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upporting characters in horror novels want to live as human beings RAW novel - Chapter 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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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무슨 소리요? 그보다 당신 대체 어디서 온 거요? 갑자기 대피하라고 하면 그걸 누가 믿소?”
레안드로스는 이제까지 한정적인 인간관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는 십여 가구나 될까 말까 한 작은 시골 마을,
기사가 되고 싶어 수도로 올라왔을 때는 같은 훈련소를 쓰던 훈련생이나 종기사 두어 명,
공작저에서는 전 공작부인,
그리고 지금은 아른트와 아렌하이트.
그 외의 관계는 맺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었다.
그러니 레안드로스의 소통 능력은 남들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편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게 불편하다고 느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무인은 말보다는 검으로 대화하는 편이었고, 그는 전형적인 무인이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순순히 피하는 게 좋을 거요. 가능한 한 지금 당장.”
“아니, 그러니까 갑자기 나타나서 말하면 누가 믿냐고! 당신 누구야? 어디서 온 놈팽이가 헛소리하는데 순순히 듣겠어? 이 자식 쫓아내!”
……대체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
레안드로스는 난생처음으로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공작님이 자신에게 너무 과한 임무를 맡긴 게 아닌가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였다.
성난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보다 겨울잠에서 막 깨어난 흑곰 여섯 마리를 한 번에 상대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아니다, 이런 불순한 생각은 하지 말자.
공작님이 자신에게 이런 임무를 맡긴 건 다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공작님께서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이 뭘까. 그건 바로 무력이었다.
잠깐.
그럼, 그 뜻은 결국 무력을 사용해서 이 사람들을 끌어내라는 건가?
‘과연. 공작님께서는 심오한 계획을 세우셨군.’
병약한 공작님 본인이 설득하러 왔다면 이렇게 화난 사람들을 상대할 수 없으셨을 것이다.
자신 정도 되는 사람이 와야지 무력으로라도 사람들을 쫓아낼 수 있었다.
레안드로스는 고개를 주억거리다가 검을 뽑아 들었다.
갑자기 웬 낯선 사람이 검을 쥐자 그걸 본 가엾은 민간 작업자들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
“으아악, 사람 살려!”
“웬 미친놈이 칼부림을 벌인다!”
“도망가, 도망가! 뒤로 빠져!”
아직 아무 짓도 안 했는데.
사람들의 호들갑을 한심한 눈으로 보던 레안드로스는 이 기세를 몰아 다들 쫓아내겠다고 마음먹었다.
하지만 그 순간,
-쿠르르릉.
땅이 진동했다.
지각이 흔들리는 게 아니라, 흙 아래에서 거대한 무언가가 움직이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레안드로스가 뒤를 돌아봤을 때,
멀리서 솟아있던 구덩이의 입구에서 검은 것이 일시에 솟구쳤다.
검은 진흙이었다.
불길한 색을 띤 오탁이 밤하늘을 가리고 사방으로 흘러넘쳤다.
순식간에 검게 뒤덮인 구덩이를 보던 사람들은 전부 멈춰서서 망연히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었다.
쉴 새 없이 꿀럭거리며 진흙을 토하던 구덩이 안에서 무언가가 튀어나왔다.
처음에는 다들 생물이라고 인식하지 못했다.
범람한 진흙에 섞여 나온 암석이나, 최소한 그와 비슷한 무언가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움직였다.
커다란 뱀의 형상을 한 생명체가 구덩이를 짚고 기어 나왔다.
기다란 몸체 위에는 끈적거리는 물갈퀴가 솟아나 있었다.
긴 앞다리는 두 개의 관절부가 꺾여 있어서 몹시 기묘하게 보였다.
척추를 따라 울룩불룩하게 돋은 피부에서 무언가가 자라나기 시작했다.
거대한 가시들이 피부를 찢고 자라나는 소리가 공기 중으로 울려 퍼졌다.
“요, 용이다……. 동부의 용이야.”
누군가가 얼빠진 채로 말했다.
동부의 전설에 나오는 지네와 용.
땅속에서 잠든 용이, 사실은 구덩이 안에 있었다고?
검은 진흙을 뒤집어쓴 그것의 머리가 하늘로 향했다.
‘동부의 용’은 몇 번이고 공중으로 뛰어오르려 했지만, 그럴 때마다 떨어지는 바람에 진흙탕 속에 몸을 처박을 뿐이었다.
