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38)
유연서, 부국제 개막식 참석
[포토] 유연서, 레드카펫 비주얼···배우 유연서가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는 배우로서가 아닌, 후원사 관계자 자격으로 초청됐다.
└머리 뭐야 차기작인가?
└와 이사님ㄷㄷ
└나 유연서 빡세게 꾸민거 사랑함ㅠㅠ 빨리 차기작 찍어줘ㅠ
└스타일 장난없다ㅠㅠ
몸에 딱 맞는 정장과 코트를 어깨에 걸친 유연서가 개막식 현장 안으로 들어서자, 익숙한 목소리가 그를 불렀다.
“연서야!”
‘게스트 하우스에 어서 오세요’의 멤버들이었다.
“어떻게 여기서 다 뭉치냐.”
“잘 지냈어요?”
박승환과 최준영, 이윤정과 진수호도 출품작에 출연한 배우로 참여했다.
“여기서 이준이만 있으면 딱인데.”
“걔는 군대 갔지?”
“간 지 얼마 안 됐을걸요?”
그들의 시선이 유연서로 향했다. 그의 인성 논란이 재점화되면서 여론이 악화할 즈음 AST 엔터와 계약이 끝난 원세븐 멤버들이 하나둘 입을 열었다.
원세븐 이준·우현 AST 엔터 재계약 불발···SNS 통해 심정 고백
‘원세븐 돌연 탈퇴’ 유연서, 원세븐 위해 7년간 남몰래 투자
└???
└이거 진짜야?
└헐 ㅁㅊ
└그럼 둘기도 아니네
이게 지금 뭐냐. 탈퇴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한 거 아니냐. 그럼 둘기 아닌 거 아니냐. 원세븐은 왜 그동안 입을 닫고 있었냐. 소속사랑 계약이 끝나니 지금 말하는 거 아니냐는 의문으로 화살이 돌아갔다.
그리고 몇 시간 채 되지 않아 유 회장이 푼 댓글 부대, ‘국새’팀의 포상 휴가 인증 사진과 거의 폭격 수준으로 퍼 주는 유건민의 자본 공세에 묻혔다.
“쓸데없는 짓을······.”
“왜? 보기 좋던데.”
상대적으로 묻힌 것뿐이지 사그라든 건 아니었다. 안 그래도 원세븐의 재계약 불발로 캐시 카우를 잃은 AST 엔터는 사실무근이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이를 그냥 지나칠 임승현이 아니었다. 그는 백서준과 조사를 하는 와중에도 AST 엔터가 유연서의 투자금을 뒤로 빼돌렸다는 자료를 헤일로 미디어에게 건넸고, 건수 잡은 박 실장과 한 대표가 신나게 언론 플레이를 했다.
-솔직히 누가 7년 동안 돈을 그렇게 주냐?
그동안 푸쉬 못받아먹고 어쩌다 역주행 성공한거뿐인데 둘기라고 욕만먹음ㅠ
└ㄹㅇ
└원세븐 문제가 아니라 소속사 문제 아니냐?? 그걸 지들이 왜 빼돌림?
└나 지금봄;; 탈퇴했지만 멤버의 도리는 다 했는데 그동안 욕처먹은거?
└└도리도 아니지ㅅㅂ 누가 돈을 저렇게 퍼주냐 이미 탈퇴하고 같소속도아닌데
-근데 갑질은 맞는 사실 아님?
└갑질중에 증거 나온거 없잖아
└유연서 국새로 유명해지니까 죽이기 들어가는거지ㅋㅋ
└솔직히 걔는 그래도 된다 아님?
└정작 팬들은 내배우 원래 그랬음ㅇㅇ 이러던데 타격없음ㅋㅋ
-유연서가 보살이네
한때 같그룹이라 덕질하던 팬들한테마저 울애들 못뜬건 유연서때문이라고 한처먹어서 달려들었는데 그동안 아무말도 안함
└나같았으면 돈 입금하는 순간 바로 언플들어감
└그동안 유연서 관종성격에 저거 잘도 묻었네 진짜 밝히기 싫었나보다
결국 상황은 마녀사냥당한 유연서에 대해 동정여론까지 형성되면서 더욱 혼란을 가중했다.
‘이런 이미지 싫은데.’
그냥 원래의 이미지인 관심종자 재벌 3세 배우로 남으면 안 될까. 그게 더 편한데······ 유연서는 부끄러워하냐고 놀리는 지인들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서로 근황을 묻고 아예 가까운 좌석에 앉았을 때, 옆에 앉은 박승환이 웃으며 말했다.
“드라마 잘 봤다. 이제 영화 하나 해야지?”
“맘에 드는 시나리오 나오면 해야죠. 드라마든 영화든.”
“그래도 영화가 이거 아니냐.”
박승환이 엄지를 치켜들었다. 아, 박승환도 데뷔부터 지금까지 영화만 출연해 온 진성 영화인이었다. 이런 사람 중 몇몇은 악의가 없어도 드라마를 낮잡아 보는 시선이 기저에 깔려 있으니까······.
