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rongest soldier chose to survive RAW novel - Chapter 91
제91화
91화
예상했던 것보다 상황은 더욱 좋지 않았다.
지진으로 인해 파괴된 것보다 방치로 인한 망실과 약탈과 방화로 인한 파괴가 더 컸다.
공권력이 완전히 상실된 지역은 선진국이든 후진국이든 가리지 않고 기반 시설부터 철저하게 파괴되어 진다.
창수는 차라리 밀림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세상 멸망한 거 아닙니까?”
“그런 것 같기는 하네. 하아!”
세상이 멸망한다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을 정도였다.
“저 몇 년 전에 일본 도쿄 왔었는데…….”
세계 최대의 대도시 중 하나였다.
하지만 호프 팀에게 세계 최대의 대도시는 세계 최악의 전장으로 보이고 있었다.
“이거 복구는 할 수 있나?”
“사실상 포기했던 모양입니다. 수도도 오사카로 옮겼고 도쿄를 포함해 북동부 전역에 일본의 장악력이 상실되었습니다.”
“그런데 왜 수복을 하려는 거야?”
“위협이 되니까요. 저들이…….”
창수는 자신의 팀원이 손으로 가리킨 방향을 바라보았다.
좀비였다.
아니 정확하게는 1형 뮤턴트였다.
백신 주사의 특정 단백질이 1형 뮤턴트의 변이 유발 물질임이 밝혀지고 난 뒤에 특정 단백질은 투약 및 생산이 취소되었다.
물론 그 때문에 수많은 백신들이 폐기되며 한동안 큰 문제가 되었다.
의외로 인간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수많은 백신을 맞게 된다.
백신의 효과가 완벽한 것은 아니었지만 백신의 탄생으로 인해 인류는 극적인 수명의 증대와 건강을 손에 넣게 되었다.
하지만 엔젤의 등장으로 인해 상당한 양의 백신을 사용할 수 없게 되었다.
뮤턴트에 의한 피해보다 각종 백신의 사용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더 클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있었지만 다들 눈에 직접적으로 보이는 뮤턴트가 더 걱정이었다.
그렇게 변이물질의 생산과 유통이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쿄에 대량의 1형 뮤턴트가 발생했다.
남아 있는 사람들은 뮤턴트를 피해 폐허의 곳곳에 숨어 있었다.
“야마쿠치 야쿠자들은 엔젤뿐만 아니라 사람들을 뮤턴트로 만들고 있습니다.”
“통제도 되지 않는 뮤턴트를 무엇 때문에?”
자신들의 왕국을 세우고자 한다는 야마쿠치가 자신들이 노예로 삼을 인간들을 뮤턴트로 만들고 있다는 것이 다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일단은 일본군을 막는 것이 우선 아니겠습니까? 아무리 엔젤이 있다지만 그래도 대규모 군대를 동원한다면 야쿠자 조직만으로는 막기 힘들 테니 뮤턴트들을 방패 삼으려는 것일지도 모르죠. 아무래도 육군력이 부족한 일본이다 보니.”
뮤턴트들을 방패 삼아 군대를 막으려는 속셈일지도 모른다는 분석을 하는 동료였다.
“뭐가 되었든 최악이군.”
대도시의 폐허 속에 얼마나 많은 뮤턴트가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 뮤턴트들 속에서 야마쿠치 야쿠자들을 제거하고 엔젤 생산 공장을 파괴해야만 했다.
“일본 자위대 중부방면대와 동부방면대가 도쿄 북쪽과 동쪽으로 뮤턴트들을 유인하겠다고 합니다.”
도쿄 내의 뮤턴트들을 최대한 끌어내는 중에 호프 팀과 일본의 닌자팀이 야마쿠치 야쿠자의 요새로 추정되는 곳으로 침투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도 마냥 놀고만 있지는 않았는지 도쿄 중심부에 정보를 줄 첩보팀을 침투시켜 놓고 있었다.
첩보팀이 준비해 놓은 안전 가옥으로 이동 후 내부의 정보를 얻는 것이 첫 번째 임무였다.
“공격이 시작된 것 같습니다.”
파괴되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본의 수도였던 도쿄에 일본 자위대의 자주포가 퍼부어졌다.
워낙에 큰 도시여서 창수가 있는 곳에서 포격지가 보이지는 않았지만 멀리서 들리는 우레 소리는 불길하게만 들려왔다.