그것은 비틀비틀 일어나 주변을 둘러봤다.
모든 사람의 머릿속에 똑같은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날아가…… 돌아갈 수 없……어…… 별을 떠나…… 부족해…… 부족해…… 부족…… 더 필요…….]“이, 이게 뭐야.”
누군가가 제 머리를 움켜쥔 채로 비틀거렸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말했는지 몰라 주변을 둘러보거나, 혹은 제 머리를 세게 때리며 혼란스러워했다.
레안드로스도 마찬가지로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침착하게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다시 한번 반복하오. 당장 황무지를 떠나는 게 신상에 좋을 것…….”
“저기 봐! 용이 사라졌어!”
날카로운 외침에 레안드로스를 포함한 사람들의 시선이 쏠렸다.
방금 전까지 진흙 위를 뒹굴던 거대한 뱀이 사라져 있었다.
움직이는 모습을 보지도 못했는데, 사라졌다고?
레안드로스는 그 순간 괴물이 사라졌다 외친 인부의 머리 위의 공기가 기묘하게 일그러지는 것을 발견했다.
희미한 천둥소리가 아주 가까이서 울렸다.
그 직후.
인부가 폭발했다.
말 그대로, 폭발이라고밖에 할 수 없었다.
그 자리에는 끔찍한 흔적밖에 남지 않았다.
불행하게 인부의 주변에 서 있던 사람들은 제 몸에, 얼굴에 묻은 피가 뚝뚝 떨어지는 광경을 멀거니 바라봤다.
“아, 아아…….”
“살려, 살려줘!”
“복수야, 용이 깨어났으니 사람들에게 복수를 하려고!”
아비규환 속에서 사람들은 도망치기 시작했다.
높게 달린 횃불이 쓰러지고 밖에 꺼내두었던 자재와 의자가 무너졌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저 먼저 나가려고 앞선 사람을 짓밟았고, 뒤처진 이들은 제 앞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끌어당겼다.
천둥소리가 울릴 때마다 산발적인 비명이 터지며 공포와 공황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레안드로스마저 사람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 사람들을 어떻게 진정시키지?
그 순간, 사람들에게 짓밟혀 쓰러져 있던 여자의 위로 대기가 일그러지는 게 보였다.
레안드로스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달려가 여자를 끌어안은 채 굴렀다.
그 직후 등 뒤에서 어마어마한 폭격음이 터졌다.
“괜찮소?”
레안드로스가 구한 여자는 덜덜 떨고 있었다.
군중에게 마구잡이로 밟힌 탓에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태로 보였다.
여자를 데리고 어떻게 여기를 빠져나갈 수 있을까.
레안드로스는 자신의 머리 위에서 대기가 울렁거리는 것을 보고 근처 막사로 몸을 피했다.
적어도 머리 위에 뭔가가 있다면 폭사는 당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막상 막사 안에 들어오니 뭔가가 이상했다.
이글거리는 공기는 여전했지만, 폭발을 예고하는 천둥소리가 멎었다.
마치 이쪽을 노리고 조용히 사냥의 때를 기다리는 것처럼.
‘그렇다면 설마.’
지붕이 있는 공간까지는 침입하지 못하는 건가?
레안드로스는 그 사실을 추측한 즉시 밖으로 뛰어나갔다.
그때를 노린 천둥소리와 폭발음이 매섭게 뒤를 바짝 쫓아왔다.
겁을 먹은 양 떼처럼 공포에 눈이 멀어 몰려가는 사람들을 향해 소리를 질렀다.
“들어가시오! 전부 근처에 있는 천막에 들어가서 피신하시오! 실내에 있으면 안전하니, 빨리 들어가 있으란 말이오!”
처음에 사람들은 겁에 질려 레안드로스의 충고를 듣지 않았다.
하지만 군중 속에서도 몇 사람이 터져나가자, 그 모습을 본 몇몇 사람들이 먼저 방향을 바꿔 막사로 죽어라 달리기 시작했다.
“비켜! 비키라고! 내가 들어가야 해, 나는 책임자란 말이다!”
“상도덕도 없이 굴지 말고 나이 어린 순대로 들여보내!”
“비켜, 나는 내일 아침에 집에 가야 한단 말이야! 가족이 기다리고 있다고!”
“여긴 다 찼어! 그만 들어와, 다른 곳으로 가라고!”
우악스러운 고성이 오갔다.
