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hird generation of tycoons became a genius actor RAW novel - Chapter (241)
유연서가 2만 석 규모의 팬 미팅을 열고, 앨범 선주문을 50만 장이나 넣었다는 소식이 기사로 전해졌을 때, 사람들은 놀랐다.
-2만?? 내가 잘못 봤나
-소속사 피셜 모든 팬을 수용하기 위해서 결정한 거라는데?
-아니 웬만한 돌도 못채우는 곳인데 진짜 무슨 자신감이지
-와 근데 주성 아레나 예약하기 빡센데 역시 혈통빨이 좋네
-보인다.. 2만 못 채우면 건수 잡아서 후려치려는 사람들이..
└지금도 있는 거 같은데ㅋㅋ
까와 빠를 동시에 미치게 하는 유연서는 항상 화제의 중심에 있었다. 팬들은 ‘내 자리는 있겠군’이라고 안심했고, 다른 사람들은 조롱하고 은근히 긁었다.
생일 전날, 수요일. 해외도 아니고 국내 단 하루에 2만 명. 아이돌도 아니고 배우가 2만 석 규모의 관객석을 채우는 것은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티켓팅 당일, 추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그거 봐라 2만이 누구 집 개 이름이냐. 역시 못 채울 줄 알았다고 글을 올리려 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에 온 커뮤니티가 들썩였다.
-박민우가 2만 채우지 않았어?
└그건 해외 3개국인가? 암튼 며칠 다 해서 2만임
└국내만 2만이면 웬만한 돌도 못 채움
└원세븐 역주행해도 못채운게 체조아니였냐? 체조가 만오천명이지?
-와 무슨 배우가 2만을 다 채우냐
그것도 며칠동안 하는게 아니라 하루 하는 공연에ㅋㅋ
내돌은 아직도 핸드볼도 겨우 채우는데ㅜㅜ 현타오지네
└유연서라서 가능했다고 봄
└심지어 주말도 아니고 평일임ㅋㅋ 와 이게 되네
-야 어제 조롱하던 글 삭제됐네ㅋㅋ
-유연서 2만은 에바라고 미리 패던 사람들 어디갔냐
-내배우라면 역시 다 채울줄 알았지ㅋ 근데 왜 내 자리도 없냐ㅠ
안 그래도 유연서라는 주어가 있으면 다들 스포츠 경기 관람하듯 팝콘부터 찾는데, 불가능할 줄 알았던 팬 미팅 완판 소식에 팬들은 조롱하던 사람들의 예전 글에 몰려가 역으로 조롱했고, 팬이 아니더라도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도 있었다.
“이렇게 될 줄은 몰랐는데.”
유연서는 자신의 팬 미팅 완판 소식을 원세븐의 김이준이 대뜸 ‘부럽다 우리도 못 채웠는데’라고 보낸 메시지로 알았다.
‘이게 진짜 되네?’
유연서는 새삼 놀랐다. 팬 서비스를 위해 기획한 일이지만, 이런 선전은 전혀 기대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상황이 겹쳤다. 팬 미팅으로 수익을 바란 건 아니라 티켓 값이 다른 공연보다 쌌고, 10주년 기념에 생일 전날이라는 기념일이 겹쳤다.
그동안 유연서가 무슨 논란거리를 만들어도 버티고 있던 콘크리트 팬층이 많았고, 최근 행보로 유입된 팬이 제법 많았다.
“난 이렇게 될 줄 알았다. 네가 지금 얼마나 잘나가는데.”
“허······.”
내가 내 팬 미팅 다 채운 거에 한 대표는 왜 저렇게 의기양양한지 모르겠네. 그는 고개를 저으면서도 내심 기분이 좋았다. 불가능할 줄 알았던 일이 현실이 되자, 점점 욕심이 생겼다.
“이렇게 되면 우리 굿즈 수량 늘려야겠죠?”
“우리 암표도 잡아야 할 거 같은데요? 프리미엄 엄청나게 붙었어요.”
덩달아 바빠진 직원들은 분주히 움직였고, 신난 한 대표는 아는 기자에게 연락을 돌렸다. 배우 최초로 2만 명 규모 팬 미팅 매진, 그것도 티켓 판매 사이트의 서버를 터뜨릴 정도로 대단한 열기였다고 기사가 쏟아졌다.
“어디 가?”
“연습하러.”
“또? 너 내일 촬영인 건 알지?”
이렇게 된 이상 실수 없이 무대를 마무리해야겠는데······ 유연서는 이미 완벽히 끝낸 무대 준비를 다시 점검했다.
***
[······이럴 줄 알고 몇 장 준비해 놨다.] [오빠! 사랑해!]티켓팅에 실패한 임혜주는 자존심을 벗어던지고 제 오빠에게 큰절했다. 임승현의 떨떠름한 표정이 잊히지 않았지만, 자존심이 밥 먹여주지 않는다.
임승현은 유연서의 오랜 비서답게 VIP석의 티켓을 임혜주에게 건넸다. 임혜주는 아침 일찍 ‘비속 살해’ 관람 이후 유연서의 팬이 된 친구와 함께 JS 아레나를 찾았다.