“당분간은 생각 없어요.”
“왜, 아파서?”
그 대답에 유연서가 몸을 굳혔다.
“제가 아프다는 얘기가 왜 나와요?”
“너 드라마 찍을 때 상태 안 좋았다던데?”
“그게 소문났어요? 형들한테도?”
“이 바닥 소문 빠르다? 너도 알잖아. 주어가 너니까 더 빠른 거고.”
“쯧.”
왜 이렇게 나한테 관심이 많아. 유연서는 귀찮아서 혀를 찼다.
“근데 진짜 아픈 거야?”
“그런 거 아니에요. 그냥 컨디션 좀 안 좋았는데 스탭들이 유난 떤 거지······ 제가 돈도 대고 제작사 직함도 있으니까 과하게 눈치 보는 거예요.”
“아하, 높으신 분이라?”
그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넘어갔지만, 진수호만은 의심의 눈으로 유연서를 살폈다. 그는 그 시선을 애써 무시했다.
“야 연서야. 너 나랑 영화 하나 하자.”
“뭔데요?”
“간단히 말하면······ 너랑 나랑 조손 관계가 되는 거야.”
유연서는 눈살을 찌푸렸다. 박승환이 다 큰 손자의 할아버지 역할을 하기에는 나이가 맞지 않는다. 비교적 관리도 잘해서 원래 나이보다 어려 보이기도 한다. 굳이 따지자면 부자 관계가 더 알맞지 않나?
“연령대가 너무 안 맞지 않아요?”
“시놉이 너무 좋아서 분장하겠다고 했거든. 요즘 그런 기술 좋아졌잖아.”
“오······.”
트리플 천만 박승환이 눈여겨보는 시놉이라. 유연서의 눈빛에 흥미가 감돌았다.
“너 ‘영화인의 밤’ 가지?”
“가죠.”
“거기서 자세히 설명해 줄게.”
“피칭도 해요? 그 작품.”
박승환이 고개를 끄덕였다. 최준영, 진수호도 제쳐 두고 나에게 먼저 제안이 온 거라면, 당연히 투자 문제 아니겠어?
“일단 그거 하지 말아 봐요.”
내가 다 먹어야지. 유연서가 씨익 웃자, 눈을 크게 뜬 박승환이 이내 웃었다.
“하하! 나야 좋지.”
박승환이 노인 분장을 해도 한계가 있으니 따로 화면에 특수 효과를 주게 될 것이다. 그만큼 제작비가 든다는 뜻, 박승환도 이걸 바라고 그에게 제안한 것이다. 물론 유연서가 티켓 파워도 있고 연기랑 성격도 괜찮다는 게 배경에 깔려 있긴 하지만.
***
개막식이 끝나고 유연서는 차윤호와 임승현을 뒤에 두고 영화제를 탐방했다.
“헉, 유연서다!”
“팬이에요!”
가끔 알아보는 사람에게는 사인과 사진까지 찍어 주는 팬 서비스를 보여줬다. 그는 차윤호가 미리 예매해 둔 출품작을 감상하고, 감독과 출연진이 참여하는 관객과의 대화 행사를 기다렸다.
“GV에서도 영화 팬들이 3대장으로 만들 만큼 일명 빌런들이 있어요.”
이런 영화제는 처음인 유연서를 위해 차윤호는 입을 쉴 새 없이 놀렸다.
“어떤 건데요?”
“알고 들으면 재밌으실 거예요.”
첫 번째 유형은 ‘영화 잘 봤습니다.’
“우선 영화 잘 봤습니다.”
“저 봐요. 저 감독님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은 분인데······.”
이 유형은 주제랑 미장센이랑 안 어울리는데 대체 왜 쓴 건지 끝까지 이기려 들며 감독과 기 싸움을 하는 유형이다. 말주변이 없는 감독은 끌려다니겠지만, 지금은 달랐다.
“질문자님께서 영화를 잘 못 본 거 같네요. 제대로 본 거 맞죠?”
곳곳에서 웃음이 터졌다. 질문자는 우물쭈물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두 번째 유형.
“안녕하세요. 저는 인서울 대학교에서 영화를 전공하고 있는······.”
이런 사람은 자기가 이만큼 눈치챘는데, 감독 너도 알아서 그렇게 쓴 거니? 라는 뉘앙스로 말한다. 그리고 자신이 영화과 전공임을 어필하며 자기 PR을 한다.
이어서 외국 거장 감독의 GV 시간에는······ 차윤호가 말했던 세 번째 유형이 나왔다.
“감독님께 직접 불어로 질문해도 될까요?”
이 유형은 앞선 유형보다는 좀 낫다. 하지만 유연서는 웃음을 참았다. 불어로 뭔가 질문은 하는데, 알아듣는 사람은 저절로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는 엉성한 어법이었다.
“무슨 일 있으세요?”
“아, 저 사람 말하는 게 이상해서.”