여러 개의 막사에 사람들이 빽빽하게 들어차는 사이, 밖에 나온 사람이라곤 레안드로스밖에 없었다.
레안드로스는 이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저 존재에게 지성이 있다면, 지독하게 잡히지 않는 사냥감을 노리기보다는 굴 안에 빽빽하게 들어찬 놈들에게 관심이 쏠릴 것이다.
그리고 그 예상은 적중했다.
희미하게 일렁이던 공기가 마지 찢어지듯 갈라지기 시작했다.
흉측한 머리가 먼저 튀어나왔다.
눈도 없이 맨들한 머리에는 파충류를 닮은 가죽과 숨 쉬는 구멍만이 빠끔히 뚫려 있었다,
주둥이는 납작한 대신, 몸통까지 입이 이어져 있어 기괴한 형상을 만들었다.
[부족해, 부족해, 부족해, 더, 더, 더, 더!]그것은 마수가 아니었다.
검은 진흙은 입은 채로 강림한 재앙이었다.
레안드로스의 손에 식은땀이 고였다.
이런 상대를 제압할 수 있을까?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단 하나 믿는 구석이라면,
계시를 꿈꾼 공작이 직접 그를 여기로 보냈다는 것이었다.
“와라, 역겨운 놈.”
‘동부의 용’이자,
레안드로스가 모르는 ‘별걸음쟁이’라는 이명을 가진 괴물이 사납게 포효했다.
막사 안의 사람들은 밖에서 벌어지는 광경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들의 눈으로 보고 있는 게 현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가?
거대한 용과 단 한 사람이 대등하게 맞서는 게 가능한가?
심지어 그 기사는 방금전까지 사람들에게 동부 황무지에서 나가라고 경고하고 있었다.
이런 미래를 예상하고 일부러 찾아온 건가?
풀리지 않은 의문은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 모든 의문을 묻어둔 채로, 겁먹은 눈으로 숨죽인 채 바깥을 주시하기만 했다.
그들이 가진 소망은 단 하나뿐이었다.
“제발, 제발…….”
여기서 꺼내줘.
이 황무지에서 나가게 해줘.
누가 저 용을 쓰러뜨리고 우리를 구해줘.
제발 누군가 도와줘!
그들은 신이 아니라, 저 밖에서 싸우는 이에게 간절히 빌었다.
그들이 희망을 걸 수 있는 대상은 오직 저 기사 하나뿐이었으니까.
그러니, 마침내 레안드로스가 용의 머리에 검을 찔러 넣었을 때.
막사 안에서 다들 환호성을 지르며 울음을 터뜨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 * *
새벽 동이 트자, 황무지의 이상을 보고받고 급하게 달려간 아이든 에이슬링은 말문이 막혔다.
황무지는 온통 시커멓게 덮여 있었다.
흙에서는 악취가 났고, 애초에 모래와 자갈로 이루어져 있지도 않은 것 같았다.
진흙의 발원지인 구덩이는 검은 진흙에 덮여 검은 언덕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건 전초지의 상태였다.
온갖 시설은 부서져 있었고, 막사가 찢겨나가기도 했다.
혹시나 짐승이 올까 봐 낮게 친 울타리도 박살이 나 있었다.
사람은 하나도 없었고, 진흙에 덮이지 않은 바닥은 곳곳이 움푹 패여 있었다.
“여기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아이든이 보좌관에게 물었지만, 보좌관이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그가 막 전초지를 한 바퀴 돌아올 무렵이었다.
보좌관이 황야 한 편을 손가락질했다.
“에이슬링 님, 저기 사람이 있습니다!”
아이든이 그쪽을 돌아봤다.
해가 뜨는 방향의 장밋빛 하늘 아래에서 여기를 향해 다가오는 사람이 두 명 있었다.
그중 하나는 검은 머리카락을 가지고 있었는데, 한눈에 봐도 심하게 다친 것 같았다.
하지만 분명 상처와 혈흔이 보이는데도 약해졌다는 인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남들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키에 단단한 체격과 굳게 다물린 입매,
가라앉은 시선에서 느낄 수 있는 단호함과 무감함.
아이든은 그 남자를 보자마자 거대한 산을 떠올렸다.
어떤 것이 침범한대도 무너질 수 없는, 높고 고고한 산.
그 남자는 아이든 앞까지 다가왔다.
그가 입을 열었다.
“아이든 에이슬링인가?”
“감히, 이분이 어떤 분이신 줄 알고!”
“그만해.”
