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ower of Babel and the Only Begotten Son RAW novel - Chapter 172
00172 암흑교단 =========================
암흑교단은 3권분립의 체제를 가진다.
신의 무력을 대행하는 자 검은 수도원의 원장 마그로돈.
신의 의지를 대변하는 자 수석사제 룸 베리우스.
신의 성지를 지탱하는 자 대주교 타르곤.
그들은 암흑교단에서 가장 높은 권위와 신의 힘을 받들지만 그것이 곧 무력으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사전 준비에 따라 발휘할 수 있는 힘이 크게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들이 전담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 검은 수도원장 마그로돈은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현 진행중인 의식이 워낙 중요하기에 반드시 처리해야 할 임무가 있기 때문이었다.
태식과 일행이 쳐들어온 것은 그 상황 중에서였다.
물론 그 와중에도 암흑교단에 상주중인 병력은 있었다.
허나 그들은 평소에는 암흑교단을 지켜주던 천혜의 성벽이 오히려 가로막는 벽이 되어 넘어올 수 없었고 유일한 길은 스테인에 의해 가로막힌 상황이었다.
암흑교단의 촏단 그 중에서도 성지이기에 함부로 드나들 수 없었고 특히나 현재 진행중인 중요한 의식때문에 고위 사제들 몇몇을 제외하고는 전부 총단을 둘러싼 암천결계와 연동된 산맥밖에서 대기중인 상황이었다.
애초에 그 산맥의 밖에도 지형지물과 각종 방어시설이 있었기에 그 누구도 일행들처럼 하늘에서 뚝 하고 떨어지는 침입자는 상상도하지 못했다.
까마득한 높이는 둘째치고 그들의 하늘을 덮은 암천결계를 믿었으니까.
그러나 일행은 그 틈을 정확히 찌르고 들어와 적진의 최심부를 찌르면서도 상대적으로 가장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에 총단에 남아있던 룸 베리우스와 타르곤은 당황하고 말았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들의 신이 갑작스레 충격을 받았는지 가뜩이나 희미하던 커넥션이 단절되다 싶이하고 그것의 반작용으로 의식을 진행중이던 사제들이 대거 쓰러졌다.
그나마 수석사제인 룸 베리우스만이 겨우 정신을 차렸더니 침입자는 무서운 기세로 총단을 가르고 들어오고 있었다.
그들의 성지에 펼쳐진 암천결계의 총 조율을 하는 위치이자 최고의 결계술사인 대주교인 타르곤이 나서서 막아서려했으나 침입자는 단 2명이 나서며 그를 막아서고 계속하여 전진했다.
이에 룸 베리우스는 대경실색하고 말았다.
그는 신의 의지를 대변하는 자.
그는 뛰어난 무력도, 성지 자체의 힘을 끌어다쓰는 결계술도 지니고 있지 않았다.
물론 다른 이들에 비해서야 비교할 수 없이 뛰어나지만 다른 두 명에 비하면 부족함이 있었고, 그것으로 침입자를 막기에는 도저히 역부족이었다.
만약에 그들의 신과의 커넥션이 끊이질 않았다면 성지라는 공간을 바탕으로 신의 권능을 흩뿌릴 수 있었겠으나 지금은 커넥션마저 끊긴 상황.
결국 룸 베리우스는 결단을 각오해야 했다.
검은 성배.
암흑성단의 성물이다.
크기는 겨우 한 손에 쥘 만큼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이 담겨있다.
순수한 어둠이 모이는 성지, 암흑교단의 총단에서도 최심부에 보관되어 오랜시간 오랜기간 수 많은 이들의 의지와 심령에 자리한 어둠이 모이고 모여 농축된 어둠이 고인다.
검은 성배에만 담을 수 있는 이것에는 깊은 어둠의 정화가 담겨있다.
이것을 룸 베리우스는 들이켰다.
고작 한 모금에 불과한 양이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도 룸 베리우스는 남은 여생을 포기해야만 했다.
당연한 일이다.
