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02
00102 살아가는 것 =========================
“쩝, 솔직히 예상은 했지만 직접 보니 더 허탈하네요.”
“알긴 했었지만 완전 다른 세계같은 느낌이니 원…”
“뭐 어쩔 수 있겠냐, 우린 애초에 쟤들이랑은 성향 자체가 다른데.”
허탈하다는 듯이 한숨을 쉬는 이들은 엠파이어에서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의 내부로 진입시킨 BSM(Back Street Man)팀, 그리고 그들을 다독이는이는 BSM의 팀장 랴오위다.
“어지간히 차이가 나야 말입니다. 저희도 인류 최고라는 10대길드의 정예부서인데…”
“시끄러 임마, 애초에 우리가 그딴거 신경쓰던 팀이냐.”
더러운 뒷골목을 굴러도 살아있는게 낫다, 라는 것이 모토인 BSM팀의 팀장 랴오위.
그는 스스로도 힘이 빠지는 걸 느끼면서도 몇 일전을 회상했다.***똑똑
“들어가도 되나?”
“들어와.”
엠파이어의 길드본부,통칭 ‘황성’ 에서도 가장 심부에 존재하는 엠퍼러 운 아이오넬의 집무실.
평시 최소한만을 제외하고는 초창기멤버들끼리는 거의 격식없이 지내는 그들이나 한밤중에 아이오넬의 은밀한 소환요청에 의해 랴오위는 잠입하듯 홀로 찾아왔다.
“쯧, 업무하고는.”
집무실의 문을 열었을 때 보인 것은 책상가득 서류를 쌓아놓고 앉아 밤늦게 까지 여러가지를 끄적이는 운 아이오넬.
10대 길드 라는 인류 최고 세력 중 하나인 엠파이어의 최종 결제권자답게 업무량도 어마어마하다. 거기다 생존을 위해 스스로 단련도 하고 실전 전투도 해야하니 본인의 개인시간은 적어질 수 밖에 없다. 제 아무리 초월의 벽을 넘어 수면의 제약에서 많이 벗어난들해도 저렇게 업무가 과중되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무리가 올 수밖에 없다. 적당히 도와달라하면 편하겠지만 일이 일이다 보니 그럴 수도 없다. 개중에는 수뇌부만 알고 있는 극비로 취급하는 것도 있으니까. 어쩌면 수뇌부에게조차 말하지 못하는 것들도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업무태만이지. 일을 책상에 쌓아놓다니.”
하지만 정작 본인은 내색조차 하지 않는다.
마음같으면 무리하지말라고는 하고 싶으나 어차피 씨알도 안먹힐 것을 알기에 랴오위는 그저 웃었다.
“그래, 무슨 일이지?”
대충 놓여있는 의자를 아무거나 끌어 앉으니 아이오넬이 책상 밑 서랍을 뒤적이더니 문서를 하나꺼냈다.
무엇인가 하고보니 각종 문자와 기호로 쓰인 암호문.
비밀정보부서에서 제작된 것으로 랴오위는 봐도 모르는 것들이다.
“얼마 후 4대길드 연합군이 최종 관문에 출범한다.”
“그거야 당연히 알지.”
모를 수가 없다.
현재는 4대 길드가 아닌 후방거점에 배치된 이들까지도 다 아는 것들 아닌가.
“4대길드끼리의 정보공유도 있었지만, 최근 정보부에 몇 가지를 더 알아오게 지시한 적이 있었다.”
아마도 그 내용이 바로 눈앞의 암호문.
“정확하지는 않겠지만 추측하기로 최종관문에서 맞이할 적은 거대하다.”
“거대해? 요새는 만나는 놈들마다 큼지막하니 뭐 그럴수도 있긴하겠네.”
난적難敵이라 꼽는 17흉 외에도 나타나는 적 중에는 그 크기가 왠만한 중층형 건물의 크기를 가진 놈들이 많다.
최종관문의 적이니 만큼 100m도 넘는 거대한 적이 나타난들 이상할 것도 없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지만 그 보다 더 거대할 것 같다.”
“더 거대하다고?”
“그래, 내 생각이지만…”
눈을 감고 머리를 두드렸다.
말하는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해 몇번이고 망설이지만 수집된 증거가 말하는 것은 명확하다.
“왠만한 산 하나 정도의 크기라고 봐도 무방해.”
“산?”
크다.
갑자기 다가오는 스케일이 너무 크다.
“허, 하다 못해 공룡쯤이면 이해하겠는데, 산?”