그렇게 도쿄 전체를 울리는 포격 소리 덕에 소리에 민감한 뮤턴트들이 소리가 들려오는 곳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건물 내에 있는 뮤턴트라면 모르겠지만 건물 밖의 뮤턴트들은 소리에 이끌려 치워졌을 터였다.
“좋아. 출발하지.”
차량 이동은 너무 눈에 띄기도 했을 뿐만 아니라 도로가 버려진 차량이나 폐허로 인해 막혀 있어 이동하기 힘들었다.
결국 맨발로 뛰어야 했다.
일본 도쿄도의 전체 면적은 2,187㎢다.
물론 실질적으로 도쿄시를 말할 때는 도쿄도 전체를 말하기보다는 도쿄 23구를 칭한다.
도쿄 23구는 621㎢고 서울시의 전체 면적이 605㎢였으니 작전 구역은 서울시보다 조금 더 큰 정도였다.
그 넓은 구역은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폐허 건물들에 몸을 숨기며 열심히 뛰었다.
중간중간 뮤턴트에 몸을 숨기고서는 기다리거나 우회를 해야 했다.
고작 1형 뮤턴트였기에 뮤턴트를 처리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는 않았다.
하지만 한순간의 실수로 주변의 모든 뮤턴트들을 불러들일 수 있었기에 되도록 전투를 회피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캡틴. 생각보다 많이 남아 있습니다.”
“그래. 퇴각도 쉽지 않겠어.”
창수는 여전히 멀리서는 포격 소리와 총탄 소리가 들려왔지만 귀가 먹기라도 한 것인지 미동도 하지 않고 있는 뮤턴트들을 볼 수 있었다.
“대부분은 노인 뮤턴트들입니다. 가는 귀가 먹어서 그럴까요?”
엔젤은 본래의 신체 능력에 비례해 강화해 준다.
뮤턴트 또한 마찬가지였다.
“노인의 나라라고 하는 일본이잖아. 귀가 먹으면 뮤턴트의 청각도 크게 좋아지는 건 아닌가 보지.”
“눈도 침침하면 우리 못 보지 않을까요?”
“그럴지도 모르겠지만 굳이 확인할 필요는 없겠지.”
힘 좋은 청년 뮤턴트들은 일본의 육상 자위대를 향해 달려갔지만 노인 뮤턴트들은 감각이 그다지 좋지 않아 그대로인 듯했다.
당연히 육체적인 능력도 약할 것 같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숫자가 워낙에 많았기에 조심을 해야 했다.
더욱이 호프 팀은 뮤턴트뿐만 아니라 야마쿠치 야쿠자들도 적이었다.
야쿠자에 동조하는 일본인들도 있을 것이었고 그들은 분명 엔젤을 섭취하고 있을 터였다.
그렇게 아군인지 적군인지 알 수 없었기에 도쿄 내에서의 민간인들과의 접촉은 되도록 지양하고 있었다.
“캡틴 우회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럼 제거해.”
“예.”
창수의 허락에 따라 호프 팀의 대원 중 하나가 활시위를 당겼다.
열병기의 등장 전까지 아니 열병기가 등장하고도 오랫동안 최강의 원거리 무기로 군림했던 활이었다.
더욱이 열병기와는 달리 무음 무기로 활은 뮤턴트전에 꽤나 유용한 무기로 주목을 받았다.
물론 소규모 뮤턴트와의 전투에서 통용되는 것이지 대규모로 뮤턴트가 있는 곳에서는 철저하게 보조 무기로나 여겨졌다.
활시위가 팽팽하게 당겨지고 호프 팀 내에서 로빈 후드로 불리는 대원은 숨을 멈춘 채로 목표물을 노려보다가 손가락을 놓았다.
슈육!
공기를 가르는 소리와 함께 고성능 화살은 포물선을 그리며 침투선 내에서 방해하고 있는 목표물을 향해 날아들었다.
뮤턴트에게 머리 외에는 약점이 없었다.
그렇기에 화살은 정확하게 머리에 박혀 들어갔다.
쿵!
단단한 머리뼈 안의 뇌가 타격을 받자 뮤턴트도 별수 없었다.
그렇게 길을 막고 있는 뮤턴트를 하나씩 제거하거나 우회하며 이동을 한 호프 팀은 하루가 꼬박 지나고 난 뒤에야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었다.
긴장감을 유지한 채로 엉망인 도시를 횡단하는 것은 특수부대원들조차도 피곤한 일이었다.
“너무 늦군.”
일본의 특수부대인 닌자팀은 마치 영화의 닌자들처럼 먼저 도착을 해 있었다.
