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193)
최유진 JSENM 회장 취임
JSENM, 최유진 회장 취임식 개최 ‘로열패밀리’ 모인다.
유연서가 휴식을 선언하고 며칠 지나, 드디어 최유진은 아버지의 뒤를 이어 JSENM의 회장이 되었다.
“이야, 손님들 클라쓰 봐라.”
기자들은 아침 일찍부터 주성 호텔 앞에 진을 치고 최유진의 취임식에 참석하는 정재계 인사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유연서는 언제 오는 거야?”
“저번처럼 가족들이랑 안 오고 혼자 오는 거 아냐?”
“저기!”
그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유연서였다. 주성의 로열이자 배우, 재벌가에 참석하는 사진은 팬들의 덕심을 자극하기에 광고 수익도 남달랐다.
[포토] 최유진 JSENM 회장 취임식에 참석하는 유연서······JSENM 사내 이사이자 배우 유연서가 축하의 꽃다발을 들고 주성 호텔 안으로 들어가고 있다.
“축하해요, 어머니.”
“뭐 이런 걸 다 주니?”
“직접 드려야 낭만 있잖아요.”
아들이 내민 꽃다발에 최유진은 기분이 좋아서 크게 웃었다. 그녀는 자신의 친구들에게 꽃다발을 흔들며 자랑했다. 그 사이, 유연서는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삼촌은 안 왔나 보네요? 재밌는 거 볼 줄 알았는데.”
외할아버지와는 아까 인사했는데, 최유진의 오빠이자 회장 자리를 호시탐탐 노렸던 최상진이 보이지 않았다. 마약 파문을 일으켰던 최지훈도 떨어지는 거 없나 철판 깔고 참석한 마당에······ 유연서는 눈이 마주친 최지훈을 향해 씨익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게 말이야. 신나게 긁어줄 생각이었는데······.”
“기분이 어떠세요?”
유연서는 최지훈이 자신을 피해 어딘가로 향하는 것을 즐거운 마음으로 지켜봤다.
“어떻긴, 네 아빠보다 먼저 회장 돼서 기분 좋던데?”
“어, 아빠.”
최유진이 흠칫 놀라서 뒤를 돌아봤다. 유건민과 유은호가 그녀의 뒤에 바짝 붙어 있었다.
“드, 들었어요?”
“네. 기분 좋으시겠습니다.”
유건민은 삐친 티를 내며 장난을 쳤다. 화목한 가족 분위기, 시선을 잡아끄는 외모에 근처에 있던 사람들은 그들 가족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런데 아빠. 고모부들은 안 오셨나 봐?”
“요즘 바쁜가 보더라. 설에도 못 봤고.”
“흐음······ 그래요?”
우연도 이런 우연이 있나. 고모부 둘 다 가족 행사에 불참한 지 오래라······.
‘제거하려던 사람들이 사라져서 초조한 것일지도 모르지.’
그래서 둘 중 누구냐가 아직 풀리지 않았지만, 이것도 아마 올해 안으로는 실타래가 풀릴 것이다.
“저, 어머니.”
“응?”
다만, 아무 관련 없는 최유진에게 이런저런 말이 흘러 들어갈까 봐 그게 걱정되긴 했다.
유연서는 자신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망가지는 것을 봐 왔다. 이희서 사건이 알고 보니 자살이 아니었다고 결론 나면, 일단 아버지부터 무너질 것이고 집안 분위기는 당분간 흉흉할 텐데······.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냥 축하드린다고요.”
“그건 아까도 말했잖니.”
그래도 이제 와서 멈출 수는 없지. 유연서는 입을 꾹 다물었다.
***
루틴대로 일상을 보내던 유연서는 건물 밖에서 주위를 살펴보던 임승현의 연락을 받았다.
(도련님, 민성철로 보이는 사람을 찾았습니다.)
“······확실해요?”
(네. 어떻게 할까요?)
유연서 만큼이나 민성철의 걸음걸이를 눈으로 담았던 임승현이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로 말했다.
“일단 쫓아가 보세요.”
(알겠습니다.)
생각보다 빠르군. 촬영장까지 찾아올 정도였으니 곧 눈에 띌 거라는 생각은 했었다. 윤호영의 말대로라면 이런 스토커는 상대에게 자신을 각인하려고 안달이 날 거라는데, 역시 멀리서 지켜보는 거로는 부족했겠지.
어쩐지 계속 시선이 느껴지더라니, 드디어 흔적을 드러낸 건가. 유연서는 일이 생겼다고 말하고 건물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곧바로 임승현이 찍은 주소를 향해 뛰었다.
“어딘데?”
“허업······.”
임승현과 함께 수상한 사람의 뒤를 쫓던 이태겸은 바로 뒤에 붙은 유연서를 보고 놀라서 주저앉을 뻔했다.
“어떻게 왔냐?”