최후의 전쟁을 앞둔 긴장풀기용 죠크라고 치기에는 아이오넬의 표정이 너무 진지하다.
“그래. 최소 그 정도로 거대하다.”
“거기다 배경은 바다라고 들었는데?”
“그렇지.”
“그럼 뭐 배를 타고 작은 섬하나랑 통째로 싸운다고 보면되네?”
“그래.”
“허허…”
말이 안나온다.
갑자기 해상전이라니, 가뜩이나 천사들이 바다밖으로 나가지말라고해서 해본적도 없는 것이였는데.
“접근은 가능하데?”
자신이 알기로 가장 큰 함선은 1천인용.
그런데 그것도 어느정도지 거대한 섬이 와서 같다 박으면 뭐 해보지도 못하고 바다밑으로 수장될 것이 뻔하다.
“일단, 배 위라는 제약에서 벗어날 방법은 찾았다.”
“찾았는데?”
“이 또한 정확하지는 않으나, 놈을 해치우기 위해서는 놈의 내부로 들어가야 될 것 같다.”
“내부로?”
“그래.”
말로는 추측이라고 하지만 눈빛은 확신을 담고 있다.
“그래 뭐 일단 그런데?”
“놈의 내부로 들어갈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다. 각 대길드에서도 엄선된 단 하나씩을 뽑아서 특공대를 구축하겠지.”
“특공대…”
그제서야 감이 온다.
그가 왜 자신을 불렀는지.
“아마도 리더는 아라곤 라미로, 시시각각 변화하는 전황을 읽는 것은 내가 더 월등하지만, 순간적으로 전장을 관통하는 기량만은 그를 따를 수 있는자가 없겠지.”
탑리더 아라곤.
들어는 봤다.
부딪친적은 없지만 그 무용이 비할바가 없고 엠파이어의 레이븐과 같이 십존十尊에 속해 있는 강자.
그 무용만큼이나 의리가 깊어 동료와 부하들에게 선망이 깊고, 지략에 밝지는 않으나 그간 쌓아온 경험이 본능적으로 난황속에서도 답을 찾아낸다고 들었다.
그래서 붙은 별명이 탑리더.
단순 최악의 전장을 헤쳐나가는 동료라면 가장 밑을 만하다고 할 수 있다.
“레이븐도 강하긴 하지만 녀석이 누구를 챙기는 것은 힘들지.”
녀석또한 사람좋고 십존의 일인이 될 정도로 강맹한 무용을 가지고 있으나 리더로서는 실격이다.
어지간하니 십존에 속했으면서도 휘하에 맡고 있는 부대하나 없을까.
“그래, 아마 다른 3개의 대길드에서는 비밀리에 키워온 최고의 정예부대를 보내겠지.”
운이 좋은 것인지 엠파이어와 인접한 3개의 길드는 다들 호인好人들에 속하는 이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들 꽉막힌 지배체계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후방거점에 있는 인류에게 지원도 나쁘지 않게 해준다.
데우스 엑스 마키나야 이 근방이 아닌 다른 지역의 길드에도 후려치기를 한다고 소문은 무성하지만 그것이 실제라도 장사치들이야 원래 그러하니까.
하지만 그렇다치더라도 바벨의 탑은 결국 무한경쟁체제.
더 나은 성과를 얻어야만 더 강해질 수 있고 소중한 이들을 지킬 수 있다.
피붙이들과 떨어져 내던져진 바벨의 탑에서 동료들이란 마음을 나눈 소중한 존재.
힘을 얻어 지켜주고 싶은 마음은 오죽할까.
그러자면 타 대길드들과 협력하면서도 자신의 길드에서 최고의 성과를 얻기 위해 특공대에 최고의 정예부대를 넣을게 틀림없다.
그러나 엠파이어는 그게 힘들다.
“우리의 최고라하면 여명黎明이지만, 걔들은 확실히 힘들겠네.”
다른 말로는 제국의 성벽이라고도 불리는 녀석들이다.
엠파이어의 튼튼한 방패가 되고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지켜주는 성벽이지만, 움직이는 성벽이 어디있을까, 어떤 상황이 발생할지 모르는 사지에 뛰어드는 침투조로서 기동력이 떨어지는 그들은 실격이다.
“그래, 더군다나 그들은 만일을 대비해 내가 있는 지휘선 근방을 지켜야한다.”
여명을 아이오넬 스스로의 근처에 두는 것은 단순히 자신의 목숨이 아까운 것이 아니다.
아이오넬이 살아서 지휘하며 오더를 내릴시 발휘할 수 있는 역량의 가치가 그만큼 큰 것이다.
