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14
00114 살아가는 것 =========================
거대한 검이 하프라인 데드라이브를 헤집으며 파고든뒤 거대한 폭발을 일으켰다.
한정세계를 부수기 위한 세계의 간섭이 주변 공간자체를 뒤흔들었다.
운성의 세계의편린에 의해서 겨우유지되던 한정세계 갈취는 운성의 손을 떠나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에 박힌 뒤로는 3초를 넘기지 못하고 소멸해버렸다.
그에 의해 일어난 반작용은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의 존재자체에 심대한 타격을 입혔고, 가뜩이나 다이하드에 의해 입은 피해를 겨우 복구해나가던 생명을 빈사에 가깝게 날리고, 그로 부터 보호하기 위해 다가오던 죽음의 존재를 반절이상 지워버렸다.
“슈퍼 세입!”
챠크라로 가해지는 중력을 조절해 공중에 떠 있던 운성의 품속에서 어둠이가 솟구쳐나왔다.
힘차게 소리치며 나오는 어둠이의 양손에는 갈취의 검이 들려있었는데, 세계간섭에 의해 한정세계가 완전히 파멸을 맞이하기전 빼돌린 것이다.
원래라면 한정세계를 구축하는 데 있어 핵이 되는 갈취의 검을 빼돌릴 수는 없으나, 애초에 한정세계 자체보다는 그에 의해 일어나는 세계간섭의 존재말살현상을 노렸던 운성이기에 거대화된 갈취의 검의 한정세계를 던지자마자 어둠이를 이용해 핵인 갈취의 검을 빼돌렸다.
존재자체가 지워지는 경험에서 살아돌아왔기 때문일까, 사람이 죽을 뻔 한뒤 헉헉되는 듯이 갈취의 검또한 부들부들대며 떨고있었다.
“수고했다, 쉬고 있어.”
인벤토리에 갈취의 검을 인벤토리에든 운성은 그대로 손을 뻗어 어둠이의 뒷목을 잡았다.
“윽!”
“다음은 너로 정했다”
그리고는 힘차게 뽑아들고는 아래로 던졌다.
“꺄아아!”
어둠이는 비명인지 환호인지 모를 소리를 지르며 수직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점점 거대해졌다.
3m 10m 30m
점점 흑색일색의 소녀의 형태를 벗어나더니 찰흙을 뭉친 것 같은 형태로 커져만 갔다.
그 끝에는 300m가 넘는 거대한 용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흑염룡 베아트리체.
검은 사슬에 휘감겨 흑염을 뿜어내는 마룡.
운성과 함께 수없이 많은 생명을 죽이고 삼켜 그로 부터 막대한 질량으로 구성되어 현세에 구현된 흑염룡은 거세게 포효했다.
“끄앙!”
콰앙!
힘차게 소리친 어둠이가 앞발을 휘둘렀다.
귀여운 소리를 내며 내지른 일격은 상상을 초월했다.
세계간섭의 존재말살이 일으킨 간접피해에 고통받던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의 몸체를 수십미터나 뚫고 박혀들어간 것이다.***”오메..”
“미쳤군.”
라팔랑카의 위에서 파워드슈트를 입고 대기중이던 태식과 천수는 혀를 찼다.
운성이 직접 전투에 나서는 것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 때 마다 항상 자신들의 기존 상식을 부숴주고 있었다.
애초에 지구에 있던 시절과는 비교도 안되는 힘을 가진 그들이지만 사람이란 존재가 용을 부리고 홀로 왠만한 섬보다 거대한 무언가를 상대로 압도해나가는 장면은 눈으로 보고서도 참 믿기지가 않는 광경이었다.
“마, 내 이제는 왠만한 판타지로는 날 만족 시키지 못하겠다”
“너의 정신나간 발언에 동의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실이 더 어이가 없군.”
참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바보같은 말을 하고 있다 생각하는 천수였다.
그 때 그들의 그림자로 어둠이가 튀어나왔다.
“안녕!”