“뛰어서.”
“아니, 그 거리를······?”
이태겸은 놀라서 유연서의 등 뒤를 바라봤다. 헬스장에서부터 여기까지 거리가 꽤 됐을 텐데 유연서는 숨이 찬 기색도 없이 멀쩡했다.
“됐고, 지금 보여?”
“저쪽으로 갔어.”
유연서는 임승현과 이태겸을 뒤따라가면서 묘한 기시감을 느꼈다.
‘왜 이렇게 익숙하지?’
이 거리, 이 동네. 나는 여기서 잠시 머문 적이 있었다. 유연서는 번개가 내리치듯 무언가를 깨닫고 숨을 토해냈다.
“잠깐만.”
“왜? 이러다 놓쳐.”
“이제 쫓을 필요 없어.”
유연서는 발걸음을 멈추고 사방을 돌아봤다. 그러니까······ 여기는 내가 아는 동네다. 민성철은 아마 그 집에 있을 것이다. 그는 저절로 욕설을 내뱉었다.
“하, 이런 미친.”
***
“여기가 확실해?”
유연서는 곧바로 백서준에게 전화를 걸어 그를 불렀다. 그는 유연서가 자신을 미끼로 민성철을 쫓았다는 것에 경악했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확실해. 여기는······ 나 숙소 생활할 때 살던 곳이야.”
“허, 미친놈의 사고방식이란······.”
이희서가 살던 동네는 진작에 재개발에 들어갔고,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대신 유연서의 과거 흔적은 남아 있었다. 유연서가 원세븐으로 데뷔하기 전, AST 엔터가 연습생 숙소로 썼던 집이었다.
엄마로도 모자라서 이제 아들한테까지 집착하다니······ 백서준의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태였다.
“혹시 이 집이 아니면······.”
“아니어도 괜찮아. 돈 좀 쓰면 되니까.”
“이래서 부자들이란.”
느닷없이 집을 부술 듯 찾아온 연예인이라······ 그건 그거대로 충격적이긴 하겠지만 ‘통찰’의 특혜 덕분일까? 유연서는 민성철이 이 집에 있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백서준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알았어. 내가 확인해 볼 테니까 넌 그만 집에 가라.”
민성철의 집요한 집착 끝에 이희서의 마지막은 죽음으로 장식됐다. 듣기로는 촬영장까지 따라왔다는데, 타겟을 바꾼 민성철이 유연서를 어떻게 해코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자신의 망상에 따라주지 않는 유연서에게 위해를 가할지도 모른다.
“형 나한테 숨기는 거 없어?”
이 형의 깊은 생각도 모르고 눈앞의 친구 동생은 의심부터 박았다. 백서준은 일단 모른 척을 했다.
“없는데?”
“아닌데, 있을 텐데.”
유연서는 눈을 가늘게 좁히고 백서준을 관찰했다. 원래도 눈치가 빨랐는데, 베타가 준 ‘통찰’을 속일 순 없다. 백서준이 뭔가 중요한 걸 잡은 거 같은데, 말을 안 해주니 긴가민가했다.
“아무튼, 나도 뒤에서 손가락 빨 생각은 없어.”
“연서야.”
“우리가 이러는 동안 도망이라도 치면 어쩌게?”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는 모습에 백서준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여기서 실랑이를 벌이는 건 범인이 도주할 시간을 벌어주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팀원들을 데리고 올 걸 그랬나.’
이희서의 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건 극비였기 때문에, 친한 동료들에게도 비밀로 했다. 슬슬 ‘머리’를 잡을 확실한 증거를 모아가면서 일단 대기하라고 귀띔을 주긴 했지만.
“몇 층인데?”
“2층, 201호.”
“일단 내 뒤로 붙어서 따라와라.”
유연서의 고집에 두손 두발 다 든 백서준은 일단 앞장서서 건물 안으로 들어왔다.
“뭐야, 문이 열려있는데? 야, 야 잠깐만······.”
“저기!”
열린 문을 확 열어젖힌 유연서의 손가락 끝에는 창가에 걸터앉은 민성철이 있었다. 백서준은 곧바로 권총을 들었다.
“움직이지 마!”
“잠깐, 형!”
유연서는 민성철을 살살 구슬리려고 했다. 하지만 상대방이 더 빨랐다. 민성철은 그들을 조롱하듯 씨익 웃더니 그대로 밖을 향해 뛰었다. 세 사람은 놀라서 땅을 박차고 뛰어갔다.
‘언제쯤 나오려나.’
유연서와 백서준 그리고 임승현이 건물 안으로 들어갔을 때, 이태겸은 차에서 대기 중이었다. 어차피 그가 있어 봤자 큰 도움은 안 될 거라 생각해서였다.
그들을 기다리며 주위를 살펴보던 이태겸은 2층 창문에서 리듬 타듯 발을 까딱거리는 남자를 발견했다.