“걔들 제외하면 나머지는 거기서 거기, 그럼 결국 생환률이 가장 높은 우리 BSM인가?”
BSM(Back Street Man).
뒷골목녀석들.
지구에서부터 험하게 자란 놈들 중에서도 의리가 있는 놈들끼리 뭉쳤다가 어떻게 10대길드의 하나인 엠파이어에서 최정에부대들 중 하나에까지 오른 팀이다.
가진바무력이나 마법, 방어등이 뛰어나지는 않아도 주변에 존재하는 지물을 어떻게든 최대한도까지 효율을 뽑아내서 생존에는 최적화된 이들이다.
저 어태커의 육대무력부대 중에 컴뱃소드가 있다지만 단순히 막장환경에 던져놓고 생환해오라면 누구보다 자신있는게 자신의 BSM팀이다.
“부탁하마.”
랴오위의 손을 잡으며 말하는 아이오넬의 목소리가 뜨겁다.
그 안에 담긴 절절한 감정이 절절하다.
큭.
그에 피식 웃으며 랴오위가 답했다.
“자식아, 친구 사이에 부탁같은 말 하는거 아냐.”***”흠…”
몇일전을 회상하며 랴오위는 침음을 삼켰다.
맹신에 가까이 믿음을 주는 동료임에도 그가 말했던 산만한 크기의 적은 반신반의했던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진실로 드러났고 실제로 자신들은 적의 내부로 침투해서 싸우게 되었다.
그렇게 되니 자연스레 그 뒤에 아이오넬이 덧붙였던 말들이 떠오른다.
‘인류의 뒤에서 인류를 이로운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조종하는 배후세력이라…’
산만한 크기의 적이라는 말도 안되는 적의 출현을 예상한 아이오넬이다.
그러면서도 그 배후세력이란 놈들은 존재자체도 불확실하다는 추측을 던졌다.
‘무슨 프리메이슨도 아니고 말이지…’
어찌됬건 이롭게 인류를 이끌어온 단체라면 분명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그들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그들이 행한 것이 인류를 이롭게 이끌었다는 것은 알지만,
정확히 무엇을 위해서 그들이 그러한 행동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게다가 그들로 인해 인류가 스스로를 과대평가하게 만들었다는 말도했다.
‘분에 안 맞는 것은 그게 무엇이든 명줄을 위협한다.’
그것이 감당키 힘든 보검이라도 마찬가지고, 자신의 수준에 대한 방만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그들이 존재자체가 불확실해 차마 어딘가에 말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답이 없군.’
아이오넬의 말이니 단순한 헛소리로 치부할 수도 없다.
어떻게 해야 싶지만 마땅한 방법도 없다.
알리기에는 이미 늦었고, 그러려고 했으면 진작에 아이오넬이 알렸겠지.
그저 조심하는 수 밖에 없지만 무엇을 조심해야 할 지도 모르니 막막할 뿐이다.
그 때,
“자자, 슬슬 저게 꺼질 거 같댄다.”
멀리서 들려오는 아라곤 라미로의 목소리.
우로보로스에서 발현된 불의 벽의 분석을 완료하고 아라곤에게 알린 것이다.
“마침 적은 딱 2명이네, 우리가 하나 맡을테니 BSM 너희들이 하나 맡아.”
희끗희끗보이는 불꽃의 넘어에는 어느새 자기들끼리 서열정리가 끝났는지 살점하나 안남기고 포식을 완료한 2마리가 각기 반대방향에 서있었다.
어찌 최후의 1인을 겨루지 않았는지는 모르나 이제는 10m도 넘게 커져버린 놈들의 모습이 실로 위압적이다.
“그렇게하지”
그러나 쫄아서 뺄 것은 없다.
생존에 특화되어있다고는 하나 자신들은 당당한 엠파이어의 최고 전력 중 하나인 BSM팀. 약한 모습을 보일 수는 없다.
슬슬 불이 꺼져간다.
무기를 쥐고 전투태세에 들어간다.
뒤로 늘어선 부하들도 제각기의 무기를 쥐고 기세를 끌어올린다.
========== 작품 후기 ==========
댓글을 읽고 있느라면 굉장히 뿌듯할때가 있습니다.
제가 몰래몰래 뿌려둔 떡밥을 알아채시고 이상하다는 의문을 제시하는 분들이 계시거든요.
그런데 작중 초반부에 운성의 대사가 그렇게 중2병같은가요?
저는 나름 캐릭터성에 기초해서 썻고 중2병을 의도한 것은 아닌데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