“어, 왔나”
“오빠가 대려오래!”
“아재가?”
“응,응!”
“지금바로?”
“지금바로!”
해맑게 웃으며 어둠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 운성이 부르면 바로 가야할 타이밍인 것은 아니다.
익숙하기도 하다.
하지만 눈앞에 이루어진 광경은 누구라도 꺼리게 만든다.
“잠시 심호흡ㅇ…”
“앙!대!”
구차한 변명을 끊는 어둠이의 양 손이 천수와 태식의 발목을 잡았다.
그리고 슉!하고 그림자속으로 끌어당겼다.***”으아아악!”
깊은 추락감이 오감을 덮었다.
흑염룡이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의 신체내부로 박아놓은 오른발을 통해 천수와 태식을 이동시킨 것이다.
탁.탁.
하지만 추하게 비명을 지르는 모습과는 달리 이내 태식은 균형을 잡고 바닥에 착지했고, 천수 또한 조용히 균형을 잡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이 곳은…”
“놈의 핵, 그 근처지.”
먼저 내부에 들어선 운성이 웃으며 둘을 반겼다.
“아재, 핵이요?”
“그래, 다른 인류들이 행했던 전투양식과 내가 말해주었던 정보는 기억하겠지.”
운성은 작전을 실행하기전에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에 관한 정보를 그들에게 풀었다.
하프라인 데드라이브가 생명과 죽음이라는 두개의 성질을 가진 것 부터 그 중 생명부터 처치해버린 어떻게 되는 지 등등의 대부분의 것들을.
“이 곳은 최초의 자궁이라 불리는 곳이다.”
인류는 산란장을 부수었기는 하나, 사실은 그보다 더욱 심부에 존재하는 곳이 존재했다.
그것이야 말로 산란장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기틀이 나아가는 진정한 생명의 정수였다.
“저것을 봐라.”
운성의 손가락이 전방에 자리한 거대한 열매 모양의 고깃덩이를 가리켰다.
“저건…”
“거 참, 토나오게 생겼구마이..”
고깃덩이라 하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나 눈 앞에서 본 광경은 참으로 기괴의 극치.
핏물이 뚝뚞 후르고 내장같기도 하고 살덩어리같기도 한 것들이 서로서로 뒤틀려가며 뭉치를 이루고 있었다.
“사람에겐 심장이 있다면 이 놈의 심장은 저것. 저것만 부순다면 하프라인 데드라이브의 생명은 완전히 끝을 맞이한다.”
“그럼…”
“그래, 저건 건들면 안되.”
명줄을 끊으면 죽는게 일반적이지만 생과 사를 모두 간직한 하프라인 데드라이브는 거기서 부터 본게임이 시작된다.
그나마 생명은 스스로의 목숨을 아끼기 위해 소극적인 공격을 하지만, 죽음의 경우는 애초에 죽었는지라 생사를 도외시한 공격을 행한다.
체외라면 모를까, 체내에서는 그런 공격이 가해지면 운성이라도 답이 없다.
“그럼 아재요, 우린 왜 여기있는거요?”
“최적의 전장이 이 곳이니까.”
자신들은 안 건들이는 것이지만 데드라인 하프라이브는 이 곳을 못 건들인다.
바벨에서 전투중이다보면 자신의 부상을 도외시하고 공격을 행하는 이들이 많다.
아니 인류에게 있어 그것은 기본이다.
하지만 하프라인 데드라이브는 다르다.
놈은 생에 대한 미칠듯한 갈망에 의해 탄생한 존재.
절대 자해라는 선택지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 곳에서는?
놈의 가장 큰 무기인 죽음을 간직한 검은 촉수가 스스로의 생명을 해할까 절대 사용할 수가 없다,
“어, 그럼 누구랑 싸우는데요?”
“곧 오겠지.”
거대한 동체를 움직일 수 없다면 이 곳에서도 충분한 위력을 발휘한 무언가가 올 것이다.