“······어?”
저 사람, 우리가 쫓던 사람 아닌가? 그렇게 생각하기 무섭게 민성철이 창문 밖으로 뛰쳐 내렸다. 아래에는 천막 같은 게 쳐져 있어서 무리 없이 착지했다.
“도련님!”
“야! 위험하게 무슨 짓이야!”
“이럴 시간 없다니까!”
뒤이어 유연서가 뛰쳐나가려 하자, 백서준과 임승현이 그의 팔을 잡고 말리는 것이 보였다.
미래의 신체가 남아 있기 때문에 뛰어내려도 멀쩡히 뛰어갈 수 있었지만, 그걸 모르는 임승현과 백서준이 기겁했다.
그 사이, 민성철은 자신의 차에 올라탔다.
“뭐, 뭐야.”
그 광경을 멍하니 지켜보던 이태겸은 일단 차의 시동을 걸고 민성철의 뒤를 쫓았다. 건물 밖으로 뛰쳐나온 세 사람도 백서준의 차를 차고 그의 뒤를 쫓았다.
이태겸은 유연서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고 스피커폰으로 돌렸다.
“야, 일단 쫓아가고 있는데 어떻게 할까?”
(놓치지 마. 무조건 잡아야 해.)
그러니까 내가 그걸 어떻게 하냐고. 이태겸은 곤란해졌지만, 운전실력 하나만큼은 유연서도 인정한 특기였다. 무리 없이 민성철의 뒤를 따라잡은 이태겸의 이마에 식은땀이 흘렀다.
아무리 운전에 자신있다고 해도 누군가를 쫓는 건 처음이었다. 게다가 놓치면 큰일 나는 사람을.
‘어떡하지?’
민성철도 차선을 이리저리 바꿔가며 뒤따라 붙은 이태겸을 떨쳐내려 했다. 이태겸은 거침없이 핸들을 돌렸다. 주위에 있던 차가 클랙슨을 울렸지만, 그걸 신경 쓸 수는 없었다.
(어떻게 됐어?)
재촉하듯 물어보는 유연서에 이태겸은 제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이대로 쫓기만 해서는 평생 잡을 수 없을 것이다.
그는 유연서의 스케쥴이 없는 날에도 운전기사를 자처했기 때문에 이 차는 회사 차가 아니다. 유연서의 개인차였고, 유연서의 차는 하나도 빠짐없이 다 비싼 차였다.
“······야. 나중에 화내지 마라.”
(뭐라고? 야, 잠깐만!)
돈도 많은데 설마 나한테 뭐라 하진 않겠지? 이태겸의 의도를 알아차린 유연서가 크게 소리쳤지만, 이태겸의 행동이 더 빨랐다. 잠시 심호흡한 그가 핸들을 꽉 잡았다.
“에라이, 씨······!”
민성철의 차 옆에 가까이 붙은 이태겸이 핸들을 옆으로 확 꺾었다.
끼이이익! 타이어가 마찰하는 소리가 들리고 이어서 쾅! 차가 부딪치는 소리가 크게 울렸다. 충격으로 고개가 크게 흔들린 이태겸은 눈을 질끈 감았다.
(야! 이태겸!)
수화기 너머로 유연서와 임승현, 백서준이 크게 소리치는 게 느껴졌다.
‘도망치면 안 되는데······.’
민성철의 차는 가드레일과 이태겸이 운전한 차에 끼어서 샌드위치가 됐었다. 충격으로 밀려난 민성철의 차는 문이 찌그러져서 제대로 열리지도 않는 상태였다.
이태겸은 충격받은 와중에도 역시 비싼 차라서 성능 확실하다는 실없는 생각을 했다.
“누구 친구인지 무모한 것도 똑같기는!”
유연서는 민성철을 따라 2층에서 뛰어내리려 하더니, 이태겸은 고의 교통사고를 냈다. 뒤따라온 백서준은 골이 울렸지만, 일단 차를 세우고 밖으로 뛰쳐나왔다.
“임승현 씨는 일단 이태겸 먼저 보세요.”
“알겠습니다.”
임승현이 빠르게 이태겸에게 다가갔다. 금세 정신 차리고 창문을 내리는 모습을 보니 걱정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괜찮아?”
“······잡았어요?”
임승현이 고개를 들었다. 백서준과 함께 민성철의 차로 다가간 유연서는 찌그러져서 열리지 않는 문을 단번에 열어젖혔다. 옆에서 백서준이 놀란 듯 그를 쳐다봤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관자놀이에 피를 흘리던 민성철은 눈앞에 보이는 유연서의 모습에 이희서를 겹쳐 보고는 황홀한 듯 웃음을 지었다.
“안녕, 아들아.”
유연서는 그 작태에 구역질이 치밀어 올랐지만, 되레 입꼬리는 위로 솟구쳤다.
드디어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