영 못 미덥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생각보다는 실력은 좋아 보였다.
폐허는 되었어도 일본 출신이었기에 먼저 도착을 한 것은 충분히 납득이 가능했다.
하지만 창수는 단지 그뿐만 아니라 닌자 팀이 엔젤의 도움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변이물질과의 접촉에 주의하시오.”
“그 정도는 알고 있으니 신경 쓰지 마시오.”
엔젤의 도움으로 호프 팀보다 먼저 도착을 한 닌자 팀이었다.
야쿠자들로 인해 엔젤을 얻는 것이 쉬운 일본이었다.
그렇게 헤인트나 야마쿠치 야쿠자들처럼 엔젤을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었다.
부작용으로 인해 꽤나 주의 깊게 사용을 해야 한다는 걸 알고 있는 창수로서는 꽤나 불안해 보이는 닌자 팀이었다.
하지만 적진의 한복판에서 분란을 일으킬 수는 없는 법이었다.
사소한 감정보다 피해 없이 임무를 완료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1차 목적지에 도달해 대기하고 있자 일본 정부가 도쿄에 심어둔 정보원이 긴장된 모습으로 다가왔다.
불안한 듯이 사방을 두리번거리는 모습에서 자신의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엿보였다.
“히로 씨?”
“예. 제가 히로입니다.”
“야마쿠치 야쿠자들의 요새의 정확한 위치와 현 상황에 대해서 알려주십시오.”
신분 확인을 마치고 히로에게서 도쿄의 중심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야마쿠치는 아타고 신사와 도라노몬 힐스에 나누어져 있습니다.”
“아타고와 도라노몬인가.”
도라노몬 힐스는 도쿄도 미나토구에 있는 초고층 빌딩이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아타고 신사라는 건물이 있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서 도라노몬 힐스는 아니라 생각했는데.”
“자체 발전 시설이 있습니다. 전 구역을 다 쓸 정도는 아니지만 일부 시설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군.”
총 52층의 초고층 빌딩에 야마쿠치 야쿠자들이 가득 모여 있다는 것과 함께 가장 중요한 야마쿠치의 지도부는 아타고 신사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물론 아타고 신사의 어디에 그들의 두목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며 신사의 주변 건물들도 야마쿠치 야쿠자들에 의해 점령되어 있었다.
“엔젤 생산 공장의 위치는 어떻게 되지?”
“거기까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다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지하철역으로 끌려갔습니다. 아무래도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지하철 내부인가?”
세계에서 가장 복잡하기로 악명 높은 지하철이 바로 도쿄의 지하철이었다.
처음 이용하는 사람들은 노선도를 보고도 목적지로 가기 힘들 정도의 복잡함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노면 철도 구역도 꽤나 많았지만 지하 구역에 엔젤 생산 공장이 위치해 있다면 사실상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했다.
도쿄의 지하에 무엇이 있을지 상상하고 싶지도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미궁이 되어 버린 도쿄 지하철이었다.
“이렇게 되면 엔젤 생산 공장을 제거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야마쿠치만 처리해야 하는 건가.”
“폭격을 요청하도록 하지요.”
엔젤이나 약물의 도움을 받는다지만 특수부대라고 해서 천하무적의 슈퍼맨은 아니었다.
그건 창수 또한 마찬가지였다.
내부의 정보를 통해 폭격 위치를 찾아내어 폭격 유도를 하는 것도 특수부대의 역할이었다.
“레이저 지시기 챙겨왔지?”
“예.”
일단 도라노몬 힐스를 폭격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은 일이었다.
일본 항공 자위대나 미 공군의 지원을 받으면 깔끔하게 날려버릴 수 있었다.
육체적으로는 최강의 강도를 자랑한다는 3형 뮤턴트라고 해도 미사일 앞에서까지 버틸 수는 없었다.
“문제는 야마쿠치 야쿠자의 수장인 카야토의 정확한 위치를 알아내야 합니다. 그를 제거하지 못한다면 이 사태를 막을 수가 없습니다.”
야마쿠치의 조직이 얼마나 커져 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말단 조직원들을 아무리 많이 잡는다고 해서 끝날 문제가 아니었기에 머리를 노려야만 했다.
그리고 그가 어디에 있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져 있지 않았고 정보원도 알지 못했다.
그나마 아타고 신사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만 알 뿐이었다.
“우리가 아타고 신사로 잠입해 들어가겠소.”
창수는 일본의 닌자 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호프 팀은 일본의 닌자 팀의 서포트 역할을 맡게 될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