죽음과 생명의 비율은 이미 죽음이 앞섰으니 생명으로 부터 탄생한 것이 아닌 죽음이 뭉쳐 이루어진 무언가가.
그러니까,
“말하니까 오네.”
콰앙!
손을 휘둘러쳐 번개와 같은 속도로 쏘아진 검은 죽음의 기운을 쳐냈다.
“조심해라, 너희들의 슈트는 세계수의 가호가 깃들어 있지만 파손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파손이 되면 닿이는 것만으로 죽음을 경험하게 될테니까.”
어느새 등장한 음영하나 없는 흑색일색의 검사를 바라보며 운성이 말했다.
“걱정마쇼.”
“알겠습니다.”
세계의 편린을 간직한 운성이야 죽음이란 현상마저 세계의 일부임으로 버텨낼 수 있지만 천수와 태식은 놈의 공격이 적중되는 즉시 그 부분으로부터 놈이 간직한 수많은 죽음이 흘러들어와 죽음을 체감하고 신체가 혼동을 일으켜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세계수의 가호를 두른 파워드슈트가 버텨줄 수는 있지만 전투중에 파손이 일어나고 신체가 노출된다면 막아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속전속결로 간다.”
우웅!
오래하면 자신은 몰라도 나머지가 죽어나간다.
먼 미래를 바라보며 그림을 그려나가는 운성에게 있어 트리니티는 현재보다도 미래의 가치가 기대되는 도구.
쉽게 죽여줄 수 없는 노릇이라 온몸에 세계의 편린을 두르며 달려나갔다.
“끄아,으억!아악!꺄아아앆!”
흑색검을 겨누는 검사의 신체여기저기서 여럿 얼굴이 떠올랐다 비명을 지르며 사라졌다.
죽음에서 일어난 존재답게 그 안에는 오만가지 죽음이 간직해있었고, 고통의 비명을 질럿다.
-죽음소리 Rank C+
-듣는 이에게 죽음의 환각, 환청, 환란을 일으킵니다.
상태이상을 일으키는 소리다.
하지만 이것은 딱히 놈이 노리고 발동한 스킬이 아니다.
그저 놈이 존재하며 어쩔 수 없이 흘리는 소리의 유해성이 스킬로 적용되어 듣는 생명체라면 누구에게나 위독한 반응을 일으킨 것이다.
그러니, 그런 가소로운 공격에 운성이 당황할 것은 없다.
서걱!
휘둘러지는 검은 궤적을 파고든 운성의 손날이 검은 검사의 목을 갈랐다.
쩌적.
하지만 갈라진 머리통과 목사이에서는 검은색 액체같은 것이 흐르더니 순식간에 다시 붙어나갔다.
서걱!
다시 한번 손날이 휘둘러졌다.
이번에 향한 대상은 검은 검사가 든 검.
손과 검의 격돌의 승자는 손.
검은 검사의 검이 단번에 반토막 나며 갈라졌다.
그러나 이번 역시 검은 액체가 흘러나와 둘을 하나로 이어버렸다.
“ㅇ..–악—크–!!!!!”
수천가지의 비명이 합창하는 듯한 소리를 울려퍼졌다.
생명에 대한 무한한 증오를 담은 검은 검사의 검이 검은 궤적을 그리며 휘둘러졌다.
검은 기운을 풍기며 휘둘러지는 검은 궤적이 남긴 검은 잔향에만 맞더라도 생물체라면 곧바로 죽음을 체험시킨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운성에게는 소용이 없었다.
잔향속에서 운성은 오히려 아름답게 춤추었고, 그 춤이 계속 될수록 검은 검사는 조각이 났다 다시 붙어짐을 반복했다.
죽음에서 일어선 죽지 않는 괴물과, 죽음이 닿지 못하는 괴물의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 작품 후기 ==========
쓰고보니 ㄱ이 되게 많네요.
전화나 전전화는 설명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ㅠㅠ
원래 1천화 가량 계획되어있던 것을 압축시키다보니 설명을 어디서는 해야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