“이거 설마 우리 굿즈 줄이에요?”
“네.”
임혜주는 바깥까지 길게 늘어선 줄에 입을 쩌억 벌렸다.
“야······ 무슨 아이돌도 아니고.”
“아, 너 엔비 덕질했다고 했지?”
“우리 애들도 이런 건 못 봤어.”
아직 공연 시작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아침 일찍부터 늘여선 굿즈 줄은 공연장을 감싼 광장을 넘어 차도까지 이어졌다.
“티저 보니까 노래 좋을 거 같던데.”
“와 진짜 10년 덕질하면서 이런 건 처음이다.”
예전만 하더라도 유연서는 다른 팬들 사이에서 덕질 난이도가 하드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얼굴과 집안으로 일명 ‘뽕’을 채울 수 있었지만, 배우에게 가장 중요한 연기력으로 다른 사람의 조롱을 받았다.
게다가 그를 둘러싼 여러 사건 사고와 배우 본체가 벌이는 자잘한 논란거리에 다들 농담조로 이런 매운맛 때문에 유연서 덕질 한다고 했었다. 하지만 팬들은 내심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본업도 훌륭하게 처리하고,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기를 바랐다.
목숨이 위험했다는 교통사고 끝에 부활한 유연서는 다른 행보를 보였다. 일단 연기력부터 달라졌으며, 논란이 있어도 나중에 올바른 일을 위해 쓰였다는 게 밝혀졌다.
그렇게 애간장을 졸이던 배우 본체가 드디어 자부심을 가질 정도로 달라졌다. 10주년을 기념할만한 해에 벌이는 첫 팬 미팅은 팬들의 축제였다.
-유연서 초동 몇장 넘을 거 같음?
└10만은 나올거 같은데
└└10만은 아무나 파냐ㅋㅋ
└솔직히 선주문 50만장 개에바였음ㅋㅋ 5만 나와도 잘판거 아니냐
-팬미팅 2만 채운거 보니까 총판 10만까지는 갈거같음
초동이 아니라 총판ㅇㅇ
팬 미팅 2만 석은 못 채울 거라고 긁던 어그로는 죽지도 않고 또 와서 초동 판매량을 들고 왔다. 하지만 이런 긁어 부스럼도 얼마 가지 않았다.
-야 유연서 12만장 터졌는데?
-???
-야 한음차트 터짐
-한번에 12만장이 터졌다고?
갑작스럽게 터진 음반 판매량에 다들 술렁였다.
-사재기 아냐?
-솔직히 유연서 자본이라면 50만장 사재기하고도 남았음
-혹시 유건민이 다 산거 아니야?
웬만한 아이돌도 한꺼번에 12만을 터뜨리지 못한다. 마침 아들 바보로 유명한 유건민과 주성의 가족들은 부족한 판매량을 채우고도 남을 재력이 있었다. 하지만 이윽고 들리는 소식에 다들 감탄했다.
-한음차트 오류 아니고 외국 공구 물량인가봐 영수증 올라옴
-미쳤다
-외랑둥이♥
-ㅁㅊ 내돌보다 잘파네
-아니 무슨 앨범도 잘팔아ㄷㄷ
-야 진짜 뽕찬다ㅠㅠ 내배우 필모도 갓벽한데 음반도 잘파네ㅠㅠㅠ
그리고 아직 줄어들지 않는 굿즈 줄 사이에서 팬들은 음반 판매량이 터질 때마다 환호했다. 12만에 이어서 7만, 3만이 연달아 터졌다.
-나 좀 성적충이었나봐 내돌도 아닌데 심장 뛴다
-오늘 얼마나 찍을까
-이러다 진짜 선주문 다 팔듯 추이 미쳤는데?
“열 두 시까지 얼마 남았어?”
“3분.”
“하 씨······ 개 떨리네.”
웬만해서는 음악 방송 1등을 위해 월요일이나 화요일 6시에, 혹은 해외 차트에 들기 위해 금요일 오후에 발매했지만, 유연서는 팬 미팅 당일 정오에 음원을 공개했다.
“여러분! 일단 음원부터 받아 주세요!”
“스밍 리스트대로 스밍해 주세요!”
굿즈를 사기 위해 줄 서서 대기하던 팬들은 저마다 핸드폰을 들어 음원 사이트에 접속해 전투적으로 스트리밍을 시작했다.
“와, 미친.”
“노래 너무 좋은데?”
그리도 뒤늦게 본 뮤직비디오는 여태껏 작품에서 보지 못했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이래서 아이돌 덕질하나 봐.”
임혜주는 뮤직비디오를 계속해서 돌려봤다. 너무 많은 트래픽이 몰려서 조회 수가 프리징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유연서가 워낙 대중성이 높아서 팬이 아닌 사람들도 궁금해서 들어볼 정도였다.
이러다가 음원 차트도 1위 찍는 거 아니겠지? 임혜주는 설레서 볼이 빨갛게 상기됐다.