어둠은 비정형의 것이며 검은 성배에 담긴 것은 그것의 정수다.
제 아무리 현 바벨의 층에서 제법 네임드급이라 불릴 만한 인물이라도 이곳에 손가락을 대는 즉시 그 어둠에 잠겨버릴 것이다.
오직 신의 의지를 대변하는 자 수석사제인 룸 베리우스이기에 가능한 시도였다.
단, 이것의 허용범위는 오직 ‘접촉’까지였다.
이 어둠의 정화를 삼키는 순간 그의 내면에 자리한 모든 것이 오히려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이 상황에서 룸 베리우스는 겨우겨우 그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술수를 부렸다.
어차피 이 깊은 어둠의 정화에 자신은 영혼까지 녹아내릴 터였다.
그렇기에 그는 머리에 각인을 새겼다.
그 각인은 자신을 잃어버린 룸 베리우스의 육체가 움직이게 해줄 가장 기본적인 행동 양식을 알려줄 것이다.
침입자에 대한 격퇴와 그가 알던 모든 비전주술에 대한 것이다.
물론 어둠에 삼켜지며 스스로를 잃는 과정 중 상당 부분을 소실하겠으나 그가 침입자에 대한 격퇴라는 목적만은 유지되리라.
그리고 몸통을 제외한 사지에는 평소 검은 성배를 감싸던 주문이 각인된 붕대를 최대한 감았다.
이것이 있어 그는 최소한 인간의 형체를 유지하게 될 것이다.
그가 익힌 수 많은 비술은 인간의 형체라는 규격에 최적화 되어 있기에 필요한 방법이었다.
그 위로는 최고위 사제들에게만 내려지는 암흑신의 은혜가 새겨진 사제복을 입었다.
여기까지가 그가 최후의 최후까지 짜낸 의식으로 행한 행동이었다.
겨우내 사제복을 입었을 때 룸 베리우스라는 존재는 완전히 어둠의 정화속으로 녹아들었다.
그 끝에 남은 것은 그가 머리에 각인 시킨 목적의식.
그에 따라 그는 단번에 신전을 내달려 일행을 습격했다.
쿠웅! 쿵! 쿵!
우거지다 못해 거대한 수목이 허공중에 갑작스레 자라나 떨어져내렸다.
주변은 온통 어둠, 그 사이를 가로지는 더욱 깊은 인간 형태의 어둠이 그 사이를 내달리고 있었다.
우직, 콰득!
어떤 것은 부서져내리고 어떤 것은 뜯겨져 나간다.
우거진 수목은 빌딩 숲이나 다름없었는데 그 사이를 가로지느는 룸 베리우스에 의해 그 빌딩 숲의 붕괴가 일어나고 있었다.
“빠샤!”
그 사이에 나타난 태식이 주먹을 뻗었다.
혜진의 버프와 스테인에게 받은 도핑약을 받은 태식은 어둠속의 섬광같이 나타나 일권을 뻗엇다.
이에 룸 베리우스 역시 붕대로 감긴 주먹을 내질렀다.
쿠우웅!
거대한 파문이 일었다.
어마어마한 충격파가 일며 공간을 뒤흔들었다.
‘무슨 감각이..’
찌릿찌릿한 고통을 느끼면서 태식은 혀를 찼다.
그는 각종 보호구를 착용하기는 하지만 감각이 둔해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타격 상황의 감각을 채용한다.
그런데 계속하여 상대와의 충돌이 반복될 때 마다 느껴지는 감각이 오묘하기 그지 없었다.
‘사람의 육신도 아니고, 갑옷도 아니고…’
고깃덩이를 때리는 느낌도 금속질 갑옷을 때리는 느낌도 아니다.
그렇다고 갑각류를 때리는 느낌도 흐물흐물한 것들은 타격하는 감각도 아니다.
분명 반작용이 있기는 한데 정작 타격 순간에 느껴지는 것은 마치 허공을 후려치는 것만 같다.
“웃!”
쩌억.