“아, 이사님 알아들으실 수 있었죠.”
이런 유형은 어느 GV를 가도 볼 수 있었는데, 기출변형으로 출연 배우에게 자기 졸업 작품에 출연해 주면 안 되냐는 말도 안 되는 제안까지 한 사람도 있었다.
이윽고 호텔로 자리를 이동해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시나리오 마켓을 찾았다. 어느샌가 차윤호의 옆으로 JSENM 직원이 따라붙었다.
“뭡니까?”
“이사님이 눈여겨보는 게 없나 싶어서요.”
“직원들이 알아서 잘 보겠죠.”
“그래도 이사님이 골라 주시면 더 좋죠.”
유연서의 작품 보는 눈은 업계인도 인정하는 정도니, 살살 눈치를 보고 있던 것이다.
“그래요?”
그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현장을 구경했다. 수많은 제작사가 미팅을 진행하고 있었고, 여러 제작사 및 웹툰, 웹소설 플랫폼에서도 IP를 팔기 위해 부스를 지키고 있었다.
‘승환이 형이 말한 그 작품이 뭘까······.’
다른 생각에 빠진 유연서는 심드렁한 얼굴로 무언가를 들였다 놨다. 문제는 그 손짓을 오해한 직원이 부랴부랴 상대와 명함을 주고받았다는 것이다.
과거 저장 장치에 남지 않았던 단편 영화나 독립 영화도 있었다. 유연서는 꽤 재밌게 감상했다. 그리고, 드디어 초청받은 관계자만 들어갈 수 있다는 ‘영화인의 밤’에 입장했다.
“유연서다.”
“대박······.”
그 자리에는 영화사 구상의 소동현도 입장해 있었다. 그는 입구 쪽이 소란스러운 것을 듣고 유연서가 왔다는 것을 짐작했다.
‘혼자 죽진 않을 거야.’
제작사에서 제 입지가 위험한 그는 유연서에 대한 증오심을 불태웠다. 갑질 논란을 먼저 키운 장본인도 소동현이었다. 잘 풀리진 않았지만.
“사이코패스 새끼······.”
그가 물을 마시고는 중얼거렸다. 어떻게 제 엄마가 그렇게 죽었는데 멀쩡할 수가 있지? 그는 한 기자 쪽의 건너건너 아는 사람을 수소문해 유연서의 정신과 기록을 절반이나마 입수할 수 있었다.
처음에는 예상 가능한 결과가 있을 줄 알았다. 충격 때문에 말을 못 한다거나 울었다거나. 소동현도 이 점을 건드리려고 했고. 하지만 기록에는 정반대의 결과가 있었다. 도저히 충격적인 사건을 마주했다고는 볼 수 없는 멀쩡한 아이의 심리.
‘이제 와서 이걸 터뜨려봤자 좋을 게 없어.’
이미 유연서에 대한 여론은 견고하다. 하지만, 적어도 기분이 나쁘게는 만들 수 있잖아?
“유연서 씨. 안녕하세요?”
그가 비틀린 생각을 숨기고 웃으며 다가갔다. 유연서는 그 목소리에서 단번에 그의 정체를 파악했다.
“아, 영화사 구상의······ 누구시죠?”
“소동현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웃으며 악수할 사이는 아니지 않나?”
유연서가 여유롭게 웃으며 말하자, 소동현의 입꼬리가 꿈틀거렸다. 그는 다시 아무렇지 않은 얼굴을 하고는 입을 열었다.
“제가 재밌는 걸 입수했는데, 같이 보시겠습니까?”
“뭔데요?”
소동현이 얄밉게 흔드는 봉투를 낚아챈 유연서가 안에 든 기록을 훑어보았다.
“이걸 어디서 입수했습니까?”
이 사람, 좋은 사람이잖아? 이렇게 과거 유연서를 알 수 있는 좋은 자료까지 주다니······ 유연서가 표정을 굳히자, 소동현은 한 방 먹였다는 생각에 기분 나쁘게 웃었다.
그는 좁아진 제 입지, 그리고 그 상황을 만든 유연서에 대한 화로 제대로 사리 분별을 못 하는 상태였다. 이런 기록을 보여줘서 어떻게든 유연서의 기분을 저하하고 싶었다.
반사회성 인격장애로 추측됨.
유연서는 마지막 기록에서 한쪽 눈썹을 들어 올렸다.
‘내가?’
그 미친놈한테 엄마의 위치를 알려줬다는 것만으로도 자기가 엄마를 죽였다며 자책하던 내가? 아마 충격에 기억을 잃어서 이런 소견이 나왔나?
‘아마 그때라면······ 할아버지가 얼마를 들여도 좋으니 아이를 치료하라고 했었겠지.’
설마 세상에 좋은 의사만 있겠는가. 아이를 빌미로 상담을 오래 끌려는 수작일 수도 있다. 아무튼, 중요한 건 이게 아니다. 이 기록은 소동현이 절대 입수할 수 있는 자료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