발끈하는 보좌관을 말린 아이든은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아이든 에이슬링이다. 에이슬링 상단의 후계자며, 이 현장의 책임자지.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들려줄 수 있겠나? 그대들이 분명 관련 있는 것 같네만.”
남자는 옆에 있던 사람에게 시선을 돌렸다.
남자의 동행인은 붉은 머리카락을 가진 앳된 청년이었다.
갓 성년이나 지났을까,
비리비리하고 유약해 보이는 게 그리 믿음직스럽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상한 점은 그런 청년에게 남자가 허락을 구하는 눈빛을 보내고 있다는 점이었다.
청년이 고개를 까닥이자, 남자는 비로소 아이든에게 답했다.
“구덩이가 갑작스럽게 폭주했고, 거기서 괴물이 나왔다. 괴물은 사람들이 있는 전초지를 습격했고.”
“그럼, 여기 있는 사람들은 전부……!”
“아니, 몇 사람이 목숨을 잃기는 했지만, 대부분은 무사했다. 괴물을 처리하고 나서 진흙이 닿지 않도록 더 먼 곳으로 이동시키고 보호하고 있었다.”
“신이시여.”
분명 이 남자가 그 괴물을 물리친 게 분명해 보였다.
너덜거리는 옷이며, 고약한 냄새하며.
전투의 흔적이 여실히 남아있는 남자의 몰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이든은 그의 손을 꽉 잡고 흔들었다.
“고맙네, 정말 고맙네. 정말, 자네가 내 구세주야! 사람들을 구해준 것도 모자라서 지금까지 지켜주기까지 하다니. 뭐든 말만 하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건 뭐든 하겠네. 자네한테는 천만금도 아깝지 않을 것 같아.”
신을 우러러보는 듯한 아이든의 시선에도 남자는 꿈쩍하지 않았다.
다만 남자는 되물었다.
“공작님께서 직접 서신을 보내 경고했지만, 그대는 듣지 않았지. 감사를 받을 인물은 내가 아니라 따로 있지 않겠나?”
“공작님의……?”
아이든은 멍하니 있다가 문득 편지 한 장을 떠올렸다.
며칠 전, 자신이 하르트만 공작이라며 동부 황무지의 구덩이에 대해 경고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내용만 봐서는 틀림없이 사기꾼 같은데, 공작가의 인장이 박혀 있었으니 어쩔 수 없이 답신해야만 했었지.
하지만 답장을 보낸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여기까지 온 거지?
아이든이 되물었다.
“아니, 그럼 공작이 자네를 여기에 보냈단 말인가?”
“엄밀히 말하면 여기 와 계시는데…….”
“어디? 구출한 사람들과 같이 있으신가? 공작의 말이 사실이었군. 젠장, 그냥 헛소리라고만 생각했는데!”
아이든의 반응에 남자의 표정이 살짝 거북해졌다.
하지만 아이든은 그 변화를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해서 떠벌렸다.
“그런 편지를 대체 누가 믿겠나. 보자마자 이거 미친놈이 보냈구나, 하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게 사실이라니. 공작은 대체 어떻게 이 일을 예견했다던가? 설마 공작이 꾸민 흉계는 아니겠지?”
“……그렇게 궁금하면 직접 물어보지 그러나.”
“공작이 어디 있는데?”
남자는 말 없이 고개를 돌렸다.
아이든도 그를 따라서 시선을 돌렸다.
두 사람의 시선을 받고있는 청년은 방긋 웃었다.
왠지 불길한 느낌이 아이든을 엄습했다.
“저기. 혹시, 호옥시나.”
“내 앞에서 나를 미친놈이라고 부르짖은 자네의 기개는 잘 보았네. 원래 상인들은 다 그렇게 용감한가? 정말 놀랐어.”
“그, 그게 아니라. 저기, 그게.”
“괜찮네. 당사자가 없는 곳에서는 험담도 나오기 마련이겠지. 그걸 직접 들을 줄은 몰랐지만.”
나긋나긋하게 말하며 웃는 청년, 하르트만 공작의 얼굴 뒤로 칼을 가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남자는 재빨리 아이든의 손을 쳐내고 시치미를 뗐다.
자신은 아이든과 관련 없다는 것처럼 구는 남자의 태도에 구세주를 잃은 아이든의 등 뒤로 식은땀이 쭉 흘러내렸다.
그래. 차라리 죽자. 나 자신의 의지로.
젠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