감각을 울리는 경종에 태식이 재빨리 몸을 날리니 룸 베리우스의 몸통에서 거대한 입이 아가리를 벌리더니 그대로 태식이 있던 자리를 집어삼켰다.
“더럽다 새꺄!”
콰앙!
태식의 주먹이 닫힌 입 통째로 룸 베리우스의 몸통을 후려쳤다.
트리니티 중에서 저 거대한 입을 타격이 가능한 것은 태식이 유일했다.
화력에서야 셋 중 가장 떨어지지만 태식은 다른 이들이 칠 수 없는 것을 칠 수 있었다.
스륵.
일격을 얻어맞은 룸 베리우스가 뒤로 밀려낫다.
그런데 보통 충격을 받고 뒤로 물러난다면 땅이 파이거나 해야되는데 상대는 어찌된게 물에 녹아내리는 듯한 느낌으로 버텨섰다.
콰앙!
그런 룸 베리우스를 눈부신 섬광이 덮쳤다.
천수의 주문 저격이었다.
“쯧.”
밀려나는 것을 보고 쏜 게아니라 밀려날 것을 계산하고 한 수 앞서 쏜 화살이 빛의 폭풍을 일으켰다.
어둠속에서 순간적으로 터져나간 빛은 시야에 장애가 끼지만 율의 권능이 가호하는 일행에게 그것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일격을 성공 시킨 천수는 혀를 찼다.
‘틀렸군.’
지금의 섬광은 짧게 지속될 것이 아니다.
그러나 아주 순간적으로 터져나갈 뿐 이내 튀어나온 어둠에 집어삼켜졌다.
분명 일격을 먹었으나 끄덕도 없는 모습이다.
저것이 정말 끄덕도 없는 건지, 저 몸통에 자리한 어둠으로부터 수복되는 건지, 혹은 이 주변에 자리한 어둠을 흡수한 건지는 아직도 구분이 안간다.
하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쓰러트릴 놈은 아니군.’
아주 오래전 최초로 트리니티인 그들이 운성과 함께 세계수의 뿌리에 들어섰던 기억이 머리를 스쳤다.
그 때도 그들은 도저히 답이 없는 적을 만났다.
그들은 운성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시간 벌이를 목적으로 전투를 수행했다.
만약 쓰러트리는게 목적이었다면 결코 답이 없는 작전이었다.
그리고 그것은 아무래도 지금도 마찬가지인 듯 했다.
이를 깨달은 천수는 허공을 가득 매운 나무가 다시 룸 베리우스를 덮쳐드는 것을 응시하며 나직이 말했다.
“용화씨.”
“네.”
“먼저 가세요.”
지금까지 길을 뚫기 위해 가장 적절하다 여긴 인원이 막아섰다.
적재적소.
운성이 그들에게 가르친 기본 방침 중 하나였다.
그렇기에 용화가 망설일 것은 없다.
단지,
“목적을 이루십시요.”
이제 남은 것은 천용화, 그 하나 뿐이다.
더는 막아줄 이도 없다.
이제는 그 홀로 길을 뚫고 가야했다.
특히나 체력이 약하고 천형에 의해 장기전이 쥐약인 그로서는 앞으로 나타날 것이 무엇인지 모르기에 더욱이나 위험한 상황.
그러나 망설일 수는 없다.
결국 이 전투의 목적은 그에게 가장 소중한 여동생 세희를 구하기 위함이니까.
그렇기에,
“네.”
용화는 짧게 답했다.
그리고 앞으로 걸어나갔다.
========== 작품 후기 ==========
저는 그림은 잘 못 그리지만 등장인물을 혼자 스케치 해보곤 합니다.
현재의 룸베리우스는 빡빡민 머리에 각종 문양이 눈위쪽을 완전히 뒤덮고 있고 입과 어깨 팔다리 가슴 윗부분을 붕대로 감겨여서는 몸통에는 큼지막한 눈과 입으로 뒤덮여있어서 양 발이 바닥의 어둠에 반쯤 녹아내린 모습입니다.
제가 그림실력이 는다면 올려보겠는 아쉬운일이네욤