간들의 희망은 멀어지는 듯했다.
“그나저나 이번에도 최창수 상사라고?”
“예.”
“그 친구 정말 인간 맞는 거야?”
“일단 뮤턴트는 아닌 듯합니다.”
창수가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은 도무지 인간이라고 볼 수 없을 만큼 눈부셨다.
영화 속의 히어로가 있다면 딱 창수 같은 이가 아닐까 할 정도였다.
“아군이라 다행이군.”
“예. 그나저나 저 아이를 다시 본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사로잡은 뮤턴트들을 수없이 연구했다.
하지만 그 어떤 개체도 변이 전으로 되돌리지는 못했다.
특히나 3형 뮤턴트는 생명체이기는 한 것인지 장담을 할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그건 그렇고. 병사로 쓰기에는 최상의 존재로군.”
“…….”
UN의 고위인사는 아룬의 가치에 대해서 곧바로 알아보았다.
일반 탄환으로는 신체에 상처 하나 나지 않으며 인간 이상의 빠름을 보여주는 3형 뮤턴트였다.
전차의 장갑도 뚫을 수 있는 신체의 강도도 가지고 있다고 하니 통제만 할 수 있다면 최고의 병기가 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위험부담이 아직은 너무나도 컸기에 병사로 사용하기에는 무리였다.
그렇게 아룬은 UN 산하의 세계보건기구(WHO)에서 관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꽤나 군침을 흘렸지만 미국뿐만 아니라 러시아와 중국 등 세계 강대국들 모두 군침을 흘리고 있었기에 결국 공동으로 관리를 할 수 있는 세계 보건 기구의 소유가 된 것이다.
그렇게 아룬은 자신의 몸을 되돌리는 실험을 하는 것으로 알았지만 이미 세계보건기구의 과학자들은 신체를 되돌리는 것은 포기한 상태였다.
아론을 오직 실험체로만 여길 뿐이었다.
* * *
첫 번째 불완전 변이체.
그건 엘리스도 아니고 아룬도 아닌 2형 뮤턴트인 넬시아였다.
같은 2형 뮤턴트 중에 불완전 변이체였던 델타포스의 팀장이었던 폴이 있었지만 폴은 이미 죽은 변이체였고 폴보다 먼저 넬시아가 불완전 변이체로 발견되었다.
그런 넬시아는 한국 정부의 비밀 연구시설에서 연구되고 있었다.
“저 돌아갈 수 있는 건가요? 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거지요?”
괴물이 된 자신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려 주겠다고 약속했었지만 그 약속이 지켜지기는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넬시아는 점점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지쳐만 가고 있었다.
점점 지쳐가면서 넬시아는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의 감정이 끓어올랐다.
순간 스스로 그 알 수 없는 분노의 감정에 화들짝 놀랄 때가 많았다.
그래도 자신을 보호해 주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지만 점차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었다.
쾅! 쾅! 쾅!
결국 넬시아는 참지 못하고 폭력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연구원들을 공격하지는 않았지만 자신을 가두고 있는 방을 힘껏 후려치며 울부짖었다.
“나를 풀어 줘! 나를 되돌릴 수 없다면 나를 여기서 나가게 해 줘! 더 이상 갇혀 있고 싶지 않아!”
“넬시아! 진정해! 진정하라고!”
“싫어! 나를 풀어 줘!”
단단한 방의 벽이 넬시아의 주먹질에 부서지고 우그러들었다.
예상보다 훨씬 강한 힘이었다.
“진정해! 넬시아! 흥분을 진정시켜! 우리는 너를 도와주려는 거라고!”
“싫어! 나는 여길 나가겠어!”
넬시아는 단단한 철문을 있는 힘껏 후려쳤다.
결국 부서지지 않을 것 같은 철문이 부서져 버리고 위급 상황이 되어 버렸다.
“안 돼! 넬시아!”
진심으로 넬시아를 걱정하며 외친 연구원이었다.
격리 구역을 벗어나면 넬시아를 사살할 수밖에 없어진다.
연구소의 경비부대는 완전 무장을 한 채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다.
2형 뮤턴트의 신체 강도에 관한 연구는 끝나 있었다.
일반 소화기로 사살하지 못하는 것이지 그 이상의 화력으로 제압하고자 한다면 2형 뮤턴트의 근육 갑옷은 그냥 고기 방패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렇게 넬시아는 밖으로 나가는 입구에서 자신을 조준하고 있는 경비부대를 마주하고서는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제발. 제발 저를 놔 줘요. 제발.”
아무리 간청을 해 보아도 소용없는 짓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더욱더 탈출하고자 하는 마음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