“저건 뭐지?”
“어?”
유연서가 무슨 작품에 들어가든 가족들의 폭발적인 지원 사격이 있었는데, 첫 팬 미팅이라고 다를까. 요란하게 등장한 푸드 트럭은 하나둘 공연장 광장을 채웠다.
오늘은 연서 아빠가 쏩니다♥
손자의 첫 팬 미팅을 축하하며
마치 경쟁하듯 늘여선 푸드 트럭과 커피 차는 공연장 외곽을 잔뜩 메웠다.
***
“마이크 음향이 좀 약한 거 같은데······ 좀 키워 주세요.”
팬들이 굿즈를 사기 위해 줄을 서고 있을 때, 유연서는 마지막 리허설을 위해 무대 위에서 목을 풀고 있었다. 작은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모습에 음향 엔지니어가 혀를 내두르며 유연서가 하라는 대로 따랐다.
“홀로그램은 어때요? 잘 나와요?”
“네.”
파견 나온 주성의 엔지니어가 엄지를 척 내밀었다.
“진짜 같네······.”
리허설까지 따라온 한 대표는 홀로그램으로 출력된 괴물에 손을 갖다 댔다. 그가 손을 댄 부위가 작은 입자로 부서졌다가 다시 제 형태를 찾았다.
“몸 상태는 괜찮냐?”
“괜찮으니까 좀 비켜 봐요.”
이날을 위해서 영혼 조정도 며칠 미뤄뒀다. 나중에 몰아서 할 생각하니 벌써 삭신이 쑤시는데······ 그래도 공연 중간에 피를 토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야······.”
“대박이다 진짜.”
후유증이 없어지니 몸이 더없이 가뿐했다. 이참에 그는 미리 정해진 타이밍에 맞춰 몸을 움직였다.
그 유려하고도 가벼운 움직임에 리허설을 맡은 스태프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유연서의 움직임을 멍하니 바라봤다. 스크린에서만 보던 액션 영화가 눈앞에 펼쳐졌다.
“나 물 좀.”
“여기.”
그렇게 리허설이 끝나고, 공연을 위해 옷을 갈아입은 유연서는 이태겸이 건넨 물을 벌컥벌컥 마셨다. 평소보다 분위기가 착 가라앉은 모습에 이태겸은 생각 없이 말했다.
“긴장되냐?”
“어.”
이태겸이 고개를 돌려 유연서의 얼굴을 바라봤다.
“진짜네.”
이런 모습은 몇 년 동안 매니저 일 하면서 처음 봤다. 많은 카메라 속에서도, 군중 장면을 찍어도 긴장하지 않았던 유연서는 드물게 경직된 상태였다.
“찍으면 죽는다.”
“에라이.”
이태겸은 아쉬운 듯 카메라를 거뒀다.
“꺄아아아악!”
“뭐야.”
공연장에서 들리는 비명에 이태겸이 깜짝 놀랐다. 공연장에 유연서와 친분 있는 연예인이 등장할 때마다 비명이 들렸지만, 이번에는 여태 들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소리였다.
“우리 가족이라도 왔나 보지.”
유연서는 심드렁하게 말했다. 그 말이 맞았다. ‘유씨 가문’ 이후로 주성의 로열패밀리에게도 팬이 생겼다.
갑작스럽게 VIP석을 메운 경호원 수에 팬들이 술렁이고 있을 때, 유창호를 시작으로 박금주와 유건민 최유진과 고모들 그리고 사촌들까지 모습을 드러냈고, 마지막에 유은호가 등장했을 때는 함성이 더욱 커졌다.
-실시간 유연서 팬미팅
주성 로열 입장ㄷㄷ
└와 미친 경호원 수 봐
└근데 할아버님 진짜 풍채 장난아니다
└나지금 공연장인데 사장님 실물 미쳣
유창호는 자신들이 입장하자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비명에 깜짝 놀라서 사방을 쳐다봤다. 전광판 카메라도 그들을 비췄다.
“이게 다 연서 보러 온 사람들이야?”
“그렇죠.”
유건민은 흐뭇하게 웃으며 벌써 좌석을 꽉 채운 모습을 천천히 바라봤다. 그의 손에는 유연서의 굿즈가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유진아. 이게 쉬운 일이니?”
“웬만한 가수들도 쉽지 않죠.”
박금주의 질문에 대답하는 최유진도 유건민과 표정이 다르지 않았다. 유창호는 전광판에 뜬 자신의 모습과 함성을 내지르는 관객들에 기가 막힌 듯 중얼거렸다.
“허, 참······ 인기 많은 건 알았지만.”
새삼 과거 둘째 손자가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가 생각나서였다. 이렇게 조롱받을 거면 관두고 계열사나 물려받으라고 소리쳤던 시절, 손자는 내 인생 내가 알아서 한다고 바락바락 소리를 질렀었지.
“죽기 전에 이런 광경을 다 보는구나.”
그때는 이런 광경은 생각조차 안 했는데······ 유창호는 새삼스러운 눈으로 연신 사방을 쳐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